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콘 일본의 탄생 (3·11은 왜 일본을 바꾸지 못했나)

네오콘 일본의 탄생 (3·11은 왜 일본을 바꾸지 못했나)

$26.00
Description
한일협정 60주년 특별기획
‘네오콘 일본’은 어디로 가나?
『네오콘 일본의 탄생』은 아베 신조로 대표되는 보수우익 그룹을 ‘네오콘’으로 지칭하며 이들의 거침없는 독주가 어떻게 일본 사회를 한껏 오른쪽으로 옮겨놨는지 그 우경화 과정을 해부한다. 일대 변곡점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이하 3·11)였다. 일본 사회가 3·11의 원인을 제거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대신 네오콘의 집권이라는‘퇴행’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3·11은 어째서 퇴행의 변곡점이 됐을까? 이 책은 3·11에서 아베의 집권으로 현재의 일본이 주조되던 3년간의 중대한 국면을 현장에서 지켜본 저널리스트 서의동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시도이자 생생한 탐사 보고서다.
이 책은 시곗바늘을 3·11의 20년 전으로 돌려 탈냉전기 일본의 위기와 불안, 그 속에서 우경화가 빌드업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1990년대 탈냉전 이후 일본의 진로를 둘러싼 갈등이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신자유주의, 하토야마 유키오의 복지주의를 거쳐 아베 신조의 신보수주의로 귀착되었다. 아베는 일본을 ‘일국 평화주의’국가에서 체스판을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국가로 탈바꿈시키려 했다. 저자는 이웃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는 거대한 변화가 어떤 배경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졌는지를 1990년대 이후부터 짚어보려는 것이 책을 쓰게 된 주요한 동기라 했다. 저자가 특파원으로 부임한 지 닷새째 되던 날 3·11이 발생했고 피폭을 무릅쓰고 4일간 센다이시 쓰나미 취재 이야기에서부터 3년 동안의 각종 인터뷰, 사진 등이 생생함을 배가한다.
서의동은 국가 간 관계에서 ‘존엄·감정의 균형’이 이익 균형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본다. 가해국이 과거에 범한 잘못을 제대로 기억하고 전승하는 것은 존업과 감정의 균형을 잡는 기초 작업으로, 한·일 관계의 ‘최소 강령’이라 강조한다. 『네오콘 일본의 탄생』으로 현대 일본 사회의 심대한 변화를 들여다보는 일은 현재 우리 사회의 우경화 경향과 향배를 짚어보는 데에도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다. 너머북스의‘너머의 글로벌 히스토리’ 아홉 번째 책이다.
저자

서의동

저자:서의동
경향신문에서근무하고있다.1996년‘강릉북한잠수함침투’사건을취재하며분단현실에관심을갖게됐다.김대중정부시기평양과신의주,함경남도금호와금강산등을방북취재했다.일본게이오대학방문연구원(2004년)을지냈고,도쿄특파원(2011~2014년)으로3·11동일본대지진과후쿠시마원전사고,아베총리의재집권초기를지켜봤다.북한과일본취재경험을바탕으로동북아시아전체의시야로한반도를살펴보려는태도를갖게됐다.한국사회를객관적으로보기위해서도가장가까운이웃인북한과일본을잘알아야한다고생각한다.서울대에서동아시아사를공부했고,동국대대학원북한학과에서「일본의대북한외교전략과피해자국가정체성」으로석사학위를받은뒤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탈냉전이후일본과한반도관계를공부하고있다.『다음세대를위한북한안내서』(2018),『다음세대를위한통일안내서』(2020),『101평화』(2023),『대혼란의세상,희망을찾아서』(2024?공저)등을썼고『일본과학기술총력전』(2019),『헤이세이일본의잃어버린30년』(2020)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프롤로그_일본의변곡점3?11

1부탈냉전과걸프전이후

1장1990년대일본의혼돈
1‘돈주고뺨맞은’걸프전
2거품이꺼진뒤의혼란
3‘위안부’에발가벗겨지다

2장실패로끝난‘아시아회귀’
1‘유관순감방’찾은하토야마
2‘민주당의무덤’이된오키나와
3짧았던한?일관계의봄날

3장브레이크가사라진일본
1천황제를넘어서지못한좌파
2사회당은왜몰락했나

2부빗장풀린우익들

4장그들은어떻게스스로‘피해자’가되었나
1“일본인납치했다”,김정일이던진폭탄
2해상보안청과중국어선의충돌
3샌프란시스코에서센카쿠까지,영토분쟁의정치학

5장역사수정주의와넷우익,그리고혐한론
1고바야시요시노리의‘고마니즘’
2고노담화와‘새역모’
3넷우익과혐한론

6장일본정계를뒤흔든우익들
1간사이의좌절을먹고자란하시모토
2우익의간판,‘태양족’이시하라
3‘신보수주의총아’아베

3부3?11이후의일본

7장3?11은왜일본을바꾸지못했나
1민주당을침몰시킨대지진
2이루지못한‘수국혁명’
3“쇼와의영광을되살리자”

8장‘네오콘아베’시대
1관료정치는끝났다
2평화헌법내팽개친일본
3“더이상사과는없다”

9장전략국가를꿈꾸는일본
1‘인도-태평양’묶는미국,그뒤엔일본
2‘국체’가된미·일동맹’

10장동북아시아는어디로향하는가
1안보국가로질주하는일본
2일본의‘반도체굴기’와애치슨라인

에필로그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일본의변곡점‘3·11’

저자는2011년이후특파원재직3년간지켜본일본은제2차세계대전패전이후를연상케하는정치·사회적혼돈과격변의먼지로시야가흐릿한동란기라표현했다.3·11은일본인들의불안감을최대로키운사건이었다.사건직후부터2012년말까지의일본은우리의‘12·3’내란이후와같이새로운질서의실체가뚜렷하지않은‘인터레그넴(권위부재기간)’의상태였다.그러나3·11이몰고온지각변동은네오콘이집권할수있는공간을만들었다.사회당등민주당을왼쪽으로이끌어갈리더십은부재한반면,오른쪽으로이끌어갈에너지는충만했던것이다.결국3년의짧았던민주당의집권은실패하고2012년말아베로대표되는신보수주의와역사수정주의를정체성으로한정치그룹이전면에나서고만다.

3부로구성된이책은1990년대걸프전이후국제사회에서위기를맞은일본이평화헌법에어긋나는보통국가론을주장하고,과거사문제를맞닥뜨리며불안과당혹감을느낀가운데,민주당과사회당등의정치세력들이대안을제시하지못하고실패하게된사정을고찰하는것으로시작해,이후본격적으로신보수주의가발호하며일본사회가우경화되는사건과그과정을살펴본다.

우경화의심리기제로서의역사수정주의와넷우익그리고혐한론

젊은세대독자들은실감하기어렵겠지만,전후일본의번영은1980년대말에절정에이르렀다.이때많은전문가들이일본이곧미국을능가할것이라내다봤다.하지만일본경제는이런예측이나오자마자붕괴되었고,1980년대까지만해도코스모폴리타니즘이대세였던일본사회는일거에정체성위기에휩싸였다.이책은경제거품이꺼진것에때맞춰봉인이해제된과거사문제에직면하게된일본인들의불안과당혹감등1990년대일본의혼돈을생생하게보여준다.

정치경제의혼란은청년세대를직격했다.격차사회가청년들을압박하고,내셔널리즘과우익에귀의하는청년들이늘어났다.만화같은서브컬처가청년들을유혹했다.이책은우익만화가고바야시요시노리가역사수정주의를대중화시킨과정,‘새로운역사교과서를만드는모임’(새역모)의교과서전쟁,넷우익과혐한론의발호등을살펴본다.특히고바야시요시노리의만화『전쟁론』이청년세대에미친영향은지대했다.대동아전쟁을긍정하고군대보유필요성까지주장하는이만화에젊은이들이열광했다.이제평화,민주주의,고도성장같은것은자신들의일상과는무관한‘딴세상’이야기가되어버렸다.민주주의,시민운동,인권은학교에서나접할수있는질감없는언어였고,그런언어들을구사하며‘멋진척하는’좌파들에게적의를품게되었다.이틈을타미군에의해전전의역사가왜곡되었다며‘자학사관’을벗어나일본의근대사를국민의자긍심을높이는방향으로다시봐야한다는우익의움직임이‘새역모’로세력화됐다.일본군위안부,난징대학살등과거사문제를통해일본의‘과오’들이드러났지만일본의새로운세대는그런과거사를학교에서배우지못했다.일본사회는지난잘못을진지하게대면하고성찰하기보다는내셔널리즘의프레임을동원해우회하는길을택했다.

탈냉전이후일본좌파의몰락

2009년민주당의집권은탈냉전이후일본의총체적보수화과정의‘막간극’에불과했다.1990년대들어일본은장기불황이지속되고주변국과의과거사,영토갈등이빈번하게전개되면서보수우익의결집이이뤄지고있었다.중도우파계열의민주당정권이일본의진로를바꾸려면왼쪽에서함께함께힘을모을필요가있었으나일본의좌파정치는1980년대후반을정점으로존재감을잃어갔다.

사회당은집권가능성은없었으나개헌저지선을확보함으로써냉전시기일본의‘호헌평화주의’를지키는역할을해왔다.하지만동서대립의축약판인자민-사회당동거체제속에서‘만년야당’으로안주하다,자민당장기집권체제가금권스캔들로무너진1990년대중반정계개편속에서사회당도함께몰락했다.자민당과의연립정권을구성한뒤에는미일안보조약,일장기·기미가요,자위대등에대한종래입장을180도전환하면서‘호헌평화주의’의정체성을상실했다.

언론에서도국제협조주의노선의「아사히신문」등의영향력이지속적으로약화됐다.2002년북한의일본인납치문제가사실로확인되자진보좌파여론은충격을받았다.2014년일본군‘위안부’문제를이슈화시키는데적극적이던「아사히신문」이제주도에서군위안부를강제연행했다는요시다세이지의주장을검증없이실은초기위안부보도에대해잘못된기사라고철회한것은2차충격이었다.언론지형의전반적보수화는결과적으로아베장기독주체제에적지않게기여한셈이되었다.좌파의총체적몰락으로1990년대후반본격화한역사수정주의와우경화에대항할정치·사상적진지는사라졌다.

3·11과네오콘세력의전면화

1990년대탈냉전이후일본은정체성위기에휩싸였다.냉전구조가해체되면서국제사회의한복판에내동댕이쳐진것같은불안감이일본인들을휘감았다.동아시아에서반공동맹이라는국제정치적전선이사라지자봉인됐던과거사의책임을묻는흐름이‘일본군위안부’문제로대두되면서과거사사죄와반성,청산없이구축된일본의‘폐쇄된평화주의’의위선을재확인하는계기가됐다.위안부문제는한국과일본의관계차원을넘어‘전시성폭력’문제라는국제사회공통의어젠다로승격됐다.과거사가가져온충격은일본내보수우익들을결집시키는계기가되었으며,일본의국수적내셔널리즘은이런정체성불안속에서자라나기시작했다.2002년북한의일본인납치인정은가해자일본을피해자지위로둔갑시켰는데아베는이과정에서신보수주의의핵심인물로떠올랐다.또한센카쿠열도(중국명댜오위다오)중일분쟁,한국과독도영토갈등등을일으키며‘강한일본’을희구하는열망을확산했다.

일본은3ㆍ11앞에무기력했다.그동안국제사회에서일본이가진위상이한순간무너져내렸다.‘작고안전한나라’라는새로운미래상이제시되고원전마피아를비판하며탈원전을주장하는목소리가분출되기도했지만결과적으로이러한목소리는곧아베로대표되는복고적성장주의와의대결에서패배했다.당시정권을잡고있던민주당은탈원전정책을추진하려했지만미국의견제로좌초했고,재난수습과정에서인상적인모습을보이지못하고3년3개월여만에정권을내놓아야했다.

『네오콘일본의탄생』은재집권한아베가‘총리독재’체제를구축하고,평화헌법을무력화한과정,종전70주년을맞아발표한‘일본이더이상타국에사죄하지않겠다’는선언의의미를한·일관계차원에서검토한다.2015년가이드라인으로불리는미·일방위협력지침개정과그후속조치인안보법제제·개정등이일본을‘스스로의판단으로전쟁을개시할수있는나라’로만들었음을짚어본다.일본의전략국가화를꾀한아베가‘인도-태평양’이라는지정학적구상을창안한과정과그의미를‘미·일동맹’강화라는문맥에서고찰한다.이와함께일본이최근의욕적으로추진하고있는반도체산업부흥전략을강제안보와함께한·일관계맥락에서검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