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한 조선인 가미카제 대원의 영혼을 귀향시키기 위한 | 어느 일본인 여배우의 지극한 마음의 기록)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한 조선인 가미카제 대원의 영혼을 귀향시키기 위한 | 어느 일본인 여배우의 지극한 마음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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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본, 그리고 일본인들이 사랑하는 배우이자 원조 한류 전도사인 구로다 후쿠미의 상극相剋의 韓·日 관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지극한 휴머니즘의 기록. 태평양전쟁 당시 죽음의 가미카제 조종간을 잡아야만 했던 한 조선인 청년의 영혼 귀향을 위해 헌신해 온 작가가, 영향마저 귀향을 거부당한 채 불귀의 객으로 떠도는 조선인 병사들의 귀향을 기원하며 ‘귀향기원비’를 건립하기까지의 지난한 세월 속 발자취가 눈시울을 적신다. 그 과정 속에서 한국인들의 반일反日의 원형과 그 핵심 형질로써 한국 사회 일부에 만연한 배신과 협잡, 무책임이란 코드가 ‘반일감정’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상승효과마저 발휘하는지 생생한 체험을 통해 담담하게 진술한 논픽션이다.
저자

구로다후쿠미

배우,수필가.1956년출생.도호가쿠엔(桐朋學園)대학연극과졸업.배우로서활약하는한편,예능계의손꼽히는한국통으로잘알려져있다.1980년대부터한국을오가기시작,30여년에걸쳐방송,저작물,강연등을통해한국이해를위해노력해왔다.2002년한일월드컵축구일본조직위원회이사,한국관광명예홍보대사등을역임.그같은공적을인정받아2011년에는한국정부로부터〈수교훈장흥인장〉수훈.저서에『서울마이하트』,『서울의달인』시리즈,『구로다후쿠미의한국둘러보기∼서울근교여섯가지여행』등다수.

목차

한국어판서문_새로운출발을위하여

프롤로그_반일反日의표적이된위령비
조선인병사를떠올린다/이런꿈을꾸었다/묘한꿈은이어지고있었다/왜‘자위대’라고했을까?

01_두개의이름,미쓰야마후미히로(光山文博)와탁경현卓庚鉉
‘혐한嫌韓’이라는단어가등장하고…/처음찾아간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그꿈’을신문에발표하다/일명미쓰야마후미히로,탁경현은누구인가?/‘특공의어머니’도리하마도메를다룬텔레비전프로그램/부산으로,친척들과의대면/예전에있었던‘탁경현현창비顯彰碑’건립움직임/탁경현의고향을찾아가자!

02_지란,오키나와에세워졌던조선인특공병위령비
아카바레이꼬(赤羽?子)씨와의대화①-꿈속의청년/아카바레이꼬씨와의대화②-청년의참모습/아카바레이꼬씨와의대화③-청년의최후/위령제와‘나데시코대隊’/나만이아니었던‘꿈’이야기/해마다열리는지란특공기지전몰자위령제/소녀들의환영幻影/오키나와로①-첫번째목적,평화의초석/오키나와로②-두번째목적,하얀산호조각

03_한국에서만난탁씨일족의수수께끼
서울에서살다①-『서울의달인』최신판/서울에서살다②-H선생과의만남/서울에서살다③-피부로느끼는한국/서울에서사는탁씨의본가本家사람/탁성룡씨와의대면/석비건립장소를발견?

04_학적부에서발견한또하나의이름‘다카다현수(高田賢守)’
2천만원의땅값!?/리쓰메이칸중학시절,제3의이름/교토약학전문학교시절,조기졸업/미쓰야마일가가살던교토를거닐다/
마음에스미는메일

05_석비비문을에워싼갈등
부지敷地를구하느라벌인행각/‘친일파’로여겨지지않도록/손자에게이어진레이꼬씨의꿈/제공받은조그만부지를앞에두고/꼬리를물고생겨나는석비의과제/장부대신은행계좌를개설/일본에서의평가

06_이야기가거대해져가는한국판‘평화의초석’
‘귀향기념비’투어를결정/사천시장의등장/한국미디어의호의적인보도/석비디자인은권위있는조각가의손에/지란과사천의불가사의한인연/팸플릿준비도완료/석비에관심을기울여준군인출신한국인들/H선생의허풍/「평화의초석건립시안」이란?

07_‘한일우호의가교’에떠돌기시작하는먹구름
2백평에서3천평,그리고…/비판의목소리/팸플릿배포중지/단세글자‘위해서’로인해/꽁무니를빼는한국관광공사/석비의운명은어떻게?/수수께끼같은토목업자의교란攪亂/격앙된K교수와의대결

08_반일단체의함성으로저지된제막식
최악의각오를한제막식전야/백지철회를선언한당국/‘반일’딱지붙이기의위력/참석을고사한한국의대학교수/반대파와의대치,진보연대와광복회/임시모면의사정설명회/“즉각돌아가라!”/우리만의제막식/‘반일’은‘비단깃발’?/설마했던철거/시민부재不在의‘시민감정’/사천시내의절에드러누운석비/‘반일’이라는울타리안의슬픔을보다

09_철거된석비를재건할땅을찾아서
10엔짜리동전크기의탈모를발견?/불구덩이속의밤을주워준법륜사法輪寺의자애/사천시에대한마지막주장/진심을담아새로운비문을썼다/엄숙하게거행된의식과함께재건이이뤄지다/H선생에대한불신이높아지다/뜻밖의선물

10_광복회관계자를상대로흘린뜨거운눈물
씨알도먹혀들지않는광복회간부/빈손으로발걸음돌린광복회본부방문/한층두드러지지않는곳으로/또다시넘어진석비/사욕私慾을넘어서/번져가는공감의테두리/언젠가석비가세워질그날까지

에필로그_‘진실을말해줄사람’이없어지기전에
미래를향한생각①/미래를향한생각②/‘진실을이야기하는사람이없어진다!’는안타까움의수기/우옹과귀향기원비/어느조선인병사의유족과야스쿠니신사

개정판후일담_법륜사와더불어걸어가련다
사천으로부터10년째의법요/‘전통사찰’지정이라는반가운소식/손님으로온공군병사들

후기_지혜와용기로한일의상극을넘어서고싶다

해설_구로다후쿠미는왜배신당했나?-구로다가쓰히로(黑田勝弘)

출판사 서평

〈꿈속에서만난조선인청년특공병〉

흔히한국통이자친한파한류전도사로잘알려진일본이사랑하는여배우구로다후쿠미.그녀는또한뛰어난에세이스트로서80년대초까지만해도한국에별관심이없던일본인들에게책과신문,방송등의미디어를통해한국의풍물과문화,한국인의일상을소개해왔다.

27년전인1991년작가의나이35살무렵,구로다후쿠미는일본남쪽섬을여행하던중한호텔의잠자리에서이상한꿈을꾼다.꿈속에구릿빛얼굴을한청년이밝게웃으며나타나‘천황을위해전사한것은억울하지않으나나의원래이름으로죽어있지못한것이아쉽다’고토로한다.

작가는이를계기로직접답사취재를통해서당시가고시마현지란육군특공기지에는모두11명의조선인특공대병사가존재했음을알게된다.그리고그11명가운데한명인미쓰야마후미히로라는병사가자신의꿈속에나타난청년일거라는확신을갖기에이른다.1945년5월11일,오키나와상공에서격추되어전사한미쓰야마후미히로(光山文博),한국명탁경현卓庚鉉.

〈귀향을거부당한조선인청년특공병들의영혼귀향을위하여〉
작가는그날이후,자신의꿈속에나타난청년이미쓰야마후미히로라는일본이름대신탁경현이라는원래한국이름을되찾고싶다고말한것으로받아들인다.그리고그소원을들어주는것으로는청년의위령비를청년의새로태어난조국대한민국에세워청년의넋이나마귀향시켜위로하는것으로대신하기로한다.

작가는분주한배우활동틈틈이야스쿠니신사를비롯한일본내의자료를찾고,수시로한국으로건너가탁경현의친인척을수소문하며도움을줄만한사람을찾는등자비를들여위령비제작건립에매진한다.그런노력과정성덕분인지몇몇한국인의도움을받아탁경현의고향인경남사천땅에위령비를건립,제막식행사까지성대하게치러질것임을사천시장으로부터약속받고한국관광공사도쿄지사장을비롯한유력인사들의참석까지약속받는다.

구로다후쿠미의이런노력은한국인들뿐아니라일본내에서조차한여배우의일방적인한국편애와무책임한동정주의로부터비롯한자랑과과시가아닌가하는의심을사고는했다.그러나일본인병사로전사한한특공병의영혼이단지조선인이기때문에일본에서무시되고외면받아온시간과,동족으로부터의‘전범戰犯’낙인에대한미안한마음과사과를건네야한다는양심의호소에자발적응답이었다는사실만은어떤경우에도변함없다.그리고그것이진실이다.

〈귀향기원비제막식저지,그리고배신과무책임〉

그러나구로다후쿠미의선의善意는‘귀향기원비’가설치되고,제막식을갖기직전에어이없게도배신을당하고만다.우여곡절끝에제작된‘귀향기원비’가원래설치됐던사천의체육공원에서공식적으로약속된제막식마저‘사천진보연대’와‘광복회경남지부’등의소위시민단체회원들에의해저지당한채쫓겨나고만것이다.‘친일부역자’,‘전범’이라는낙인구호가난무하는가운데시장등이한공적약속들은손바닥뒤집듯없는일이되거나취소되어버렸다.

그렇게갈곳을잃은채사천의한사찰에방치되어있던‘귀향기원비’와낙심한구로다후쿠미의손을잡아준사람은경기용인에있는사찰인법륜사의주지승이었다.그러나비구니주지승의각별한보살핌마저도‘광복회’등반일시민단체의완고한협박과위력앞에서는어쩔수없었다.서있어야할‘귀향기원비’는사찰경내의원래서있던자리에앞면만을드러낸채땅에반쯤묻힌채사람들눈에잘띄지않아야했다.그렇게탁경현을비롯한전사한조선인청년들은조국에돌아와서도여전히더낮은곳으로,그리고영혼마저도숨을죽인채더어둡고구석진곳으로숨어들어야했다.

〈상극相剋의韓·日관계를넘어서고자하는지극한휴머니즘의기록〉

일본인특유의과장도허황됨도없는정중함과담백함으로사실을진술해가는문장들에는일본이사랑하는여배우로서의위상과함께자신의내면세계와치열하게부딪히며진실앞에다가서려는에세이스트,작가정신의기품또한가득하다.고난과역경,비애와좌절속에서도격조를잃지않고절제함으로써이념적,민족적감정에경도되지않는‘중립적’가치또한작가의본모습이자작가가건네는메시지의미덕이다.

그런한편으로는오늘날현대한국사회마저도지배하는‘반일무죄’,‘친일유죄’현상에대해서는엄격한비판을아끼지않는다.특히에필로그장〈‘진실을말해줄사람’이없어지기전에〉는탁경현과마찬가지로특공병이었지만,출격하기전종전이된덕분에생존하게된한특공병출신노인(우옹翁)의수기를소개함으로써현대한국인들의‘반일감정’에대한작가의진심을대신하고있다.다음은‘어리석었을지는몰라도사악하지않았던’한생존노인의수기중일부분이다.삼가숙독熟讀을권한다.

(전략)
탁경현씨와저는나이도그당시20대전반으로같은세대였습니다.저희들세대는태어나면서부터일본국민이었습니다.그것도무기력하게나라를잃은선대들의원죄를물려받아병역의무가없는대신,참정권이없어일본인들로부터온갖차별을받는열등한2등국민이었습니다.그서러움은젖먹이나이때부터일본에서자라난저에게는더욱직접적으로피부에와닿았습니다.
같은동족어른들사이에서‘조선독립’이라는속삭임이간혹어렴풋이들리긴했지만,그것은시궁창에서살고있는소녀가꿈속에서신데렐라를보는것만큼이나현실성이없었습니다.그러한가운데태평양전쟁이시작되었고,이어서조선인에게도병역의무가주어져저자신이징집1기에해당되게되었습니다.사실이지두려웠습니다.죽는게무서웠습니다.
그런데그무렵부터저희들을대하는일본인들의태도에변화가보이기시작했습니다.전에는바로대놓고‘조센진(朝鮮人)’하고민족을비하하여부르던그들이그말을쓰는것을스스로금기시하게되고,대신지역을말하는‘한토진(半島人)’이라고부르기시작했습니다.저에게“너희들에게도곧참정권이주어져서우리들과같은권리행사를하게될것”이라고말하는일본인친구가늘어났습니다.
저는저희들에게주어진병역의무를긍정적으로생각하게되었습니다.즉우리들이전쟁터에나가서죽는대가로,뒤에남은동족들의지위가크게향상되리라는것을믿게된것입니다.저에게는징집영장이바로오지않고,본적지면사무소에와서영장을받아입대하라는면장으로부터의전보가전달되었습니다.
그래서저는난생처음보는고향면을찾아가하룻밤을자고,이튿날국민학교교정에서열린환송행사에다른입대장정들과함께참석하였습니다.많은고향어른들이저희들의장도를격려해주셨고,고향후배인학생들이손에손에깃발을들고흔들면서환송을해주었습니다.
저희들은자랑스러운마음으로당당하게입대하였습니다.기왕에죽을바엔일본인병사들보다더용감하게죽어서조선젊은이의기개를보여주려고하였습니다.어리석었을지는몰라도사악하지는않았습니다.이상이반민족행위자인저의변명의전부입니다.
고향에서제가보았던환송행사가사실은일본의강압에의해이루어진거짓행사였다는말을귀에못이박이도록들었습니다.그런데그게모두내탓은아니고남탓이었을까요?우리들가운데어느한사람도나라잃은선대들의원죄로부터자유로울수없습니다.그사실을겸허하게받아들여서이제는구차스러운변명은하지않았으면합니다.
다만,지금반민족행위시비에휘말리고있는세대의대부분이어떻게되어서이든간에잃었던나라를되찾고,6·25전쟁에서나라를지켜냈고,오늘의대한민국위상을이루는데기초를닦은세대이기도하다는것만은기억해주십시오.
(후략)

〈사람이기때문에건네고건네받아야하는위로와구원救援〉

일본의많은독자들이생존자인‘우옹’의수기를읽고위안과구원을받는심정이었다고한다.사실은누구보다그시대를고통스럽게받아들여야할우리가‘우옹’의메시지로부터위로와구원을구해야하는게아닐까?

더불어일본인들이사랑하는여배우구로다후쿠미가던지는메시지또한우리가가슴으로담아낼수만있다면,민족과이념이라는‘사악함’의유혹으로부터해방을맛보는순간이되어줄것이다.그순간우리는진정한‘현대’한국인으로서일본인들과단순한이웃나라관계를넘어공통의미래를꿈꾸는일에도주저함이없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