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게 참 어렵습니다

죽는 게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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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쓰면
존엄하게 죽을 수 있지 않나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존엄사를 원한다면 ‘존엄삶’이 먼저입니다
원하는대로 죽을 수 없는 복잡다단한 죽음의 풍경과
당대 삶의 조건을 비추는 한 사람의 죽음에 대하여
호스피스 의사, 의료인류학자, 기자가 내놓은 죽음 사용설명서
“시간이 지날수록 출생률 저하, 노령 인구 증가, 1인 가구 증가로 가족이 관계 맺는 형식과 맥락이 달라질 겁니다. 가족이 아니라 나와 전혀 모르는 타인이 나를 돌보게 될 가능성이 높겠죠. 그런 상황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잘 뒷받침하느냐가 '존엄한 죽음'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겁니다.”

- 죽음이야 말로 ‘미래’에 대한 주제입니다?
- 죽음에 대한 좀 더 다양한 사회적 상상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 죽음을 둘러싼 각자의 내밀한 경험이 더 많은 보편의 이야기로 나눠질 때 삶도 조금은 덜 잔인해집니다
저자

김영화

2018년〈시사IN〉에입사한4년차기자.주로사건이된죽음을다루다‘어떻게죽을지’고민하게된건처음이다.늙고병드는과정을단일하지않게바라보려고노력중이다.젠더와돌봄문제에관심이많다.

“기자라는직업의꽤좋은부분이있다면어떤문제에고민을쌓아온전문가를만날수있다는점입니다.잘모르는주제라고생각했지만취재할수록‘이거내(가족,친구등등)이야기네...’라고자주생각하게되었습니다.질병과돌봄문제에서는특히요.뚜렷한해결책은없지만한가지만큼은분명하게알게됐습니다.죽음을회피하지않고‘이야기하는데서부터’시작해야한다는걸요.〈죽는게참어렵습니다〉가그출발점이되었으면좋겠습니다.”

목차

추천사새로쓰는‘죽음의미래’
프롤로그우리가족은정말운이좋았다

1부삶과질병
아픈몸을미워할수록삶이크게흔들렸다
우리가병을이야기하기시작했을때
의학은돌봄을가르치지않았다
고통의전문가가필요하다
[깊이읽기]'존엄삶'을위하여

2부질병과돌봄
죽는것보다아프면서오래사는게두렵다
한사람의전부가집에있었다
유언장대신돌봄장을씁시다
아무도그곳을병원이라고부르지않는다
돌봄이직업이될때
자유,평등그리고돌봄
[깊이읽기]'비행'기저귀

3부돌봄과죽음
우리는모두죽음의이해당사자다
다시돌아올수없는‘한사람’을위하여
“선생님,집에가고싶어요”?
당신은어디에서죽고싶습니까
내가생의마지막시간을보낼때
[깊이읽기]건강이밑천인세계로부터
에필로그죽음을어려운일로만드는삶의조건들

출판사 서평

임종장소로‘집’을조명해보자는얘기가나왔을때김영화의머릿속에는‘고독사’라는단어밖에떠오르지않았습니다.‘집보다는병원이안전한것아닌가?’‘가뜩이나코로나19로병상부족문제가거론되는데집에서죽는건비극아닌가?’이처럼우리는죽음을병원의일이라고여깁니다.하지만병원이사람들의마지막거처가된것은불과30년만의일입니다.오늘날한국인10명중8명은병원에서사망합니다.질병과죽음은병원으로‘처박힙니다.’집에서죽는다면좀다를까요?

20대인나경희·김영화가떠올린죽음에대한가장가까운기억은할머니의죽음입니다.나경희의할머니는집에서,김영화의할머니는병원에서돌아가셨습니다.“순수한슬픔으로만”할머니를보낼수있었던나경희의경험은여타다른임종의모습을떠올려보면정말‘운이좋은’결과라고할수있습니다.하지만‘운이좋다’는것은무엇일까요.이는흔히말하는‘좋은죽음’이지만,꼭집에서죽는것이반드시좋은죽음은아닙니다.김영화는“병원에서의죽음이불행이냐물으면꼭그렇지만은않았다”라고씁니다.그리고두사람의상반된경험은모두‘사실’입니다

한국은2025년초고령사회로진입합니다.2025년은65세이상인구가전체인구의20.3%를차지할것으로예측되는해입니다.우리는늙고병드는것을두려워합니다.죽음을두려워합니다.죽음이‘평등’하지않기때문입니다.죽음은소득·학력·지역·직업등에따라불평등하게닥쳐옵니다.결국존엄한죽음을원한다면“삶의조건을치밀하게검토해야”합니다.그렇기때문에집은단순히물리적인공간만을의미하지않습니다.‘집에서죽고싶다’는말안에는짐작보다훨씬다양한맥락과현실이중첩돼있습니다.집은병원과달리죽음·질병·돌봄이각기다른문제가아닌하나의문제임을폭로하는공간이기도합니다

법으로반듯하게재단된죽음
연명의료결정법을이끌어낸사건으로흔히1997년보라매병원사건과2008년세브란스병원사건을꼽습니다.우리는연명의료결정법을존엄한죽음을돕는법으로이해하지만,두사건은병원에서임종하는사람이라면“누구라도연명의료결정때문에갈등을겪을수있음을의미”하기도합니다.법으로반듯하게재단된죽음은우리를“생의끝자락에대해상상력을발휘할수있는여지를빼앗긴세계”로데려다놓았습니다.의료인류학자인송병기는평범한시민들은이해하기조차쉽지않은연명의료결정법을둘러싼각종쟁점을검토합니다

‘첨단의료’의정점에있는핵의학을전공한김호성은날마다기계와씨름했습니다.사람을살리는일만큼이나잘죽도록돕는일역시의학이할일임을깨닫는데그리오랜시간이필요치않았습니다.그는삶의방향을호스피스완화의료로크게틀어버립니다.환자가가진삶의서사가표백된공간에서죽음은'실패'취급을받았습니다.그러나김호성에게의학은큐어(cure)보다는케어(care)여야하는학문이었습니다.죽음을‘서류화’하는납작한공간의틈을넓히기위해함께이야기하자고손내밉니다

책은‘삶과질병’‘질병과돌봄’‘돌봄과죽음’3부로구성되어있습니다.삶,질병,돌봄은죽음을이야기하기위해따로떼어놓을수없는주제들이었습니다.단정하게구분하여이야기할수있는주제들도아니었습니다.삶을이야기하다보면질병이,질병을이야기하다보면돌봄이,죽음과섞여들었습니다.에세이,취재기,좌담등글의형식(혹은장르)역시단일하지않습니다.복잡성은‘생’이가진속성이기도합니다

질병은죽음을이해하는소중한단서입니다.‘규칙적인식습관,충분한수면,적절한운동’은현대사회를살아가는수많은이들에게닿을수없는처방전입니다.수술과치료와투약만으로질병은박멸되지않습니다.질병과죽음을둘러싼문화를바꾸기위해질병이라는편견과싸우고있는이들의목소리를기록했습니다.‘아픈상태로도잘살아갈수는없는지’에대한질문이,‘일상적인요양공간’에대한상상이시작됐습니다

돌봄은죽음을해명하기위한증거입니다.돌봄은여전히성별화되어여성에게전가됩니다.환자의죽음가장가까운곳에,늙은여성의노동력이고입니다.하지만이들의‘돌봄노동’에서노동은언제나괄호안에갇혀있습니다.간병비급여화가수십년째대안으로이야기되지만여러모로문제가간단치만은않습니다.무엇보다간병은건강보험급여대상(예방·재활·입원·간호)이아니기때문에관련법개정이필요합니다.이스산한풍경의목격자들은‘자식에게폐끼치지않는것’을죽음의목표로삼습니다.그러니질문하지않을수없었습니다.가족은무엇입니까?

‘죽음의미래’를새로쓴다는것
〈죽는게참어렵습니다〉는2020년가을과겨울‘죽음의미래’라는꼭지명으로시사주간지〈시사IN〉에5회에걸쳐연재되었던기사에서출발했습니다.무엇보다‘존엄한죽음’‘좋은죽음’이라는단어가감추고있는현실이무엇인지살펴보고자했습니다.죽음이단순히개인의문제가아닌‘사회적사건’임을,우리모두연루된일임을드러내질문하고싶었습니다.

주간지기사분량에맞춰내놓는기사로는이야기를충분히담기어려웠습니다.한권의책으로묶어낸이유입니다.환자,보호자,의사,간호사,간병사등이모인자리로독자를초대하고싶었습니다.관련내용을더깊이읽을수있도록새로쓴내용을대폭포함했습니다.삶과죽음에대한각자의이야기를시작하는‘장소’로이책을사용해주신다면좋겠습니다.〈죽는게참어렵습니다〉가전하는이야기에자신의운명을겹쳐보고,새로운이야기를만들어나가고자하는이들을많이,계속,오래만나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