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개정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개정판)

$16.28
Description
한국 현대문학의 대표적인 고전으로 평가받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1970년대 난장이로 상징되는 도시 노동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1975년 〈칼날〉부터 1978년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와 〈에필로그〉에 이르기까지 12편이 수록되었으며, 빠른 호흡의 단문과 아름다운 문체, 환상적인 기법 등 현실과 미학의 뛰어난 결합으로 평가받는다. 2024년 2월 판매 부수 150만 부(325쇄)를 돌파하였다.
개정판에서는 판형과 표지를 새로이 하고, 오늘날의 표기법에 맞게 일부 단어와 문장을 다듬었다. 기존에 실린 문학평론가 김병익, 우찬제의 해설 외에 작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기자이자 작가인 이문영의 글을 새로 실었다.
저자

조세희

저자:조세희

경기도가평에서태어나서라벌예대와경희대를졸업하였다.1965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등단했으나십년동안침묵을지키며작품활동을일절하지않았다.그러나1975년「칼날」을발표함으로써새로작가생활을시작한그는「뫼비우스의띠」로부터「내그물로오는가시고기」,「에필로그」에이르기까지,고통받는소외계층일가를주인공으로한‘난장이연작’을1978년열두편으로마무리지었다.현실과미학의뛰어난결합으로평가된이연작은『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으로묶여간행되었으며,작가는그뒤『시간여행』과『침묵의뿌리』를출간하였다.2022년12월25일타계하였다.

목차


작가의말:파괴와거짓희망,모멸의시대

뫼비우스의띠
칼날
우주여행
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
육교위에서
궤도회전
기계도시
은강노동가족의생계비
잘못은신에게도있다
클라인씨의병
내그물로오는가시고기
에필로그

부끄러움에대한이야기-이문영
대립의초극미,그카오스모스의시학-우찬제
대립적세계관과미학-김병익

출판사 서평

한국문학사또하나의기록
『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150만부돌파

한국현대문학의대표적인고전『난장이가쏘아올린작은공』(이하『난쏘공』)의판매부수가150만부를돌파하였다.지금껏150만부를넘긴몇몇한국문학작품이있었지만,광고나TV프로그램의대규모캠페인,작가의방송출연등대중매체노출의영향이컸다.『난쏘공』의150만부발행은이러한홍보없이이룬기록이라는점에서더욱놀랍다.또한,베스트셀러소설이한해에만수십만부씩팔리다가도몇해가지않아사라지는경우가다반사인출판계에서,1978년초판출간이후46년간꾸준한판매를보여왔다는사실은이책의문학적·사회적가치를증명하는사건이라할만하다.

150만부발행및2022년12월25일타계한작가의일주기에즈음해『난쏘공』개정판을출간하였다.개정판에서는판형과표지를새로이하고,오늘날의표기법에맞게일부단어와문장을다듬었다.

개정판표지에그려진도형은철거되기전까지난장이가족이살던‘낙원구행복동집’과난장이의상징적장소인‘벽돌공장’을떠오르게하며,표지왼쪽상단의원은‘공’또는난장이가닿고자했던‘달’을연상시킨다.“우리의생활은회색이다”라는영희의말처럼,회색빛의표지는난장이가족의암울한현실을표현한다.

작품과함께실린세편의글은시대의흐름에따라이책이갖는문학적·사회적의미를잘이해할수있도록돕는다.문학평론가김병익의해설(1978년)과우찬제의해설(1997년)에더해,이번개정판에는오랜시간작가와함께해온언론인이자작가인이문영의글을실었다.문단,대중,언론과거리를두며작품활동을하지않던오랜침묵의시간,작가가선택한삶을회고하는이문영의「부끄러움에대한이야기」는여전히『난쏘공』을읽고있을독자들에게의미있는글이될것이다.

어떻게든작품이살아남아독자들에게전해지길바라던작가는
더이상『난쏘공』이읽히지않는시대를기다렸다

하루자고나면누가잡혀갔고,먼저잡혀간누구는징벌독방에서죽어가는지경이고,노동자들이또짐승처럼맞고끌려가는,다시말해인간의기본권이말살된‘칼’의시간에작은‘펜’으로작은노트에글을써나가며,이작품들이하나하나작은덩어리에불과하지만무슨일이있어도‘파괴를견디고’따뜻한사랑과고통받는피의이야기로살아독자들에게전달되지않으면안된다는생각을나는했다.―「작가의말」,10∼11쪽

「작가의말」에도쓰여있듯이,집필당시에는“파괴와거짓희망,모멸,폭압의시대”였던유신독재시대의칼날을피해글이살아남는게중요한목표였다.작가의바람처럼『난쏘공』은1978년초판발행이후죽지않고살아독자들에게전해졌다.

그러나『난쏘공』이살아있는시간이길어지면서작가의바람은바뀌었다.100쇄발행기념으로한언론사와가졌던인터뷰에서작가는이렇게말했다.“계엄령과긴급조치의시대였던1970년대에『난쏘공』을쓴것은벼랑끝에내몰린우리삶에‘경고팻말’이라도세워야겠다는절박함때문이었다.한작품이100쇄를돌파했다는것은작가에겐큰기쁨이지만더이상『난쏘공』이필요하지않은시대가왔으면한다.”(1996년6월,경향신문인터뷰)

그후로30년가까이세월이흘렀지만아직도그시대는오지않았다.영희가느꼈던것처럼여전히“우리의생활은회색”이기때문이다.작가의바람과는반대로『난쏘공』이여전히읽히는까닭을이문영의「부끄러움에대한이야기」에서찾아볼수있다.

『난쏘공』이300쇄를찍고100만부가팔리는동안에도난장이는대를이어번성했다.노비의후손이었던난장이아버지는벽돌공장굴뚝에서달을따려고발을내딛다떨어져죽었다.팬지꽃앞에서줄끊긴기타를치던딸영희는아버지의죽음뒤방직공장에들어가여공이됐다.영희의딸과아들은엄마의시대엔없던비정규직과파견직이되어할아버지가올랐던굴뚝에매달려고공농성을한다.“책상앞에앉아싼임금으로기계를돌릴방법만생각”(「잘못은신에게도있다」)했던그때나,노동시간을주69시간까지늘리는것이‘개혁’이된지금이나,난장이들의삶은나아지는대신불안정의정도를다투며세분화되고있다.산업이차수를더해네번째혁명을하고,거대한세계가손바닥안에서스마트하게압축되는사이,‘공정’과‘능력’이란이름의세련된불평등에도끼지못한가난은혐오의대상이됐다.난장이들을굴뚝에내버려둔채“그늘이없는세계”는오늘도질주한다.―「부끄러움에대한이야기」,374쪽

『난쏘공』의주요기록
1978년6월문학과지성사초판발행
1996년100쇄
2000년7월이성과힘초판발행
2005년200쇄
2007년100만부
2017년300쇄
2024년2월150만부325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