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배신 (인문학은 N포 세대를 구원할 수 있는가?)

대학의 배신 (인문학은 N포 세대를 구원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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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대학의 배신』에서 대학 교수이자 행정가인 저자는 미국 역사 속 교육 논쟁의 맥을 짚어가며 지금 우리의 대학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되묻는다. 전공을 막론하고 직업교육소를 자처하는 대학은 고작 몇 년의 취업 준비 기간을 넘어 한 사람의 생애, 다음 세대의 진보, 사회의 변화를 기약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제는 아무도 대학에 이런 역할을 기대하지 않는 것일까? 교양교육에 관한 논쟁의 역사를 통해 오늘날 한국의 대학을 돌아본다.
저자

마이클로스

저자마이클로스(MichaelS.Roth)는교수이자대학행정가이며웨슬리언대학교의16대총장이다.뉴욕브루클린에서태어난마이클로스는그의집안에서대학에간첫세대이다.웨슬리언대학에서3년만에학업을마치고수석졸업의영예를얻었으며,이후1984년프린스턴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2000년캘리포니아예술대학의총장이된그는교양교육과학제간연구를강조하는방향으로학교의커리큘럼을바꾸기위해노력했다.웨슬리언대학교의총장이된이후엔커리큘럼에힘을불어넣고,인플레이션에따르는등록금인상중단과3년과정의학위프로그램등웨슬리언의교육을변화시켰다.그는가난한학생들을위한대출을보조금으로대체했고,무거운금전적빚없이대학을졸업하는일을가능하도록만들었다.이책은미국대학교육의미래와씨름하고있는학생과그들의가족,교수진과정책입안자들을위한훌륭한도구역할을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들어가며

01누구를위한,무엇을위한교육인가?

교육은자유를수호한다
쓰레기더미에서최고의인재를발굴하다
자유로운탐구를위한교육
여전한차별,계속되는악습
배움이인간을자유롭게하다
진정한교육은학교밖에서도이어진다
단순한책벌레가아니라능동적인학자로
자신과세계사이에서균형잡기
지식과비판적지성이공존하는대학

02교육은어떻게세상을바꾸는가?
경제적독립을넘어평등으로
연구중심대학과자유교양교육
자신을극복하고사회에기여하기까지:제인애덤스
세상과의조화는자신의무지를깨닫는데서부터:윌리엄제임스

03배움의주체와소비자사이에서
새로운대학을꿈꾸다:벤저민프랭클린
보다현실적인교육을위하여
대학,변화의중심에서다
커지는대학,늘어나는교수들
캠퍼스라이프,학생문화의태동
교양교육은꼭필요한가?
전문성이전부는아니다
강의평가제:학생,대학의또다른주체가되다
상대주의의함정:근본적질문앞에무기력한대학
상품으로전락한대학교육
누구나대학에가면왜안되는가?
다시교양교육의의미를묻다

04자신과사회를변화시키는교육
실용주의에관한논란:과거는현재를위해,교육은현실을위해
교양교육의방향에관한다양한논의
비판적사고의함정과교양교육의길

나가며
감사의말

해제|한국의대학에서교양강의는이미다른개념이되었다(오찬호)

출판사 서평

학문의금자탑인가,취업사관학교인가?
교양교육에대한논쟁의역사를통해대학의의미를묻다


단군이래최고스펙과사상최악의취업난이교차하며대학을관통한다.사회는대학을나서는학생들에게어떻게든최고의인재가되기를,대학에는어떻게든쓸만한일꾼을배출하기를요구한다.대학은배움이아니라미래에대한투자.고로대학에서의강의는미래의이익을극대화하는게아니면의미가없다.그러나그‘미래’는어디까지의미래인가?전공을막론하고직업교육소를자처하는대학은고작몇년의취업준비기간을넘어한사람의생애,다음세대의진보,사회의변화를기약할수있을까?아니면이제는아무도대학에이런역할을기대하지않는것일까?교양교육에관한논쟁의역사를통해오늘날한국의대학을돌아본다.

■이책은

2015년5월15일스승의날.전대기업회장이자모대학의이사장이서울중앙지검으로들어섰다.그는대학특혜비리에연루되어검찰로부터출석요구를받은입장이었다.취재기자들의질문세례를피해건물안으로들어가려던그의곁에두명의학생이나타났다.그가이사장으로있는대학의학생들이었다.한학생의손에는‘???이사장님사랑합니다.’라고적힌종이가,또다른학생의손에는카네이션이들려있었다.학생들은그에게카네이션을달아주었다.학생들은그가“새건물을짓고생활공간을넓히는등학교를발전시켰다”고말했다.
2008년기업에인수된해당대학은지난7년간한국‘대학개혁’의최전선에있었다.경제를떠받치는요소와직접적관련이없는학문분야는‘비효율적’이란이유로축소되었지만캠퍼스의시설은한층세련되어졌고취업준비에도움이되는‘실용적’과목들이늘어났다.대학은필수교양과목으로회계학을신설하는등학생들을눈앞의미시경제에적응시키는것을목표로삼았다.어떤학생은이를‘대학의발전’이라표현했지만또다른이들은‘대학의배신’이라말했다.

왜교양교육인가?
세계최고의명문대학이라는하버드는교육의목표가‘자유교양교육’임을분명히하고있다.이것은비단하버드만의교육방침이아닌,전세계명문대학들의공통된선언이기도하다.왜그럴까?대학입학에그토록헌신하는우리의교육문화는한번도왜세계유수의대학들이지금이시점에교양교육을전면에내세우는지에대해선묻지않았다.
이책은교양교육의번영과몰락을주장하기전에우리가몰랐던,그러나알아야할문제들에대해말하고있다.그를바탕으로교양교육에대한지금우리의인식이얼마나잘못된것인지를드러낸다.왜세계최고의대학들이전공강의나연구수행만큼이나교양교육에힘쓰고있는지,왜우리대학은세계에나가면그경쟁력을잃는지,왜기업은쓸만한인재가없다고말하고,왜사회는생존에만급급한청년들을비난하는지…….경쟁과비판의논리만으로는설명되지않았던대학교육을둘러싼복잡한담론의중심에‘교양교육’이있음을알수있다.

교양교육을둘러싼논쟁의역사
대학교육을둘러싼논쟁은미국내에서도건국초기부터지금까지꾸준히있어왔다.인본주의적입장에선이들은개인에게자유를주고건강한시민을길러내기위해대학이필요하다고주장했다.반대로도구주의에입각한이들은대학교육이실용적인직업교육이어야한다고주장했다.대표적으로벤저민프랭클린은대학에서가르치는내용의무익함을비꼬았으며당시고등교육에속하는학문대부분을쓸모없다고여겼다.
학생들이명문대학에가서정말필요한지식을얻는게아니라자만과허영심만채워서나온다는비판은지금까지도계속이어지고있다.스티브잡스나마크주커버그처럼대학을중퇴했음에도성공한기업가들은대학에가는대신세상에나가자신이원하는것을배우라며사람들을자극한다.그러나재능있는소수는혁신가가될수도있겠지만,그외의다수는소비자로남게될것이다.게다가시장에서성공하는것,그것만이중요한대학교육의목표란말인가?대학교수이자행정가인저자는미국역사속교육논쟁의맥을짚어가며지금우리의대학들이무엇을해야하는지되묻는다.

누구를위한,무엇을위한대학인가?
오늘우리대학의유일한논리는‘경쟁’이다.경쟁에도움이되지않는강의나학과는철퇴를맞고,반대로경쟁에쓸모가있는학과는날로몸집을키운다.전공은이공계와경영학과가,교양은각종회계학과‘비즈니스예절’,‘이미지메이킹’따위의강의가잠식한지오래이며,문화와예술의가치조차취업률로평가된다.교양교육이부가적인,혹은쓸모없는뭔가가된후대학역시학문의금자탑이되기보단취업사관학교가되기를자처해왔다.사회는대학문을나서는이들에게이혹독한세상에서살아남을것을,그러는동시에이혹독한현실을바꿀것을주문한다.저자는불가능해보이는이두가지주문을수행하기위해대학에필요한것이바로‘교양교육’이라고말한다.기업이오늘날청년에게기대하는혁신과새로운것을배우는능력,사회가그들에게요구하는공감능력과시민정신,또그들이그들자신으로살아가기위해필요한자유와비판적사고력…….이런것들은오로지교양교육을통해서만성취될수있기때문이다.

책속으로추가
급격한산업화시대,모든사람들이부를찬양하는시대에는그어느때보다삶의수단을목적으로착각하는세태를비판할사람이필요하다.듀보이스는‘재능있는1할’에속하는젊은이들이오늘날로치면골드만삭스의인턴이되거나,교외에별장을가진부자들틈에끼어들려고애쓰기를원하지않았다.기득권층에성공적으로편입되는것은재능을제대로사용하는길이아니었다.듀보이스는오늘날우리사회에도유효한말을남겼다.“우리사회는선생을가르칠만큼폭넓은교양을갖춘인재들을길러낼준비조차되어있지않다.그럼에도모든것이문제없이돌아가리라낙관하는것은성공이라는환상에취한산업주의에지나지않는다.”
폭넓은교양을갖춘인재란대학을나온사람들을가리켰다.대학은학생들에게지식의세계를열어주고,학자들이새로운지식을창조할수있는안식처가되어야했다.듀보이스는진정한교육은사회를잠식하는물질만능주의와거리를두어야한다고주장했다.그는대학교육이자유로가는길인동시에막중한책임을짊어지는일이기도하다고생각했다.대학은스스로의가능성을믿는학자를길러내는동시에,타인의삶을구원하기위해노력하는문화의전도사를길러내야하기때문이다.
-《02교육은어떻게세상을바꾸는가?》중에서

하버드총장제임스브라이언트코넌트(JamesBryantConant)는학부생들에게다음과같이말했다.
“대학교육의가장중요한기능은학생이독립적으로사고할수있도록이끌어주는것이라고생각합니다…….어떤질문을던졌을때다른답이있을수있는지,다른사람이나다른시대의견해는어떤지알고자하는욕구는그가교육받은인간임을보여주는증거입니다.교육은정신을인습이라는속박에가두는것이아니라정신이끊임없이성장할수있도록양분을공급해야합니다.자기힘으로생각하십시오!지식을흡수하고자신보다경험많은이의말에귀를기울이되,남이자기대신생각하도록내버려두지는마십시오.”
우리자신의자유와독립은남이나대신생각하도록허용하지않는데서출발한다.그렇게하려면배움을위한배움,즉교양교육이필요하다.
-《03배움의주체와소비자사이에서》중에서

1960년대만해도상업적가치로환원할수없는형태의교육은그나름대로대중의지지를얻고있었다.50년전마이크니콜스감독의영화《졸업(TheGraduate)》에서맥과이어는“플라스틱에미래가있다”는말을계속해서반복한다.감독은맥과이어를통해물질만능주의에젖은기성세대를풍자했다.교양교육의개념과그효과가완전히정립되지않았던시기였지만,당시교육자들과대중은여전히균형잡힌교육과비판적사고를높이평가했다.
20세기를거치며대학학위를받으려는학생들의수는급격히증가했다.이때문에대학교육을받으려는사람이필요이상으로많다고비판하는이들이꽤많다.이들은저임금업종에종사할사람들이문학이나역사를배울필요가있는지의문을표한다.또한왜젊은벤처기업인들이자신의웹기반아이디어를상품화하는데필요한것이상의교육을받아야하느냐고질문을던진다.이들이보기에우리는모두교육시장에서자신이아는것,또는알고싶은것을골라담은‘재생목록(playlist)’을사고파는사람들이다.대기업에서더좋은자리를얻는데필요한자격만따면되는사람이무엇때문에역사나생물학,정치학을배우겠는가?
오늘날의세상은곧바로핵심으로들어가는것을권한다.금융권에선‘중개배제(dis-intermediate)’라는말을쓰는데,거래에서중개역할을하는단계를건너뛰어거래를활성화한다는뜻이다.사람들은교육에관해서도마찬가지로‘파괴적혁신’을통해교양교육을중개배제할수있다고이야기한다.오늘날이라면영화《졸업》의맥과이어는고등학교를졸업하는젊은이에게‘디지털미디어’나‘어플리케이션’이라고속삭일지도모른다.하지만요즈음관객들이과연이것을풍자라고생각할까?
-《04자신과사회를변화시키는교육》중에서

과거와현재의결정적인차이가하나있다.바로‘대학의변화’다.과거의대학이정의롭고옳았다는것이아니다.다만,지금처럼‘취업사관학교’는아니었다.
민주주의는그단어에서풍기는고상함때문에라도직접적인폄하의대상이되긴힘들다.하지만다른‘어떤것’을지나치게강조하면의도하지않은결과가나타난다.지금의대학생들이노출되어있는‘과거와는다른공기’는어떤것일까?이를이해하기위해서는대학생들이어떻게살고있는지부터이해해야한다.‘경쟁완전체’란표현이적절해보인다.일생이경쟁이었는데도무지끝이보이질않는다.자본주의가원래그런거아니냐고하는사람도있겠지만이들은원래보다(조지오웰의표현을빌리자면)‘더블플러스’로고통스럽다.초등학교입학전부터사교육을받으면서대학에왔는데취업을위해‘9종세트(학벌,학점,영어점수,어학연수,공모전,자격증,봉사활동,인턴,그리고마지막은충격적이게도성형수술)’를준비해야하는황당한사회를살고있다.대학생들은이과정에서필연적으로‘자본주의사회는어쩔수없다’는이야기를반복적으로듣고또스스로에게한다.이사회를탈출하지못하는이상,정신적무장이라도해야하기때문이다.‘왜이렇게경쟁해야하는가?’라는대안없는비판에전전긍긍하는것보다,‘어차피경쟁은피할수없다’는식의수긍이차라리속편하기때문이다.
이‘주술’에지속적으로노출되면서‘자본주의’는신성불가침의영역이된다.그리고다른한쪽인‘민주주의’는그의미가퇴색된다.
-《해제|한국의대학에서교양강의는이미다른의미가되었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