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서의 즐거움 (오래되고 낡았으나 마음을 데우는 책 이야기)

탐서의 즐거움 (오래되고 낡았으나 마음을 데우는 책 이야기)

$15.00
Description
헌책, 옛 책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것.
하루에도 수많은 책들이 출간되고, 새로운 책들이 서점에 수북이 쌓이지만 더 이상 서점에서 살 수 없는 책들도 있다. 중고서점이나, 헌책방을 아무리 뒤져도 구할 수 없는 책들, 바로 절판된 책들이다. 『탐서의 즐거움』은 헌책과 단단히 사랑에 빠진 저자가 헌책방 한구석에 처박혀 있거나 누군가의 서가에 무심하게 내팽개쳐져 있는 오래된 옛 책들에 다시 생명을 불어 넣어 세상 속으로 끄집어낸 기록이자 그 책들이 들려주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명 소설가, 시인의 책인데도 더 이상 출판되지 않는 책들. 팔리지 않아서라기보다 저자들이 드러내고 싶지 않아 꼭꼭 숨겨놓았다고 하는 편이 나을 책이다. 저자는 짓궂게도 이런 책들을 들추어내는데 그중에는 이 작가들이 이 책을 섰을까 싶을 정도로 기이한 내용이 담긴 책들이 있다. 그러나 그 작가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더욱 가치 있는 책들일 것이다. 이 책은 그밖에도 천재 작가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 《삼국지》를 출간하며 역사소설가로 더 알려졌던 박종화가 원래 시인이었다는 사실 등 저자가 기어코 찾아낸 오래된 옛 책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다.
저자는 왜 그토록 옛 책, 헌책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책의 진정한 가치란 무엇인가’ 에 대한 저자의 깊은 고민 때문이다. 같은 저자, 같은 제목의 책이라도 반드시 그 책 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싱싱한 날것 느낌 그대로의 초판본이라거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수백 권만 찍어낸 한정본 등은 읽기 위한 책 그 이상의 의미이며, 그 책들을 각고의 노력으로 찾아낸 저자를 보며 독자들은 책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저자

윤성근

저자윤성근은서울정릉에서태어났다.강원도태백으로이사해어린시절을보냈다.다시서울로돌아와학교를다녔고동네헌책방을자주돌아다녔다.헌책방이보물창고인것을깨닫고직장을마친뒤에도언제나헌책방순례를멈추지않았다.결국서른살즈음에다니던IT회사를그만두고출판사와서점직원으로일하다2007년동네에헌책방을열어지금껏책과함께일하며글을쓰고있다.
지은책으로『이상한나라의헌책방』,『심야책방』,『침대밑의책』,『헌책이내게말을걸어왔다』,『책이좀많습니다』,『내가사랑한첫문장』이있다.

목차

들어가며
천재작가의처음이자마지막수필집/뜬세상에살기에
왜작가들은광인이야기를쓸까/광인일기
담배포장지에그린가족사랑/그릴수없는사랑의빛깔까지도
폐지에섞여버려질뻔한전혜린의수필집/목마른계절
한국의무일푼여행자,슈바이처를만나다/세계일주무전여행기|김찬삼의세계여행
신세대청년작가의겁없는세계일주/맨발의세계일주
화마에서살아남은박인환의시집/목마와숙녀
싸움으로번진최고의공포영화선정기/아가리|오맨|무당
소설가김영하의첫작품은무협물/무협학생운동
오직연극을위해나아간한사람/북이울릴때
기차타고금강산에여행간인기소설가/비석과금강산의대화
광복직후에정리한서양철학의역사/서양철학사
60년대에‘양서’를집대성하다/세계사상교양전집
수수께끼투성이의세계최고작가/셰익스피어전집
록밴드가노래한박두진의시/시와사랑
옛날이야기같은요즘이야기/옛날옛날한옛날
박완서전집에서빠진단한권의괴작/욕망의응달
월탄박종화는역사소설가가아니라시인/월탄시선
한역사살다간두사람,두가지길/이땅의이사람들
『이방인』번역논쟁의시초/이방인
고은시인이쓴기괴한소설/일식
여름이면생각나는가슴뜨거운인생/장준하문집
두천재시인의저주받은한시절/저주받은시인들
함석헌자서전의초판을찾아서/죽을때까지이걸음으로
삼엄한시대,미완성으로출간된『지구인』/지구인
시로쓴해외여행기/지나가는길에
잡지폐간의아픔을딛고선‘신작시집’시리즈/꺼지지않는횃불로
대한민국의역사를만든논쟁들/한국논쟁사
호랑이의모든것을알려주마/호랑이
최고(最古)의고서점에서흘러나온비화/통문관책방비화

출판사 서평

가슴따뜻한추억과설렘을선사하는옛책,헌책,오래된책의매력

서점에는매일매일새로운책들이수북이쌓이지만,더이상서점에서살수없는책들이있다.인터넷중고서점이나헌책방을아무리뒤져도쉽게구할수없는책들,바로절판된책들이다.그중에는세월이흘러이미잊힌지오래지만한시대를풍미하며독자들의마음을사로잡았던책들이숱하다.
이책의저자는그런책들에뜨거운애정과관심을보인다.직접헌책방을운영하면서옛자료를뒤지거나검색할수있는모든방법을동원해원하는책을기어이찾아낸다.때로는소문을좇아발품을팔고,때로는우연한계기로소중한책과예기치않게마주치기도한다.어딘가에잠들어있을귀한책들을여기저기헤집어찾아내서는그책들이품은사연에귀를기울인다.
이책은이처럼(헌)책과단단히사랑에빠진저자가헌책방한구석에처박혀있거나누군가의서가에무심하게내팽개쳐져있는오래된옛책들에다시생명을불어넣어세상속으로끄집어낸기록이자그책들이들려주는가슴뭉클한이야기다.그이야기는성배를찾아나선신나는모험담처럼들리기도하고,또한편으로는우리가잊고있던것을일깨우는날카로운성찰로도읽힌다.간결하고명쾌한글솜씨로풀어나간이책에서저자는수십년전날짜가박힌오래된책의이미잊힌작가도다시살려낸다.왜그는이토록옛책,헌책에깊은애정을가질까.그것은바로‘책의진정한가치란무엇인가’에대한진지한고민때문이다.같은저자,같은제목의책이라도반드시‘그책’이어야만하는이유가있다.싱싱한날것느낌그대로의초판본이라든가,어쩔수없는사정으로수백권만찍어낸한정본등은단지읽기위한책이상의의미로다가온다.각고의노력으로‘특별한그책’을찾아낸저자의땀속에서우리는책의진정한가치를다시한번생각하게된다.

작가들이꼭꼭숨겨둔기이한소설들

저자가여기저기헤집으며기어코찾아낸책들의면면을살펴보자.
유명한소설가,시인의책인데도더이상출판되지않는책들이있다.팔리지않아서라기보다저자들이드러내고싶지않아꼭꼭숨겨놓았다고하는편이나을책이다.저자는짓궂게도이런책들을들추어낸다.심지어눈에불을켜고찾아다닌다.저자가이른바망작(망한작품),괴작(괴이한작품)이라고이름붙인이책들중에는박완서가생애마지막전집에서도빼게한소설『욕망의응달』이있고,고은시인의프로필에서조차찾아보기힘든『일식』이라는초기소설이있다.또한지금의김영하를떠올린다면상상하기힘든그의첫소설『무협학생운동』역시공식적인작품목록에서는빠져있다.이책들은과연이작가들이이런책을썼을까싶을정도로기이한내용을담고있다.하지만그작가를열렬히좋아하는이들에게는,어쩌면그래서더욱가치가있는책들이다.초판본이라면두말할필요도없다.
실제로고은시인의초판본을모으던아버지가몸져눕자그딸이책을찾아나선일도있다.그토록찾던고은의『일식』초판본을전해주었을때,그녀는마치오랫동안헤어진가족을만난것처럼감격했다.같은책이라도저마다의사연을담고있기에살아숨쉬는책,그것이바로옛날책의매력이다.

다시씌어질수없는에세이와여전히읽어볼만한사상사전집

천재작가들의숨결을느낄수있는빛나는에세이도여럿이다.1960년대는그야말로천재들의전성시대로,황석영,최인호,박상륭,김현,김승옥등이문단에이름을알린때였다.그중에「무진기행」으로유명한소설가김승옥이절필하기전에쓴유일한수필집『뜬세상에살기에』가있다.이책에는김현과함께만든잡지『산문시대』에얽힌후일담이실려있고,자신의작품에대한자작해설도들어있어흥미롭다.특히초판본뒤표지에실린날카로운눈빛의저자사진이시선을끈다.
몇해전영면한‘영원한청년작가’최인호가1970년대에20개나라를여행하고쓴『맨발의세계일주』도소설에서와는또다른재담을엿볼수있어흥미롭다.여권과비자를받는일조차쉽지않았던당시에엉망진청실수를연발하고,어렵사리떠난유럽에서호객꾼에게사기를당하기도한좌충우돌이야기를특유의필력으로풀어낸다.이책에는취리히에서우연히만난솔제니친을몰래찍은사진도실려있어웃음을자아낸다.
한때고등학생들을감수성의바다에서헤어나오지못하게했던전혜린의또다른수필집판본『목마른계절』을기억하는사람은많지않다.이책은전혜린의『그리고아무말도하지않았다』와『이모든괴로움을또다시』를발췌해서엮은것인데,절묘한편집으로온전히전혜린을되살려낸다.“그녀는철새처럼한계절의꿈을앓다가31세의젊음을포기했다”는임헌영의유명한헌사가첫머리에실려있다.
저자가찾아내는책들은소설과에세이에머물지않는다.장르도다양하다.우리나라에서처음서양철학이정리된때는언제일까,라는의문은광복직후서양철학3천년의역사를간략하게훑어간이재훈의『서양철학사』에이른다.1948년에펴낸초판이다.책을쓸당시생존해있던버트런드러셀까지다루고있는것이세월을말해준다.그런가하면60년대에세계의양서를집대성한『세계사상교양전집』39권도차곡차곡모았다.저작권개념이정착된지금이라면불가능할것같은전집이지만,수백권의책을일일이검토하고그중에서정수를뽑아내려고애쓴기획위원과번역자들의노고가돋보이는책이다.전집에는기획위원안춘근이쓴『양서의세계/세계사상교양사전』이포함되어있는데,전집에소개된책들을짧게해설하고저자에대한설명도덧붙여탄탄한가이드역할을한다.

사연이깃든시집과우리나라최초의번역본이라는특별한의미

그렇다면시는어떨까?우리나라최고의낭만적인시인으로손꼽히는박인환의첫시집은출고날짜를앞두고인쇄소화재로모두불타버린다.결국다음해1월에시집은다시나왔지만,책수집가들은화재가나기전박인환에게샘플로보내진오리지널양장본몇권에주목한다.시인의삶만큼드라마틱한사연이아닐수없다.
『삼국지』의작가로서역사소설가로더알려져있는월탄박종화가원래는시인이었다는사실도밝혀낸다.월탄의회갑기념으로출간한『월탄시선』에는그가쓴시의정수가담겨있다.비매품이기에값을따로매기지않은이책에는산정서세옥과심산노수현의그림이책의품위를더한다.
다양한장르와분야를아우르는저자의날카로운시선은우리나라최초의번역본에도닿아있다.요즘에도번역논쟁이끊이지않는카뮈의『이방인』은언제처음번역본이나왔을까.국립중앙도서관데이터베이스에도없는1953년판이휘영의『이방인』판본을추적하는과정은그야말로흥미진진해서책찾기의진수를보여준다.
영원한명작‘셰익스피어전집’이최초로완간된해는1964년으로,셰익스피어가태어난지꼭4백년이되던해다.그뒤로여러번셰익스피어가번역되었지만,셰익스피어마니아들이찾아다니는건바로이정음사초판본이다.이들에게책은글이아니라숨쉬는생명이다.
마지막으로저자가소개하는책은우리나라최고(最古)의고서점통문관의옛주인인고이겸노선생이직접쓴『통문관책방비화』다.옛책,헌책을좇는이들이라면누구나한번쯤읽어봐야할책이다.이책에는통문관의역사에서부터고서를수집하면서겪은우여곡절까지책에관한재미있는이야기들이가득하다.

이처럼저자는헌책방한구석에묻혀앞으로도그자리를떠나지못할것같은책들을기어코찾아내,읽고쓰다듬으며새생명을불어넣는다.그가풀어놓는오래된책이야기를듣고있노라면,나도한번그책들을찾아서점가를떠돌고싶은마음이불쑥솟아난다.내기억속에자리잡은추억의책들을발견한다면,그또한즐거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