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의 서재 : 독재자의 책읽기와 혁명

스탈린의 서재 : 독재자의 책읽기와 혁명

$31.00
Description
책을 사랑한 독재자,
스탈린은 무슨 책을 어떻게 읽었는가?
『스탈린의 전쟁』으로 한국에도 낯익은 현존 최고의 소련사가 제프리 로버츠(아일랜드 코크대 명예교수)는 신작에서 스탈린이 읽은 책을 통해 그의 일생과 시대를 비추는 시도를 했다. 『스탈린의 서재』(원제 Stalin’s Library)는 책을 사랑한 독재자의 서재로 들어가 그의 사상과 신념, 혁명과 전쟁, 국정과 외교에 미친 영향, 인격과 감정의 내면까지 파고든 새로운 스타일의 전기다.
스탈린은 하루에 300~500쪽을 읽을 수 있는 열렬한 독서광이었다. 생전 2만5천 권의 책을 모았으며, 그중 많은 책에 길고 짧은 문구나 혹은 ‘횡설수설’, ‘동의함’, ‘옳아’처럼 여러 ‘포멧키(pometki, 표시들)를 여백에 달아 자신의 생각, 감정, 신념을 드러냈다. 스탈린 사후에 그의 장서는 뿔뿔이 흩어졌으나, 그가 개인적으로 메모를 달아놓은 400여 점의 텍스트들과 장서 목록은 살아남았다. 러시아 기록 보관소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와 스탈린이 책에 남긴 내밀한 기록을 좇은 저자는 냉혹한 독재자의 얼굴 뒤에 감춰진‘감수성이 예민한 지식인’의 면모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평생 마르크스와 레닌의 저서를 삶의 이정표로 삼은 스탈린은 트로츠키, 카우츠키 같은 정적의 글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공부에 ‘진심’이었다. 현실 정치와 국정 운영을 위해서도 책을 읽었던 스탈린은 혁명, 대숙청, 전쟁 등 중요한 정치적 국면이 찾아올 때마다 책이 주는 교훈에 의지했다. 제프리 로버츠는 미시적 접근법과 거시적 접근법을 교차시킴으로써 독자들이 스탈린의 일대기뿐만 아니라 소련사의 핵심 시기 또한 전반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스탈린은 역사서와 소설, 희곡, 영화 대본 등 각종 문학 작품도 가리지 않고 읽었다. 스탈린의 눈에 비친 학문과 예술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진진하다.
저자가 스탈린과 그의 시대에 관한 연구의 정점에서 쓴 이 책은 2022년 출간 후 영국의 「히스토리 투데이(History Today)」, 호주의 「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 인도의 「오픈(Open)」 등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스탈린 시대를 연구한 역사학자 김남섭(서울과기대 교수)의 탁월한 번역으로 완성된 『스탈린의 서재』는 지식인 스탈린의 삶과 그의 시대에 접근할 수 있는 최적의 길을 제시해줄 것이다.
저자

제프리로버츠


저자:제프리로버츠

1952년런던남부뎁트퍼드에서태어났다.소련외교와군사정책,스탈린,제2차세계대전을전문적으로연구하는세계적석학.노스스태퍼드셔폴리테크닉에서학사학위를,런던정경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취득했다.2005년아일랜드코크대학교의역사학교수로부임하여활발한저술활동을펼쳤다.대표작으로는『불경스러운동맹TheUnholyAlliance』(1989),『소련과제2차세계대전의기원TheSovietUnionandtheOriginsoftheSecondWorldWars』(1995),『세계정치에서의소련TheSovietUnioninWorldPolitics,1945-1991』(1999),『스탈린그라드에서의승리VictoryatStalingrad』(2003),『스탈린의전쟁Stalin’sWars』(2006)등이있다.게오르기주코프의전기인『스탈린의장군Stalin’sGeneral』(2012)으로세계적으로명망있는군사사학회에서우수도서상을받았다.현재코크대학교의역사학명예교수로있으며,아일랜드최고의학문적영예인로열아일랜드아카데미회원이다.



역자:김남섭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인문사회교양학부교수로재직하고있다.러시아사를주제로박사학위를받았다.주요관심사는스탈린시대의소련사이며,최근에는냉전기소련사회의연구에도힘을쏟고있다.함께쓴책으로『세계화시대의서양현대사』,『러시아의민족정책과역사학』,『세계의과거사청산』등이있고,옮긴책으로『유럽1949-2017:롤러코스터를타다』,『러시아사강의1·2』,『스탈린의전쟁:제2차세계대전에서냉전까지,스탈린은소련을어떻게이끌었나』,『아시아1945-1990:서구의번영아래전쟁과폭력으로물든』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글:크렘린의학자

1장잔혹한폭군과책벌레
2장스탈린전기작가들의돌을찾아서
3장읽기,쓰기,혁명
4장독재자장서의삶과운명
5장흥,망할놈의크리스마스!스탈린의포멧키
6장역공학:스탈린과소비에트문학
7장소련의편집장

나가는글:책을사랑한독재자

미주
추가참고문헌
감사의말
옮긴이의글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책을사랑한독재자,
스탈린은무슨책을어떻게읽었는가?

『스탈린의전쟁』으로한국에도낯익은현존최고의소련사가제프리로버츠(아일랜드코크대명예교수)는신작에서스탈린이읽은책을통해그의일생과시대를비추는시도를했다.『스탈린의서재』(원제Stalin’sLibrary)는책을사랑한독재자의서재로들어가그의사상과신념,혁명과전쟁,국정과외교에미친영향,인격과감정의내면까지파고든새로운스타일의전기다.
스탈린은하루에300~500쪽을읽을수있는열렬한독서광이었다.생전2만5천권의책을모았으며,그중많은책에길고짧은문구나혹은‘횡설수설’,‘동의함’,‘옳아’처럼여러‘포멧키(pometki,표시들)를여백에달아자신의생각,감정,신념을드러냈다.스탈린사후에그의장서는뿔뿔이흩어졌으나,그가개인적으로메모를달아놓은400여점의텍스트들과장서목록은살아남았다.러시아기록보관소에대한광범위한연구와스탈린이책에남긴내밀한기록을좇은저자는냉혹한독재자의얼굴뒤에감춰진‘감수성이예민한지식인’의면모를발견하는데성공했다.
평생마르크스와레닌의저서를삶의이정표로삼은스탈린은트로츠키,카우츠키같은정적의글도마다하지않을정도로공부에‘진심’이었다.현실정치와국정운영을위해서도책을읽었던스탈린은혁명,대숙청,전쟁등중요한정치적국면이찾아올때마다책이주는교훈에의지했다.제프리로버츠는미시적접근법과거시적접근법을교차시킴으로써독자들이스탈린의일대기뿐만아니라소련사의핵심시기또한전반적으로파악할수있게했다.또한스탈린은역사서와소설,희곡,영화대본등각종문학작품도가리지않고읽었다.스탈린의눈에비친학문과예술의세계를발견할수있다는점도흥미진진하다.
저자가스탈린과그의시대에관한연구의정점에서쓴이책은2022년출간후영국의「히스토리투데이(HistoryToday)」,호주의「더오스트레일리안(TheAustralian)」,인도의「오픈(Open)」등이올해의책으로선정했다.스탈린시대를연구한역사학자김남섭(서울과기대교수)의탁월한번역으로완성된『스탈린의서재』는지식인스탈린의삶과그의시대에접근할수있는최적의길을제시해줄것이다.

‘감수성이예민한지식인’스탈린에대한새로운시각

20세기세계사에서스탈린만큼논쟁적이고문제적인인물이더있을까?스탈린은사회주의체제의수호를위해무수히많은인민을희생시킨냉혹한독재자인동시에나치독일의패망에기여하고미국의패권을위협하는데성공한유일무이한지도자이다.
양극단으로나뉘는스탈린에대한평가는냉전의정치논리와불가분의관계를맺고있다.소련이냉전의막을열었다고본미국의역사학자들은스탈린을마르크스주의이데올로기에사로잡힌‘광신도’로보았다.스탈린이이념에지나치게매몰되어합리적인판단능력을상실한나머지팽창주의적이고공세적인대외정책을펼쳤다고본것이다.반대로미국에더큰책임을물은학자들은스탈린을이념에휘둘리지않는현실정치가로보았다.국익앞에신중하게행동하는온건하고실용주의적면모를강조하기위해스탈린으로부터이데올로기적인색채는지운것이다.두학파모두스탈린을단편적으로그려낸다는비판을면하지못했다.
이러한상반된견해는‘이념에대한지향과합리성은공존할수없다’는하나의전제조건을공유한다.합리적인개인은이기적선택을내리는존재이기때문에공동체나이념의가치보다는개인의이익을좇게되어있다는서구의자유주의적논리가기저에깔려있다.
제프리로버츠는전제를바로잡는것에서부터스탈린에대한평가를시작했다.차가운손익계산뿐만아니라공동체나이념에대한믿음과헌신또한합리적개인을설명하는요건이될수있다고본것이다.『스탈린의서재』에따르면,스탈린은평생마르크스-레닌주의에대한깊은애정과러시아혁명을수호해야한다는사명감에충실한삶을살았다.이러한신념은때로는대숙청과같은무자비한탄압으로,때로는수세적이고타협적인외교정책으로이어졌다.제프리로버츠는‘이념적광신도냐,온건한현실정치가냐’의이분법에서벗어나균형잡힌시각에서스탈린을평가할수있는틀을제시했다.스탈린을사상에대해깊은정서적애착을가진‘감수성이예민한지식인’으로바라봐야그에대한입체적평가를내릴수있다는게이책의핵심주장이다.

“스탈린의개인장서가우리에게보여주는것들중가장중요한것은그의이념과정치적신념이가진깊이와진정성입니다.러시아혁명을수호하고소비에트사회주의를건설하는것이그가일평생을바쳐이루고자한목표였습니다.스탈린은이상주의자였지만그것이그가무자비하거나실용주의적일수없다는것을의미하는것은아닙니다.”(저자인터뷰中)

마키아벨리보다비스마르크에더관심을드러낸‘포멧키’

저자는이러한주장을뒷받침하기위해‘스탈린의서재’로깊숙이들어간다.서재만큼한인물이어떤책을읽고무슨생각을했는지,그의사상과이념의깊이는어떠했는지를잘반영하는공간은없기때문이다.2만5천권에다다르는장서를모은스탈린은직접도서분류체계를짰을뿐만아니라,많은책에밑줄을긋고주해를달았다.제프리로버츠는‘히히’,‘하하’,‘쓰레기’등스탈린이달아놓은수많은포멧키를하나하나분류하고분석함으로써장서속에여전히살아숨쉬고있는스탈린의모습을그려낸다.
포멧키를통해가장두드러져보이는것은마르크스-레닌주의를향한스탈린의‘진심’이다.그는저서,팜플렛뿐만아니라사소한메모하나놓치지않을정도로레닌이남긴기록을중요시했으며,생을마감하는순간까지마르크스,엥겔스,레닌을계속읽었다.주목할만한점은그가정적의글도탐독했다는사실이다.스탈린은1925년에장서분류목록을정리할때자신과치열하게권력승계투쟁을벌이고있던트로츠키를마르크스주의저자들의명부에서여섯번째에두었다.그는정적에게비판할지점뿐만아니라배울점을찾기도했는데,트로츠키의『테러리즘과공산주의』에스탈린이남긴무수히많은‘동의’표시를통해이를알수있다.스탈린은볼셰비키의폭력혁명을비판한카우츠키의저서에‘거짓말쟁이’,‘바보’등경멸조의포멧키를남겼으나,카우츠키의전문이라고인정받는분야인경제문제와농업문제를다루는저술들은밑줄을쳐가며꼼꼼하게살폈다.
또한스탈린은국정운영에도움이된다면이데올로기적으로반대편에있는지도자나국가에대해서도깊이탐구하는유연하고실용주의적인모습을보였다.가령,그는비스마르크회고록을닳도록읽었다.비스마르크는‘反사회주의법’으로악명을떨친지도자였으나,국가권력을중앙으로집중하길원했다는점에서는스탈린과공통점을지니고있었기때문이다.혁명이후광활한다민족,다인종국가를하나로통합할의무를짊어진스탈린은독일통일을완수한비스마르크로부터배울점이많다고느꼈다.같은맥락에서연방제를채택한미국의헌법에도큰관심을기울였다.심지어스탈린은1936년에발표된새로운헌법초안을만들때미국의헌법을참고하기도했는데,『부르주아국가의헌법들』이라는책에적힌포멧키가이를보여준다.

“사람들은스탈린이마키아벨리의사상에얼마나영향을받았는지궁금해하지만,그는19세기독일의‘철의재상’비스마르크의실용적인현실정치에더관심이있었던것같습니다.스탈린의관심사중가장놀라운것은아마도자본주의국가의헌법에관한책들일것입니다.이는소련헌법개혁에대한그의생각의밑거름이되었습니다.그는소련이서방보다우월한정치·사법세계를가지고있다고생각했지만,대안적시스템에대한연구를소홀히하지않았습니다.”(저자인터뷰中)

실제로제2차세계대전당시독일이소련을침공한절체절명의순간에도스탈린은손에서책을놓지않았다.당시스탈린이전열을가다듬기위해참고한책은『쿠투조프사령관』으로,1812년에나폴레옹군을격파하는데성공한러시아장군의군사전략을다룬책이었다.이책을읽고프랑스군이러시아로진격한1812년과독일군이소련국경을넘은1941년사이의유사성을발견한스탈린은자신감을회복하고라디오방송으로명연설을남길수있었다.스탈린은전쟁뿐만아니라혁명,제1차5개년계획,대숙청과같은중요한정치적국면에서도책을적극적으로활용했다.

역사와예술에대한스탈린의관점

스탈린의독서가마르크스주의사상과국정운영에만한정되었던것은아니다.스탈린은역사서편집에깊이관여했으며,유전학,언어학논쟁에도개입했고,소설,희곡,영화대본등의문학작품도가리지않고읽었다.조금이라도공산주의원칙에서벗어나는서술이없는지확인하는데혈안이된편집증적모습을떠올릴수있지만,그가학문과예술을대할때늘경직된사고틀내에갇혀있었던것은아니었다.
『스탈린의서재』는그동안밝혀지지않았던스탈린의의외의면모를드러낸다.대표적인것이역사학을대하는스탈린의태도이다.非마르크스주의역사가인로베르트비페르의저서를가장즐겨읽었던스탈린은구체적인역사적사실을전달하는대신추상적인마르크스주의적시대구분만을강조하는역사교과서에큰불만을표했다.이념적필요에의해재단된역사서술대신,사실,사건,이름이있는보다실증적인역사서술을선호했던것이다.스탈린은문학에대해서도유사한입장에섰다.그는작가들을사회주의적인간형을창조할과업을짊어진“인간영혼의기사”로칭하긴했으나,문학을공산주의이념에완전히종속시킬순없다고보았다.가령,미하일불가고프의희곡이“非프롤레타리아문학”이라비판받을때는“문학이공산주의적이기를요구하는것은불가능하다”는말로급진적성향의작가들을달랬으며,막심고리키가주최한작가들과의회동에서는다음과같은말을남겼다.“...진심으로말하지만여러분은예술가의머리를추상적인테제로빽빽이채우지말아야합니다.작가는마르크스와레닌의이론을알아야합니다.그러나작가는삶을알아야합니다.예술가는무엇보다도삶을사실대로그려야합니다.”

스탈린의일대기를소련사와교차해서읽는다

이처럼『스탈린의서재』는우리가그동안알지못했던스탈린에관한사실들을전달함으로써그에대한입체적이해를돕는다.하지만제프리로버츠가이러한미시적접근법만을취한것은아니다.시대적격변에맞춰스탈린의삶이요동치는양상을거시적으로그려내는저자의논의를따라가다보면스탈린의일대기뿐만아니라소련사의핵심흐름과논쟁점또한전반적으로파악할수있다.
신학자를꿈꾸던유년시절에서부터지하혁명조직에가담하게된청년시절,정적을제거하고최고지도자의반열에오른중장년기까지의스탈린의삶은전쟁,내전,혁명등근현대러시아사의주요한국면과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박진감넘치는서술로러시아사와스탈린의삶이교차하는지점을묘사한저자는특히러시아혁명의전개과정에서스탈린이수행한역할에대해‘스탈린이과연볼셰비키의권력장악에서두드러진역할을했는가?,스탈린은러시아내전동안볼셰비키지도자중가장무자비했는가?,스탈린은볼셰비키혁명이유럽으로확산되지못하게했는가?’등의논쟁점을하나하나자세히다루며밀도높은분석을제시했다.
한권의책으로스탈린의생애와소련사의핵심쟁점을모두톺아볼수있다는게『스탈린의서재』의가장큰장점이다.근현대러시아사에입문하는독자부터새로운스타일의스탈린전기에도전해보고싶은독자까지모두흥미롭게읽을수있을것이다.

저자제프리로버츠_한국어판출간인터뷰

1.선생님은소련군사및외교정책분야의석학으로전세계에알려져있습니다.한국에서『스탈린의전쟁』(Stalin’sWar)이번역출간되어좋은평을받기도했는데요.그래서인지스탈린이읽었던책을바탕으로그의지적생활과전기를탐구하는『스탈린의서재』(Stalin’sLibrary)의접근법은상당히색다르게느껴집니다.『스탈린의서재』를집필하시게된동기가궁금합니다.

:저는스탈린의장서가남긴흔적과그가표시하거나주해를단수백권의책이라는환상적인사료덕분에이책을쓰게되었습니다.스탈린의가장내밀한생각과감정,신념을이보다더잘드러내는사료는없을것입니다.

저는스탈린의삶과이력을폭넓게다루는책을쓰고싶었지만,기존의전기형식을따르고싶진않았습니다.스탈린에대한좋은전기는많지만활동하는지식인으로서의그의삶을자세히묘사한전기는없었습니다.1920년대초부터스탈린은줄곧읽고,쓰고,편집하고,텍스트에표시를하는삶을살아왔습니다.한명의독자로서그가펼친활동을탐구하면그의시선에서세상을바라볼수있을것이라생각했습니다.

2.지금까지스탈린은이념적광신도혹은온건한현실정치가로양면적인평가를받아왔습니다.스탈린을사회주의적신념을위해헌신한지도자로그림으로써양분된평가가지닌한계를극복한게선생님연구의특성으로보입니다.이에대해부연설명을해주실수있나요?스탈린을어떤인물로평가하시나요?

:스탈린의개인장서가우리에게보여주는것들중가장중요한것은그의이념과정치적신념이가진깊이와진정성입니다.스탈린만큼권력을활용하는데능숙한사람은없었지만그것은그에게목적이아니라수단이었습니다.러시아혁명을수호하고소비에트사회주의를건설하는것이야말로그가일평생을바쳐이루고자한목표였습니다.스탈린은이상주의자였지만그것이그가무자비하거나실용주의적일수없다는것을의미하는것은아닙니다.스탈린은새로운사실을배우고정치인으로서영향력을행사하게위해책을읽는현실적인지식인이었습니다.

3.선생님은『스탈린의서재』3~4장을통해스탈린의생애와소련사가교차하는지점을압축적으로보여주셨습니다.기존에나왔던여러스탈린전기와비교했을때『스탈린의서재』가갖는차별성이뭐라고생각하시나요?기존연구의어떤점을극복하려고하셨나요?·

:스탈린에대한훌륭한전기는많습니다.가장최근에나온것으로는스티븐코트킨(StephenKotkin)과올레그흘레브뉴크(OlegKhlevnuik)의전기가있고,스탈린의정치사상에대한에릭반리(ErikVanRee)의중요한연구도있습니다.이러한연구들또한스탈린을주로지식인으로보고스탈린의개인장서에있는자료중일부를활용했습니다.하지만제가『스탈린의서재』에적용한일관되고체계적인방식을활용하지는않았습니다.

『스탈린의서재』에는스탈린을다룬다른연구서에서는찾아볼수없는작은발견들이많이포함되어있습니다.하지만가장중요한것은역시스탈린이감수성이예민한지식인이었다는아이디어입니다.이것이이책의큰줄기를이루는생각이죠.스탈린은책과사상에마음을쏟았습니다.이념에대한정서적애착의힘덕분에그는수십년동안생각하고,행동하고무언가에몰두하는지식인으로서환상적인업적을남기는동시에1930년대의대테러와같은중대한악행도저지를수있었지요.

4.스탈린의독서이력연구에상당히많은노력을기울이셨을것같습니다.스탈린의포멧키(pometki,책에남긴표시)중어떤게가장인상깊었나요?

:개인적으로는스탈린의포멧키가제개인서적에서볼수있는표시들과유사해서매우놀랐습니다!

스탈린이트로츠키의몇몇글과칼카우츠키와같은다른정치적반대자들의글에관심과주의를기울였다는사실이흥미로웠습니다.스탈린은정적들로부터도무언가를배우기위해책을읽었습니다.또한그는짓궂은유머감각을가지고있었는데,“하하”나“히히”가그가우스꽝스럽거나재미있다고느끼는문장에흔히남긴주석이었습니다.하지만단연코가장빈번하게등장하는코멘트는바로‘주의표시(NBnotabene:주의라는뜻의라틴어문자)’였지요.

스탈린은마르크스주의이론서외에도장편,단편소설,시,영화대본,희곡등의문학작품을두루두루읽었습니다만,가장많이읽은것은역사서였습니다.그는마르크스주의이념이사회와인간세계의모든것을이해하기위한핵심단서라고여기긴했으나,가장좋아하는역사가는非마르크스주의자인로베르트비페르(RobertYuryevichVipper)였습니다.고대그리스,로마,초기기독교에관한글을주로쓴연구자이죠.

사람들은스탈린이마키아벨리의사상에얼마나영향을받았는지궁금해하지만,그는19세기독일의‘철의재상’비스마르크의실용적인현실정치에더관심이있었던것같습니다.스탈린의관심사중가장놀라운것은아마도자본주의국가의헌법에관한책들일것입니다.이는소련헌법개혁에대한그의생각의밑거름이되었습니다.그는소련이서방보다우월한정치·사법세계를가지고있다고생각했지만,대안적시스템에대한연구를소홀히하지않았습니다.

5.5장은스탈린과레닌의관계,대테러의동기,스탈린의반유대주의와러시아중심주의,스탈린의전쟁지도자로서의역할등에대한설명을포함합니다.여전히논란이되고있는쟁점이상당수다뤄지고있는데요.선생님께서특별히강조하고싶었던쟁점이있나요?

:대숙청에대한이해를진전시키는것이제가이책을쓴이유중하나입니다.1930년대중반에이루어진대규모탄압은소비에트시스템의적으로간주된이들을뿌리뽑겠다는스탈린의결단을보여줬습니다.이는계급의적과의투쟁에대한이념적차원의신념뿐만아니라그의정서에의해추동된것이었습니다.

저는스탈린의역사관(가령,강력하고중앙집권적인러시아의건설에있어서이반뇌제가한잔혹한역할에대한스탈린의긍정적평가)이대숙청을낳았다고보진않습니다.하지만이러한역사관이스탈린에게자신의억압적인행동을수세기에걸친러시아역사의일부로위치시키는장기적인관점을제공한것은분명합니다.

이와관련해서중요한점은스탈린이자신을러시아중심주의자가아닌소비에트애국주의자로여겼다는사실입니다.스탈린은그루지야출신으로러시아문화와역사에대해상당한존경심을가지고있었지만,볼셰비키가차르에게물려받은거대한국가의다국적,다민족적특성을유지하는데도헌신했습니다.

스탈린은개인적편견은가지고있었으나,의미있는차원의반유대주의자는결코아니었습니다.그의가까운동지들중일부는유대인이거나유대인아내가있었습니다.또한원칙적으로그는모든형태의인종주의에반대했습니다.가령1948년,소련은팔레스타인에독립된유대국가를세우는것을찬성했습니다.이후드러난그의이스라엘에대한반감은정치적인것으로,시오니즘의형태를띤유대민족주의를향한적대감에기반하고있었습니다.그는유대민족주의를소비에트시스템의안정에대한위협이라고봤기때문입니다.

스탈린의전쟁지도자로서의역할에대해서는제가쓴책(『스탈린의전쟁』)이따로있는데,한국어번역본도나와있어서기쁘게생각합니다!

6.개인적으로역사와예술에대한스탈린의관점이매우인상깊었습니다.『스탈린의서재』에따르면,스탈린은역사적사실을추상적인사회구성체에대한논의로수렴하는것을선호하지않았으며,예술을공산주의이념에종속하는것에반대했습니다.저는스탈린이‘과학적사회주의’의미덕을따랐기에이런태도를취할수있었을것이란생각이들었는데요.선생님께서는스탈린의이런면모에대해어떻게평가하시나요?

:네,스탈린은좋은예술과역사를구성하는요소에대해매우도덕적인말을했을수있습니다.문제는정치적이고이념적인기준이더중요하게여겨지는경우가많다는것이었습니다.스탈린은결국에는늘정치적으로올바른예술의편을들었습니다.마찬가지로그는엄격한역사방법론의미덕을자주설파했지만,그기준을일관되게적용하진않았습니다.가령,공산주의의역사를다룰때그러했죠.스탈린은공산당과당의정치적필요를늘우선시했습니다.스탈린의입장에서는진실이혁명적인것이아니라,혁명이무엇이진실인지를결정했던거죠.

7.한국의소련사연구자들과교류가있으신가요?한국을방문할계획이있으신가요?

:안타깝게도저는한국어를하진못하지만,소련역사에관해좋은연구를발표한한국계학자몇분을알고있습니다.가령노경덕교수의『스탈린의경제고문Stalin’sEconomicAdvisers』은매우훌륭한저작이지요.얼마전에는스탈린과한국전쟁의기원에관한한젊은한국여성의박사학위논문을검토한적이있는데,인상깊었습니다.언젠가한국에꼭방문하고싶어요.


8.이책을읽을한국의독자들에게전하고싶은말씀은?

:『스탈린의서재』는스탈린과그의시대에대한제연구의정점에위치한책입니다.한국어로출간하게되어매우기쁩니다.독자들이이책을읽고여러지식과더불어즐거움도얻을수있기를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