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길을 걷는 나그네. 조성순 시인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길을 걷는 나그네이다. 그가 걷는 길은 안과 밖이 이어져 있어서 도망치는 길이 곧 구도의 길이 되고, 구도의 길이 곧 도망치는 길이 된다. 그는 ‘정지된 시간의 거울 앞’ ‘다른 은하계의 누군가를 향해 열려 있는 우물’ ‘매혹적인 구멍’ 등으로 표현되는 어떤 진실의 순간으로부터 끊임없이 도망친다. 한번 빠지면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도망치는 길은 곧 매혹에 이끌려 구멍을 찾아다니는 구도의 길이기도 하다. 그는 때로는 여행자의 시선, 때로는 다변과 위악의 시들로 발견한 구멍을 덮는다. 그 덮는 행위는 감춤이라는 점에서 도망이고 표시라는 점에서 구도이다. 그의 시에 진실의 순간을 들여다보는 시는 매우 적다. 어찌 그러하지 아니 하랴. 대지에 뚫린 구멍은 어머니의 자궁이어서 매혹적이나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세계이다(김진경 시인, 소설가)
가자미식해를 기다리는 동안 (조성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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