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아틀리에 (양장)

장인의 아틀리에 (양장)

$35.00
Description
한 가지 일에 평생을 바친다는 것
세상이 변해도 굴하지 않고 자기 일을 고수한다는 것
장인의 삶은 소설이고 영화다. 경이롭고 아름답다.
저자가 오랫동안 발품을 팔아 직접 탐방한 장인들의 아틀리에 풍경과 장인들의 인생 이야기를 오롯이 담은 책이다. 고유의 기술을 간직한 최고의 장인 12명의 생생한 목소리가 실려 있고, 장인들이 만드는 다양한 오브제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희귀한 기술이 상세하게 소개된다.
‘장인’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것들 -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고로움, 고집스러운 정성, 섬세하고 정교한 기술, 따뜻하고 정감 어린 숨결…… 열정을 다해 공들여 만들어내는 인생, 현재를 살아가지만 과거의 것을 지키는 장인, 그것은 기록되어야 하고 기억되어야 한다. 이 책은 그 놀라운 세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사라져가는 아름다움을 박제해놓은 경이로운 책이다.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사진들, 예술의 경지에 오른 기술과 오브제들, 생동감 있고 생생한 작업장 묘사, 끈질긴 집념으로 이루어낸 성취와 창조의 세계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저자

이지은

미술사학자,장식미술감정사이자작가.

1999년이화여자대학교를졸업한후파리로유학을떠나프랑스크리스티경매학교와감정사양성전문학교인IESA에서수학했다.파리1대학에서‘무형문화재비교연구’를주제로박물관학석사학위를받았다.이후파리4대학에서‘아르누보시대의식당가구’를주제로미술사학석사학위를받았고동대학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

저자는프랑스장인들의아...

목차


서문:장인의아틀리에,열정과집념의세계

클라브생을만드는소년:클라브생제작자,레나르본나젤
근본을알수없는소리:종제작자,루이지베르가모
하늘을나는열쇠공:열쇠복원가,알랭드생텍쥐페리
나비부인의아리아:부채장인안오게
소리의건축가:파이프오르간제작자,베르나르오베르탱
인생을재는시계:오를로제,필리프프뤼트네
가구의노래를들어라:에베니스트,미셸제르몽
직물의지휘자:타피시에,레미브라제
21세기의레오나르도다빈치:과학기구의장인,크리스티앙티로
당신을위한유일한안경:귀갑장인,크리스티앙보네
은의숨결을고르다:은세공사,니콜라마리셸
직공의삶,직공의공장:견직물제조소,메종조르주르마나

출판사 서평

‘장인순례단’의탄생

『어린왕자』의작가앙투안생텍쥐페리는그뒤로어떻게되었을까?그의종손인알랭드생텍쥐페리는여전히그가살았던프레이스성을지키고있다.오늘도묵묵히열쇠를복원하고,목재를자르고,직접헬기를만들며살고있다.그는프레이스성전체를아틀리에로쓰면서프랑스의전통공예와가문의기술을이어가고있다.

생텍쥐페리가문의프레이스성은창문이정확히105개다.이사실을어떻게아느냐고?이책을쓴저자이지은이일반인들에게는좀체열리지않는프레이스성에서하룻밤을묵으며알랭드생텍쥐페리에게직접들었기때문이다.물론어린왕자가그려져있고“보아뱀이들어있어요”라고씌어있는헬리콥터도보았다.

장인들의아틀리에는저자에겐그야말로보물창고나다름없다.웬만한명품브랜드를달고있는상품조차도그앞에서는빛을잃어버릴만큼오랜전통과빛나는기술이넘쳐난다.그기술이만나서빚어낸오브제는그자체가이미예술작품이다.그리고거기에는신묘한기술들만큼이나특이한인생을사는장인들이있다.저자가그들의아틀리에를방문하면서깨우친것은,기술은단지기술일뿐이라는사실이다.그기술을일정한수준의경지로끌어올리는것은인간의숨결과손길이며,한장인의인생이다.이러한깨달음이프랑스각지에흩어져있는장인들의아틀리에를직접순례하기로마음먹은계기였다.

파리에서피레네산맥까지,놀라운장인들의세계

장인들을취재하는방법에는빠른길이없었다.프랑스문화부의추천장도그다지효력을발휘하지못했다.몇번이고찾아가서그들의신뢰를얻는것이유일한방법이었다.장인들은홀로일하지않는다.그들에게는그들만의세계와언어,상식이있다.클라브생(하프시코드)을되살린레나르본나젤을시작으로장인들을만나친분을쌓기시작한저자는장인들사이에이어진촘촘한인맥의끈을따라순례를시작했다.

개중에는유달리까탈스러운장인들도있었다.파이프오르간을만드는베르나르오베르탱의수도원아틀리에는산속에깊숙이숨어있어서찾아가는것조차쉽지않았다.몇만유로를훌쩍넘는시계부속품들이굴러다니는필리프프뤼트네의아틀리에는시계관계자외에는아예접근도할수없는곳이다.가깝게는파리근교에서부터멀리는피레네산맥에이르기까지저자는장인들을만나기위해아낌없는시간과노력을쏟아부었다.

책속에는12명의장인들만큼이나다양한오브제와기술들이등장한다.클라브생,파이프오르간,종같은장대한악기제조법을비롯해이미사라져버린부채의언어,행성의움직임을하나의판위에올려놓은텔루리언,각기다른나무조각을조합해가구에다양한그림을만드는마르케트리기법,시즐레벨벳을짜는자카르직조기,르네상스시대의기묘한지도,최고의귀갑판을만들어내는기술인이식술등우리가미처몰랐던놀라운세계에대한이야기가펼쳐진다.

그러나이책은장인들의세계를소개하는데서멈추지않는다.여기에는한번의인터뷰로끝나는것이아니라,저자스스로가제대로이해하고공감할때까지찾아가고또찾아가서만난장인들의고단한인생역경이고스란히담겨있다.장인들은남다른인생을선택한만큼어디서도만나보기힘든독특한인물들이고인생자체도특이한사람들이다.나폴레옹생전의기념비적인의자세개를복원한뒤나폴레옹의열렬한팬이된레미브라제,아틀리에에처박혀잘나오지도않는바람에미쳤다는소리를듣는과학기구장인크리스티앙티로,그리고삼대에걸쳐전통은공예기술을이어가는옹골진세남자의용호상박같은이야기를품고있는마리셸아틀리에…….

저자는이러한장인들의생생한세계를담아내기위해여러시각으로글을썼다.특히벨벳과브로카텔을짜던메종조르주르마나공장의1905년당시상황을공장장앙기유의시각으로재현해낸글은공장의땀냄새가물씬느껴질만큼생생하다.또거북이등껍질을가공해안경테를만드는유럽의마지막타블르티에크리스티앙보네에관한글에서는저자가직접자기안경을주문해스스로장인의손님이되어본경험을풀어놓는다.가구장인미셸제르몽의아틀리에를방문한날은마치한편의소설처럼묘사해아련한여운을길게남긴다.

각장의말미에는드니디드로와달랑베르의『백과전서』에서해당기술을소개하는일러스트와설명을곁들여장인들의세계를이해하는데큰도움을준다.이그림들을보았기에저자는장인들의아틀리에를방문했을때『백과전서』의한장면이그대로튀어나온듯한기묘한느낌을받았다고고백한다.또한이동섭사진작가가공사용사다리를기어오르고과감하게바닥에몸을던져한장한장공들여찍은사진들은고풍스러우면서도섬세한장인들의세계를유감없이드러낸다.

이책은2007년에『유럽장인들의아틀리에』라는이름으로처음세상에나왔다.그러나출판사의사정으로초판을찍고얼마후절판되고말았다.독자들은무척아쉬워했다.누구보다저자의안타까움이컸다.오랜숙제처럼마음깊이품어오다16년만에마침내다시책을내기로마음먹었다.일년가까이고심해글을아예새로쓰다시피했다.책의편집과디자인도훨씬산뜻하고깔끔한감각으로새단장했다.특히수십장의사진들은세심한보정작업을거쳐한결선명하고우아하게되살려냈다.『장인의아틀리에』라는새옷을입고다시태어난이책이오래기다려온독자의기대를만족시키기를바란다.

죽어버린악기클라브생을되살리다|레나르본나젤

17세기와18세기에한창전성기를구가하며,바흐와모차르트의소리를실어나르던클라브생은19세기에피아노의등장과함께갑자기종말을고한다.그뒤로한세기가넘게만드는법조차잊혀졌던악기를되살려낸장인이바로본나젤이다.그는우리시대의미적기준을보여주기위해20세기최고의화가인샤갈이그림을그린클라브생까지만들어낸다.

종이탄생하는숨막히는순간|루이지베르가모

유럽에는마을마다고유한종소리가울린다.시골성당이라도3~4개의종은있기마련이다.하지만종에도명품이있다.처음부터끝까지진흙과먼지,불만으로종을만들어내는장인은종소리에숨겨진미지의한순간을그윽한눈빛으로이야기한다.마치『백과전서』의그림을그대로재현한듯한,용광로처럼숨막히는베르가모의아틀리에가소개된다.

열쇠장인의은밀한세계|알랭드생텍쥐페리

알랭드생텍쥐페리는장인들사이에서도인정받는최고의열쇠복원장인이자,오래묵은나무를목재로가공하는시아주장인이며,직접헬기를만들수있는기술을보유한다양한이력의장인이다.또한생텍쥐페리가문이대대로살아온프레이스성의주인이기도하다.전세계어느매체에도소개된바없는그의성이공개된다.어린왕자가그려진직접만든헬기와함께.

19세기부채학교를그대로옮겨놓은아틀리에|안오게

19세기에는부채를몸에지니고다니지않는여성이거의없었다.더위를쫓는용도가아니라속마음을전하는필수품이었다.당시에는부채의언어를배우는학교까지있었으니부채의인기는실로대단했다.한때는20종이넘는직업군이부채하나를만드는데종사했지만,지금은안오게혼자서거의모든일을해낸다.그녀의내밀한아틀리에를구경해보자.

세계어디든달려가는파이프오르간원정대|베르나르오베르탱

파이프오르간을제작하는일은건축을하는것과같다.전기도들어오지않는산속의낡은수도원을개조해파이프오르간아틀리에를만든베르나르오베르탱.오르간을설치하러가기위해기차역까지짐을실어나르는전용기찻길을손수만든집념의세계가생생하게소개된다.파이프오르간의소리를어떻게블렌딩하는지도꼼꼼하게설명되어있다.

명품시계의무브먼트를통째로만드는장인|필리프프뤼트네

롤렉스나바쉐론콘스탄틴의시계가비싼이유는무엇일까?작은시계하나에들어가는부품하나하나를수공으로조합할뿐아니라,독점화된부품을사용해고유의시스템기술까지곁들이기때문이다.프뤼트네는시계회사에소속되지않고처음부터끝까지혼자서시계의무브먼트를만드는독립장인으로,이시대에얼마남지않은메카니시앵오를로제이다.

18세기의가구를완벽하게복원하는에베니스트|미셸제르몽

베르사유성의가구를복원하는장인의이야기가소개된다.가구를복원하는방법을전통그대로지켜온고집센장인의소설같은하루를통해그의인생을만난다.미셸제르몽은가구를만져보는것만으로도그가구의역사를읽어낼줄안다.마리앙투아네트의보석함을복원하던당시의이야기가가슴을뭉클하게한다.

17세기최고의인테리어디자이너,타피시에|레미브라제

타피시에는가구장인이만든의자와직조공이만든직물을가장아름답게조합하는사람이다.레미브라제는의자틀만앙상한나폴레옹의옥좌를당시의벨벳과술장식,금도금으로복원해낸장인이다.하지만수공예장인과가구장인이점점사라지고있는시대에타피시에라는직업은직업자체의존립마저불투명하다.장인들이처한위기상황을브라제의생생한목소리를통해들어보자.

21세기의레오나르도다빈치,과학기구장인|크리스티앙티로

망가진18세기의망원경을순식간에고쳐내는장인크리스티앙티로는온갖렌즈의조합비율은물론상아를돌리는기계사용법등이적힌수상한수첩을소유하고있다.그수첩은레오나르도다빈치의코덱스수첩을빼박았다.18세기지도에사용된종이는무엇인지,루이14세의거울은어떻게만들어졌는지를연구하느라아틀리에에만처박혀있는통에세상사람들에게서미쳤다는소리까지듣는괴짜장인의아틀리에가공개된다.

세상에하나밖에없는안경을만드는장인|크리스티앙보네

루브르박물관앞마당에유리피라미드를설계한건축가이오밍페이,그는늘동그란안경을착용한다.페이의트레이드마크인이안경은크리스티앙보네가만들었다.안경장인이자귀갑장인인보네가문은날것의거북이등껍질을가공해새로운판을만드는이식술을대대로간직해오고있다.오로지한사람의눈이될안경을만들기위해평생을바쳐온장인의이야기가흥미진진하다.

화려한은공예시대의전설을간직한장인|니콜라마리셸

삼대에걸친은공예장인의이야기가한편의소설처럼전개된다.스테인리스스틸이등장하면서오랜세월을풍미해온화려한은제품은자취를감추었고,수많은은세공사도작업장을떠났다.그러나마리셸아틀리에의삼부자는은공예를포기하지않았다.전통적으로남자들의세계였던은공예아틀리에에서가문의명예를지키기위해고군분투해온삼부자의뜨거운이야기가펼쳐진다.

아름다운직물을짜던공장|메종조르주르마나

고급직물인브로카텔과벨벳을짜던메종조르주르마나의하루를그옛날의공장장앙기유의목소리로들려준다.다마스크,브로카텔,시즐레벨벳등지금은1미터에몇천유로를호가하는아름다운직물을일상으로짜던시대가생생하게그려진다.직물의무늬를결정짓는천공카드를디자인하고씨실과날실을걸고바탕을당기며한줄한줄다마스크를짜던시대로돌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