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수메르서사시의일부
아무것도없었던태초에,신(하나님)은하늘과땅을만들고,동식물을만들고,마지막으로인간을창조했다고한다.하지만하나님은여러가지면에서참으로이상한존재다.자신이유일한신임을주장하면서도자신‘들’의형상대로인간을창조하는가하면,‘우리’라는복수의신들이바벨탑을쌓은인간들을처벌하기위해함께지구로내려오기도한다.「창세기」에는선악과라고알려진지식나무의열매를따먹은인간들이에덴에서추방되는이야기도나오는데,그들이알게된지식이라고는고작자신들이벌거벗었다는사실을인식하게되었다는것뿐이다.성(性)을인식하고부끄러움을알게되었다는사실이어째서에덴에서추방될이유가되는것일까?
이어지는「창세기」의이야기들은의문을더욱증폭시킨다.아담의자손들은어디서출현했는지알수없는이민족의사람들과마주치고,신성한아담의자손들은하나님이엄격히금지한근친상간을통해자식을낳기도한다.그들의주된관심은신과의관계를제외하면모두섹스와장자승계문제,그리고그와중에서발생하는여러암투들에불과하다.서로싸우고다투고시기하는이들의모습은마치그리스신화에등장하는인간적인신들의이야기를연상시킬정도다.
그러다가노아에이르러하나님은인류와지구상의모든생명을멸망시키기로결심하는데,그이유가또한여간모호하지않다.뿐만아니라하나님은노아에게만비밀을알려방주를만들어생명을구하도록하는데,그가어떻게이레만에그런엄청난규모의방주를만들수있었는지에대해서는설명이없다.노아를비롯한고대의인간들이950년이나그비슷한정도로오래살았다는성경의기록또한이해할수없기는마찬가지다.산채로승천한에녹의이야기역시이해하기가퍽어려운데,성경에따른다면하나님의나라는우주어딘가에,신체를가지고찾아갈수있는형태로존재한다는것일까?죽어서영혼만가는세계가하나님의나라라는가르침과이이야기는어떻게연결될수있을까?
그런가하면신‘들’은바벨탑을쌓는인간들을처벌하여그언어를여럿으로나누기도하고,죄악으로가득찬마을(소돔과고모라이야기)을통째로없애버리기도한다.이들이야기를읽다보면우리는여러가지이상한점들을발견하게되는데,예컨대지상에서수천미터위에실재하는것도아닌하늘(하나님의나라)에닿으려는인간들의시도가왜신을분노케했는지우리는우선이해하기어렵다.그토록높은탑을건설할수있는기술을가졌던당시의사람들이,하늘이라는공허한공간에닿고자무식하게탑을쌓았다는것도믿기어렵다.또한인간을징벌하거나인간에게메시지를전하기위해지상에출현하는천사들의경우에도왜신적인존재인그들에게굳이날개같은것이필요한지,어째서천사들이사람들처럼지상을걸어다니고,많이걸으면다리가아프기도한지이해하기어렵다.
이런여러이유들때문에학자들은성경의이야기들을모두신화로돌린다.하지만성경,특히구약의「창세기」와모세오경에등장하는인명이며지명들이속속역사상실재했던것으로드러나고있고,에덴을발굴하기위한시도도끊임없이이어지고있다.그런유적지들가운데에서가장널리알려진곳은니네베,우르,갈데아같은수메르문명권안의도시들이다.여기서는이미발굴이진행되었고,수많은유적과유물들이쏟아져나왔다.그리고성경의원전이라고추정할수밖에없는,성경보다훨씬오래되었을뿐만아니라성경보다훨씬자세한기록들도함께쏟아져나왔다.
수메르의이점토판들가운데가장눈길을끄는것은「창조의서사시(창세기의원전)」와「길가메시서사시(에녹이야기의원전)」그리고「대홍수이야기(노아의홍수의원전)」로알려진것들이다.이서사시들에는태초에태양계가어떻게형성되었는지,누가왜,그리고어떻게인간을창조했는지가자세히기록되어있다.노아의홍수로알려진대홍수의이야기가지구에서실제로언제어떻게일어난사건인지도자세히기록되어있으며,노아를피신시킨구체적인신(신들가운데한명의신)이누구인지까지소상히적혀있다.신들의계보와관계,신과인간들의갈등까지상세히기록되어있으며,이로써우리는성경에기록된이야기들이실은수메르서사시의일부를번안한것이며(그과정에서일부내용이왜곡되었다),신화가아니라실재했던역사라는사실도알수있다.
진화론과창조론의합일점
인간의탄생에대해지금까지나온이론중가장믿을만한학설은당연히찰스다윈의진화론이다.하지만다윈의진화론은그과학적이고합리적인설명에도불구하고여전히의문투성이의이론으로남아있다.
진화론에서도가장문제가되는것은바로인간인데,원숭이가인간이되기까지의과정에는참으로설명하기어려운부분들이수없이존재한다.우선수십억년에이르는기나긴생명의진화과정에서불과수십만년이라는짧은시간동안에원숭이가갑자기직립으로보행을하고,이성적으로사고하고,도구를사용하고,농사를짓고,언어를창조하고,종교와예술까지발전시키게되었다는사실은참으로믿기어렵다.너무나갑작스러운변화인것이다.
그런가하면창조론에기대어인류의진화과정을연구하던학자들은최근참으로난감한사태들을여럿만나고있는데,예컨대4~5만년전에활동했다고믿었던호모사피엔스가실은수십만년전에도아프리카에서활동했다는증거들이발견되고있는것이다.이이후의시기에도오랫동안호모에렉투스와같은그이전조상들이활동했다는증거들이남아있는데도말이다.그렇다면진화는순서없이,혹은지역에따라수십만년의편차를두고제각각일어났다는말인가?게다가현생인류의직계조상인호모사피엔스의출현과최초문명의탄생이,가장혹독한빙하기에이루어진것으로밝혀지면서학자들은곤혹스러움을감추지못하고있다.대체원숭이들은어째서이혹독한시절에,그리고어떻게그토록짧은시간동안에,인간이될수있었던것일까?
호모사피엔스이후인류의진화과정을살펴보면의문은더욱다양하게확대된다.근동의어떤지역에서는신석기문명이다시구석기수준의문명으로퇴보하는양상이나타나는가하면,남아메리카나아프리카의원시부족들은어째서다른문명권의인류처럼진보하지못했는지에대해서도납득할만한설명을찾을길이없는것이다.인류는또한수메르라는최초의문명세계를건설한지겨우6,000년만에이제는달에우주선을쏘아보낼정도의과학기술문명을이룩하고있는데,이또한전체진화의기나긴세월을놓고따져보자면참으로아이러니컬한일이아닐수없다.
그럼에도우리는우리자신의탄생과발전과정에대하여진화론만큼합리적인사고의틀을아직찾지못하고있다.그렇다면큰틀에서진화론을인정하고,세부적인문제들을보완할과학적인이론은없는가?
이책의저자인시친에따르면당연히그런이론은,있다.그리고그이론은시친자신이나현대의어떤학자가창안한이론이아니라,바로수메르의점토판에이미기록되어있다는것이다.
수메르의고대기록에따르자면태초에지구에는신들만이있었다.동식물이있기는했지만인간은없었다.그무렵신들은아프리카의광산에서금광채굴에매달리고있었다고하는데,현재실제로아프리카에서는구석기시대나그이전시기에해당하는수십만년전의채광흔적이발굴되고있으며,그런고대의채광흔적만을찾아다시금광을개발하는업자들까지있다고한다.어쨌든이과정에서신들은채광에활용할노예가필요했으며,그결과로창조된것이바로인간이라고한다.성경에따르면하나님은에덴동산을돌보는노동을시키기위해아담과이브를창조했다고하는데,이와유사한맥락에서인간은애초에신들의노동을대신하는노예로창조되었다는얘기다.
신들이인간을창조하는과정은최근사회적으로큰관심을끌고있는배아복제과정이나DNA합성과정과매우유사하다.이전에진화론의방식에따라이미존재하던어떤존재(예컨대원숭이인간)를인간으로개량했다는기록이수메르의점토판에명확하게기술되어있으며,그구체적인과정까지상세히설명되어있다.
수메르의유적에서는이처럼우리가상상하기조차어려운,수천년전의사람들이남긴기록이라고는도저히믿을수없는수수께끼같은기록들이담긴점토판들이수십만장이나발굴되었고,지금도발굴을기다리고있다.
신들의정체와12라는숫자의비밀
구약에는12지파가있고,예수에게는12명의제자가있었다.그리스신화에는무수한신들이등장하지만올림포스의원탁회의에는12명의신들만이참석했다.인도와이집트의신들도주요한신들만을간추리면항상12명이고,동양의12간지에는역시12종류의신비동물들이등장한다.1년은12달이고,하루는두번의12시간으로구성되며,하늘(황도대)에는12종류의별자리가있다.이것은과연우연일까?
만유인력을발견한과학자뉴턴은실제로는생의많은시간을고대의종교연구에투자한사람이다.그가남긴연구결과는사후50년이지나서야겨우출판되었는데,우리가알고있는『프린키피아』가그것이다.거기서뉴턴은‘모든고대민족은12명의똑같은신들을믿었다’고기록하고있다.시친이주장하는것도같은내용이다.
시친은이책에서이집트,인도,바빌로니아,그리스,로마,이스라엘,미케네,기타중동과소아시아문명권각국의여러신들을비교하고분석한결과,모든중요한신들은항상12명으로구성되어있었다는사실을밝혀냈다.그리고이모든다양하고복잡한신들의계보와관계가결국은하나의전형적인관계와계보로수렴된다는사실을입증하고있는데,그기본모델은당연히수메르의점토판에기록된신들의계보도와정확히일치한다.결론은세계각국의모든신들의이야기는수메르가그원천이고,여기에서파생된신화들이전파되어오늘날과같이다양한신들의이야기를구성하게되었다는것이다.시친은이전파의과정과신들의변화과정까지이책에서상세히밝히고있다.이책을읽는것만으로도우리는세계각국의주요신화들이어떻게같고다른지,각각의신들은어떤관계를맺고있으며,이신들의관계와인류의역사가어떻게연결되는지를파악할수있다.수메르의점토판에서신화는인간의역사와동떨어진신들만의황당한이야기가아니라,인간과끊임없이문명을창조하고역사를이어가는실존적인물들로되살아난다.수메르에서역사와신화는떨어질수있는두가지가아니었던것이다.
수메르,그찬란한문명의재발견
인류의4대문명발상지가운데수메르는우리(동아시아변방의우리)에게가장덜알려진문명권이다.황하는지리적으로가까울뿐만아니라,그문명권의한자락을우리가직접담당해왔기에남의문명권이아니다.이집트와인더스의문명은거기서발굴된화려하고거대한유적들때문에오래전부터우리의시각적호기심을자극해왔다.해마다수천명의사람들이인도와이집트로여행을떠난다.하지만수메르는우리에게는다소낯선문명이다.중고등학교교과서에기술된내용정도가우리가아는정보의대부분일정도다.
하지만수메르는우선모든문명가운데가장최초의문명이라는점에서주목하지않을수없다.『역사는수메르에서시작되었다』라는책이이미국내에도소개되었거니와,인류의가장중요한모든과학적발견과발명의맹아가수메르에서시작되었다.법과교육시스템이수메르에서처음시작되었고,목축과농경과철기문명이수메르에서처음시작되었으며,본격적인의미의의학과문학과예술이모두수메르에서처음시작되었다.언어와문자역시수메르에서처음시작되었으며,바퀴와건축,술과각종음식,천문학과수학역시수메르에서처음시작되었다.그리고무엇보다도중요하게,이책의관심이집중되는신화와종교역시수메르에서처음시작되었다.시친의책을읽는일은,그파격적이고충격적인주장을읽는과정이기도하지만,그어떤수메르관련서적보다도풍부한수메르관련역사와문화를읽는흥미진진한지적여행의과정이기도하다.우리가설령시친의주장에동의하지않는다하더라도,이놀라울정도로흥미진진한책을읽는재미는결코반감되지않는다.
수메르문명은또한고대문명가운데가장발달된문명이었다.이집트의피라미드는수메르의지구라트를모델로한것이지만,수메르의지구라트에비해그실용성과과학적설계에서뒤떨어지는건축물이다.그런가하면수메르인들은60진법을사용했고,북반구와황도대의별자리는물론,(이해하기어렵지만)남반구의별자리들까지알고있었다.그들이알고있었던목성너머의행성들,그러니까토성·천왕성·해왕성·명왕성등의존재는수메르이후완전히잊혀졌다가근세에이르러서야천문학과물리학의발전으로다시그존재가증명된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