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2000년대 문학을 말하다
지난 10년의 한국문학을 검토하는 책, 두 번째 권을 묶는다. 2005년에 출간된 [비평, 90년대 문학을 묻다]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 신세대, 생태, 세기말, 속도, 몸, 여성, 일상, 고백, 환상, 후일담, 역사, 대중과 출판상업주의, 논쟁 등 14개의 키워드로 1990년대 문학을 고찰했다. 2000년대 문학을 고찰하기 위해 설정한 키워드는 ‘탈국가, 역사, 윤리, 탈서정, 유머, 환상, 칙릿, 키덜트, 디스토피아, 세대, 가족, 빈곤, 논쟁, 문학상’이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지난 시기 문학 지형에 대한 검토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적 영토를 점검하기 위해서이다. 이 책의 필자들이 꼼꼼히, 두루 살피고 있듯, 2000년대 문학 지형의 변화는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인터넷 연재 소설이라든가, 퓨전 역사물인 팩션이나 한국문학의 세계화, 새로운 빈곤에 대한 성찰 등은 문학 환경의 변화이자 동시에 우리 일상의 변화를 의미한다. 그 안에는 출판환경의 풍요에 따른 시와 소설의 ‘기이한’ 풍요와 영역 확장도 있지만, 동시에 끊이지 않는 ‘문학 위기설’도 들어있다. 또한 이에 따른 논쟁들-탈서정 논쟁, 리얼리즘 논쟁, 문학권력 논쟁-과 장편소설, 문학성 논의, 문학과 정치, 윤리의 관계 설정에 따른 논의들도 들어있다. 그리고 여기에 따른 다양한 시각의 진단, 우려와 낙관은 2000년대 문학의 풍요와 빈곤을 구성하고 있는 또 다른 층위들이다
이 시대의 문학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2000년대 우리 문학은 과거 완강했던 본격문학/대중문학, 리얼리즘/모더니즘, 민족문학/외국문학 등의 대립구도를 허물어뜨리고 다양한 하이브리드형 문학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문학의 지형 변화는 지난 시대 동안, 비평으로 하여금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하였다. ‘문학(성)이란 무엇인가?’ ‘근대문학은 끝났는가?’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한다. 그러나 2000년대 한국문학의 위기 논의는 반드시 기회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 말에 함축되어 있는 ‘변화의 불가피성’은 자명했던 문학의 역사성을 되돌아보게 한다. [키워드로 읽는 2000년대 문학]이 이렇듯 한국문학의 역사, 나아가 문학의 역사, 그리고 우리 실제적 영토의 역사를 묻고 살핌으로써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좀 더 유연하게 가늠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얻는 2000년대 문학의 실체가 ‘과거와 같은 문학’이 아니라도, 혹은 ‘문학’조차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의 현재와 동시대인들이 삶의 페달을 가속하는 데 에너지가 되는 그 무엇이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