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평전
Description
전태일 50주기 기념 『전태일평전』 개정판 출간
가독성 높인 편집, 주석과 연표 보강
오늘의 전태일들과 함께

2020년은 전태일이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되는 해다.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 앞길에서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만 스물두 살 젊은 육신에 불을 댕긴 전태일. 그는 일기를 썼다. 평화시장 재단사로 일하던 열여덟 살 때부터 겪은 노동 현장의 참상, 그리고 그 참상 배후의 사회 모순을 해결하려 몸부림친 전태일. 그 몸부림을 세상에 전하고자 깨알같이 적은 공책 7권 분량의 ‘전태일 일기’는, 조영래 변호사가 쓴 〈전태일평전〉의 바탕이 되었다.
전태일이 떠난 지 50년, 조영래 변호사가 원고를 완성한 지 44년, 『전태일평전』 초판이 나온 지 37년이 지났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오늘의 독자는 상상도 하지 못할 평화시장의 비참한 장면들은 그 시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었다. 이제 그 기억을 잊어도 될까? 국민소득 3만 달러의 뒤안길에서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자, 영세자영업자들이 울고 있다.
어제의 전태일이 학교에서 밀려났다면, 오늘의 전태일은 직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전태일의 시대를 떠올릴 때, 우리는 기성세대로부터 보릿고개는 넘겼지 않느냐는 소리를 흔히 듣는다. 그것으로 지나간 모든 일이 양해될까? 성장은 사회를 구원하지 못했다. 인간은 밥 없이는 살 수 없지만, 그 만고의 진리가 인간더러 밥의 노예가 되라고 가르치지는 않는다. 만 스물두 살 젊은 육신에 불을 댕기며, 전태일이 이루려 했던 것. 그것은 바로 인간의 나라였다. 전태일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다.

가독성 높인 편집, 주석과 연표 보강

전태일 50주년 기념 개정판은 가독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본문은 2009년의 세 번째 개정판을 따랐으며, 전태일의 일기와 수기를 별색으로 처리했고, 요즘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특히 봉제산업에서 쓰이던 일본식 외래어)나 젊은 세대에게 생소한 사건에는 주를 달았다. 아울러 전태일이 걸어간 삶의 맥락을 더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연표에 역사적 배경이 되는 사건과 사후 이소선 어머니와 동료들의 활동과 관련한 사항을 보강했다. 디자인은 오필민 님이 힘을 써주었다.
초판이 나온 이래 『전태일평전』은 세 차례 개정이 이루어졌다. 첫 번째 개정판은 1991년 1월 돌베개 출판사에서 나왔다. 초판 발간 당시 원고 유실로 빠진 부분을 되살리고, 검열 때문에 표현을 바꾼 대목을 바로잡았다. 두 번째 개정판은 2001년 9월에 출간됐다. 2009년 4월 세 번째 개정판부터 전태일재단의 전신인 전태일기념사업회가 『전태일평전』을 발간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글 표기법이나 띄어쓰기 등이 변했기에, 원본과 저자의 뜻이 더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문체를 다듬었다.
저자

조영래

1947년대구에서태어났다.서울대법대재학중한일회담반대,6·7부정선거규탄,3선개헌반대등학생운동을주도했다.졸업후사법시험을준비하던중전태일분신항거를접했다.1971년사법연수원에서연수중이른바서울대생내란음모사건으로구속되어1년반동안투옥되었고,1974년민청학련사건으로6년동안수배생활을겪었다.복권후1983년변호사사무실을열고사회개혁가이자인권변호사로활동하다가1990년12월폐암으로타계하였다.
『전태일평전』은저자가수배생활중혼신의힘을다하여집필한책으로서슬퍼런군사독재시절내내철저히비밀에부쳐졌던저자의이름은1991년1차개정판에이르러서야비로소"조영래"로밝혀졌다.
유고집으로『진실을영원히감옥에가두어둘수는없습니다』(창작과비평사,1991),『조영래변호사변론선집』(까치,1992)등이있다.

목차

전태일50주기에『전태일평전』개정판을내며

서(序)

1부어린시절
밑바닥에서
가출·노동·방황
철조망을넘다
청옥시절
꺾인배움의꿈
서울에서의패배
식모살이떠난어머니를찾아
동생을길바닥에버리다
직업은있다
재회

2부평화시장의괴로움속으로
‘거리의천사’에서평화시장의노동자로
다락방속의하루
평화시장의인간조건
억울한생각
어린여공들을위하여
재단사전태일의고뇌
충격

3부바보회의조직
근로기준법의발견
재단사친구들
바보회의사상
아버지의죽음과바보회의출발
노력
좌절속에서

4부전태일사상
막노동판에서본것
원섭에게보내는편지
나를따르라
인간의과제
왜노예가되어야하나
인간,최소한의요구
모범업체설립의꿈과죽음의예감사이
번민
결단

5부1970년11월13일
삼동친목회
평화시장피복제품상종업원근로개선진정서
‘평화시장기사특보’나던날
시위
불꽃
전야
내죽음을헛되이말라

부록
전태일투쟁은끝나지않는다·1976년
이아픔,이진실,이사랑·1983년
태일의진실이알려진다니·1983년
개정판을내면서·1990년
가장인간적인사람들의가장비범한삶·1995년

연표

출판사 서평

1.가독성높인편집,주석과연표보강

전태일50주년기념개정판은가독성을높이는데주안점을두었다.본문은2009년의세번째개정판을따랐으며,전태일의일기와수기를별색으로처리했고,요즘에는거의쓰이지않는단어(특히봉제산업에서쓰이던일본식외래어)나젊은세대에게생소한사건에는주를달았다.아울러전태일이걸어간삶의맥락을더넓게이해할수있도록,연표에역사적배경이되는사건과사후이소선어머니와동료들의활동과관련한사항을보강했다.디자인은오필민님이힘을써주었다.
초판이나온이래『전태일평전』은세차례개정이이루어졌다.첫번째개정판은1991년1월돌베개출판사에서나왔다.초판발간당시원고유실로빠진부분을되살리고,검열때문에표현을바꾼대목을바로잡았다.두번째개정판은2001년9월에출간됐다.2009년4월세번째개정판부터전태일재단의전신인전태일기념사업회가『전태일평전』을발간했다.세월이흐르면서한글표기법이나띄어쓰기등이변했기에,원본과저자의뜻이더정확하게전달되도록문체를다듬었다.

2.2020년을살아가는청년·청소년의추천사

‘좋은게좋은거다’,라는말은강자에게나통용되는말이다.그리고이말은자주옳지않다.전태일은아닌건아니라고말할줄아는사람이었다.나는눈치가보여서,나자신이부끄러워서아니라는말을속으로삼키곤했다.지금이시대를살아가는우리에게가장필요한말은전태일의말과용기라고생각한다.아닌건아니라고말할줄알아야한다고.그러므로우리는이책을통해전태일을읽을시간이되었다.
양안다_시인

그가떠난지50년이지났지만,아직도일터엔청년전태일이품어주어야할청년들이많다.『전태일평전』은청소년과청년,그리고전태일을이어주는또다른연결고리가될것이다.
이채은_청년유니온위원장

스스로가실패한인생이라고생각할때가종종있다.생각했던목표들,이루지못한꿈.그런것들을생각하다보면채울수없는공허함만이남는다.10대시절처음읽었던『전태일평전』,그리고20대의끝자락에서다시만난전태일.희망을잃지않는다는것이무엇인지새삼스레깨닫게된다.나에게도무언가를나눈다는것이가능할지도모르겠다는생각을해본다.
김동희_미술작가

전태일이노동자들의인권을위해했던일들은어떤방법을통해,또어떤과정을거쳐이루어졌는가.그때의사회구조와지금의사회구조는어떻게달라졌는가.책을덮고난이후에도나의물음은끝없이이어진다.
윤창준_시온고(제15회전태일청소년문학상수상자)

_책속에서

전태일은이를악물었다.이저주받은현실앞에결코무릎을꿇어서는안된다.포기해서는안된다.나를거부하는‘부한환경’의무게에눌려쓰러져서는안된다라고…….자꾸만약해지려는마음을,엄습해오는패배감과‘캄캄한절망감’을밀쳐내려고나오지않는“신문이오!신문이오!”를연발하는열여섯살소년의도깨비같은몰골.그것은자신을억누르고거부하고얽어매고자신으로부터모든것을빼앗아가려는저비정한사회현실의힘에도전하는,쓰러져도또다시일어나맞서싸우는,온몸으로자신의인간성과인간다운삶의권리를싸워찾으려는,한약하디약한밑바닥인간의처절한투쟁의모습이었다.
(1부어린시절)

‘시다’란,말이견습공이지실제로는하나의독립된임무를담당하는노동자라서,보조없이는일해도시다없이는일못한다고하는정도이다.시다의직책은작업장에따라또는작업의종류에따라반드시일정하지는않다.미싱사(혹은재단사)가일을할수있도록보조해주는것이시다의일이며,하루종일다리미질과실밥뜯는일,실과단추를나르는일로부터업주나미싱사나재단사의사적인잔심부름까지도하게되는무척힘겨운노동을하고있다.
시다는대부분가정이어려워중학교에진학하지못한12~15살의소녀들이기술을배워집안을도와보겠다는생각으로들어간다.일이바쁜철이면평화시장일대의공장들문앞에는‘시다구함’이라는구인광고가몇공장건너하나씩나붙어있을정도로일자리는많다.
(2부평화시장의괴로움속으로)

전태일의설명은이러하였다.우리는당당하게인간적인대접을받으며살권리가엄연히있는데도불구하고,여태껏기계취급을받으며업주들에게부당한학대를받으면서도바보처럼찍소리한번못하고살아왔다.그러니우리재단사들의모임은바보들의모임이다.이것을우리가철저하게깨달아야하며,그래야만언젠가는우리도바보신세를면할수있다.……또그는이런이야기도하였다.재단사모임을시작하면서그는나이가든선배재단사들을찾아다니며협조를청하였는데,그들은한결같이“그건이루어질수없는일이다.뭘안다고너희가그런엄청난일을벌이려하느냐?”고막으면서노동운동을하겠다고설치는놈은‘바보’라고하더라는것이었다.그렇다면좋다.우리가한번바보답게되든안되든들이박아나보고죽자.이것이그의제안의내용이었다.
(3부바보회의조직)

근로감독관에게
여러분,오늘날여러분께서안정된기반위에서경제번영을이룬것은과연어떤층의공로가가장컸다고생각하십니까?……여기에는숨은희생도있다는것을명심하셔야합니다.
성장해가는여러분의어린자녀들은하루15시간씩의고된작업으로경제발전을위한생산계통에서밑거름이되어왔습니다.……이런순진하고사랑스러운동심(童心)들에게사회라는웅장한무대는가장메마른면과가장비참한곳만을보여주고있습니다.……그들은모든생활형식에서인간적인요소를말살당하고오직고삐에매인금수처럼주린창자를채우기위해끌려다니고있습니다.……기업주들은아무리많은폭리를취하고도조그마한양심의가책도느끼지않습니다.비합법적인방식으로생산공들의피와땀을갈취합니다.그런데왜현사회는그것을알면서도묵인하는지,저의좁은소견은알지를못합니다.
(4부전태일사상)

전태일은몹시심각한표정으로‘근로기준법화형식(火刑式)’을하자고제의하며모두희생할각오로싸우자고말하였다.정해진거사일자는11월13일.시각은역시오후1시.전태일을포함한세명의회원이플래카드를만들책임을맡았는데,구호는“우리는기계가아니다!”,“1주일에한번만이라도햇빛을!”,“하루16시간노동이웬말이냐?”등으로하기로하였다.연설은탁자하나를준비해뒀다가노동자들이모일때그자리에내어놓고,전태일이근로기준법책을들고그위에올라가서근로기준법중요조문들을소리내어읽고“이런조문이다무슨소용이냐?지켜지지도않는이따위허울좋은법은화형에처해버리자!”라는취지의선동연설을하여‘근로기준법화형식’을거행하고,그리고나서는전태일이구호를선창하고회원들과모인사람들이복창하면서곧바로데모에들어가기로하였다.
(5부1970년11월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