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국, 종이 떡 (하): 쓸모로 세상을 잇다

흙 국, 종이 떡 (하): 쓸모로 세상을 잇다

$15.00
저자

정명현

저자 : 정명현
과학사학자·고전학자. 임원경제연구소 소장.
고려대학교 유전공학과를 졸업한 뒤 도올서원과 한림대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학을 공부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현 과학학과)에서 전통 과학기술사를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석사 논문으로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담긴 해양박물학의 성격」을, 박사 논문으로 『서유구의 선진농법 제도화를 통한 국부창출론』을 발표했다.
대학원 박사과정 중 조선 최대의 생활문명 백과사전 『임원경제지』가 우리말로 완역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접하고 완역을 자신의 과업으로 삼았다. 2003년 송오현 DYB교육 대표의 조건 없는 후원을 마중물 삼아 본격적인 번역 사업을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70여 명의 학자가 번역·교열·감수 등에 참여했다. 『임원경제지』 16개 분야 가운데 15개 분야를 공역했고, 마지막 분야인 『인제지』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역주서로 『자산어보: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생물 백과사전』이 있으며, 민철기 등과 함께 『임원경제지: 조선 최대의 실용백과사전』을 쓰고 옮겼다.
조선시대 생활문명의 지식이 어떻게 형성되고 축적되었는지를 밝히고, 그 지식을 오늘의 삶 속에 되살리는 활용 연구에 관심을 두고 있다. 『흙 국, 종이 떡』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학술 연구를 넘어 더 넓은 독자와 나누기 위해 쓴 첫 드라마 극본이다.

목차

하권 ― 쓸모로 세상을 잇다
제13화 지식의 집을 짓는 설계자
― 식력과 양지의 첫 걸음
제14화 멈춰버린 수레바퀴, 그리고 붉은 교정지
제15화 강화에 지는 별
제16화 끝나지 않는 집념
제17화 오비거사, 흙으로 돌아가다
제18화 3억 원의 도박
제19화 고구마와 섹스, 그리고 붉은 펜
― 진실을 향한 광기 어린 교감
제20화 위대한 무관심
― 기다림이라는 가장 무거운 채찍
제21화 흙에서 클라우드로
― 접속, 1845년과 2026년
부록 1 ― 풍석 서유구와 『임원경제지』
부록 2 ― 『임원경제지』와 16지의 이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113권의 백과사전을 어떻게 한 편의 이야기로 읽을 것인가
『임원경제지』는 113권 54책, 252만여 자에 이르는 거대한 저술이다. 농사·음식·의학·주거·의복·공예·수산·예술·경제 등 인간의 일상 거의 전부가 그 안에 들어 있다. 그 방대함이 『임원경제지』의 위대함인 동시에, 오늘의 독자가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했다.
『흙 국, 종이 떡』은 그 거대한 숲에 ‘드라마’라는 첫 번째 길을 낸다.
저자는 24년 동안 『임원경제지』를 번역하며 만난 지식과 사료를 설명문으로 늘어놓지 않는다. 서유구가 실패하고, 웃고, 좌절하고, 사람들과 논쟁하며 마침내 자신의 학문을 만들어 가는 장면으로 바꾼다. 독자는 농학사나 과학기술사를 공부한다는 부담 없이 자연스럽게 조선의 밭과 부엌, 변소와 대장간, 시장과 서재로 들어가게 된다.

“흙 국과 종이 떡을 만들지 마라”
책의 제목인 토갱지병(土羹紙餠)은 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다.
서유구는 경학과 경세학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논의된 말을 되풀이하거나 현실에서 실행할 수 없는 논의에 머무는 학문을 경계했다. 농사와 생업, 일용의 기술을 외면한 학문이 과연 사람의 삶을 살릴 수 있는가.
그래서 이 책에서 학문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밥과 집, 옷과 약, 수레와 쟁기, 한 끼의 음식과 한 사람의 노동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아버지와 아들, 지식을 함께 짓다
또 하나의 중심에는 서유구와 아들 서우보가 있다.
실제로 서우보는 아버지의 저술을 교정하는 데 참여했다. 극본은 두 사람의 학문적 동행을 ‘붉은 묵흔’이라는 강렬한 이미지로 형상화한다. 붉은 먹과 붉은 피가 겹치는 장면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방대한 저술을 곁에서 다듬은 아들의 노고와 헌신을 압축한 극적 장치다.
저자는 이러한 창작의 범위를 서문에서 직접 밝힌다. 역사적 사실과 창작의 경계를 감추지 않는 것이 이 작품이 지키는 중요한 원칙이다.

1845년에서 2026년으로―고전을 살리는 데 24년이 걸렸다
이 작품의 특별함은 서유구의 죽음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후반부 네 화, 「3억 원의 도박」, 「고구마와 섹스, 그리고 붉은 펜」, 「위대한 무관심」, 「흙에서 클라우드로」에서는 200년 뒤 『임원경제지』를 다시 살려 낸 현대 연구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조건 없는 후원으로 시작한 연구, 70여 명의 학자가 참여한 번역과 교열, 틀린 글자 하나와 약재 하나를 놓고 벌이는 논쟁, 정부 지원과 중단,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고전을 다시 연결하려는 시도까지. 고전은 과거에 완성되어 박물관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읽고 번역하고 다시 질문할 때 살아난다.

역사학과 드라마, 그리고 새로운 창작 도구
저자 정명현은 드라마 작가가 아니라 과학사학자이자 고전학자다. 그래서 이 극본은 사료와 선행 연구에 대한 오랜 축적에서 출발한다.
동시에 자신의 첫 극본을 쓰는 과정에서 Gemini와 ChatGPT를 대화 상대이자 창작의 조력자로 활용했다. 그러나 어떤 사실을 채택할지, 어떤 허구를 허용할지, 어떤 문장을 최종적으로 남길지에 대한 판단은 모두 저자의 몫이었다. 최종 서문 역시 생성형 AI는 저자가 아니라 “함께 걸어온 동반자”였다고 밝힌다.
200년 전 붓으로 기록된 지식이 오늘의 번역과 디지털 기술을 거쳐 다시 독자를 만난다. 그래서 『흙 국, 종이 떡』은 서유구 한 사람의 이야기를 넘어 지식이 살아남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다.

핵심 판매 포인트
113권 54책, 252만여 자의 『임원경제지』를 21편의 드라마로 재구성
조선의 농사·음식·의학·주거·공예·경제·예술을 장면과 대사로 만나는 역사극
서유구와 서우보, 정약용 등 조선 지식인들의 삶과 사상을 역사적 개연성 속에서 재구성
마지막 4화에는 24년간 이어진 실제 『임원경제지』 번역 사업을 현대 서사로 수록
대사는 고딕체, 지문·서술·내레이션은 명조체로 구분한 ‘읽는 방송 드라마 극본’
하권에 『임원경제지』 16지 전체 체계와 식력·양지의 철학을 정리한 종합 해제 수록
과학사학자가 생성형 AI를 창작 조력자로 활용해 집필한 첫 드라마 극본

9. 추천 독자
조선 후기 역사와 실학·과학기술사에 관심 있는 독자
정약용은 알지만 서유구와 『임원경제지』는 처음 만나는 독자
음식·농업·건축·의학 등 조선의 일상생활사를 좋아하는 독자
역사 드라마와 대본집을 즐겨 읽는 독자
고전 번역과 문헌 연구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한 독자
학문과 사회, 지식과 실천의 관계를 고민하는 연구자·학생
AI 시대에 인문학 연구와 새로운 창작 형식의 결합에 관심 있는 독자

책 속에서

“학문은 결국 사람을 살리는 ‘진짜 밥’이어야 한다.”
― 상권 서문 「학문은 사람을 살릴 때 비로소 학문이 된다」

“아니… 죽지 않는다. 기록은 기억보다 강하다.”
― 상권 제1화 「100년의 침묵, 그리고 종이 떡」

“성현의 도가 만년을 가더라도, 백성의 위장은 하루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식은 마땅히 그 속도에 맞춰야 한다.”
― 상권 제1화 「100년의 침묵, 그리고 종이 떡」

“서방님은 아직도 책 타령입니까? 부엌은 머리가 아니라 손끝에 있습니다. … 그걸 모르면 서방님은 평생 굶습니다.”
“책 속의 집은 비를 막아주지 못합니다.”
― 상권 제1화 「100년의 침묵, 그리고 종이 떡」

“거름 아끼기를 금 아끼듯 하라[惜糞如金]고 했네. 똥이 곧 금이야! 황금!”
― 상권 제2화 「똥오줌 쟁탈전과 셰프의 레시피」

“백성이 흙으로 국을 끓이지 않아도 되는 세상, 사대부가 종이 떡이 아닌 진짜 밥을 나누는 세상… 그것이 제가 꿈꾼 ‘임원경제’의 종착지입니다.”
― 상권 제12화 「이익의 도」

“책은 가져왔으나, 책을 읽어줄 백성이 살아야 할 것 아니냐. 밥이 없는데 예의가 있고 기술이 있겠느냐.”
― 하권 제13화 「지식의 집을 짓는 설계자」

“아니다. 그것은 더러운 피가 아니라, ‘붉은 묵흔(墨痕)’이다. 네 생명이 이 책 속에 스며든 것이다.”
― 하권 제14화 「멈춰버린 수레바퀴, 그리고 붉은 교정지」

“선비의 글은 귀로만 듣는 공허한 관념이 아니라, 백성의 빈 뒤주를 채우는 실제적인 힘이어야 하네. 이 113권의 기록이 가난한 이들의 지혜의 밑천이 된다면, 내 80년 허비는 세상에서 가장 남는 장사가 아니겠느냐?”
― 하권 제17화 「오비거사, 흙으로 돌아가다」

송오현 : “4번으로 하죠.”
자준 : “원장님… 제가 숫자를 잘못 적은 게 아닙니다. 저건 3억입니다.”
― 하권 제18화 「3억 원의 도박」

“모르는 걸 억지로 아는 척 메꾸는 건 독자에 대한 사기이고, 풍석 선생에 대한 모독입니다. 모르면 과감하게 ‘모른다, 상세한 뜻은 훗날을 기약한다’라고 쓰세요. 그 키보드 자국이 오히려 우리의 정직함을 증명할 겁니다.”
― 하권 제19화 「고구마와 섹스, 그리고 붉은 펜」

“흙으로 국을 끓이지 않기 위해, 종이 떡이 아닌 데이터의 밥을 짓기 위해 23년을 기꺼이 미쳐준 저 장인들이야말로, 오늘 시연하는 ‘임원 AI’의 진짜 주인들입니다!”
“이제 덮개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여러분, 접속하십시오!”
― 하권 제21화 「흙에서 클라우드로―접속, 1845년과 202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