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의 계절

공방의 계절

$16.00
Description
밤가시마을의 작은 도자기 공방, 소요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특별한 공간
일산 밤가시마을의 한 골목에 카페처럼 보이는 공방이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흙을 구워 도자기를 만드는 곳, 도예 공방 ‘소요(塑窯)’다. 도시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이 공간에서 소소하지만 특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인공 정민은 그해 여름, 비명을 지르며 집을 뛰쳐나온다. 주변에 친구도 없고 직장도 때려치운 서른 살의 여자, 비정상적인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생활로 스스로를 깊고 어두운 동굴 속에 가둔 여자가 더는 이렇게 살 수 없어서 세상 속으로 조심스레 발을 내딛는다. 인생에서 길을 잃은 그녀가 찾아간 곳은 카페인 줄 알고 들어선 도예 공방.
흙을 다듬고 구워 그릇을 만드는 이곳에서 그녀는 놀라운 경험을 한다. 냉기로 가득한 그녀의 마음이 한여름의 더위보다 더 높은 가마의 온도로 뜨겁게 달궈진다. 공방 주인 조희와 회원들을 만나 서로의 아픔을 나누고 흙을 매만지는 사이 계절이 몇 번 바뀌자 그녀의 뜨거움도 서서히 식어간다. 차가움도 뜨거움도 아닌 적당한 온도로. 그녀의 삶에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흉터가 아물며 한 뼘 성장하고, 사랑이 찾아온다.

신예 작가의 눈부시고 따뜻한 첫 장편소설

2022년 한국소설신인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신인으로 떠오른 작가 연소민은, 자신의 도예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실제로 일산에 거주하며, 소설의 배경인 소요 공방도 실제로 존재한다. 흙은 틀려도 되고 실수해도 괜찮았다. 다시 할 수 있고 고칠 수도 있으니까. 작가는 소설을 쓰지 않을 때면 도자기를 굽는다.
이 소설은 내면의 상처를 딛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정민은 우울증과 난독증으로 방송 작가 일을 그만두고 집에 틀어박혀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는 무색무취의 인간이다. 집에 식기라고는 플라스틱 그릇밖에 없고 먹는 즐거움도 모른다. 그런 그녀가 오직 자신만을 위한 도자기를 구우며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방법’을 배워 나간다. 물레 위의 도자기가 중심을 잡듯이, 일상의 중심을 잡아가기 시작한다.
나아가 그녀는 ‘혼자만의 세상, 홀로 숨어 들어간 동굴’에서 벗어나기 위해 타인들 그리고 고양이와 관계를 맺는 법도 배우게 된다. 1,250도라는 높은 온도를 견뎌낸 도자기, 완성된 ‘나만의 그릇’에 어떤 음식을 담을지 고민하는 즐거움, 무엇보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따뜻한 대화가 그녀의 탈출을 돕는다. 그리고 아무 예고 없이 정민의 일상에 훅 들어왔으나 서로가 서로의 완벽한 보호자가 되어 정민에게 따듯한 변화를 일으켜준 고양이 호야까지.
정민은 이들을 만나 ‘정성을 들이다’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고, 가족과 친구와의 불화를 이겨내며, 방송 작가 시절에 ‘글’로 인해 받았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도자기는 사람의 마음과도 같다. 손으로 다듬으면 다듬을수록, 정성을 들이면 들일수록, 반듯해지고 소중해진다. 사람의 마음도 꼭 그러하다. 고단한 삶에 지친 일상이 회복되는 건, 조그만 정성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식과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읽는 내내 위로와 치유를 주는 힐링 소설
잔잔하지만 삶의 아픔을 꼭 보듬어주는 소설

주인공 정민 외에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민과 상처를 품고 사는 사람들이다. 저마다 마음속에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공방 선생님 조희는 사랑하는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기식은 선천성 백내장이라는 가족 병력 때문에 언제 시력을 잃을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산다. 술과 음식을 좋아하는 장기 취준생 지혜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인생의 길을 찾느라 고심한다. 대학 입시를 앞둔 준은 부모가 바라는 도예과와 자신이 원하는 동양화과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다. 정민 자신을 닮은 초등학생 예리는 가족을 돌보지 않는 못된 아빠 때문에 남몰래 눈물을 삼킨다.
그들 모두에게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물지 않는 상처가 내면에 앙금처럼 가라앉아 있다. 그런 그들이 공방에서 함께 도자기를 구우며 조금씩 마음의 물꼬를 트고 서로의 깊은 속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삶의 균열은 서서히 메워지고, 정서적 공감이 꽃송이처럼 피어난다.
이 소설은 누구나 마음속에 꼭 하나는 가시처럼 박혀 있는 상처(이 소설의 배경은 밤‘가시’마을이다), 그런 상처를 가진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내민다. 상처를 보듬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준다. 읽다 보면 조용한 공감과 따뜻한 위로가 찾아오는 소설이다.

너무 차갑지 않게. 또 너무 뜨겁지 않게.
한 김 식힌 마음을 도자기에 담아내는 작은 공방,
소요는 오늘도 문을 연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진 틈새는 누구에게나 있다. 흙은 망치면 뭉갰다 다시 할 수 있다. 도자기를 굽는 동안은 실패해도 상관없다. 다시 시도하면 되니까. 사람과의 틈새도 그렇게 메우면 된다.
작가 연소민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문제를 명징하게 들여다볼 줄 안다. 이 소설의 곳곳에서 인간관계의 핵심을 건드리는 섬세하고 명쾌한 문장이 빛을 발한다.

“소요 공방의 회원들은 서로에게 지나치게 묵직한 관계는 아닌 것 같았다. 반대로 영양가 없이 부피만 큰 관계도 아닌 것 같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보통인 관계, 딱히 깊이를 재지 않아도 되는 관계, 그것으로 족해 보였다. ‘개인사는 마음의 거리가 1미터 이내인 친한 사람에게만’과 같은 관계의 조건 따위는 없었다. 정민은 오히려 이 아리송한 관계가 더 마음에 들었다.”(44~45쪽)

게다가 희로애락의 감정을 담백하게 묘사하는 솜씨는 이 소설에 더욱 빠져들게 한다. 주인공 정민과 어릴 적 친구 주란과의 갈등은 특히 돋보인다. 정민의 아빠는 운전‘기사’이고 주란의 아빠는 택배‘기사’라는 공통점으로 급격히 친해진 둘은 그 공통점이 그들을 불행 속으로 빠뜨릴 줄은 꿈에도 모른다. 의처증이 심한 정민의 아빠가 택시를 몰아 친구 주란 아빠의 택배 차를 고의로 들이받아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대목은 충격적이다. 오랜 세월 정민과 주란이 겪은 내면의 고통에 대한 묘사는 예사롭지 않은 감각과 통찰력 있는 시선을 보여준다.

도자기처럼 천천히, 하지만 뜨겁게
삶을 구워낼 당신께 이 소설을 보낸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돌파구를 찾고 싶은 사람들, 갖은 스트레스로 무기력을 겪고 있는 직장인들, 인간관계에 시달리며 ‘세상과 단절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 그들에게 잠시 들러 숨통을 띄워주는 공간이 있다. 소요 공방이 그곳이다. 이 소설이 그곳이다.

부드러운 흙처럼, 서로의 허술한 손길을 기꺼이 포용해주기를. 두려워 말고,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대하는 법을 배워가기를. 언젠가 각자의 ‘우리’를 온전히 담아낼 움푹한 모양새의 그릇을 발견하기를. 도자기처럼 천천히, 하지만 뜨겁게 삶을 구워낼 당신께 이 소설을 보낸다. -작가의 말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 시대 사람들의 아픔을 오롯이 품으며 위로와 힐링을 주고 싶다. 씁쓸한 젊음에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은 소설이 되고 싶다.
독자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주인공 정민에게 소리 없이 스며들게 될 것이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지만 편안한 울림을 주는 그녀의 삶에 공감할 것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자신의 고단한 삶에 인생의 새로운 문이 열리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온기가 가득한 도자기 공방 소요에서처럼.
저자

연소민

소설가이자방송작가이다.2022년「게으른킨코」로한국소설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유자」로소설미학신인상을받았다.『이달의장르소설6』(고즈넉이엔티)에「너만을위한플레이리스트」를발표했다.2019년부터브런치작가로활동하고있으며,SBS,MBC,YTN등에서프리랜서방송작가로일했고,지금은EBS에서활동중이다.소설을쓰지않을때는도자기를굽는다.

목차

여름보다뜨거운것
딱,60%만
흙이그릇이되는순간
어차피마주칠사람
늦은장마와고양이
원데이클래스의부활
중심잡기
코발트유의푸른화병
도예가아내와플로리스트남편
슬픈전설이야기
방향
동굴에서나오는법
첫눈
말하고싶어
크리스마스플리마켓
하필밤가시마을
초록빛바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신예작가의눈부시고따뜻한첫장편소설

2022년한국소설신인상을수상하며주목받는신인으로떠오른작가연소민은,자신의도예경험을바탕으로이소설을썼다.실제로일산에거주하며,소설의배경인소요공방도실제로존재한다.흙은틀려도되고실수해도괜찮았다.다시할수있고고칠수도있으니까.작가는소설을쓰지않을때면도자기를굽는다.

이소설은내면의상처를딛고한걸음앞으로나아가는사람들의이야기다.정민은우울증과난독증으로방송작가일을그만두고집에틀어박혀히키코모리생활을하는무색무취의인간이다.집에식기라고는플라스틱그릇밖에없고먹는즐거움도모른다.그런그녀가오직자신만을위한도자기를구우며‘일상에서소소한행복을누리는방법’을배워나간다.물레위의도자기가중심을잡듯이,일상의중심을잡아가기시작한다.

나아가그녀는‘혼자만의세상,홀로숨어들어간동굴’에서벗어나기위해타인들그리고고양이와관계를맺는법도배우게된다.1,250도라는높은온도를견뎌낸도자기,완성된‘나만의그릇’에어떤음식을담을지고민하는즐거움,무엇보다그곳에서만난사람들과의따뜻한대화가그녀의탈출을돕는다.그리고아무예고없이정민의일상에훅들어왔으나서로가서로의완벽한보호자가되어정민에게따듯한변화를일으켜준고양이호야까지.

정민은이들을만나‘정성을들이다’라는말의의미를깨닫고,가족과친구와의불화를이겨내며,방송작가시절에‘글’로인해받았던상처를치유해나간다.도자기는사람의마음과도같다.손으로다듬으면다듬을수록,정성을들이면들일수록,반듯해지고소중해진다.사람의마음도꼭그러하다.고단한삶에지친일상이회복되는건,조그만정성에서시작되는것일지도모른다.기식과의사랑도마찬가지다.

읽는내내위로와치유를주는힐링소설
잔잔하지만삶의아픔을꼭보듬어주는소설

주인공정민외에이소설에등장하는여러인물들은우리주변에서흔히볼수있는고민과상처를품고사는사람들이다.저마다마음속에아픈사연을간직하고있다.공방선생님조희는사랑하는남편을교통사고로잃었다.기식은선천성백내장이라는가족병력때문에언제시력을잃을지모르는두려움속에서산다.술과음식을좋아하는장기취준생지혜는진정자신이원하는인생의길을찾느라고심한다.대학입시를앞둔준은부모가바라는도예과와자신이원하는동양화과사이에서갈피를못잡는다.정민자신을닮은초등학생예리는가족을돌보지않는못된아빠때문에남몰래눈물을삼킨다.

그들모두에게는아무리시간이흘러도아물지않는상처가내면에앙금처럼가라앉아있다.그런그들이공방에서함께도자기를구우며조금씩마음의물꼬를트고서로의깊은속이야기에귀를기울인다.삶의균열은서서히메워지고,정서적공감이꽃송이처럼피어난다.이소설은누구나마음속에꼭하나는가시처럼박혀있는상처(이소설의배경은밤‘가시’마을이다),그런상처를가진사람들에게따뜻한위로의손길을내민다.상처를보듬고내일을살아갈힘을준다.읽다보면조용한공감과따뜻한위로가찾아오는소설이다.

너무차갑지않게.또너무뜨겁지않게.
한김식힌마음을도자기에담아내는작은공방,
소요는오늘도문을연다.

사람과사람사이에벌어진틈새는누구에게나있다.흙은망치면뭉갰다다시할수있다.도자기를굽는동안은실패해도상관없다.다시시도하면되니까.사람과의틈새도그렇게메우면된다.작가연소민은사람과사람사이의관계문제를명징하게들여다볼줄안다.이소설의곳곳에서인간관계의핵심을건드리는섬세하고명쾌한문장이빛을발한다.

“소요공방의회원들은서로에게지나치게묵직한관계는아닌것같았다.반대로영양가없이부피만큰관계도아닌것같았다.서로가서로에게보통인관계,딱히깊이를재지않아도되는관계,그것으로족해보였다.‘개인사는마음의거리가1미터이내인친한사람에게만’과같은관계의조건따위는없었다.정민은오히려이아리송한관계가더마음에들었다.”(44~45쪽)

게다가희로애락의감정을담백하게묘사하는솜씨는이소설에더욱빠져들게한다.주인공정민과어릴적친구주란과의갈등은특히돋보인다.정민의아빠는운전‘기사’이고주란의아빠는택배‘기사’라는공통점으로급격히친해진둘은그공통점이그들을불행속으로빠뜨릴줄은꿈에도모른다.의처증이심한정민의아빠가택시를몰아친구주란아빠의택배차를고의로들이받아교통사고를일으키는대목은충격적이다.오랜세월정민과주란이겪은내면의고통에대한묘사는예사롭지않은감각과통찰력있는시선을보여준다.

도자기처럼천천히,하지만뜨겁게
삶을구워낼당신께이소설을보낸다.

반복되는일상에지쳐돌파구를찾고싶은사람들,갖은스트레스로무기력을겪고있는직장인들,인간관계에시달리며‘세상과단절되고싶다’고생각하는사람들,그런그들에게잠시들러숨통을띄워주는공간이있다.소요공방이그곳이다.이소설이그곳이다.

부드러운흙처럼,서로의허술한손길을기꺼이포용해주기를.두려워말고,소중한것을소중하게대하는법을배워가기를.언젠가각자의‘우리’를온전히담아낼움푹한모양새의그릇을발견하기를.도자기처럼천천히,하지만뜨겁게삶을구워낼당신께이소설을보낸다.―작가의말

작가가전하는메시지는분명하다.이시대사람들의아픔을오롯이품으며위로와힐링을주고싶다.씁쓸한젊음에달콤한아이스크림같은소설이되고싶다.독자는책장을넘길때마다주인공정민에게소리없이스며들게될것이다.과하지도덜하지도않지만편안한울림을주는그녀의삶에공감할것이다.소설을읽다보면자신의고단한삶에인생의새로운문이열리는것을깨닫게될것이다.온기가가득한도자기공방소요에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