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잉글리시 (영어를 삼킨 아시아 표준 영어를 흔들다)

아시안 잉글리시 (영어를 삼킨 아시아 표준 영어를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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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누구를 위한 ‘원어민 영어’인가? 이제는 통(通)하는 영어 ‘아시안 잉글리시’ 시대!
전 세계에서 모국어가 다른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에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는 영어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아시아에서 두드러지는데, 우리에게도 예외가 아니어서 많은 한국인들이 표준 영어와 원어민의 완벽한 발음을 따라잡기 위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의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만큼 못하다고 해서 열등감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아시안 잉글리시』의 저자 리처드 파월은 아시아인들이 왜 현재 자신들이 쓰는 영어를 놔두고 저 먼 곳에서 표준을 찾아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영어를 공부할 것인가가 아닌 무엇을 위해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그는 아시아인들이 쓰는 싱글리시, 타이글리시, 콩글리시 등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가고 있는 ‘아시안 잉글리시’를 통해 아시아와 영어의 관계에 대해 고찰한다.
일본에서 20년 이상 살면서 아시아 각국을 숱하게 여행한 영국인 언어학자 리처드 파월은 아시아인들이 자국 언어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자유롭고 창조적인 영어로 소통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물론 잘못된 문법이나 표현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소통하는 데에는 그것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아시아인들의 융통성과 적응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완벽한 영어’가 아닌 ‘통하는 영어’가 앞으로 세계 영어들이 공존하는 국면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

리처드 파월

저자 리처드 파월(Richard Powell)은 1960년 영국에서 태어났다. 법학자 겸 언어학자로 법률 문서, 법률 영어, 법률 문화 비교, 후식민지시대 언어 정책, 비교문화 화용론(話用論) 등의 주제를 연구하고 강의한다. 일본어 이외에도 중국어, 타이어, 독일어, 체코어, 러시아어 등 여러 나라 말에 능통하다. 아시아에 25년째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 지역 각 나라의 언어 정책을 연구하면서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인 영어의 역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동안 세계어로서 서구적 가치를 전달하며 아시아 사람들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끼쳐온 영어는 이제 아시아의 으뜸 언어가 되어 아시아를 세계에 전하는 통로 역할도 하고 있다. 저자는 영어와 아시아의 이러한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역사와 정치를 공부했으며, 런던대학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호주 맥쿼리대학에서 일본어와 응용언어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bilingual legal systems’라는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여러 학술지에 법률 문서 연구와 언어 정책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일본에서 언어 교육에 관한 대학 교재를 집필하기도 했다. 저서로는《Law Today》 《Motivations for Language Choice in Malaysian Courtrooms》 《Viewpoints in Law》 《English through the New Media》 등이 있다. 현재 일본 도쿄의 니혼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도쿄 기치조지에 살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 도쿄, 테렝가누 그리고 팀프 : 아시아의 세 곳, 세 가지 잉글리시
프롤로그 2. 아시아에 정착한 영어의 은밀한 사생활

제1장. 당신의 영어에 자유를 허하노라
원어민이란 누구인가?
표준 영어는 누가 정하는가?
모국어처럼 배울까, 외국어로 배울까?
어릴 때 배워야 좋다는 명제
완벽한 영어가 아니라 통하는 영어며녀 된다
영국 문화를 알면 영어를 잘할까?
예의 바름에 대한 편견과 오해

제2장. 아시아의 창조적 영어 사용자들
영어에 아시아를 담다
아시아 작가들, 영어 문학을 꽃피우다
타이글리시, 콩글리시, 싱글리시……
혼란스럽고 매력적인 아시아 영어
영어는 장식이다
신의 말씀? 아니면 악마의 유혹?
웃기는 영어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제3장. 아시아의 돈과 권력, 영어로 모이다
"영어 사용자만 지원 바람"
미국 회사의 인도 콜센터
병원, 영어로 시장을 넓히다
영국 법을 버리기 어려운 이?들
아시아 군대에서 왜 영어가 필요하지?
영어도 배우고 여행도 하고
대학, 영어를 타고 날아보자
스포츠 세계의 제1언어
영어의 위상
영어로 가르치는 학교가 더 좋다?
영어 공교육을 둘러싼 딜레마

제4장. 영어를 타고 세계로 가는 아시아
영어는 아시아 분쟁의 해결사?
아시아의 영어 : 침략자? 초대받은 손님?
첨단 기술은 영어를 타고
세계 뉴스 쟁탈전
영어 VS. 중국어
비행기에서 내 안전은 영어가 지켜줄까?
모국어 지키기
프랑스어는 왜 세계어가 못 되었나?
아시아 국가들이 영어를 선택하는 진짜 이유

주석
옮기고 나서. 영어에 대한 불편한 마음 한구석을 툭 터주는 도발적인 책

출판사 서평

이제 당신의 영어가 자유로워진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외진 마을에서 메트로폴리스 도쿄와 서울까지,
영국인 언어학자가 아시아에서 만난
‘공부하는’ 영어가 아닌 ‘통(通)하는’ 영어, 아시안 잉글리시

왜 ‘아시안 잉글리시’인가


반기문, 히딩크, 오바마, 마하티르…… 이들 가운데 누구의 영어를 표준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영어가 널리 쓰이는 지금, ‘표준 영어’에 대한 구분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언어학자들 사이에서는 단 하나의 ‘표준 영어’보다는 ‘세계 영어들(World Englishe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바로 ‘아시안 잉글리시’가 있다.
영어는 국제회의·올림픽·유엔의 공식 언어이며,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이고, 아시아인들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언어 가운데 하나다. 국가·NGO·학술단체 간 대외 교류와 협력, 비즈니스, 개인 간의 소통 및 국제교역, 정보통신·컴퓨터, 항공관제탑과 해상선박 분야에서 기준이 되는 언어로 쓰이고 있고, 세계화·신자유주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물론 역으로 그에 맞선 지역 블록화 움직임에서도 중심이 되는 언어로 쓰이고 있다. 모국어가 다양한 EU 학생의 89%가 영어로 공부하며, 세계적으로 모국어가 다른 사람들간의 의사소통에 가장 많이 쓰이는 언어가 영어다. 이러한 변화는 아시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유엔미래보고서」는 2020년이 되면 아시안 잉글리시가 세계 영어를 주도한다고 예측한다. 2020년에는 아시아 인구가 56억에 이르고, 현재 영어 사용 인구 세계 2위인 인도가 영어 사용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부상하게 되며, 아시안 잉글리시를 쓰는 사람들이 영어 교사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많은 아시아인들에게 영어 실력은 누구나 갖춰야 하는 필수 스펙일뿐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
거의 모든 한국인들에게 스트레스와 콤플렉스를 불러일으키는 표준 영어, 완벽한 발음은 무조건 인정하고 따라야 하는 절대적 기준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이미 영어는 모국어가 다른 아시아인들이 소통하는 데 가장 많이 쓰는 언어이며, 아시아인들은 영어의 일방적 수용자를 넘어 영어를 더욱 다문화적인 언어로 바꾸어가고 있다. 우리가 표준 영어에 집착하고 있을 때 우리의 가까운 이웃들은 완벽함보다는 소통을 추구하며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하고 있고, 그 가운데서 싱글리시, 타이글리시 등 다양한 영어 변형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등장한 ‘아시안 잉글리시’라는 개념은 이른바 ‘표준 영어’라고 일컫는 서구권 영어에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아시아인들만의 고유한 특성과 창의적인 변형이 담긴 영어를 뜻한다.
리처드 파월은 영국에서 태어나 공부하고 아시아에서 살아온 법학자이자 언어학자이다. 저자는 25년간 많은 아시아인들과 교류하면서, 특히 아시아 지역 각 나라의 언어 정책에서 영어의 역할을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그 연구 과정에서 발견한 영어의 아시아식 변형뿐만 아니라 영어로 인해 생겨난 아시아의 사회경제적 변화, 나아가 영어를 창조적으로 활용해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아시아의 역동적 움직임까지 포괄하여 이 책 《아시안 잉글리시》를 펴냈다. 영어가 아시아에서 중요한 언어로 부상해온 과정과 그 일방적 흐름을 적극적으로 바꾸고 활용해온 아시아인들의 창조적 변용을 통해 단 하나의 표준을 넘어 다양한 표준이 공존하는, 엘리트와 네이티브 스피커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세계영어로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시아의 영어 사용자들, 표준 영어를 흔들다
_아시아의 창조적 영어 사용자들


《아시안 잉글리시》의 서두에서 저자는 영어와 관련된 여러 개념 중에 가장 논란이 되는 ‘원어민’이라는 개념에 주목한다. 많은 아시아인들은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서구권 사람들을 이른바 ‘원어민’ 또는 ‘네이티브 스피커’라 부른다. 하지만 이는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많은 아시아인들도 ‘원어민’이라는 사실을 무시할뿐더러 ‘원어민’의 함의를 너무 단순화하는 시각”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또한 아시아인들도 오랫동안 영어를 사용했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데, 왜 이들이 쓰는 영어를 놔두고 저 먼 곳에서 표준을 찾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한다. 사실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단일한 형태의 영어가 아니라 여러 변형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많은 이들이 힘들여 배우려는 ‘원어민 영어’는 사실 실체가 매우 모호한 개념이라는 것을 지적하며, 우리에게 어떤 영어를 공부할 것인가가 아닌 무엇을 위해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다시 ?각해볼 것을 권한다. (1장, ‘완벽한 영어가 아니라, 통하는 영어면 된다’ 참조)
저자는 아시아에서 25년간 살고 여행하면서 아시아인들이 싱글리시, 타이글리시, 콩글리시 등 자국 언어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자유롭고 창조적인 영어로 소통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를 잘못된 영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저자는 그 안에서 다양한 분화를 낳는 융통성과 적응력을 발견했다. 문법이나 발음이 달라져도 소통하는 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틀린 영어’가 아니라 ‘또 다른 영어’ 그리고 단일한 ‘표준 영어’가 아닌 ‘세계 영어들’이 공존하는 국면으로 나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러한 추세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들에 대해 필리핀 시인 게미노 아바드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현상이 “이제 우리가 영어를 지배해가고 있다는 표시”라고 답했다.

문법을 보면, 아시아인들에게는 ‘will you?/don’t they?’처럼 복잡한 부가의문문의 구조를 대체해버리는 여러 관용구들이 있다. 싱가포르인들이 곧잘 쓰는 ‘아(ah)?’, 스리랑카인들의 ‘노(no)’, 혹은 아시아인들이 모든 부가의문문에 곧잘 쓰는 ‘isn’t it?’이 여기 해당된다. 또 ‘He so lazy(그 너무 게을러)’처럼 be 동사를 곧잘 빼고, 주어나 목적어가 명백할 땐 대명사도 자주 생략한다. ‘난 베이징 안 좋아해(I don’t like Beijing)’를 ‘Don’t like Beijing’으로 쓰는 것처럼. ‘비타민 A는 당근에서 찾을 수 있다(Vitamin A can find in carrots)’처럼 말만 통하면 수동태도 능동태로 자주 바꾼다. 이 또한 아시아가 아닌 다른 지역의 영어 변형에서도 나타나는 특징이다. _p.78-79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이와 같은 현상을 다른 나라들도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국립극동대학은 ‘Asian English’라는 수업을 개설했다. 멀리 있는 서구의 영어보다 자신들과 직접 맞닿아 있는 아시아의 영어를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영국과 미국의 몇몇 대학에서도 ‘Asian English’라는 주제로 강의가 개설된 적이 있다. 아시아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아시아에서 쓰이는 영어를 알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공부하는’ 영어가 아니라 ‘통(通)하는’ 영어인 것이다.

아시아 사회의 욕망, 영어로 모이다
_아시아의 돈, 권력, 그리고 영어


저자의 시선이 아시아인들의 영어 사용 모습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한층 더 깊이 있는 시선으로 영어를 통해 아시아의 과거와 현재, 아시아 사회를 움직이는 자본과 권력의 흐름, 그 이면에 자리한 아시아인들의 욕망을 읽어낸다. 권력과 밀접한 법률과 군사 분야에서는 세계화 이전부터 영어의 역할이 컸다. 과거 영국이나 미국의 식민지였던 아시아의 나라들은 관습법 체계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법정에서 영국이나 미국의 판례를 이용하고, 현지어로 바꿀 수 없는 부분은 여전히 영어로 표현한다. 군대 체계가 식민지 시대에 확립된 탓에 군사 분야에서도 영어가 계속 쓰이고 있으며, 대외 군사 협력을 위해서는 군사 영어 교육이 여전히 중요하다. 이는 식민 지배라는 아시아의 아픈 역사가 영어와 함께 남은 예들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영어는 아시아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세계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아시아의 여러 산업 분야가 개방되고, 그 열매를 차지하기 위해 영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치료와 휴양, 그리고 영어를 결합한 의료 관광이라는 새로운 상품이 등장했고,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인도와 필리핀은 서구 기업들의 오프쇼링(off-shoring, 인건비가 싸고 시차 활용이 가능한 해외로 기업의 업무를 이전하는 방식) 기지가 된 지 오래다. 아시아의 대학들 역시 세계화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영어 강의 신설, 외국인 전임 교원 확보 등 다양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국제 스포츠 경기가 인기를 끌면서 이런 대회를 유치하려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이 치열해졌으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자국 국민의 영어 실력을 높이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이런 거시적인 변화와 더불어 영어가 개인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까지 두루 살핀다. 영어 교육이 중요해지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중등교육에서부터 시작되던 영어 학습을 초등교육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영어 사교육 시장의 규모는 우리나라만 봐도 해외 투자자본이 유입될 정도로 이미 거대하다. 영어 교육의 확산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영어 교육이 이미 지역·계급 간 격차가 큰 아시아 지역에서 학력과 부가 대물림되는 경향을 더욱 공고하게 만든 것이다. 영어를 배우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어린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해버린다. (3장, ‘영어 공교육을 둘러싼 딜레마’ 참조)

부자 학교와 가난한 학교의 격차는 세계 어디에나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유달리 커 보인다. 급속한 산업화와 중산층의 교육에 대한 집착 탓이다. 그 격차는 영어에 대한 접근성의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서울 강남구의 서울대 진학률은 다른 지역보다 최고 아홉 배나 높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