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의 시대 우리집 (레트로의 기원 | 양장본 Hardcover)

모던의 시대 우리집 (레트로의 기원 | 양장본 Hardcover)

$28.00
Description
우리 역사와 문화에서 공백처럼 남아 있는 모던의 시대,
당시의 취향과 안목으로 그 시대 우리 집을 조명한다!

왜 우리는 민속촌 한옥보다 북촌 한옥에 더 열광할까?
언제부터 ‘우리 집’ 하면 경사지붕의 벽돌집을 떠올리게 됐을까?
반닫이는 어떤 이유로 현대 공간에도 잘 어울리는가?
행복한 우리 집의 기원 『모던의 시대 우리집』. 집이 문제다. 도시를 가득 채운 빽빽한 아파트에 네모난 내 집 한 칸 마련하는 게 우리에겐 지상 최대의 과제이자 목표가 되었다. 집값이 치솟으면 한편에서는 웃고, 한편에서는 울상을 짓는다. 집이 뭐기에?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한 우리 집을 꿈꾼다. 획일화된 공간이라도 나름의 취향을 한껏 발휘해 나만의 집을 꾸미려고 한다. 그런데 어린 시절 스케치북에 그렸던 우리 집은 네모난 아파트가 아니었다. 세모꼴의 경사지붕이 있는 벽돌집에 넓은 창이 나 있고, 집 앞에는 푸른 잔디가 깔린 정원이 있었다. 그런 집에 살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 집 하면 대체로 그런 모습으로 그렸다. 도대체 이런 집은 어디에서 튀어나온 것일까?

오랫동안 우리의 근대 건축을 답사하고 탐구해온 저자 최예선이 ‘우리 집의 기원’을 찾아 나섰다. 출발점은 우리의 전통문화에 모던 중국, 모던 유럽 그리고 모던 일본이 뒤섞이고 절충되어 변용되던 그때 그 시절,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이 활보하던 시대다. “모던 시대는 의식주는 물론, 교육과 대중문화, 언어에서 세계에 대한 인식까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삶의 방향과 방법을 모색하던 시절이다. 생각과 상황의 괴리, 생활과 공간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수없이 실험한 결과로 모던의 특징인 혼종의 문화가 탄생했다.”

저자는 건축사적인 엄격한 언어 대신 삶에 맞닿은 일상의 언어로써 그 시대 사람들의 일상을 살뜰히 복원한다. 특히 정원, 벽돌집, 도시 한옥, 양관, 가구, 적산 가옥이라는 주제어를 바탕으로 모던의 감수성과 의지가 만들어낸 집, 그 공간의 특별함과 대담함에 대해 이야기한다. 낡은 관습을 타파하고 불편한 집을 바꾸고 예술을 위대한 것으로 만들고 사랑에 목숨을 걸었던 시절, 행복한 우리 집의 원형이 세워지던 그때로 한 걸음 더 깊숙이 들어가보자.
저자

최예선

작가
과거의문화유산에서지금우리에게필요한이야기를찾아내는작가.근대에서산업시대에이르는건축유산,특히‘집’에깊이몰두하며쓰고있다.답사와리서치로찾아간용산에매력을느끼고,이곳에무수히남아있는적산가옥에서실제로살아보는중이다.이경험은건축유산을우리삶의시각으로밀도있게탐구하는기회를주었다.
근대건축의현장을뜨겁게기록한첫결과물인『청춘남녀백년전세상을탐하다』를출간한이후12년,모던건축이담고있는기묘하고아름다운융합의장면을지금의우리삶과밀접하게엮어보려는시도로이책『모던의시대우리집:레트로의기원』을내놓게되었다.그리고‘산업의시대우리집’으로후속작업을이어갈계획이다.
모던리서치작업으로근현대예술가들의집과삶을담은『오후세시,그곳으로부터』,지나간시대의집을따뜻한시선으로돌아본에세이『길모퉁이오래된집』이있다.비정기미술잡지를펴내는‘아트콜렉티브소격’의동인이기도하다.

목차

프롤로그/그날그집에서생긴일

1별서정원에서가로수길까지:모던정원의풍속화
동네마다자기네꽃이있다/일고지혜도없이성큼성큼자라나는/이태준의애지중지파초는어디로갔을까?/꽃의생명을찾아그림속에옮겨놓고/뜰복판에서서낙엽을태우며

2가장서양의것에서가장우리의것으로:벽돌한장이바꾼집의역사
우리모두의집이었던붉은벽돌집/쌓기와세우기의기술/무너지고쌓고무너지고다시쌓는마음/가장서양의것에서가장우리의것으로

3도시한옥의관능과예술:그전과다른집,북촌한옥
우리는언제나작은집에매혹된다/사람의삶은미와관능을경유하고/삶이달라져야집이달라지며,집이달라지면삶도달라진다/집의시대,대세는도시형한옥/뉴모던한옥의관능과예술

4불란서양관이라는유령:집짓다쫄딱망한조선귀족
집짓다쫄딱망한부자들/운현궁에서사동궁으로,조선귀족의집/가회동푸른숲이사라지니올망졸망집들이들어오고/불란서양관이라는유령,벽수산장

5조선단스를들일까,모던캐비닛을들일까:모던가구가집에들어올때
미국공사도앉고조선귀족도앉던등나무의자/돈궤에서책상으로변모한반닫이/욕망과우아함,그사이의조선단스/테일러상회에서화신백화점까지,모던시대의상점가/본질에무용하나끝끝내아름다운기물들

6일본사람이나살던이층집:적산가옥은누구의집인가?
먼지속에사라지는이야기,쓰루가오카가옥/문화주택,일본사람이나살던이층집/임시거처,떠나온자들이떠도는땅/적산가옥에쓰는상량문

에필로그/우리는집에서어떻게세상을만나는가?

출판사 서평

모던정원의풍속화
아파트생활에익숙한우리에게‘정원’은이미멀어진지오래된공간이다.하지만모던의시대에까다로운취향을가진문인과예술가들은정원을가꾸는데열심이었다.작가이태준이애지중지꽃나무를키우던수연산방은여전히성북동에남아있고,이효석이낙엽을태우던정원은그의아름다운수필속에남아있다.그들에게정원은어떤의미였을까?비오는날파초의넓은잎에떨어지는장쾌한물소리를좋아하고,가을에낙엽을태우며감상에젖던그시절의정원으로들어가본다.

벽돌한장이바꾼집의역사
현실의집말고‘비둘기처럼다정한’가족을위한이상적인집은늘벽돌집이었다.그러다가다세대빌라가유행하던1980년대는저렴한집의상징으로전락하기도했지만,한때벽돌집은교양있는신식생활을보장하는고급주택의대명사였다.
현존하는가장오래된근대벽돌건물인번사창에서부터한옥과양식의절묘한만남이돋보이는선교사들의집,근대벽돌건축의최고영예라할명동성당그리고“건축은빛과벽돌이짓는시”라고표현했던김수근의공간사옥까지서양식‘쌓기’와우리식‘세우기’의예술이빚어낸근대벽돌건축의현장을찾아간다.

그전과다른집,북촌한옥
북촌의한옥마을이조선의양반마을이아니라1930년대에생긴집들이라고하면깜짝놀라는사람들이많다.“채백년도되지않은한옥이었다니!”라며맥빠진얼굴이되기도한다.북촌에도시형한옥이대량으로지어진때는우리건축의개량담론이활발하게전개된시대로,잡지와신문들은생활개조와주택개량에앞다투어목소리를높였다.
지금도서촌,삼청동,익선동,보문동,서대문등에여전히남아있는한옥들은‘도시형한옥’이라부르는미니한옥이다.새로운모던한옥은한때‘집장사집’으로폄하되어무분별하게버려지기까지했다.그러나이작은모던한옥이야말로도시생활에밀접하게맞닿은삶의집이다.저자는우리에게지금삶의해답을들려줄한옥은19세기의전통한옥이아니라도시의삶에맞춰실험하고발전해온20세기의모던한옥들이라고강조한다.

집짓다쫄딱망한조선귀족
당시에돈있는집들은대개가일제병합에앞장선친일파들이거나구황실의혈족,왕족들이었다.이들은일제로부터귀족의작위와은사공채를받아풍족한생활을보장받았다.지금도부자들이가장열중하는투자대상은부동산이듯당시에도사정은다르지않았다.특히이들을매혹한것은거대한양관이었으니…….
운현궁의승계자인이준용(흥선대원군의손자)이운현궁의노락당이내려다보이는언덕에지은웅장한양관,경성최고갑부로이름을날린민영휘가지은가회동의거대한별장,지금은백인제가옥으로불리는당시한성은행장한상룡의상류층한옥등.하지만그중에서도압권은순정효황후의백부윤덕영이인왕산언덕에지은벽수산장이었다.프랑스궁전을방불케하던이삼층양관은벽돌이며철재며모든재료를외국에서수입했고,응접실천장에는두꺼운유리로대형수족관을만들어금붕어가떠다녔다고한다.지금은불타사라진벽수산장을현재남아있는도면을바탕으로하나씩재구성해펼쳐보인다.

모던가구가집에들어올때
삶이바뀌면집이바뀌고,새로운공간은새로운가구를불러들였다.특히우리의대표적인수납가구인반닫이는돈궤로불리다가서양문화와섞여책상이되기도했다.당시에도등나무의자는이국적인정취를풍기는가구로당당히응접실에자리했고,‘조선단스’로통칭되던새로운모던가구가등장했다.백동장석으로뒤덮인반닫이와화려한자개가번쩍이는장,남녀상열지사가그려진화각장과복복(福)자의향연이펼쳐지는문갑…….
그러나근대시기에등장한공예품들은한때모더니스트들에의해합목적적이지도합리적이지도않으며아름다움의본질과무방하다며외면받았다.하지만한국미라는것이지극히검소하고장식을극도로절제한사물에만있다고말할수있을까?이제장식과이야기가넘쳐흐르는그시대의맥시멀한취향을다시생각해볼때이다.

적산가옥은누구의집인가?
요즘용산이뜨거운감자다.저자는일찍이용산에작업실을마련하고이일대를그옛날도면까지펼쳐가며탐구해왔다.용산은일본인들에의해처음개발되어당시최고의입지를자랑하는주택지였다.용산역이들어서고,일본군영이넓게자리잡아군인사택지가조성되고,조선은행사택,조선총독부직원사택등이지어졌다.아직도용산일대에광범위하게남아있는이적산가옥들은이제일본인들보다우리가더오래거주하면서우리식대로고쳐살고있다.한때부유한일본인들의고급주택지로각광받으며승승장구하던용산.지금은미군기지가이전하고재개발로들썩이는이지역의복잡한역사적맥락을우리는어떻게이해해야할까.

레트로의기원,모던시대
모던시대의집은기이한공존의공간이었다.서양식응접실과일본식다다미방,장판을깐온돌안방이한집에공존하기도했다.집속에국경이그어진것같은이기이한공간을당시에는당연하게받아들였다.왜그랬을까?변화하는삶의방식과살고있는공간사이의괴리를줄이기위해서라면어떤시도도받아들일수있었기때문이다.이책은이혼종의장면을적극적으로껴안으며오히려더디테일하게다가간다.
2020년대는분명오래된건물에새로운콘텐츠를담는공간재생프로젝트가많아질것이다.이런건물들은시간과역사와철학이담보된헤리티지를요구한다.모던의시대가담고있는생활의철학과변화무쌍한아이디어들은다가올시대우리의집에도한층깊은이야기를더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