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후기
그녀는물가에이는바람에땀을식히며꽃을기르고있다.
때로는시를쓰고읊는여유도즐긴다.
산으로들로,호젓한호숫가를오가며
가슴깊이맺힌고향의그리움,외로움...
들꽃속에녹여아름답게승화시키고,
물안개유난히자욱한정원에서풀밭이슬에몸을적시며
밤마다한땀한땀마음에새겨넣었다.
그녀의거친손에는언제나호미아니면바늘이들려있었다.
팔십을훌쩍넘긴삶의긴여로를투과하여얻어진알갱이들이
보석처럼빛난다.관조하듯미소가아름다운그녀의바람은
정원과퀼트,시속에새겨져세상사람들의가슴을적셨다.
끝없는손길로꽃을어루만져들꽃정원을이루고,
수많은단상을차곡차곡노트에기록해시로승화시켰다.
오리고오려서모아둔수천수만의천조각들을한땀한땀
실에꿰어탄생시킨스토리퀼트작품들이
그녀의보물창고를가득채우고있다.
우아하고창조적이며열정적으로나이먹는법을
세상에조용히내어보이며,자연속의미물까지도
정감어린대상으로변화시킨특별한삶의작가안홍선.
그녀는감동의제조사였다.
스스로달팽이의삶에비유하며쉽사리집밖을나서지않는그녀지만
예술적영감은이미넓은세상밖을자유롭게넘나들고있었다.
밤낮없이많은시간을함께하며『아내의정원』을편집한일은
큰행운이었다.마치무임승차여행하는기분으로한여인의삶을,
그예술세계를속속들이들여다보는일은무척즐겁고보람찬일이었다.
그녀의예술적감각에맞춰그어떤형식이나틀을배제한자유로움에
초점을두어오랜세월간직해온수많은보석들을이한권의책속에
촘촘히담아내려애썼다.
삶의끝자락에서팔십이넘은고령에도아랑곳하지않고온힘을다해
책을집필하며지켜보는강한정신력과남다른열정은
현대를살아가는젊은이들에게또다른감동으로다가오기에충분했다.
오래도록기억하고싶은진한삶의향기를지닌저자안홍선여사께
깊은존경과감사를드리며더많은시간함께할수있기를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