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유교가중국의발전을방해한족쇄였다는
‘20세기의견해’를반박한다
이책의키워드는‘유교’와‘혁신’이다.언뜻상충하는가치로보이지만유례없는변혁의시대를이끈원동력은유교원?칙이었다.긴역사과정에서그랬듯이21세기유교가변신과부활을
준비중이다.과연유교는어떤형태로우리와동아시아에다시나타날까?
송왕조는당시세계에서가장진보한문명이었다.인구는인류전체의절반정도였으며세계에서가장높은1인당소득을누렸다.이시대의창조성은유럽의르네상스를능가했다.특히신유...
유교가중국의발전을방해한족쇄였다는
‘20세기의견해’를반박한다
이책의키워드는‘유교’와‘혁신’이다.언뜻상충하는가치로보이지만유례없는변혁의시대를이끈원동력은유교원칙이었다.긴역사과정에서그랬듯이21세기유교가변신과부활을
준비중이다.과연유교는어떤형태로우리와동아시아에다시나타날까?
송왕조는당시세계에서가장진보한문명이었다.인구는인류전체의절반정도였으며세계에서가장높은1인당소득을누렸다.이시대의창조성은유럽의르네상스를능가했다.특히신유학은송대와동아시아사회의정치와공적영역은물론일상생활까지강력한영향력을발휘했다.물질문화와기술사분야의전문가로세계적으로유명한독일학자디터쿤(독일비르츠부르크대)교수는혁신의시대송을이끌어간원동력은유교라는원칙이었음을주지하며,유교의가치를중국의발전을방해한족쇄였다고보는근대의견해를재고해야한다고이책에서역설한다.
과거시험을통해배출된사대부계층은중국사회를개조하는과업을맡아유교원칙의시대를열었다.사대부들은재정개혁을통해조세부담을완화했으며지폐를유통시켰다.그들이다시설계한수도는상인들로부산스러웠고,교육제도는평민집안의수재들에게출세의기회를제공했다.그들의합리주의적인태도는인쇄,조선,방식,도자기제작,광업,농업분야의발명을가능하게했고사실주의적인안목은자연세계를탐구하였으며,그관찰결과를예술과과학에적용했다.
3세기에걸쳐거란(요)-여진(금)-몽골(원)로이어진침략자들과의관계에서외교전략은전쟁보다평화의선택이었다.하지만유목민족들의군사적위협이끈질기게지속되자,세계에서중국의위치에대한이해를다시정의하였고,중국인이라는정체감이견고해졌다.
“이길고광활하며복잡다단한역사여행으로독자들을안내하는두가지코드는‘유교’와‘혁신’이다”
『하버드중국사송_유교원칙의시대」는시간과공간,사회계층,분야,자료등모든방면에서다루는내용의범위가넓은것이특징이다.1장에서당의혼란기와오대(五代)십국(十國)의전반적인역사를서술하고2~4장은시간의흐름을따라송(宋)의정치·행정·군사·대외관계를중심으로정리했는데,이것만으로도한권의간결하면서도참신한송대개론서를일독한셈이된다.8개분야별로엮은그뒤의장에서도저자는송제국에나타난변화를설명하기위해상당한지면을할애하여당(唐)제국의경우와비교하고,종종그이전고대까지불러내기도한다.공간적으로도이책의무대는송제국을넘어송과이웃했던요,금,서하,몽골까지넓혀져있다.
저자의폭넓은관심은사회적계층의위아래로도두루미친다.송의황제와새로운지배층으로부상한사대부와지식인들의이야기가주를이루지만,부유한지주와상인계급,도시와농촌의다양한업종에종사하는서민들과여성,그리고요와금의황실과귀족들의삶도책의곳곳에서소개된다.시험장에앉아있는과거응시생,개봉과항주의번화가를빼곡히채운갖가지상점·음식점·오락시설을운영하거나드나드는사람들,관영물레방아제분소의일꾼들,한겨울다른나라로떠나는송의사신과세폐를싣고가는수레꾼들,삼협을거슬러올라가는배를끌어올리는배꾼들의삶의현장을읽노라면피부에와닿듯이생생하다.정사를비롯한기본적인문헌자료만으로는알기어려운이러한모습은저자가문학,시,그림,발굴자료등다양한물질사료를통해풍부하고세밀하게드러낸송대의삶이다.
저자는이길고광활하며복잡다단한역사여행으로독자들을안내하면서두가지코드를가지고이시대를이해하라고권한다.하나는이책의제목으로내세운‘유교’이고,다른하나는‘혁신’이다.유교는종래우리에게변혁과역동성보다복고와보수적인반작용이라는인상을주었는데,이처럼얼핏상충하는가치로보이는송대유교와변혁의상관관계는무엇일까?
10세기,당말기에서송초기로이행하는시기는중화제국사에서가장뚜렷한단절을나타냈다.수백년의계보를이어온북부의세습귀족가문들의‘구세계’는880년부터960년사이오대십국의혼란과내전을겪으면서마침내사라졌다.대신에유교이념의교육을받고치열한과거시험을통해등용된사대부계층이중국의전통을다시만들계층으로새로이부상하였다.송대산업기술과물질문화분야연구에매진해온저자는,송대의사대부들이정치,이념,철학,문화,문학,예술,과학분야에서이룬성취와더불어일상생활을변화시킨당시의강한경제력에대해“근대성의여명을예고한중국의‘르네상스’였다고평한다.
하버드대피터볼(PeterK.Bol)교수가송대신유학을‘사문(斯文)’으로축약하였던것처럼저자는변혁의시대송을이끌어간원동력은유교라는원칙이었다고단언한다.유교원칙은무(武)가아닌문(文)의원리였다.국가이념인유교가공적영역뿐만아니라개인의삶에서도탄생부터무덤까지전생애에강력한영향력을발휘했다.중국역사상전례가없는변혁-범중엄의‘소규모’개혁,왕안석의‘중대’개혁등-을추진한것도유교적인국정운영이허락한자유로인해가능했으며,유교의합리적·이성적사고는도성의디자인,상업과유행,기술과과학,문화의영역에새로운가능성을열어주었던것이다.정이·정호형제와주희그리고수많은철학자들에의해서만들어진신유학은사회모든계층에게스며들어중국공산혁명때까지지속되는중국문화의확고한기반을형성하였다고이책은기술한다.
19,20세기의개혁가들이신유학에대해중국의근대사회적·교육적개혁의단행과기술발전의수용을방해한융통성없는사고체계라고혹평한데대해저자는,명·청대에벌어졌던활발한토론에서분명히알수있듯이,송대신유학에서물려받은그‘전통적’가치들이세대에서세대로전수되면서중국인의문화정체성의감각을강화시켰고,이러한감각은6세기가넘는정치적역경을거치면서도흔들리지않았다고기술한다.비록종종공격을받았지만‘전통중국’의윤리체계가지성과문화가파편화되지않도록,또정치적으로분열되지않도록국가를지켜주었던것이다.
유교의원칙을추구했던송대가이룩한성취는어느왕조보다유교에서상정한이상적인통치에근접했던황제들,실용주의적분위기에서행정적·경제적효율성을이룬안정된정부,절제와사회적책임의식을지닌사대부계층,경제분야의발전과사회적역동성등모든분야에서두드러졌다.그러나저자가가장큰업적으로평가하는것은북방이민족왕조와평화적“공존”을선택한외교정책이다.무능으로평가되어온송의국제적위상과그원인으로지목된문치주의의가,장기간의평화와번영을가능하게한실용적인외교전략이며,유교는그것을떠받친이념적토대로서21세기초독일역사학자인저자에의해다시평가된것이다.
“학자라면송시대에태어난것에대해감사해야한다”-1194년,조여우
송대의‘문치’라는새로운질서는문인관료층이대두하면서지탱될수있었으며,이들은전국적으로치러진유교경전시험을통해서선발되었다.고전교육을받는것이영향력있는직위와특권,부와권력그리고명성을얻는데에도관권이되었다.새로운관료자리는사대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