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따먹기 (안재덕 시집)

땅따먹기 (안재덕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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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땅따먹기’는 남의 땅을 빼앗는 게임이다. 무엇이든 남보다는 더 많이 차지하고픈 인간의 심리는 원초적 본능에 가깝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본능을 “생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으로 나누었다. “생의 본능은 모든 신체적 욕구의 정신적 대표자이므로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는 이러한 욕구를 만족시켜야 하며 생의 본능은 죽음의 본능을 극복하고 지배권을 획득하고 죽음으로의 하강을 방해하고 지연시킨다”고 하였다. 남보다 땅을 많이 가지겠다는 것도 그 에너지로 살아갈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다. 내가 차지한 땅은 나의 영역이기에 지배권이 발동한다. 아이들의 놀이에도 규칙이 있고 아이들만의 세상이 있다. 게임에서 권력이 되는 것은 땅이다. “내 땅이야,/ 아니야 내 땅이야!/ 목소리 높아지고 울음이 터져” 나온다. 규칙이 깨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차지한 땅은 “네 이놈들!/ 그게 어디 네 땅이냐 내 땅이지!”라는 사랑방 영감님 호통에 종일 흙 묻은 손으로 빼앗은 땅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땅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세상을 떠날 때 누가 한 뼘이라도 땅을 가지고 갈 수 있는가. 부동산투기로 많은 재산을 축적하고 “백 채의 집”을 소유했다고 해도 내가 사용할 땅은 한계가 있다. 잠자리는 몸을 눕힐 침대 하나면 족하다. 「땅따먹기」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놀이’를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래 작품도 유사한 맥락을 보여준다.
저자

안재덕

시인
거제대학교사회복지학과졸업
방송통신대학교청소년교육학과졸업
서울사이버대학교재학중
2021년계간「착각의시학」신인상

목차

*시인의말…5

1부
발자국…12
장미꽃문신…13
매미의진실…14
매생이국…15
땅따먹기…16
자리싸움…17
파종하다…18
도시어부…19
앉은뱅이책상…20
뿌리…22
돌멩이…24
부활…26
태풍…27
섬게가는길…28
꿈을심다…29
지문…30
부자지간…31
그리운당신…32
나의할아버지…33

2부
뒷바퀴…36
울할머니…37
그대…38
미학…39
밥상…40
까치부부…42
기도…44
커피2…46
낚시…48
청맹과니…49
버려진자전거…50
처방전…51
철야작업…52
속도를찾다…53
윷놀이…54
물량팀젊은이…56
흑산도홍어…58
코로나시대…60
빈집…61
빈의자…62
가을비…63

3부
사연들…66
산행…67
외로우면울어…68
텃세…69
겉과속…70
노인…71
기득권…72
육군병장일기…74
마지막편지…76
점둥이…78
비정규직노동자…80
청소부…82
부고…84
구멍난양말…86
밥한끼…7
친구…88
모나미볼펜…89
거울…90
10월벚꽃…91
갯바위…92
가을편지…93

4부
항아리1…96
항아리2…97
틈새…98
억새…99
분재…100
계곡물…101
고라니…102
이불…103
민들레…104
잡초…105
달무리…106
식구…107
휴식…108
비비추꽃…109
장마…110
정상에올라…111
도시해녀…112
황태국…114
피튜니아…116

*해설-관계를형성하며함께살아가는방법/마경덕(시인)…118

출판사 서평

[츨판서평]
소소한일상,시가그곳에있다
안재덕시는친근하다.일상에서흔히볼수있는우리의이야기에서시(詩)의모티브(motive)를찾기때문이다.〈장미꽃문신〉(13p)-오뉴월태양아래짐을나른다/홍당무처럼익은얼굴/구슬땀줄줄흘리는저청년(1연),검고튼실한팔뚝/담벼락을타고오르는장미가/사람의몸에도피었다//덩굴장미는/찬바람이불면지고말겠지만/저팔뚝에뿌리내린장미는/사계절지지않을것이다(3연,4연)-시에는‘덩굴장미문신’을한청년이등장한다.그청년은고단한삶의무게를짊어졌지만,그가얼마나강한의지와꿈이있는지‘저팔뚝에뿌리내린장미’로시인은대변하고있다.
〈도시어부〉(19p)-작은트럭한대/길목에서서/오가는사람을낚으려그물을던진다//“싱싱한꽃게,동태나조기도있어요”(2연,3연),그물에걸리지않는/사람들은그냥스쳐지나간다//언제다팔고돌아가나/번번이헛손질이다(4연,5연),종일빈그물들어올리며/내일잡으면되지뭐/위로하는저도시의어부(6연),내일이있다고/바다는빈손으로집으로돌려보낸다(7연)-생선장사의그물질이영서툴다.아마비린내나는초보생선장사꾼인가보다.모든물고기를품고있는바다(세상)가오늘은도시어부를빈손으로돌려보낸다해도,빈그물에도스스로위로할줄아는도시어부는‘내일’이라는‘희망’이있어낙심하지않는다.

비정한현실게임,승자는없다
시인은나와네가서로대척해맞서탐욕을채우는현시대를고발하고자유경제속무한경쟁에서공동체삶을떠받치는그무엇이상실되어가고있음을성찰한다.그러면서‘네이놈들!’(〈땅따먹기〉)영감의입을빌어호통하기도하고,‘다쫓아버렸다네’(〈자리싸움〉)다툼이멈춘까닭을전달하고,‘마음비우라’(〈처방전〉)며아귀다툼에서벗어나는비책을제시한다.암울한현실이지만‘내일을설계’(〈물량팀젊은이〉)하자고한반면,현재가중요함을‘오늘은내일을이기지못한다’(〈기득권〉)라며오늘의문제에귀틀어막고입다물지말자고한다.절망끝에죽음을선택한한노동자가‘흔적도없이사라졌다’(〈비정규직노동자〉)며노동현장을목도했으며,고약한‘나의악취를지우는사람’(〈청소부〉)청소부의행위를통해사회가정화되길염원했다.
유년의놀이‘땅따먹기’를빗대어‘돈따먹기’에치열하다못해비열한경쟁을유희적단어인‘게임’이라말하는것은비정한현실을외면하고싶은마음에서비롯된게아닐까.
안재덕시집《땅따먹기》는너와네가있음으로세상이존재함을다시생각하게한다.

[서평]
“작지만없어서는안되는”것들의관계를통해
이세상이“존재하는이유”를발견

부잣집마당에동그라미크게그려놓고/병뚜껑가지고가위바위보/한뼘씩땅따먹다가싸움이붙었다//내땅이야,/아니야내땅이야!/목소리높아지고울음이터져나오자//네이놈들!/그게어디네땅이냐내땅이지!//사랑방이열리고영감님호통에//손탈탈털고/돌아서는아이들//종일빼앗은땅/순식간에사라졌다/흙묻은손이눈물을훔친다
-「땅따먹기」전문

‘땅따먹기’는남의땅을빼앗는게임이다.무엇이든남보다는더많이차지하고픈인간의심리는원초적본능에가깝다.프로이트는인간의본능을“생의본능”과“죽음의본능”으로나누었다.“생의본능은모든신체적욕구의정신적대표자이므로생존과번식을위해서는이러한욕구를만족시켜야하며생의본능은죽음의본능을극복하고지배권을획득하고죽음으로의하강을방해하고지연시킨다”고하였다.남보다땅을많이가지겠다는것도그에너지로살아갈권력을획득하는것이다.내가차지한땅은나의영역이기에지배권이발동한다.아이들의놀이에도규칙이있고아이들만의세상이있다.게임에서권력이되는것은땅이다.“내땅이야,/아니야내땅이야!/목소리높아지고울음이터져”나온다.규칙이깨진것이다.그러나그들이차지한땅은“네이놈들!/그게어디네땅이냐내땅이지!”라는사랑방영감님호통에종일흙묻은손으로빼앗은땅은순식간에사라졌다.
땅은언제나그자리에있다.세상을떠날때누가한뼘이라도땅을가지고갈수있는가.부동산투기로많은재산을축적하고“백채의집”을소유했다고해도내가사용할땅은한계가있다.잠자리는몸을눕힐침대하나면족하다.「땅따먹기」는인간의끝없는욕망을‘놀이’를통해보여주는작품이다.아래작품도유사한맥락을보여준다.

칼바람과씨름하며/양철통에불피워놓고/해산물경매받아좌판펼치던노파들//보이지않는다/오늘쉬는날인가?//그게아니고자기들끼리싸움이붙어/수협에서다쫓아버렸다네//지나가던노인이일러준다//시간이지나자/외진골목초라한할매/좌판펼쳐놓고/파리와씨름중이다
-「자리싸움」전문

이제싸워야할대상은‘비린내’를맡고달려드는‘파리’이며“한숨과무료함”이다.양철통에불피워놓고해산물좌판펼치던노파들,좋은목을차지하려고다투더니그자리에서쫓겨나고말았다.서로차지하려던그자리는수협에서소유한땅이었다.결국외진골목으로밀려나파리만쫓고있다.
삶의교훈을메시지로채택한「자리싸움」은눈앞의작은이익에눈이어두워큰것을잃어버리는인간의어리석음과이기심을잘드러낸작품이다.안재덕시인은알기쉬운화법으로시를쓴다.그러나그속에는보통사람들의삶의“엑기스같은진실”이들어있다.
(중략)
시인의“시적궤적”을읽어내기위해무엇보다중요한것은그언어를떠받치는시인의진지한“삶의형식”에있다고한다.서정시를구현하는그힘은과거의장소에서또는현장에서발생한다.자신의생각이펼쳐지고실현되는장소에서안재덕시인은진정한“삶의의미”를살피며“성찰적자세”로세상을돌아본다.타인에대한이해와관대함이부족한시대에다양한풍경을조명하고관계를형성하며함께살아가는방법을모색한다.본능적으로무리를지어살아가려는인간에게는두가지의상반된욕구가있다고한다.자율적으로생각하고판단하며행동하려는욕구와다수의사람들이모인어떤집단에소속되어보호받고또지지받고싶어하는욕구이다.결국인간은고립되어살수없는존재이다.안재덕시인은“작지만없어서는안되는”것들의관계를통해이세상이“존재하는이유”를발견하고있다.
-해설중에서/마경덕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