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아트는 거리에 없다

스트리트 아트는 거리에 없다

$20.00
Description
스트리트 아트는 정말로 거리에서 사라졌을까?
그라피티와 스트리트 아트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과 날카로운 통찰
그라피티, 스트리트 아트, 그리고 스트리트 컬처의 상품화를 두루 경험한 아티스트가 기존의 미술사와는 전혀 다른 ‘내부자의 시선’으로 스트리트 아트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이제 스트리트 아트는 더 이상 길거리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소비되었거나 주류의 끈을 붙잡고 떠나버렸다.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왜 좋은지에 대한 질문이 수반되어야 할 때라고 선언한다. 사실이나 정보의 나열이 아닌, 시대정신을 꿰뚫어보는 통찰이 필요한 때라고 말이다.
이 책을 쓴 김홍식은 현재 현대미술 작가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이다. 처음엔 불법적인 그라피티(Illegal Graffiti)로 출발해서 이후에는 개념미술과 스트리트 아트의 접점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저자

김홍식

현대미술작가이자크리에이티브디렉터이다.
홍익대학교애니메이션과를졸업하고,대학원에서회화를전공했다.
불법적인작업방식을고수하는그라피티(IllegalGraffiti)에서출발해현대미술작가로변모하는과정을거치며,한국인의주제의식을담은스트리트아트작품을연구해왔다.
개인전으로2020년《페이스》(서드뮤지엄)와2017년《벌기위한기도》(갤러리토스트),단체전으로2021년《바운더리》(관훈갤러리),2014년《거리의미술‘그래피티아트’》(경기도미술관)등에참여했다.
협업경력으로2012년삼성갤럭시S3아트컬렉션,2012년레드불F1아트쇼의그래피티월,2016년뉴발란스의‘CRT-300’스티커디자인,2022년CJE&M에서운영하는세라믹브랜드오덴세(Odense)의브랜딩프로젝트‘RH3(RemixHeritage3)’에크리에이티브디렉터로참여했다.

목차

프롤로그

1.스트리트아트는거리에없다
스트리트아트,야망을품은낙서
캔버스,사진,모니터
그라피티열차,20세기의개인미디어
브랜딩,스트리트아트의핵심전략
뒤샹,감춰진계보

2.거리의영웅들
영웅의조건
돈디화이트

스테이하이149
푸투라2000
카우스
셰퍼드페어리

3.스트리트아트품평능력기르기
그라피티의유래에관하여
안티,거리의시선
노마드,효율과속도의미학
뱅크시,키치의그림자

4.시대의아이콘,뱅크시
정치적인,너무도정치적인
페르소나
비밀스러운콤플렉스
그라피티의미술사

5.스트리트컬처와스트리트아트
티셔츠,길거리갤러리
스니커,스트리트패션의꽃
힙합,컬처믹서
갱,마음대로살수있다는증거
피부의컬러,글로벌스트리트컬처
음악,스트리트아트의바이브

6.스트리트컬처를알면트렌드가보인다
펑크,마르지않는반항의샘물
스투시와슈프림-스트리트컬처의산업화
스트리트브랜드와명품,문화의설국열차
루이비통,컬래버레이션의역사

7.스트리트아트의미학
스프레이페인트,확성기혹은붓
샘플링,믹스의시대
쿨,멋의온도
스트리트아트의의미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스트리트아트는메시지가담긴미디어다!

그동안그라피티혹은스트리트아트에관한분석은미술사학자,저널리스트,사회학자들에게맡겨졌다.저널리즘이나사회학의시선은차갑고건조하다.미술사의시선은미술이라는거대한서사에그라피티를끼워넣을뿐이다.

저자는과거의그라피티가뉴욕의청소년컬처나힙합문화와함께해석된것처럼,스트리트아트역시스트리트컬처와함께이해해야할문화현상으로바라본다.마셜매클루언이“미디어가곧메시지다”라고했듯이,그는그라피티와스트리트아트야말로‘메시지가담긴미디어’이며우리세계의변화와징후를대변할수있는강력한매체라고주장한다.

저자의통찰은지금의스트리트아트를바라보며느끼는슬픔에서글을시작한다.책제목인‘스트리트아트는거리에없다’라는선언적인명제는더이상거리의문화가거리에없다는향수어린애수와함께거리의한계를넘어점차주류화되고있는스트리트아트에대한적극적인이해가복잡하게얽혀있다.저자는이책을통해스트리트아트는과연무엇이었고,우리에게무엇을남겼는지에대해애정과비판의양날로날카롭게되묻는다.

“일평생그림을그린내가책을쓰기로마음먹은이유는슬픔때문이었다.사랑하는거리문화가더이상거리에없음에대한애수를기록하고싶었다.거리(street)는무협소설속의‘강호’처럼어디에있는지분명히말할수는없지만남몰래스프레이페인트를뿜어낼때면반드시나타나는상황적인단어였다.하지만도시의잉여공간이빠짐없이‘영업’의공간으로변모되면서스트리트아트는환경미화활동내지는기업체홍보활동의보조수단으로전락했다.‘합법적’인거리의예술가들이선발되었고그것에반대하는이는스스로도태되었다.세상이변하고있었고그변화가나를아프게했다.”(서문중에서)

그라피티열차에서뱅크시까지

이책에서저자는그라피티아트의탄생을알린‘그라피티열차’에서출발해장미셸바스키아와키스해링이라는걸출한아티스트의출현,그리고지금까지도그라피티의전설로불리는돈디화이트,씬,스테이하이149,푸투라2000을비롯해카우스,셰퍼드페어리등그라피티와스트리트아트계의계보를훑어간다.또한이미주류미술계에서도독보적인아티스트로떠오른‘뱅크시’라는존재가스트리트아트에끼친영향,그의콤플렉스와페르소나그리고‘개입’의전략을분석하는대목은이책의하이라이트라할수있다.

뱅크시는스트리트아트의붐을일으킨장본인이다.2000년대중반,뱅크시가영국의내셔널갤러리에자신의작품을무단으로전시한사건이세계적인이슈로부상한다.그때국내그라피티아티스트들은정체성의혼란을겪는다.“우리의그라피티는낙서고,뱅크시가하는건예술이야?”“스프레이를사용하지않은그라피티가스트리트아트인가?”

저자는뱅크시가그라피티의전통적인행동양식과태도를중시하면서도의식적으로그핵심요소인태그-피스를자신의작품세계에서배제하는양상을통해그가그라피티에대해갖고있는양가감정(애정과애증)혹은콤플렉스를파고든다.

특히2013년뉴욕에서한달남짓한기간동안뱅크시가남긴그라피티작품은우리가잘몰랐던뱅크시의또다른이면을드러낸다.전세게곳곳에남긴뱅크시의작품들은그려지고나서일주일이지나기무섭게벽이통째로도난당할만큼열광적인인기를누리지만뉴욕에서는(현지의그라피티라이터로추정되는이들에의해)훼손되기바빴다는사실은그라피티와뱅크시의관계를상징적으로보여준다.

스트리트아트를알면컬처트렌드가보인다

스트리트컬처를단순하게정리하면,세지류가모여서이룬큰강이라고할수있다.첫째는힙합을중심으로한뉴욕의청소년문화,둘째는만화-애니메이션과게임같은서브컬처와마니아문화,마지막으로스케이트보드와보드서핑같은익스트림스포츠문화와펑크적정서의혼합이다.힙합은문화의프로세스를,만화나게임은소스를제공한다면익스트림스포츠와펑크적정서는스트리트컬처의정신적세계관을관장한다.

스트리트아트는스트리트컬처의다양성을먹고자란다.이책에서는티셔츠,스니커,힙합,그리고가장힙한스케이트보드브랜드인스투시와슈트림에이르기까지스트리트아트와스트리트컬처의상호적인관계를통해이들의공통적인바이브를살펴본다.특히스투시와슈프림은스트리트컬처의마이너적인태도를적극적으로받아들이면서1990년대의스트리트아트스타일에도영향을미쳤다.길거리의문화가고급상품으로전유되기시작했고,그정점에루이비통이등장한다.

왜루이비통,샤넬같은럭셔리브랜드들이스트리트아트를적극적으로수용하게된걸까?저자는미래세대의취향을선점한명품브랜드의브랜딩전략을살펴보면서,지금의컬처트렌드를비판적으로리뷰한다.

이제현대미술의하위분야가아니라‘스트리트아트’라는그자체의장르로진화하고있는현재의이야기는우리가막연히추측하고있는스트리트아트와스트리트컬처의‘융합’이거대한물결로주류문화속에소용돌이치고있는현실을생생하게증언한다.

스트리트아트가떠난자리

이책은엉터리랩을지껄이며거리를거닐던10대시절,거리의한쪽벽에몰래그라피티를남기고도망치던20대시절을관통하면서‘스트리트컬처는곧나의인생이며자유의원천’이라고외치던한아티스트의애잔한비망록이자내부자의시선으로조망한스트리트아트의역사이다.

과거돈디화이트는인터뷰중에“언젠가는우리가만든이문화를소비하는시대가올거야”라고말했다.그의말은이제현실이되었다.하지만저자는슬프지않다고말한다.다만'직접'하는것이‘구매'하는것보다더즐겁다는것을독자들에게알려주고싶을따름이라고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