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비교 통사: 역사상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

한중일 비교 통사: 역사상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

$25.00
Description
한중일 3국 비교사를 통해
새로운 동아시아 역사상을 찾는다
2002년 도쿄대 교수를 박차고 성균관대로 자리를 옮겨 화제가 된 바 있는 저명한 역사학자 미야지마 히로시 선생(성균관대, 도쿄대 명예교수)이 『미야지마 히로시, 나의 한국사 공부』(2013)에 이은 역작 『한중일 비교 통사』를 냈다. 전작이 ‘동아시아 소농사회론’이란 역사상을 처음으로 소개하며 조선시대와 한국사의 특징을 밝혀냈다면 신작은 한중일과 베트남, 류큐에 이르기까지 동아시아 전역으로 시야를 넓히며 소농사회론을 더욱 체계적으로 논증하는데, 특히 한중일의 정치적 혁신과 동아시아 경제 혁명, 그리고 집약도작 등이 주목된다. 알려진 것처럼 동아시아 소농사회론은 동아시아 전통사회를 소농사회라는 개념으로 파악하여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려는 미야지마 히로시 교수의 역사담론이다.
『한중일 비교 통사』는 ‘보고 또 보는(읽는)’ 책이다. 책의 전반부는 14세기부터 19세기 전반까지 한중일 통사다. 한중일 각국이 오늘날 전통이라고 여기는 것들이 동시에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대로, 일국사를 넘어선 역사읽기로 우리와 동아시아를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후반부는 앞의 통사에서 도출된 핵심 주제를 심화하여 읽는다. 동아시아 연구사 비판, 정치적 혁신의 문제, 경제 혁명과 집약적 농업의 성립, 그리고 그에 따른 국가의 토지 파악 방식의 변화 등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중일 삼자 비교다. 미야지마 교수는 이에 대해 “이 책에서 시도한 ‘역사의 삼각측량’은 중국의 영향을 깊게 받은 한국과 일본을 비교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중국도 새롭게 재검토해 보려는 방법”이라며, 한중일 비교사를 통해 새로운 동아시아 역사상을 찾자고 제안한다.
저자

미야지마히로시

1948년일본오사카에서출생.교토대문학부를졸업하고,같은대학대학원에서석사및박사과정을수료했다(동양사학전공).이후도쿄도립대인문학부조교수,도쿄대동양문화연구소교수를거쳐2002년부터성균관대동아시아학술원교수를지냈다.도쿄대와성균관대명예교수.조선시대사회·경제사,사상사를연구하여동아시아적시야에서한국사를파악하는데주력해왔으며한일역사학의교류와소통에힘쓰고있다.
주요저서로『朝鮮土地調査事業史の硏究』(도쿄대동양문화연구소,1991),『미야지마히로시,나의한국사공부』(너머북스,2013),『일본의역사관을비판한다』(창비,2013),『미야지마히로시의양반』(너머북스,2014),『현재를보는역사,조선과명청』(너머북스,2014공저)『동아시아는몇시인가?』(너머북스,2015공편)외다수가있다.

목차

서문

1부_통사:전통의성숙과새로운시대로의항해
(14~19세기전반)

1장14세기동아시아의정치변동
왕조교체,정권교체의파도
원에서명으로|강남의경제력과북경천도|조선왕조와무로마치막부
주자학이념에기반한국가체제
주자학의새로움|과거관료제와사대부|한국과일본의주자학수용과비수용
동아시아국제교역체제
조공체제의재확립|정화의남해원정|북방지역의동정
류큐왕국의성립과번영

2장생산·생활혁명
집약도작의보급
동아시아도작의특징|중국의집약도작확립과정|한국과일본의집약도작의길
생활혁명과문화교류의양상
옷감혁명|전통적생활양식의성립|문화교류의여러양상

3장16세기유동하는동아시아
유럽세력의등장과은의비등
조선과일본의은|포르투갈의동아시아무역참여|아메리카대륙의은과스페인
동아시아사회의유동화
16세기명의화폐경제와양명학|조선사회의계층화현상|일본의센고쿠시대
도요토미정권의조선침략과동아시아
왜구와도요토미정권|임진·정유왜란=분로쿠·게이초의역=만력조선역
동아시아의구조변동

4장17세기해금의시대로
화이변태
만주족의대두|명·청교체와동아시아의변동|화기와동아시아대변동
화이변태
동아시아삼국의국가체제
국가틀의강화|국경의획정|다민족국가로서의중국
경제적아우타르키
청의무역체제|청의조공체제|조일국교회복과조선통신사
도쿠가와정권의네개의창구|자급자족적경제체제|문화적교류의심화

5장전통사회의성숙
사대부,양반,무사
사대부와양반|도쿠가와일본의무사|동아시아전통사회의특질
종족,문중,이에
부계혈연원리의강화|가족·친족결합의확산
도시와농촌
인구동태|촌락의변모|도시의발전|화폐제도와화폐경제의침투
새로운사상의영위와문화기반의확대
주자학의지배와그에대한비판|천주교와서학의영향
새로운사상조류와문제점|문화기반의확대
류큐와베트남의‘중국화’
류큐와베트남의위치|일본지배하의류큐와‘중국화’|베트남의동아시아화?

6장변화의징조와근대로의전망
사회불안의증대와민중반란
백련교의반란과지방세력|천변지이와민중반란
살며시다가오는서양
근대로의전망


2부_주제사:동아시아의새로운이해

1장동아시아연구사
동아시아연구의특수한위치
한국연구-내재적발전론의함정
일본연구-이데올로기로서의일본봉건제론
중국연구-전제국가론

2장정치이노베이션
중국의정치이노베이션:집권적국가체제와주자학이데올로기
정치이노베이션을파악하는틀|과거제도의확립과집권적국가체제
주자학의탄생과명대국가교학의확립
한국과일본의정치이노베이션
역사적전개|한국의정치이노베이션|중국과조선의과거제도비교
중국의서리와조선의향리|일본의막번체제와이노베이션의한계
조선과일본의유교수용비교:『소학』수용을중심으로

3장동아시아족보비교
신분제와가족ㆍ친족조직의결절점,족보
중국에서의족보편찬과그의미|동아시아각지역의족보|조선의족보

4장동아시아경제혁명과집약도작
동아시아집약도작의위치
농업생산력의파악방법|현대세계의농업과동아시아의위치|도작의여러형태
중국의집약도작확립
화북의전작에서강남의도작으로|화북건지농법의유산|명대이후의델타개발
조선·일본으로의집약도작전파
조선의전작형도작의전통과극복|일본의대개발과도작사회화
전작에대한평가
동아시아의농서
동아시아농서의원천으로서중국농서|관찬농서중심의한국농서
농서의후발주자일본

5장한반도의도작전개
15세기의도작법과『농사직설』
도작전개의역사연구와그현황|15세기의수전과한전비율
조선최고의농서,『농사직설』|직파법주체의도작|건경법와묘종법
『농가월령』의도작법
고상안과『농가월령』의무대|묘종법의위험회피책|시비기술의발전
묘종법의보급-17세기이후
『농가월령』도작법의전국화|『산림경제』와묘종법의전국확산
묘종법의우월함과‘번답’현상
근대로의전망:건전직파법의재평가

6장소농사회의형성과국가의토지파악방식의변화
국가의토지파악전통
한국의토지파악방식의변화
신라·고려시대의토지파악|조선전기국가의토지파악|전환기로서16세기
17세기양전방식의변화|특권적토지소유의해체
중국과일본의토지파악방식의변화
중국의토지파악방식|일본의토지파악방식|결부·세무·석고
국가토지파악의새로운단계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일국사를넘어선역사읽기,중·일이질론과한국사의전략적위치
현재동아시아각국에공통되는‘국사’라는강고한틀이있다.곧태고이래로중국사,한국사,일본사라는것이존재했던것처럼통사로서술하는것을당연하게여긴다.동아시아를총체로서파악하는역사연구가부진했던가장근본적인요인은‘중·일이질론’이다.이는봉건제론으로상징되는일본의탈아론에서기인한것인데저자는일본봉건제론이러일전쟁기에나온하나의이데올로기로서근본적인재검토가필요하다고한다.또한한국학계의이른바‘내재적발전론’이내재적요인을너무중시한나머지한국사의전개를동아시아세계와의유기적인관련속에서파악하려는시도를하지않게되었다는점도지적한다.중국이나일본과의관련을중시하는것자체를타율성론이나정체론과동일시하는풍조가강했다는것이다.미야지마교수는이러한국수화,쇄국화경향이그배경에서구의발전모델을따르는데있다며이제는서구모델과일국사의틀에서벗어나새로운역사상의정립이필요한때라고강조한다.
‘습관이오래되면마침내천성이된다(習與性成)’고하듯이50여년한국사연구를하면서중국이나일본과의비교를통해한국사의특징을생각하는것이습관이되었다고토로하는미야지마교수는,중국과일본의양자의비교에서는이질성이두드러져보이는경우에도이둘의중간에한국을놓고보면양자가그정도로떨어져있지는않은현상들이(예를들어신분제,마을의양태등)많은것처럼한국사연구는한중일의이질론을비판할때전략적위치를점할수있다고강조한다.『한중일비교통사』는역사연구와서술에서비교의중요성을강조하는저자의특징이고스란히담겨있다.

한중일의정치이노베이션,
과거관료제와사대부,주자학의탄생이불가분으로연결된정치혁신
『한중일비교통사』는처음으로동아시아세계를일체로파악한독보적인역사책이다.14세기몽골제국의붕괴와17세기의명·청교체라는동아시아규모의지각변화에대해동아시아각국이어떻게응전하는지정치변동에서부터사회,문화나경제의장기적추세역시놓치지않고있다는것도큰장점이다.
우선과거관료제와사대부,주자학의탄생등이세가지가불가분적으로연결된정치혁신은유례가없는획기였다.송대에형성되기시작한중국(유교)모델이명대에확립되었다는장기간의경과를더듬었는데,이와같이긴시간이필요했던이유에대해저자는중국사회의선진성때문으로본받을만한모델이존재하지않았기때문이라한다.이책에서는이러한정치부문의변화를‘정치이노베이션’이라는개념으로파악하는데이는경제와사회와깊이관계되면서도그것과독립된과정이며,게다가그정치체제는세계사적으로보아도매우독특한것이었다는독자성을강조하기위해서이다.
특히주희와주자학을다시보자고한다.인간의본래적인평등성을전제로하면서학습의차이에의해인간을차별화하고사회질서를잡으려는주자학은세계사적으로비교해보아도가장선진적인이론체계라며,종래부정적으로평가해왔던역사적경험을재평가하자고한다.또한주희에대한폄하는오늘날동아시아사회가얼마나전통을깎아내리고있는지,또한유럽중심주의가얼마나많은해를끼치고있는지를단적으로말해준다고역설한다.유교모델과관련하여미야지마교수는최근‘유교자본주의’와이에비유적으로사용되는‘유교사회주의’모두학문적엄밀함을결여하고있다고비판한다.유교가존재했기때문에경제성장이가능했다는식의명제는막스베버의저명한『프로테스탄티즘과자본주의정신』과마찬가지로필시논증이불가능한것이기때문에반증도불가능한명제라는것이다.
한국의정치이노베이션은조선왕조의성립을계기로본격화되는데중국모델을수용하면서도한국만의독자적양상을띠고전개된다.중국과한국의차이점은무엇보다중국이당·송교체기에구사회질서가완전히와해되었다면한국의경우고려-조선왕조교체에도불구하고구사회질서가붕괴하는사태가발생하지않았다는점이다.이지점에서저자는왕권과신권의문제에주목한다.왕권과재상권의대립을축으로한양극구조에사림이라는또하나의정치세력을더함으로써보다안정된정치구조가형성된것으로본다.즉신권이재상권과삼사(사헌부,사간원,홍문관)·낭관권으로분리됨으로써왕권과신권의균형이맞춰졌다는것이다.16세기에형성된조선의정치체제는이후200년에걸쳐유지되는데,조선왕조가500년을넘는기간동안존속할수있었던가장큰요인이여기에있었다고한다.
반면일본은막번체제로인해정치이노베이션이한계를가졌다고파악한다.일본에서주자학이이미가마쿠라시대에들어왔으나교양차원이나선택적수용에그쳤는데,이에대해저자는도쿠가와정권조차도왕권과정권의분리라는체제를극복할수없었던데있다고본다.그러나18세기후반주자학으로의회귀라고도말할정도로주자학이확산되는데,그가장큰원인은막번체제가벽에부딪치게된데있었다고한다.실제막부,쇼군이라는말은19세기가되고나서일반적으로사용하게되었는데덴노(천왕)을의식한호칭이며,주자학의보급에따라덴노의정치적지위에변화가생기기시작했던것이다.이러한움직임은개항후의정치변동과결합되면서이윽고메이지유신으로이어지게된다.

동아시아의집약적도작
세계적으로유례없는높은토지생산성과인구밀도를낳은원동력이었다
동아시아의정치이노베이션과함께이책의생산·생활혁명에관한기술또한자못흥미롭다.14~16세기는동아시아의농업이획기적이라고할만한변화를보였던시기다.그리고이에수반하여생활관습등의다양한방면에서오늘날과직접적으로연결되는‘전통’적인것이형성되기시작하는것도이시기이다.이러한변화를낳은가장큰계기가동아시아의독특한집약도작의확립과보급이었다.
중국문명의장기지속의비결이그기반을북에서남으로옮김으로써다시태어났다는말처럼중국강남의개발은문명의전이였다.송대에이르러장강델타에우전또는위전이라불리는수전(水田)이대규모로조성되면서곡창지대가되었지만이곳의도작은조방적인수준에머물렀고,오히려산간평지에서이뤄지던이식도작쪽이보다집약적이었다.이러한상황이크게변화하는것은명대에들어와서반복적으로행해진대공사를통해태호의치수가정비되면서기존의우전을소구획으로분할하는분우사업이진전되면서였다.비로소델타지역의집약도작이가능하게된것이다.
한국의도작은15세기까지도전작형(밭농사)도작이중심이었다.20세기들어한국인들이중국동북부의도작을널리행하게된것도전작형도작기술에익숙했기때문이지않을까.이와같은상황은16세기이후이식도작이보급되어점차도작의중심을점하게되면서크게변화한다.특히한반도의도작전개에관하여이책은별도의장을할애하는데,종래한국역사학계에서이러한서술은없었다는점에서독보적이다.
일본이농업이시작된이래도작의나라였다는것은신화에지나지않는다.물론일본농업의중심이도작이었다는점은사실이고고고학적인발굴성과를통해서도밝혀지고있지만,저자는거시적으로볼때일본열도전체가도작사회화하는것은15~17세기에걸쳐대규모의개발을통해이뤄졌는데이를가능하게한치수와관개기술이일본의독자적인것인가에대해서는의문을던진다.실은중국으로부터의영향이중요했다고본다.또한대당미(베트남참파에서중국에들어온품종,점성미)의유입과그재배의확대또한중요한의미를가졌다.이처럼일본의집약도작도동아시아규모의변화와궤를같이했다고본다.
동아시아에서이러한집약도작의획기적인확대는당시세계적으로유례없는높은토지생산성과인구밀도를낳는원동력이되었다.주지하는것처럼유럽의농업과비교해노동생산성이후진적이라는언설이이른바아시아적생산양식론등의이론까지나오는것처럼매우뿌리깊게존재하고있는데대해미야지마교수는,토지의한계생산성이낮은서구의농업의방향은추가적노동력투입보다생력화(省力化)가기본이되므로결국농구(農구)의발전기준으로농업생산력을파악할수있다.그러나토지에노동력을투입하면할수록생산성이올라가는동아시아의집약도작에서는보다높은생산성을낳는최대의요인은토지그자체이므로토지에대한투자가결정적으로중요했다고지적한다.이와같은동아시아농업의특징을고려하지않은채후진성운운하는것은완전한오류라한다.16세기이후세계시장형성의움직임은동아시아,특히중국의부(富)를찾아일어났던것이고,그원천은집약도작의성립이었다.

오늘날우리와동아시아를이해하기위한새로운관점
이시기는동아시아지역의농업이혁명적인변화를경험한시기였을뿐아니라의식주라는일상생활의기본적인측면에서도동아시아전통적생활양식이서서히형성,확립되어갔다.의료(옷감)혁명으로서면포의사용,주(住)생활에서앉는방식의문제,식생활등을살피는데,20세기들어서구의영향을받으며크게변화했지만현재까지도가장기본적인부분에서뿌리깊게남아있다고할수있다.즉아파트에다다미방을만드는일본의사례나온돌을만드는남북한의예등은이를단적으로상징하고있다.
앞서도언급했지만미야지마교수의가장큰특징은한국,중국,일본의역사비교를통해한국사와동아시아역사의개성과그새로운이해를찾는데있다.사대부,양반,무사등의신분제와가족·친족결합의확산으로서종족,문중,이에(家)를상호비교한다.나아가도시와농촌의경관및화폐경제,천주교와서학등을새로운각도에서밝히고있는데이는역사학자로서저자의연구이력이아니고서는거의불가능한성과이다.

역사상의재정립이필요한때
서구적근대가뿌리째흔들리는지금이야말로이제까지의패러다임에서벗어나새로운역사상의정립이필요한때이다.다시말하지만이책에서다른14세기에서19세기초반까지동아시아역사는한중일각국에서오늘날전통이라고여겨지는것이동시에본격적으로형성된시기이다.따라서오늘날과연결되는이시기의한국과중국,일본의공통점과차이점을파악하는것은서구모델이아닌역사상의새로운지평을여는단초다.현재의시점에서과연미래에대한전망을세울수있을지,새로운이념과이에기초한사회를새로이구상할수있는지여부에어쩌면인류의미래가걸려있을지도모른다는저자의지식인이자역사학자로서의사명감이50년이라는연구의시간만큼이나묵직하게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