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면 뭐라도 될 줄 알았지

서른이면 뭐라도 될 줄 알았지

$16.00
Description
아직 창창한 서른, 그러나
어른이라기엔 애매한 나이
이 책은 서른 살의 눈물이자
서른을 앞두었거나 힙겹게 서른을 겪는
당신에게 전하는 위로다!
인생의 경계, MZ세대의 서른 살 감성
잉게보르흐 바흐만이 쓴 단편소설 「삼십세」는 “서른 살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어느 누구도 그를 보고 더 이상 젊지 않다고 말하지는 않으리라”는 유명한 구절로 시작된다. 가수 김광석은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라며 서른 즈음을 노래한다. 앞의 소설은 1961년에, 뒤의 노래는 1994년에 발표되었지만, ‘서른’에 대한 정서적 갭은 그리 크지 않다. 서른 살, 이제 청춘이라기엔 나이 들었고 어른이라기엔 아직 젊은 어중간하고 씁쓸한 그 감성. 그럼, 지금의 MZ 세대는 서른 살을 어떻게 느낄까?
이 책을 쓴 정보영은 이제 막 서른을 통과한 시인이다. 제12회 윤동주 시문학상에 당선되긴 했으나, 아직 정식으로 문단에 데뷔하지 못했으니 시인이라 불러도 될까 싶지만, 그는 여전히 기를 쓰고 시를 쓰고 있다. 그리고 시가 아닌 에세이로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에세이이지만 시적 감성이 가득한 책이다. 서른을 통과하면서 느낀 자신의 처지를 담담하게 기록했다.
이른바 MZ세대가 기성 세대와 구별되는 특징을 다룬 책은 많다.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적나라하게 적은 에세이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정서적 공동(空洞) 상태를 세밀하게 드러낸 책은 많지 않다. 서른 살에 대한 자각은 어쩌면 현실 직시가 아니라 시적 각성을 요구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저자

정보영

1990년경기도이천에서태어났다.한양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백석시’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다.동대학원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제12회윤동주시문학상에「고시원의악어」로당선되었다.말단비대증이라는희귀병에걸렸다.다행히죽지않고서른이되었다.기를쓰고계속시를쓰고있다.

목차

롤로그:서른의우리에게

1부일상다반사
잃어버린게아니야/어른이되기엔아직글러먹은서른/너정체가뭐야/너클럽가봤니?/그때라는글자와지금이라는글자/끝날때까지끝난게아니야/유목하는삶/선택,선택,선택의연속/예뻤어/내가너그럴줄알았어/떡볶이만들기/카톡프사에빨간점을없애고앉아서

2부어둠속에나를풀어놓은채
서른이면뭐라도될줄알았지/마지막계단을알지못했을때/누구나중심은일렁인다/캔은캔끼리페트는페트끼리/얼룩말과사자/이반일리치와눈부시게아름다운저녁/당신의운명을알려드릴게요/글잘쓰네/어쨌든,나는쓴다/이렇게느슨해져도괜찮을까/아무도슬퍼하지않을시간/사글세들던날눈이내렸다

3부눈물은왜따뜻할까
수술,나흘의기록/나는죽지않았다/엄마는울지않았다/오늘내일/내가될확률/조금느려도괜찮아/떨어지는링거액을보고있으면/심박계의곡선이직선을그을때/엄마마음의온도는몇도일까/집에가기만을기다리는시간은언제나느리다/

4부새록새록자라나는미래
퇴원하는날/성실한대출이자안내문자/아낄수있는목록/자라나라자라나/혹시이집은어떠세요?/이사는끝났다/주삿바늘이몸속에들어올때/엄마의텃밭/도란도란미래여행

에필로그:오늘,문득살아있다는것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그럼에도계속시를쓰고미래를꿈꾼다
시인을꿈꾸며문학을전공하는대학원생정보영은서른을앞두고말단비대증이라는희귀병에걸려생사의기로에섰다.삶의변곡점에서그는비로소자신의삶을돌아보았다.투병은힘겨웠지만각성은뼈아팠다.하지만그의글은암울하지않다.투병이중요한테마도아니다.그것은계기였을뿐이다.가령이런글이다.

“취직을생각하다보면형사의체포장면이떠오른다.가뿐히나를제압한형사는내게수갑을채운다.나는아무잘못도없는데,취직이라는형사에게체포된것이다.”

“이아픔이없었더라면,지금의나는여전히나를돌아보지못하고바쁜일상에갇혀허덕이고있었을것이다.나는이제시간에쫓기지않겠다.내가주도적으로그리고여유있게나를,그리고날(day)을이끌고갈것이다.”

“한편으론죽음에게고맙다고치맥이라도한턱쏴야할것만같다.정리할엄두도내지못했던삶의이유를,죽음이다가와서정돈해주고있기때문이다.살아가야할이유에대해서말이다.”

그는대학원생이라는위치때문에정부의청년지원대상에서늘배제되고,눈덩이처럼불어난학자금대출이자를갚느라삶이짓눌린다.공부도해야하고,일도해야한다.서울출신이아니기에늘월세가싼곳을찾아유목민처럼떠돈다.책의곳곳에서그의짭짤한눈물이묻어난다.

“행복주택도그렇고,대학원생은늘정부의지원대상에서배제된다.‘단,대학원생은지원불가’라는문구를볼때마다헛헛해진다.대학원에다닌다고해서다경제적으로넉넉한게아닌데,왜나는늘제도권밖에놓이게되는거지?”

그럼에도삶은눈부시다.아직서른이기때문이다.그가그리는미래는매일새록새록자라난다.마지막글「도란도란미래여행」은마침내그가도달한각성의순간을보여준다.

“더이상내게미래는이상향이아니며,내가살아숨쉬는,소중한사람들과함께하는,바로이순간이다.”

그는글을쓰면서매일매일스스로를다독이고아픔을정화했다.그의글은온전히자신의이야기이지만마치같은시련을겪는모든이들에게전하는위로의말처럼읽힌다.서른살,이렇게살아도괜찮은가?문득의문이든다면그의이야기를들어보길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