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삼킨 개

그림을 삼킨 개

$19.00
Description
개를 사랑하는 미술관 중독자의 그림 이야기
개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첫 미술책!
“그들은 나와 같이 잔다. 나와 늘 함께다. 나 없이는 아무데도 가지 않는다. 가끔 떠나는 건 나다. 그들은 크기가 작은 사람 같다. 이 그림의 주제는 개가 아니라 이 작은 것들에 대한 나의 사랑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반려견을 키우는 이들이라면 루브르 박물관이나 우피치 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 한구석에 그려진 개를 유심히 살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개가 등장하는 그림’ 하면, 누군가는 벨라스케스의 〈라스 메니나스(시녀들)〉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는 개를 떠올릴 테고, 또 누군가는 얀 판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초상화〉에 등장하는 귀여운 털북숭이 개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왜 이 화가들은 그림 속에 굳이 개를 그려 넣은 것일까? 이 책은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그림 속의 개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첫 미술책이다.
이 책을 쓴 최경화는 포르투갈에 거주하면서 토끼 사냥개가 될 뻔한 개를 키우고 있다. 미술사를 전공하고 아트 투어를 가이드하면서 스스로 미술관 중독자라고 할 만큼 포르투갈은 물론 유럽의 여러 미술관들을 자주 드나든다. 개를 사랑하니 그림을 볼 때도 개가 그려진 그림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면서 드는 의문. 이 개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관심을 갖고 찾다 보니 개가 등장하는 그림이 무수히 많다. 그리고 그 개들은 저마다의 애틋한 사연과 그림에 출연한 특별한 이유를 품고 있다. 미술사에 이름을 각인시킨 개들도 있다. 루도비코 곤차가의 루비노, 벨라스케스의 이사, 윌리엄 호가스의 트럼프, 데이비드 호크니의 스탠리와 부지가 그렇다. 이 책은 그림과 조각으로 남은 개들의 면면을 개의 눈으로, 화가의 눈으로, 관찰자인 관람자의 눈으로 살펴보며, 작품이 제작된 당시의 상황을 다채롭고 생생하게 그려 간다.

저자

최경화

저자:최경화
호두의반려인간,미술관중독자,포르투갈거주자.
스페인어와서양미술사를공부하고책만드는일을하다가글을쓰게되었다.중세미술과바로크미술에설렌다.미술관에가면늘이야기를상상한다.글을쓰지않을때는수공예자,개산책러,체육인,요리사,붓글씨공부하는사람으로산다.그리고포르투갈에한국을,한국에포르투갈을소개한다.
『스페인미술관산책』,『포르투갈,시간이머무는곳』,『노견과여행하기:오늘오후는평화로울것이다』를썼다.스페인마드리드프라도미술관,세고비아알카사르,바르셀로나콜로니아구엘의오디오가이드와『미켈란젤로』,『카라바조』,『그림보다액자가좋다』,『세상에서가장큰중국책』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머리부터
나는개
기억하는개아르고스
아르놀피니의개
이름과가족이있는개루비노
화가의파트너가된개들
종교재판?그거먹는건가?
벨라스케스가사랑한흰둥이
개의쓸모
사냥하고집지켜야개인가요?
사랑의힘
꼬리까지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개를사랑하는미술관중독자의그림이야기
개를주인공으로등장시킨첫미술책!

“그들은나와같이잔다.나와늘함께다.나없이는아무데도가지않는다.가끔떠나는건나다.그들은크기가작은사람같다.이그림의주제는개가아니라이작은것들에대한나의사랑이다.”
-데이비드호크니

반려견을키우는이들이라면루브르박물관이나우피치미술관에서그림을볼때한구석에그려진개를유심히살펴본적이있을것이다.‘개가등장하는그림’하면,누군가는벨라스케스의<라스메니나스(시녀들)>에묵직하게자리잡고있는개를떠올릴테고,또누군가는얀판에이크의<아르놀피니초상화>에등장하는귀여운털북숭이개를떠올릴것이다.그런데왜이화가들은그림속에굳이개를그려넣은것일까?이책은이의문에답하기위해그림속의개를주인공으로등장시킨첫미술책이다.
이책을쓴최경화는포르투갈에거주하면서토끼사냥개가될뻔한개를키우고있다.미술사를전공하고아트투어를가이드하면서스스로미술관중독자라고할만큼포르투갈은물론유럽의여러미술관들을자주드나든다.개를사랑하니그림을볼때도개가그려진그림에특별히관심을기울인다.그러면서드는의문.이개들의정체는무엇일까?
관심을갖고찾다보니개가등장하는그림이무수히많다.그리고그개들은저마다의애틋한사연과그림에출연한특별한이유를품고있다.미술사에이름을각인시킨개들도있다.루도비코곤차가의루비노,벨라스케스의이사,윌리엄호가스의트럼프,데이비드호크니의스탠리와부지가그렇다.이책은그림과조각으로남은개들의면면을개의눈으로,화가의눈으로,관찰자인관람자의눈으로살펴보며,작품이제작된당시의상황을다채롭고생생하게그려간다.

그림을꼬리치게하는개들
초상화나가족행사를그린그림에등장하는개들은그림을의뢰한이들이애지중지하던개인경우가대부분이다.개사랑으로가장유명한이는만토바의공작루도비코곤차가이다.궁정화가만테냐가루도비코가족들의일상과업적을벽면가득그려넣은방‘카메라픽타’에는루도비코가사랑한개,루비노가등장한다.그는루비노를얼마나끔찍이사랑했는지직접개의묘비문을썼을정도다.
베네치아의화가티치아노가그린초상화에는스패니얼이자주등장한다.<엘레오노라곤차가의초상>,<우르비노의비너스>에등장하는작고귀여운개는이후‘티치아노스패니얼’이라는애칭까지얻는다.
스페인의궁정화가벨라스케스가그린왕실가족의초상화에도개는빠지지않고등장한다.그가특별히사랑한개는저유명한<라스메니나스>의듬직한개가아니라<펠리페프로스페로왕자>의초상에등장하는작고귀여운흰둥이였다.심지어이개는벨라스케스의전기작가가남긴기록에서‘이사’라는이름을알리기도했다.
이그림들에서개는가족의단란함과주인공의사랑스러움을보조하며,인물의호감도를상승시킨다.개는그림을꼬리치게만든다.

“털이북슬북슬한작은강아지만큼초상화를노래하게하는것도드물다.작은털북숭이들은귀부인들의안면근육힘을빼서자연스러운얼굴을만들고,어린아이들이아이다운매력을잃지않으면서도한자리에잠시나마앉아있게만든다.무뚝뚝한남자들의부족한면을채워주기도한다.”(82쪽)

개를그려종교재판소에회부된베로네세
루브르박물관에서도슨트와함께그림을보다보면이박물관에서가장큰그림으로유명한베로네세의<카나의혼인잔치>앞에멈춰서게된다.그리고관례처럼도슨트는관람자들에게그림에등장하는개의숫자를헤아려보라고주문한다.어리둥절한채로그림을유심히살피다보면아닌게아니라화폭의중앙,식탁위,난간등여기저기에개가그려져있고,종류도다양하다.
그런데베네치아의아카데미아갤러리에도이와유사한그림이있다.바로<레위가의향연>이다.베로네세는이그림때문에종교재판소에회부된다.사건의발단은베로네세가‘최후의만찬’주제에그려넣은개를마리아막달레나로대체하라는명을어겼기때문이다.과연이종교재판은어떻게마무리되었을까?

<아르놀피니초상화>에등장하는개는단지정절의상징일까?
얀판에이크의유명한그림<아르놀피니초상화>는,독일의미술사학자에르빈파노프스키가도상학적으로매우유려하게설명한탓에한동안아르놀피니부부의결혼식을그린것으로,개는부부사이의정절을상징하는것으로받아들여졌다.
하지만저자는이털북숭이개가단지정절의상징으로만그려진것인지에의문을표한다.저자는이그림이그려진1434년에브뤼헤에살았던아르놀피니가문의다섯남자들부터화가의사망이후이그림을소장했던소장자의기록,1842년내셔널갤러리가구입하면서대중에게공개된당시의해석,그리고최근에적외선촬영으로밝혀진놀라운사실까지낱낱이추적하며이그림의수수께끼를파헤친다.그래서얀판에이크는왜개를그려넣은걸까?

점차그림의주인공으로부상하는개
18세기영국에서는자신의취향에따라반려견을선택하는관행이유행했다.어떤개를기르느냐가자신을표현하는방법이었고,원하는품성과외모를갖춘개를찾기위해새로운품종을만들어내기도했다.당대의풍자화가로이름을떨친윌리엄호가스는특히트럼프라는이름의퍼그를사랑했다.자신의부캐로트럼프를등장시킨경우도많다.풍자의시대,개는화가를대신해그의유머감각,풍자정신을표현했다.
19세기에이르면개는단지그림의부차적인요소가아니라주인공으로부상한다.영국에서는인간의감정을의인화한개그림으로에드윈랜드시어가선풍적인인기를끌었고,프랑스에서는여성임에도마시장과도축장을누비며직접관찰한동물을그린로자보뇌르가두각을드러냈다.인상파들의그림에서도개는빠지지않는다.저자는특히귀스타브카유보트의검둥개에주목한다.
현대작가들중에도개를주인공으로그린이들이있다.데이비드호크니가대표적이다.그는1993년부터2년동안자신의개스탠리와부지를수없이그렸다.그는“사랑하는것을그리고싶었다”고말했다.

이책을읽다보면평소에그림을볼때관심을두지않았던개그림에호기심이발동할것이다.어쩌면앞으로미술관에서저자처럼‘개가나오는그림만유심히보고오는놀이’를하게될지도모른다.개를지극히사랑하는저자가쓴책답게이책의곳곳에는인간의오래된친구,개에대한사랑이깊게묻어난다.미술책에서개가주인공인책이탄생한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