보다나은언론을위해,성찰의눈으로뒤돌아보라
(1)
정보와뉴스는우리의생각을바꾸게하는가장중요한요소이다.우리머릿속에주입되는정보와뉴스가바뀌면생각이바뀌고,생각이바뀌면행동이바뀌게된다.아주오래전부터권력자들과언론은이러한사실을너무잘알고있었기에백성들을속이고서로간의이익을극대화하기위해,소위언론을활용해왔다.행운인지불행인지나는약38여년동안언론과관계된일에서벗어나본적이없다.그래서내딴엔그누구보다지역언론을잘알고있다고착각하면서반평생을강단에서서떠들어왔다.언론의생리를어느정도알만하니,이제는이자리를후학들에게물려주고떠나가야할시간이되었다.3월이오면흐트러지게피어나는아라벌의왕벚꽃처럼,내자신을돌아보기위해『제주언론돌아보기Ⅰ』라는제목의책을남긴다.
이책에대한구상은내가1998년3월1일자로제주대학교전임교수로임용되어본격적인교수생활을하기시작하면서부터비롯되었다고볼수있다.그이전까지나는제주대학교신문방송사에서18년,그리고시간강사(중앙대학교신문방송학과,한라전문대학여성교양과,제주대학교교양과정ㆍ관광개발학과ㆍ행정대학원등)로10여년의세월을보냈기때문에이런생각을할여유가없었다.
대학신문사에서의나의역할은학생기자들에게신문편집과기사작성법등을가르치고,신문제작을돕는것이었다.수많은학생기자들과나의젊음을보냈던대학신문사는늘이성이깨어있고,대학당국이싫어하는감시견(watchdog)들이우글거리던소굴이었다.이곳은내가배운언론학이론을실무에적용해보는무대이기도했다.
이를바탕으로나는신문학과홍보학을세부전공으로선택했다.그래서내가강의하는교과목은대부분신문과홍보등에관한과목들이었다.여러교과목중에『지역매스컴론』이라는과목이있었다.『신문학』ㆍ『설득커뮤니케이션』ㆍ『연구방법론』ㆍ『PR론』등과같은과목은교재로사용할만한책들이많았지만,2000년초반만해도『지역매스컴론』을가르칠만한마땅한교재가없었다.이때부터교재를개발하기로마음을먹고자료를모으기시작했다.
여기저기서모아짜깁기한내용으로『지역매스컴론』을강의하면서매번내가학생들을제대로가르치고있는지늘고민하지않을수없었다.그이유는해가갈수록제주지역에서도새로운신문,민영방송(JIBS),케이블TV,인터넷신문등이계속등장하기시작했기때문이다.2018년7월말발표를보면,현재제주도에서는91개언론사(일간지6개,일반주간지13개,특수주간지8개,인터넷신문83개,인터넷뉴스서비스2개,방송사9개,통신사3개)가취재보도경쟁을하고있다.인구66만정도가되는조그마한섬에언론사가넘쳐나고있는것이다.
이처럼가르쳐야할분야가해마다확장되다보니매스커뮤니케이션을구성하는기본요소들즉,송신자(Source,커뮤니케이터)―메시지(Message,기사등보도내용)―미디어(Channel,신문방송등언론매체)―수용자(Receiver,독자또는시청자)가운데어느것을중점적으로강의하는것이바람직한지도감을잡을수없었다.
각개별미디어의현황과문제점그리고발전방향을제대로가르친다는것은쉬운일이아니었다.학생들이알고싶어하는내용이무엇인지잘알지못하기때문에강의계획서는교수의생각중심으로짜여졌다.강의내용은지역신문업계와보도내용에관한것이주가되었다.방송과뉴미디어인인터넷매체에관해서는전공교수가각기따로있었기때문이다.
어떤학기에는교재도없이학생들과제주지역언론매체의현실에대해함께고민해보자는취지로,내가중요하다고생각하는몇개주제를과제로내어발표하도록하여강의를진행한적도있다.이러한방식이권력에취약한지역언론의한계와문제점을고민하는데는일조했을지는모르지만,매학기종강때마다제주지역미디어에대한강의가미흡하다는생각을떨쳐버릴수없었다.
이러한성찰속에펴낸첫번째강의용교재가바로『언론이변해야지역이산다:지역언론의정체성과과제』(2013)이다.이어서두번째교재겸참고도서로『제주언론의보도방식과수용자』(2017)를출판하였다.첫번째책은저자가지난10년동안한국연구재단학술등재지등에발표했던논문들가운데지역신문및방송등과관련된논문9편을선별하여엮은것이다.두번째탄생한책은나의제자들과공동으로중앙의저명학술지에발표했던지역언론관련논문들을모아서엮은것이다.하지만이책들은지역언론의기능과역할을검증한논문을비롯하여,한국과미국의지역신문들의메시지구성방법과보도방식들을비교분석한논문,지역언론의위기극복방안에관한학술논문들을모아서펴낸것이기때문에그내용이재미있지도부드럽지도않았다.
강의제목에걸맞게신문기사들은강의부교재로활용됐다.이는학생들로하여금주변에서일어나는여러가지사회현상과지역언론에관심을갖도록유도하기위한조치였다.각신문의뉴스를비교설명하다보면,제주언론계의부정적측면들이어김없이뒤따라나왔다.전국상황이다비슷하겠지만,이를테면독자와광고시장의크기는한정되어있는데왜비슷한언론사들이계속생기는지,6개일간지가운데왜진보성향의신문은하나도없는지,선거때마다특정후보편에줄을서는이유는무엇인지,지면들은왜개발만능주의자천국이되어버렸는지등등을설명하지않은채건너뛸수가없었다.
그러던어느날나는내가그저겉으로드러난지역언론현상만가르치고있다는것을뒤늦게깨닫게되었다.지역언론계가이러한상황에처하게된배경들에대해서,즉지역언론의혼과뿌리와같은역사는가르치지않고껍데기만강의하고있다는것을알게된것이다.이러한깨달음을얻고난이후부터현재의언론계상황과해당언론사의탄생배경과성장과정을함께가르치려고노력하였다.하지만역부족이었다.
정년을앞두고발간하는이책이일종의노욕(老慾)으로비칠지도모른다.하지만,나자신의학문적밑바닥이그대로노출되는부끄러움을무릅쓰고,그동안지역언론을강의하면서모아두었던자료들을바탕으로지역언론학을제대로가르칠만한새로운교재를다시쓰기로작심을하였다.그렇게하여탄생한책이바로『제주언론돌아보기Ⅰ』이다.
이책의많은부분이제주지역의주류언론인신문사와케이블방송,1인미디어그리고생활정보지의역사에대해다루었음에도불구하고,책의제목을제주언론사의연구라하지않고‘제주언론돌아보기Ⅰ’이라고붙인것은제주지역의3개지상파방송과53개에달하는인터넷신문사,그리고주간신문(일반주간지13개,특수주간지8개)과잡지분야에관한내용이빠진반쪽의역사책이되었기때문이다.
(2)
이책을쓰게된또다른동기는개인적인이야기이지만,내가대학원석사과정에다니던시절(1983년)에제주대학교에재직중이던고성준교수로부터선물로받은한권의책에서비롯되었다.
책의이름은1981년10월대왕출판사에발행한金大商의『부산경남언론사연구』(가격:4,800원)이다.이책의첫장을넘기고보니,“제주도언론사정리를기대하면서,83.2.10.고성준”이라고서명되어있었다.이때부터기회가온다면제주언론사를꼭정리해보겠다는생각을갖기시작했다.
대학원석ㆍ박사과정에서한국의언론사를개척하고,관련분야최고권위자였던최준과정진석교수님으로부터국내외의폭넓은언론사강의를들으면서학위논문의주제로제주언론사를생각해본적도많았다.하지만당시주위선배들은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밥얻어먹고싶거든’현실적인주제를잡으라고조언했다.그래서뒷걸음질을칠수밖에없었다.하지만고성준교수님의메시지는신경통처럼늘나를따라다니면서괴롭혔다.이러한기대에부응하기에는모든것이역부족이었다.
내가선물로받은김대상의『부산경남언론사연구』라는책이한국에서발간된지방언론사에관한첫번째저술이었다는것은나중에야알게되었다.그후다른지역에서도지역언론의역사를정리한저술들이출판되기시작하였다.예를들면,김진화의『일제하대구의언론연구』(1978)와김영재의『대구경북언론사』(2003),그리고대구신문사가출판한『大邱每日新聞社史』(1982),광주지역언론의역사관련자료를모은『광주언론인동우회』(1991),경남지역언론을다룬이광석의『경남언론의어제오늘』(1997)등이있다.최근에출판된저술로는김대상의『부산언론사의재조명』(2004),채백의『부산언론사연구』(2012),대전언론문화연구원에서2014년에펴낸『대전ㆍ충남언론100년』,최동성과전옹열의『전북언론사』(2018)등을들수있다.
제주지역언론의역사를정리한저술로는KBS제주방송총국이발행한『KBS제주방송40년』과『KBS제주방송50』,『제주문화방송삼십년사』(제주문화방송,1997),『제주신문50년사』와『제주신문60년사』,그리고이문교의『제주언론사』(1997)가있다.
신문사나방송사에서발간한사사류(社史類)는대부분자사홍보를위한의도가다분하기때문에엄밀한의미에서학술적연구라보기는어렵다.하지만지역언론사연구를위해서는소중한자료가된다.제주대학교에언론홍보학과신설허가가교육부로부터떨어지던1997년11월경에출간된이문교의저서는언론사에서저술한사사류를제외하면,제주지역의언론역사를포괄적으로정리한첫번째저술이라는점에서적지않은의의를지닌다고할수있다.
체계적인제주언론사의연구서라볼수는없지만,이문교의저서보다앞서출판된,제주언론에관한중요사건들을기록한저술로는『大河實錄濟州百年』(강용삼ㆍ이경수편저,1984)과『제주반세기:다큐멘터리그때그사건』(진성범,1997)등이있다.이저술들은이문교의『제주언론사』와더불어제주언론의역사를추적해볼수있는매우중요한자료들이다.
이외에제주언론사와관련된사료(史料)로는1990년6월4일부터1991년6월4일까지1년동안제민일보지면에41회연재되었던진성범기자가쓴‘제주언론사’와제주언론사의일면을더듬어볼수있는기록으로이영복씨가1979년8월20일부터1979년9월8일까지18회에걸쳐제주신문에연재했던‘나의재직시절’,그리고제남신문1968년4월8일자2면에짤막하게보도되었던‘浮沈22년의本道言論界略史’라는제목의기사를들수있다.이기사의바이라인(by-line)에는편집부로명기되어있지만,당시제남신문사의이문교기자가쓴것으로알려져있다.
앞서도언급했지만10여년전부터강의준비를위해이분야의여러기존자료들을접하면서,나는늘누군가가나서서이문교의『제주언론사』를보완시키는작업을하지않는다면,정년퇴임전에내가제주언론사를새로정리해보겠다는생각을해왔다.행운일지모르지만,몇년전까지는제주언론사를다시쓰는사람이없다는것을알았다.하지만이를바로실행에옮기는일은쉽지않았다.
가장큰이유는제주언론사를막상다시쓰려고준비하다보니,과거의일들에대해기록하고평가하기위한관련자료들을찾는것이여간힘든게아니었다.이문교선생님도제주언론사를집필하면서술회하였듯이제주에서발행되었던초창기신문들가운데도서관(국립도서관,국회도서관,지방도서관,대학도서관등)에소장되어있는것은거의없었다.해방이후창간된10여개의지역신문들이발간한신문들가운데극히일부만남아있고(이문교선생님이소장하고있음),이런저런이유로거의다멸실되었기때문이다.다행히제주지역최초의신문으로알려진1945년10월1일창간된제주신보(전신은제주민보)가운데1947년1월1일부터1948년4월20일까지발행된신문이국립도서관에보관되어있는것이확인되었다.
일단이정도로정보를파악하고쉽게접근할수있는신문자료와제2차자료를대상으로뒤늦게언제끝날지모르는제주언론사보완작업을시작하게된것이다.
어떠한역사이든,역사란과거부터현재까지축적된총체적인것이기때문에현재의우리를보면과거를알수있고,미래를예측하는데도움이된다.그래서카(E.H.Carr,1961)는역사를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