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착해질 때 (서정홍 시집)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서정홍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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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산골 마을에서 땀 흘려 일하는 행복을 전하다!
서정홍 시인의 시집『내가 가장 착해질 때』. 사는 일이 늘 서툴고 몬난 자신을 기꺼이 사랑하고 용서하며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바치는 저자의 세 번째 시집이다. 이십 대에 쓴 첫 번째 시집 <58년 개띠>, 삼십 대에 쓴 두 번째 시집 <아내에게 미안하다>에 이어 사십 대에 쓴 이번 시집은 바보처럼 남의 흉내 내지 않고, 저자가 아니면 아무도 쓸 수 없게 쓰고자 한 시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름답고도 슬픈 산골 마을 이야기, 가난한 만큼 끈끈하고 깊은 정을 나누며 살아온 식구들 이야기, 농사지으며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달은 이야기,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 이야기, 시를 쓰며 생각하고 깨달은 이야기까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말하지 않아도

이십오 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내는 땅콩을 삶아서
못나고 쭈그러진 것을 먼저 골라 먹는다.

손에 잡히는 대로 먹으면 되지
꼭 못나고 쭈그러진 것을
먼저 골라 먹어야 하냐고 물으면
씩 웃고 만다.

왜 대답은 없고
씩 웃고 마는지
우리 식구들은 다 안다.
저자

서정홍

저자 농부 시인 서정홍은, 사람은 모름지기 자연 속에서 자연을 따라 자연의 한 부분으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이란 걸 깨닫고 생명을 살리는 농부가 되었다. 자연이 없는 교육은 죽음의 교육이고, 자연을 떠난 삶은 그 자체가 죽음이란 걸 알고 1996년 1월, ‘생명공동체운동’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우리밀살리기운동’과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함께 하면서 ‘경남생태귀농학교’를 만들었다. 2005년 1월, 도시에서 하던 모든 일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황매산 기슭 작은 산골 마을에 작은 흙집을 지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열매지기공동체’와 ‘강아지똥학교’를 열어 이웃들과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깨달으며 살아가고 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글을 써야 세상이 참되게 바뀐다는 걸 깨닫고, 글쓰기에도 힘을 기울여 1992년 제4회 ‘전태일문학상’과 2009년 제7회 ‘우리나라 좋은 동시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시집 『58년 개띠』(보리)와 『아내에게 미안하다』(실천문학사), 동시집 『윗몸일으키기』(현암사)와 『우리 집 밥상』(창비), 『닳지 않는 손』(우리교육), 자녀 교육 이야기를 담은 『아무리 바빠도 아버지 노릇은 해야지요』(보리)와 산문집 『농부 시인의 행복론』(녹색평론사), 『부끄럽지 않은 밥상』(우리교육) 들이 있다. 펴낸 책마다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어, 늘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밥 한 그릇
봄소식 / 이장님 / 살아 있는 모든 것 / 모심는 날 / 완행버스 안에서 / 기다리는 임은 오지 않고 / 봄날 / 마을 잔칫날 / 나이/ 밥 한 그릇 / 서울로 간 제사 / 패랭이꽃 / 사람이 그리운 날

제2부-아름다운 시절
하루 / 매실주 담그면서 / 동지 / 말하지 않아도 / 정든 것끼리 정붙이고 / 목숨 같은 / 창밖에는 함박눈이 내리고 / 아버지 돌아가시던 날 / 지금까지 / 어떤 하루 / 고모 / 심사위원 / 아름다운 시절 1 / 아름다운 시절 2 / 아름다운 시절 3 / 아름다운 시절 4 / 아름다운 시절 5 / 저녁 무렵제

3부-마지막 뉴스
이른 아침에 / 가지치기 / 요셉 할아버지 / 쌀장사와 쌀농사 / 쌀밥 / 쌀값 / 어머니의 우리 밀 사랑 / 내가 가장 착해질 때 / 사월 / 마지막 뉴스 / 슬픈 까닭 / 농부가 되는 길 1 / 농부가 되는 길 2 / 농부가 되는 길 3 / 농부가 되는 길 4 / 친환경농업 교육장에서

제4부-그리움 다 남겨 두고
그리움 다 남겨 두고 / 겨울 햇살에 / 수동 할매도 일하는데 / 그 힘은 어디서 / 원동 할머니 / 함박골 어르신 / 처방 / 순만이 형 / 여름 한낮 / 성수네 집 짓기 / 농사 일지 1 / 농사 일지 2 / 농사 일지 3

제5부-정말 그랬으면 좋겠네
한데 어울려 / 사장과 시인 / 감자를 먹으면서 / 시를 읽다가 / 이영선 신부님 / 우리도 쿠바의 새들처럼 / 시를 쓰면서 / 정말 그랬으면 좋겠네 / 시인이란 / 언제부턴지 / 다른 까닭 / 세계는 하나 / 이대로 가면 / 다른 건 몰라도?126 / 꿈 / 시인추천의 글

출판사 서평

서정홍 시인이 『58년 개띠』와 『아내에게 미안하다』 이후 10년 만에 세상에 선보이는 시집. 경남의 한 산자락에 보금자리를 튼 뒤, 직접 밭을 일구고 농작물을 돌보며 얻은 생생한 경험과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온갖 자극적인 볼 것과 읽을 것이 난무하는 시대에 땀 냄새가 묻어나는 시 한 편 한 편은 읽는 이의 마음을 순하게 어루만져 준다.

이십 대에는 <58년 개띠>로, 삼십 대에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로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노래했던 서정홍 시인. 그가 10여 년 만에 세상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는 산이 좋아 산자락에 보금자리를 튼 뒤, 직접 밭을 일구고 농작물을 돌보며 얻은 생생한 경험과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사람뿐만 아니라 쌀 한 톨부터 풋고추, 감자, 배추에 이르기까지 시인의 시선은 한층 더 낮아져 살아 있는 모든 것을 보듬는다.

산이 좋아 산에 사노라네, 흙 묻은 손으로 쓴 시
경남 합천군 가회면 황매산 자락에 자리 잡은 ‘나무실 마을’. 이름도 정겨운 이 마을에는 시집 『58년 개띠』로 널리 알려진 서정홍 시인이 살고 있다. 오늘도 뙤약볕 아래에서 농작물을 돌보고 있을 그는 이제 농사짓는 시인이다. 그는 산이 좋아 산자락에 보금자리를 튼 뒤 직접 밭을 일구고 농작물을 돌보며 얻은 생생한 경험과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시 안에 녹여 낸다. 또한 나이 많은 어르신들만 모여 사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마을의 숨은 일꾼으로, 자식들 도시로 떠나보낸 동네 어른들의 살가운 아들로 살며 겪은 작은 산골 마을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도 담아냈다.
천근만근 쏟아지는 졸음을 밀어 올리며 흙 묻은 손으로 쓴 시, 농사일로 굵고 뭉툭해진 손마디로 다듬은 시어에서는 시인의 땀 냄새가 난다!

팍팍한 현실을 헤쳐 나가는 따뜻한 시선의 힘
시집은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아름답고도 슬픈 산골 마을 이야기, 2부는 가난한 만큼 끈끈하고 깊은 정을 나누며 살아온 식구들 이야기, 3부는 농사를 지으며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달은 이야기, 4부는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 이야기, 5부는 시를 쓰면서 생각하고 깨달은 이야기들로 엮었다.봄이 오면 참꽃이 온 산을 물들이고, 마을 잔칫날에는 돼지를 잡아 마을 사람들이 나눠 먹는 평화로운 이 마을에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러하듯 희로애락이 있다. 젊은이들이 떠난 농촌 마을에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의 고된 노동이 있고, 씨앗 값도 안 나오는 가난이 있다. 도시로 간 자식들이 죽음의 순간에도 오지 못할까봐 시인에게 임종을 지켜 달라고 부탁하는 ‘원동 할머니’의 사연은 애처롭기만 하다. 그러나 시인의 시선은 이런 팍팍한 현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난하지만 사람과 사물을 보는 시선이 따뜻하기에 가슴 찡한 눈물 끝에 허허 웃을 수 있는 마음에 여유로움 또한 자리한다. 그리하여 여느 농부처럼 흙을 만지고 씨를 뿌릴 때 착해진다는 더없이 담백한 고백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순하디 순하게 어루만져 준다.

어른과 청소년이 함께 읽을 수 있는 건강한 시

시인이란
쉬운 걸어렵게 쓰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걸쉽게 쓰는 사람이다.
-「시인이란」
전문 온갖 자극적인 볼 것과 읽을 것이 난무하는 시대를 반영하듯 시 또한 점점 더 난해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서정홍 시인의 이 짧은 시 한 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또한 어른과 청소년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시가 전무한 상황에서 한글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우리말을 살려 쓴 시인의 시는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오늘 저녁, 시 속에 등장하는 시인의 가족들처럼 오순도순 모여 이 시집에 실린 시 한 편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어른들은 자신의 뿌리를 돌아보며 아름다웠던 한 시절을 추억하고, 청소년들은 땀 흘려 일하는 즐거움과 오늘 밥상에 오른 쌀과 반찬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