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서

불안의 서

$28.00
Description
지상에서 가장 슬픈 책, 페소아가 전하는 슬픈 상상력
『불안의 서』는 소설가 배수아가 완역한 책으로, 포르투갈의 국민작가로 추앙받는 페르난두 페소아가 쓴 지상에서 가장 슬픈 책으로, 에세이 480여 편이 수록되어 있다. 흔히 명예, 성공, 편리함, 소음과 번잡함 등이 인정받는 현시대에, 페소아는 그와 정반대되는 어둠, 모호함, 실패, 곤경, 침묵 등을 노래한다. 포르투갈의 도시 리스본, 특히 도라도레스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그곳 사람들, 그곳 풍경, 그곳에서 촉발된 상상력을 그 무엇에도 구애받지 않고 맘껏 펼쳐 보인다.

480여 편에 이르는 각각의 글들은 원칙적으로 독립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인간, 삶과 죽음, 내면의 심리와 외부세계와 같은 근원적이고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면서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자아의 비밀에 대한 질문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된 테마이다. 차분하고 섬세하고 치밀하면서도 치열하게까지 느껴지는 페소아의 글들을 통해 고뇌하는 한 작가가 추구하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저자

페르난도페소아

1888년리스본에서태어났다.여덟살때가족모두가남아프리카공화국더반으로이주했다.1905년에홀로고향으로돌아와리스본대학문학부에입학했으나채일년도되지않아학업을중단하고는영어무역서신을번역하며생계를이어갔다.

1912년『아기아』에포르투갈시문학에대한글을발표하면서작가활동을시작했고,1915년포르투갈모더니즘문학의시초라평가받는잡지『오르페우』를창간했다...

목차

발문
아무것도원하지않는능력김소연(시인)5

서문17

텍스트
1~481

주석789

옮긴이의글
이름은하나의징후다배수아793

출판사 서평

‘불안’에관한가장슬프고도아름다운책

“나는내안에서여러개성을창조해냈다.나는계속해서다양한개성들을창조하고있다.내가꿈을꿀때마다모든꿈이하나하나육신을입고서로다른사람으로태어난다.그렇게태어난꿈들은나를대신하여계속해서꿈을꾼다.”

포르투갈의국민작가로추앙받는페르난두페소아가쓴<불안의서>에는짧으면원고지2~3매,길면20매분량인에세이480여편이실려있다.흔히명예,성공,편리함,소음과번잡함등이인정받는현시대에,페소아는그와정반대되는어둠,모호함,실패,곤경,침묵등을자신의헤테로님(Heteronym,異名)베르나르두소아레스를통해노래하고있다.소아레스는포르투갈의도시리스본,특히도라도레스라는장소를중심으로,그곳사람들,그곳풍경,그곳에서촉발된상상력을그무엇에도구애받지않고맘껏펼쳐보인다.

480여편에이르는각각의글들은원칙적으로독립된내용을담고있다.하지만이들은인간,삶과죽음,내면의심리와외부세계와같은근원적이고다양한주제들을다루는가운데,서로긴밀하게연관되어있다.차분하고섬세하고치밀하면서도치열하게까지느껴지는페소아의글들을통해,혼자만의시간에삶에서부닥치는전반적인주제들을중심으로고뇌하는한작가가추구하는삶의진정한의미를엿볼수있다.

이책은소아레스를둘러싸고는있으나그의내면으로는침투해들어오지못하는세계,그리고보조회계원으로서의피상적일상을상세하게관찰하고관조적으로기술한외면이자내면의일기다.때로는길고때로는극히짧은메모와회고,인상,사색과명상그리고환상을기록한언어는시적인은유로가득하다.일기는삶의의미와인간의운명,그리고영혼의비밀을묻는비탄의노래처럼들린다.리스본의장소들,리스본의풍경들이많은경우그의관찰과관조의대상이된다.대표적으로금세공사들의거리인도라도레스는소아레스가사는곳이면서동시에전세계이자삶전체를상징한다.

우리는이책을다양한헤테르님속에있는한예술가를드러내는일생에걸친스케치북으로삼을수있다.아니면우리는리스본을떠나본적없는페소아의문학적방랑전체를충실하게동행했던"무작위의인상들이담긴책",하나의여행기록으로읽을수도있다.아니면우리는이책을살지않는데일생을바쳤던한남자,'온실속의화초같은행위에대한혐오'를길러낸한남자의'사실없는자서전'으로볼수도있을것이다.이책은미리설정된질서가없다는바로그점때문에무한한조합으로배열하고또재배열할수있는가공된보석과원석이뒤섞인보물상자와같다.

'불안'이라는단어는인간의존재적문제보다는어디에나존재하는,그리고지금은미사여구를늘어놓는화자로증류된불안정성과불확실성을지칭한다.그러나불안의다른형태들이작품에침범하기시작하고이내예기치않은변화를일으킨다.

수많은파편적텍스트,스케치들과아포리즘이그어떤줄거리도구성하지않은채,오직의식의연상을따라진행되는이책은열린형식의현대적작품이다.소아레스-페소아가세계를바라보는시선과명상그리고성찰에는인류의보편성과한개인의특성이모두반영되는데,인간이란무엇인가,삶의의미는무엇인가,그리고자아의비밀에대한질문이책전체를관통하는주된테마를이룬다.

이글의정서적배경을이루는리스본은꿈과욕망이교차하는도시다.카프카의도시프라하,제임스조이스의도시더블린,로베르트무질의도시빈처럼,페소아는리스본의골목골목을헤매며,바닷가하얀도시의멜랑콜리와고독을누구보다섬세하게포착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