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와 자유 (에스파냐 아나키즘 운동의 역사 | 양장본 Hardcover)

토지와 자유 (에스파냐 아나키즘 운동의 역사 | 양장본 Hardcover)

$32.97
Description
에스파냐 아나키즘 운동과 새로운 사회 건설, ‘토지와 자유’
“고용주의 부인은 마음껏 자녀들을 먹일 수 있지만 노동자의 아내는 사실 그렇게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는 착취를 영원히 종식시키고 모두가 ‘능력에 따라 일하고 필요에 따라 소비하기를’ 바라고 모두가 일을 하고 모두가 빵을 먹기를 바랍니다.”

1936년 7월 아라곤 지방 몬손 군의 알캄펠 마을에서 구성된 혁명위원회 토론에서 한 의사의 질문에 의장이 대답한 말이다. 의회주의 정치 활동을 배격하고 생산수단의 집산화와 자유, 국가 폐지, 자유지상주의 사회 건설을 목표료 삼는 아나키즘. 20세기 전반기 에스파냐 노동운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아나키즘 운동은 특히 에스파냐 현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다. 이 책은 세계 노동운동사에서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에스파냐 아나키즘 사상과 운동, 실천을 실증적으로 연구한 국내 보기 드문 책이다. 에스파냐 현대사 연구자인 경북대 황보영조 교수가 당시에 간행된 신문과 잡지를 비롯한 정기간행물과 공식 기록문서, 팸플릿,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1차자료와 그동안 축적된 단행본, 논문을 바탕으로 집필했다. 특히 20세기에 활약한 개별 아나키스트들의 사상과 활동, 인간적 측면까지 회고록과 편지, 일기를 통해 생생하고 상세하게 조명하고 있다. 운동의 노선과 전략을 둘러싼 대립과 분열, 합법주의의 비합법주의, 대중 파업과 테러 활동, 내전 참여와 지역의 농업집단 운영에 이르기까지 에스파냐 아나키즘의 빛과 그늘이 가감 없이 드러나 있다.

1931년 4월 14일 바르셀로나 산자우메 광장 제2공화국 선포식에 모여든 군중들 (본문 258쪽)

서장에서 조제프 프루동, 샤를 푸리를 비롯한 초창기 아나키즘 사상과 운동의 흐름을 먼저 조망하고, 미하일 바쿠닌의 사회민주동맹 강령을 수용하는 인터내셔널 지부 설립을 추진한 엘리 르클뤼, 쥐세페 파넬리가 1968년에 에스파냐에 파견되는 시점까지 살펴본다. 이때부터 1939년 초까지 에스파냐 아나키즘은 다양하고 폭넓게 민중을 끌어들이며 풍성한 열매를 거두게 되는데, 특히 1917~1921년과 1931~1939년에 아나키즘 노동조합이 보여 준 대중운동은 다른 나라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에스파냐 특유의 현상이었다. 유럽에서는 아나키즘 운동이 대중운동으로서 이미 수명을 다한 시기였다. 1870년에서부터 그것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프랑코 정권 말기까지 100여 년에 걸친 에스파냐 아나키즘 운동의 역사를 살펴본다.
저자

황보영조

경북대학교사학과교수.서울대학교서양사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고박사과정을수료한뒤,마드리드콤플루텐세대학에서역사학박사학위를받았다.서양현대사를가르치며에스파냐근현대사,특히에스파냐내전과프랑코체제연구에몰두하고있다.
지은책으로《기억의정치와역사》(2017),《토지,정치,전쟁》(2015),《세계각국의역사논쟁》(2014,공저),《세계화시대의서양현대사》(2010,공저),《꿈은소멸하지않는다》(2007,공저),《대중독재》(2004,공저)등이있고,옮긴책으로《현대라틴아메리카》(2014,공역),《인류의발자국》(2013),《아메리카노》(2012,공역),《세계사특강》(2010),《대중의반역》(2005)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서장아나키즘운동의탄생

1부이상과꿈
1장인터내셔널과에스파냐아나키즘
2장이념의분화:아나르코집산주의와아나르코코뮌주의
3장개인주의아나키즘과테러

2부저항과시련
4장아나르코생디칼리슴과전국노동연합
5장전국노동연합재건과프리모데리베라독재

3부혁명의불꽃
6장개혁이냐혁명이냐
7장내전과혁명

4부쇠락의터널
8장반프랑코투쟁
9장점진적쇠퇴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저항과시련,혁명의꿈

에스파냐현대사는혁명과쿠데타,내전과공화국선포,왕정복고를거듭하며새로운사회건설을둘러싸고공화주의,공산주의,사회주의,아나키즘세력이협력하고대립하는역동적인흐름을보였다.20세기가시작되면서혁명적생디칼리슴과결합되어창설된노동자연대가1910년에전국노동연합(CNT,전노련)으로발전하면서그후30년동안전성기가펼쳐진다.물론그규모나지리적분포가일정하지않았고굴곡도있었다.전노련이1920년말이후에는다시쇠퇴하기시작하여프리모데리베라독재정권아래에서는그존속자체가어려울지경에이르렀다.그러다가1931년에공화국출범과더불어다시살아났고에스파냐정치문화에지울수없는흔적을남겼다.특히내전시기에시도한혁명은아나키즘운동의꽃이라해도과언이아닐것이다.
에스파냐아나키스트들은8시간노동제,어린이와여성노동보호,도급제노동금지를줄기차게요구하며평등사회를앞당기는기초를다지고자했다.내전중에도노동자평의회을통한자주관리,농업집단운영을통해평등한공동체실험을펼쳤다.전선에투입된민병대의세계를묘사하는대목은위계와규율을생명으로하는군사조직에서도자신들이주창해온자유와평등의이념을포기하지않았음을보여준다.

“민병대체제의핵심은장교와사병간의사회적평등이었다.장군에서부터사병에이르기까지모두가똑같은보수를받았고똑같은음식을먹었으며똑같은옷을입었고완전한평등관계를유지하며함께생활하였다.사단을지휘하는장군의등을툭치며담배한대달라고하고싶으면그렇게해도무방했다.아무도그것을이상하게생각하지않았다.계급명칭도,계급장도,뒤꿈치를소리나게붙이며경례를하는일도없었다.”

에스파냐내전은흔히‘이념의각축장’으로알려져있다.하지만이념의각축은내전의배경이라할수있는공화정아래에서이미벌어지고있었다.당시에스파냐정계는상대적으로역사가오래된정당들로부터우후죽순처럼생겨난신생정당들에이르기까지그야말로‘정당들의박람회장’을방불케했다.보수우익군주제정당에서부터극좌파공산당에이르기까지이념적지향도다양했고,명망가중심의정당에서부터노동자대중의정당에이르기까지지지기반도천차만별이었다.
행진하는아나키스트여성민병대대원들(본문333쪽)

그러나내전이종결되면서시작된프랑코독재하에서는또다시고전을면치못하게된다.기록에따르면,에스파냐내전직후에서부터1949년까지프랑코정권에의해총살당한자들이72,527명에달하는것으로집계되었다.희생자들의상당수가아나키스트들이라는점을고려하면1910년에창설되어노동운동을이끌어온전국노동연합이입은타격이상당했고,프랑코정권으로탄압으로1950년대에는전노련이사실상해체되기에이른다.내전직후에는물론이고프랑코독재내내지속된전노련내부의대립과투쟁은반프랑코단체들가운데서도가장심각하고거칠게진행되었다.국내와망명지의대립이특히그러했고망명지의정통파와개혁파의대립도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