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 바람 그림책 6 (양장)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 - 바람 그림책 6 (양장)

$14.15
저자

이세히데코

경상북도안동에서태어났다.한국외국어대학에서프랑스어를전공하고,현재출판기획자겸번역자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우부메의여름』,『망량의상자』,『웃는이에몬』,『엿보는고헤이지』등의교고쿠나쓰히코작품들과『음양사』,『샤바케』,미야베미유키의『마술은속삭인다』,『외딴집』,『혼조후카가와의기이한이야기』,『괴이』,『흔들리는바위』,『흑백』,『안주』,『그림자밟기』,『미야베미유키에도산책』,『맏물이야기』,덴도아라타의『영원의아이』,마쓰모토세이초의『짐승의길』,『구형의황야』등이있으며독특한색깔의일본문학을꾸준히소개,번역할계획이다.

출판사 서평

천명의첼리스트,그중한명이쓰고그린책
이책의작가인이세히데코도그자리에있었다.화가이자그림책작가인이세히데코는열세살때부터첼로를시작했다.“인간의모양을한악기,인간의목소리로노래하는악기,첼로.첼로를켜는사람의모습은,사람이자신의그림자를껴안고있는것처럼보인다.”고말하는작가는평생첼로를연주하며스스로를수없이위로해왔다고한다.
작가는“천명의첼로콘서트”에직접참가해천명이넘는사람들과연습을하고,함께했던수많은첼로와첼리스트를그리며이그림책을만들었다.
작가는대지진때그곳에살지않았고,피해를입지도않았다.하지만지진직후파괴된거리를걸으며도무지표현할수없는괴로움을느꼈다.작가는38세때갑작스런병으로한쪽눈의시력을잃었다.그리고고베대지진이일어나기전해에는스물다섯이된아들을잃었다고한다.“형태가있는것도,없는것도모두부서진”고베의그거리에서작가가느낀아픔은결국자기자신의아픔과다르지않았을것이다.모든것이사라져버린상실감,주체할수없는고통은결국하나였을것이다.
그리고고베대지진후3년,음악회가열린다는소식에이세히데코는주저없이달려간다.그는상실의아픔을온몸으로공감하는한인간으로,지진으로상처입은사람들을음악으로위로하고싶은한명의첼리스트로,아프고도아름다운기적같은이야기를많은이들과나누려는작가로모든것을녹여내이그림책을쓰고그렸다.

천명의첼리스트,그중하나인소년과소녀,그리고할아버지
이책에는세인물이등장한다.너무나사랑했던강아지를잃은한소년,그리고고베대지진의현장에있었던소녀와할아버지.그소녀는당장사람을보살피는것만해도힘든폐허속에서사랑하는새들을어쩔수없이하늘로날려보내야했고,할아버지는지진으로평생을함께한첼로도,친구도다잃었다.상실의아픔을간직한그들은대지진복구지원콘서트에참가하고,함께연습한다.
소년에게지진은어린시절TV속하나의광경이었다.밖에서바라본대지진은그저끔찍한광경일뿐,직접경험을한사람과바라본사람들사이에는시각이나감각차이가존재할수밖에없다.하지만소녀와할아버지를만나고음악회를위해첼로를연주하며소년은그저무섭기만했던그광경에자신의마음을담기시작한다.자신의아픔과그들의아픔은다르지않았고,간절한마음으로자신의연주가누군가에게가닿기를바란다.그렇게그들은조금씩서로를또스스로를위로해간다.1000명의첼리스트,1000개의첼로는모두각자다른이야기품고있지만,마침내그들의마음과노래는하나가되어바람을타고흐른다.

서로의아픔을위로하는마음,공감의깊고아름다운울림
고베대지진이라는특정한사건을모티브로했지만,이책은결국커다란상실과고통앞에서우리에게가장중요한것이무엇인지보편적인가치를이야기하고있다.자연재해는물론전쟁,사고,질병등살아가며마주치는쓰라린아픔과고통에대해우리스스로가,그리고우리아이들이어떤마음을가져야할지생각하게만든다.살아가며고통의한가운데서아픔을느낄때도많지만,어쩌면다른이의고통을바라보는입장에설때도많기에이책의메시지는더욱중요하다.
도저히어찌해볼수없는상실의고통속에서우리에게하나의구원이있다면그건결국서로를향한공감이아닐까?서로의아픔을느끼고이해하며,서로의등을토닥이고감싸안으려는노력.작가는그소중하고절실한마음을천개의첼로소리가하나의마음,하나의노래로합쳐지는과정을통해담담하지만감동적으로그려낸다.
이세히데코의아름다운그림역시보는이의마음에깊은울림을남긴다.부드러운선과투명한색으로그려진그림에서바람결에실려오는첼로의따뜻한선율이느껴지는듯하다.보는내내부드러운음악이들리는듯하고,맑은그림이마음을정화시키고,포근한손길이어깨를감싸는느낌이들어커다란위안과위로를주는아름다운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