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문장 (우리가 가졌던 '황홀한 천재' 이상 다시 읽기)

이상의 문장 (우리가 가졌던 '황홀한 천재' 이상 다시 읽기)

$15.00
Description
1934년부터 사망하기 직전까지 이상이 썼던 산문 42편(서간문 포함). 이상 산문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이 땅의 수많은 문인 가운데서 이상만큼 자신의 존재를 글 속에 각인해 넣은 사람도 드물다. 이는 그만큼 그가 자의식이 강했음을 뜻한다. 그런 자의식은 산문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그러다 보니 그의 산문을 읽다 보면 마치 그의 일기를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그의 생각과 의식, 삶의 일거수일투족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원문을 토대로 하되, 한자어와 어렵고 난해한 단어에 일일이 주석을 달아 글의 가독성과 이해도를 높인 것이 특징으로 그동안 이상의 글을 읽고 싶지만, 그 난해함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이들이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글의 발표 시기와 주제를 중심으로 ‘제비’, ‘금홍’, ‘오감도’, ‘멜론’, ‘거울’ 등으로 목차를 나눈 것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저자

이상

본명김해경.현대문학을논할때결코빼놓을수없는시인이자,소설가,수필가,모더니즘운동의기수로‘시대를앞서간천재작가’로불린다.27년이라는짧은생애를살았지만,그가우리문학사에남긴업적은매우크다.특히그의작품에내재한특유의난해함은지금까지도수많은해석을낳고있다.
1930년《조선》에첫장편소설《12월12일》을연재하고,1931년《조선과건축》에일본어시〈이상한가역반응〉을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1934년‘구인회’에가입하여김기림,이태준,박태원,정지용,김유정등당대최고작가들과교유했고,같은해《조선중앙일보》에연작시〈오감도〉를연재하였으나독자들의비난으로중단해야했다.일상적인언어체계의질서를부정했기때문이다.소설〈날개〉역시그내용의난해함과형식파격으로인해발표당시큰화제가되었다.
1936년가을일본으로건너간후불령선인(사상불온혐의)으로체포되었다가병보석으로석방된후동경제국대학부속병원에서폐결핵으로숨을거두었다.1937년4월17일새벽4시,그의나이27세였다.

목차

서문을대신하여_산묵집─〈오감도〉작자의말

1부제비

보고도모르는것을폭로시켜라
어느시대에도
꿈은나를체포하라한다
나의애송시
서망율도
내가좋아하는화초와내집의화초
아름다운조선말
가을의탐승처
모색

2부금홍

여상사제
약수
Epigram
행복
십구세기식
슬픈이야기
실낙원

3부오감도

산책의가을
산촌여정
조춘점묘
추등잡필
병상이후
동경(東京)
공포의성채

4부멜론

혈서삼태
권태
최저낙원
어리석은석반
이아해들에게장난감을주라
첫번째방랑
객혈의아침
야색(夜色)

5부거울

정희에게
김기림에게1
김기림에게2
김기림에게3
김기림에게4
김기림에게5
김기림에게6
김기림에게7
H형에게보낸편지
동생옥희보아라
남동생김운경에게

부록

故이상의추억─김기림
이상연보

출판사 서평

스스로제혈관을짜서‘시대의혈서’를쓰다

자신을이해하지못하는세상에절망하고,
거울속자신과끊임없이싸웠던불세출의문인이상의삶과문학

“태어나서우리문학사를50년앞당겼고,죽어서우리문학사를50년후퇴시켰다고말해도될존재”,“인류가있은이후가장슬픈소설을쓴사람!”
시인김기림과박용철의이상에관한평가다.그만큼그는우리근대문학사가낳은불세출의시인이요,소설가다.

지금도그렇지만,그의글은매우기괴하고낯설다.그출현이전이후에도그와같은글을쓰는문인은없었다.그러니80여년전그의글을처음본사람들의반응역시어렵지않게짐작할수있다.대부분사람이그의글을가리켜‘정신이상자의잠꼬대’나‘어린아이의유치한말장난’으로치부하기일쑤였고,심지어그를죽이겠다며신문사에항의한사람도있었다.이에그는?오감도작자의말?을통해이렇게말한바있다.
“왜미쳤다고들그러는지.대체우리는남보다수십년씩뒤떨어져도마음놓고지낼작정이냐.모르는것은내재주도모자랐겠지만게을러빠지게놀고만지내던일도좀뉘우쳐보아야아니하느냐.열아문(여남은)개쯤써보고서시만들줄안다고잔뜩믿고굴러다니는패들과는물건이다르다.”

이책은자신을이해하지못하는세상에절망하고,거울속자신과끊임없이싸웠던불세출의문인이상의삶과문학을고스란히담고있다.
그런그를가리켜시인김기림은이렇게말한바있다.
“상은오늘의환경과종족의무지속에두기에는너무나아까운천재였다.상은한번도잉크로시를쓴일은없다.그는스스로제혈관을짜서‘시대의혈서’를쓴것이다.그는현대라는커다란파선(破船)에서떨어져표랑하던너무나처참한선체(船體)조각이었다.”

“태어나서우리문학을50년앞당겼고,죽어서50년후퇴시킨존재”─시인김기림
“인류가있은이후가장슬픈소설을쓴사람”─시인박용철

이상.그에게가장잘어울리는수식어는‘천재’다.그러나26년7개월이라는짧은삶은그리행복하지만은않았다.자신을‘박제가되어버린천재’라고했던그는자신을이해하지못하는세상에절망했고,거울속자신과끊임없이싸워야했다.심지어자신의묘비명을직접쓰기도했다.
“일세의귀재이상은그통성의대작〈종생기〉일편을남기고일천구백삼십칠년정축삼월삼일미시여기백일(白日)아래서그파란만장한생애를끝맺고문득卒하다.”

사실이땅의수많은문인가운데서이상만큼자신의존재를글속에각인해넣은사람도드물다.이는그만큼그가자의식이강했음을뜻한다.특히그런자의식은산문에서빛을발한다.그러다보니그의산문을읽다보면마치그의일기를읽고있는듯한기분이다.그의생각과의식,삶의일거수일투족이고스란히들여다보이기때문이다.

이책은1934년부터사망하기직전까지그가썼던산문42편(서간문포함)을모은것으로,가히그의산문의정수라고할수있다.특히가급적원문을토대로하되,한자어와어렵고난해한단어에일일이주석을달아글의가독성과이해도를높였다.기획에서편집에이르기까지가장심혈을기울인부분이기도하다.그때문에그동안이상의글을읽고싶지만,그난해함에쉽게접근할수없었던이들이언제,어디서나,쉽고편하게읽을수있는장점이있다.

글의발표시기와주제를중심으로‘제비’,‘금홍’,‘오감도’,‘멜론’,‘거울’등으로목차를나눈것역시눈여겨볼만하다.‘제비’에는자신을이해하지않는세상에관한절망을,‘금홍’에는사랑과관련된글을,‘오감도’에는도시인의눈으로바라본삶의부조리에관한글을,‘멜론’에는죽기직전까지일본에서썼던글을,‘거울’에는서간문에나타난지독한고뇌와고독을담았다.이를통해역설과위트,독설과슬픔이빚은이상특유의문학에스프리를느낄수있다.

마치일기를읽는듯이상의삶과생각이고스란히들여다보이는산문의정수!
시대를앞선날카로운문학적촉수와세련된문체,
역설과위트,독설과슬픔이빚은특유의문학에스프리

알다시피,이상은1929년경성고공건축과를수석으로졸업한후조선총독부건축기사로일했다.하지만그의주된관심은건축이아닌문학과미술이었다.1930년첫장편소설《12월12일》을발표한그는서문에서이렇게말한바있다.
“자살은몇번이나나를찾아왔다.…모든것이다하나도무섭지아니한것이없다.그가운데에도이‘죽을수도없는실망’은가장큰좌표에있을것이다.나는지금희망한다.…다만,이무서운기록을다써서마치기전에는나의그최후에내가차지할행운은찾아와주지말았으면하는것이다.…펜은나의최후의칼이다.”

하지만시대를앞선예리한문학적촉수와세련된문체는기실이상의장점이아닌아픔이자고통이되고말았다.그결과,그의글에는자신을이해하지못하는세상에대한기쁨과행복,즐거움보다는역설과위트,독설과비애,권태가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