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이과연벙어리,붙박이가구같은생물일까?
우리는식물에대해아무것도모른다
찰스다윈이후가장열정적이고웅변적으로식물을옹호하고있는세계적인식물생리학자스테파노만쿠소박사는과학작가알레산드라비올라와함께《매혹하는식물의뇌》라는탄탄한과학적근거를지닌과학저술로써우리의오랜편견과오해에반대증거를제시한다.최고의과학저술이늘그렇듯이책은강력한상상력의결과물로서독자들로하여금세상을완전히새롭고자유로운관점에서바라보게해준다.이제알량한인간중심주의는잠시접어두고,보다풍요롭고경이로운세상에발을들여놓기바란다.이책은독자들을절대로실망시키지않을것이며,독자들로하여금한동안감동과충격에서벗어나지못하게할것이다.-마이클폴란,《욕망하는식물》의저자
출판사서평
감각,전략적행동,의사소통이가능한식물,
과연지능이없다고할수있는가?
지금까지다양한시대적ㆍ문화적배경을지닌철학자와과학자들이식물이지능을가지고있다고생각했다.기원전데모크리토스와플라톤에서부터근대의린네와페히너,그리고20세기에들어찬드라보즈까지이런믿음을받아들여왔다.하지만역사상처음으로확고한정량적데이터에의거해‘식물은우리생각보다훨씬더진보한생물체’라고주장한학자는진화론의아버지찰스다윈이었다.다윈은저서《식물의운동력》에서“어린뿌리의말단은매우민감해서,인접한다른부분의운동을지휘한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식물의어린뿌리는하등동물의뇌와비슷한기능을한다”라고썼다.
다윈의주장대로식물뿌리의말단,즉근단은뿌리의생장을지휘한다.이것은말처럼간단한일이아닌데,식물다른부위의요구사항과뿌리의요구사항이다를때도있고,심지어물,영양소,무기염류등이각각다른곳에분포해서뿌리가뻗어나가야할방향을선택해야할때도있기때문이다.근단은마치우리의뇌가그렇게하듯이이런서로다른욕구와문제를해결하고식물전체를위한결정을내린다.시시각각중력,기온,습도,전기장,빛,압력,독성물질,소리의진동,산소와이산화탄소의농도같은다양한정보를수집하고,마치데이터처리센터처럼정보를분석해서뿌리를뻗을곳을정하는것이다.
근단은이렇게생장점과감각능력을가지고있을뿐아니라,전기활성을나타내며동물의뇌신경과유사한전기신호를발생시킨다.더놀라운것은이센터들이개별적으로작동하지않고서로서로연결되어네트워크를이룬다는점이다.네트워크의장점은역시모듈성으로볼수있다.수백만개의근단이네트워크를형성하므로,주요부분이파괴되더라도네트워크가와해되지않는다는것이다.근단하나의계산능력은미약하지만이런네트워크를이뤘을때의능력은비범해진다.이런현상은마치개미들이군집을이루어자연계에서가장복잡하고구조화된사회를형성하는것과유사하다.
수많은뿌리들,그리고그것이모인근단의네트워크가어떻게두뇌와도같이작용하는것인지그메커니즘은아직완전히밝혀진바가없다.하지만최신연구결과들은속속고등식물이환경에서신호를받아들여처리한다음생존에적절한해법을도출해낸다는것을입증하고있으며,식물이개체가아닌군집으로행동할수있게하는일종의무리지성을발휘한다고밝히고있다.그러므로지능을그핵심적인의미만담아‘삶이제기하는문제를해결하는능력’으로정의한다면,식물이지능을가졌다는점을부인할수없을것이다.
이런증거에도불구하고우리는‘지능,’‘학습,’‘의사소통’과같은단어와식물을연결짓는데여전히불편함을느끼며이런것들을동물의전유물로삼으려한다.하지만지구생명체99.7퍼센트를차지하는식물은우리가인정하든하지않든지구공간을지배하는우점종의위치에서생태계를떠받치고있으며,우리의생명줄과다름없는존재라고할수있을것이다.식량,의약품,에너지,설비등우리는식물에의존하지않는것이없다.앞으로과학기술이계속발달함에식물의중요성은더욱커질것이다.바로지금이인간중심적인사고방식에서벗어나지구주민으로서,동반자적생명체식물을다시알아야할때가아닐까?
인간의시간과식물의시간,
그시차사이로펼쳐지는식물의감각활동과운동
식물의씨앗을심으면싹이트고줄기가자라난다.하지만이런움직임을인간의눈으로확인하기란힘들다.우리가식물을움직이지못하는생물로생각하는데는이런‘시차’의탓이크다.하지만식물의시계로본다면식물도분명히‘운동’한다.싹을틔우고줄기를뻗으며밤에는꽃잎을닫고아침에는열며주변의자극에반응을보이기까지한다.극명한예가만지면잎을오므리는미모사나곤충을포획하여잡아먹는파리지옥과같은감촉성식물일것이다.이렇게우리눈앞에서움직임을보이는식물을본다면식물이운동성은그누구도부인하지못할것이다.
하지만움직이는데서그치는것이아니다.우리눈에는보이지않지만식물은시각,후각,미각,촉각,청각뿐아니라그외에열다섯가지나되는감각을더가지고있다.이런감각들을단순히눈,코,입,귀등특정기관의존재가전제되어야가능한것이라고한정하지않고,빛과냄새,맛,감촉,소리등을감지하는능력이라고넓게생각한다면충분히입증할수있는이야기다.식물은광합성을위해빛을감지하여생장하고,휘발성유기화합물과반응하는수용체를가지고있으며,토양속무기염류와화학적기울기의위치를알아내뿌리를뻗는다.또한덩굴손은생장에유리한곳을찾아덩굴을휘감으며,대부분의식물은특정주파수의소리를들으면발아,생장,뿌리발달이촉진된다.
이렇게인간의눈에보이지않을뿐식물도움직이고감각함에도우리가식물을붙박이나벙어리정도로치부해온것은그움직임이느리기때문일것이다.이렇게우리와다른시간의흐름속에서삶을영위한다는이유로오랫동안무활동,무감각생물이라고오해해온것이다.또한오래된우리의생물관도식물에대한선입견을형성하는데큰역할을했다.16세기프랑스의수학자카롤루스보빌루스는《지혜에대하여》라는책에서식물은‘존재할뿐아무속성이없는것’으로정의했는데,이런믿음은식물을동물과대비시키며그하위에두는진화적관점과맞물려오랫동안우리마음속에자리잡아왔다.
모든방법이정당화되는식물세계의
사랑과전쟁,그리고생존전략
약5억년전식물은동물과다른생활양식을택했다.바로‘고착생활’을선택한것이다.이로써식물은동물과달리이리저리움직일필요가없게되었고,이생활양식에알맞은생존법을발달시켰다.하지만이에따르는문제도있었다.바로초식동물의위협을받으면도망칠수가없다는점이었다.천적에게저항하는방법으로식물의신체는각모듈의구성체로진화하게되었다.인간이각각특정한기능을수행하는개별장기와뇌라는중앙통제센터로구성되는데비해,식물은여러기능을분산시켜개별적으로독립적인기능을수행하는동시에큰조직의일부가되는모듈로구성되는것이다.
이런모듈화덕분에식물은신체의일부를잃어도치명적손상을받지않고살아나갈수있지만,이런전략만으로영토관리나생식등다른문제까지해결할수는없다.그렇다면식물은이외의문제들은어떻게해결하고있는것일까?해결방법중하나는놀랍게도식물상호간의의사소통이었다.이를테면소나무는수관기피현상을보이는데,이것은이웃한나무끼리아무리가까이에서성장하더라도서로의수관에맞닿지않는현상이다.또한식물도친척을인식해내서,친족과같은공간에서자랄때에는지하뿌리부의경쟁보다는지상부에더많은에너지를투자하여유전적대물림이라는생물의주목적을성취하는데주력하는것으로나타났다.
또식물은곤충의공격을받으면화학적억제물질을분비하여쫓아낸다.심지어이이제이전략을구사하기도하는데,리마콩의경우점박이응애가나타나면휘발성화학물질을분비하여초식성점박이응애의천적인칠레이리응애를불러들인다.생식의매개체가되는동물들과는보통공생관계를형성하지만,때로는사기를쳐서목적을달성하기도한다.난초류의1/3은벌을기만하는것으로알려져있는데,특히오프리스아피페라는암벌과똑같이생긴꽃을피워수벌을유인한뒤수벌의몸에화분괴만묻혀보내는것으로유명하다.이렇게오랫동안지구에서진화를거듭하며다양한전략을구사하여살아남는일은지능이없다면어려운일이다.우리가전통과선입관에서벗어나과학적사고와실험에의거해식물의지능을연구한다면일반적인생물의지능을연구하는데에도도움이될뿐만아니라생명과과학을보는우리의시야도한층넓고풍부해질것이다.
책속으로추가
각각의근단에는시시각각으로중력,기온,습도,전기장,빛,압력,화학적기울기,독성물질의존재,소리와진동,산소와이산화탄소의농도등과같은다양한정보가입력된다.근단에입력되는정보의목록은엄청나게길지만,완성되려면아직멀었다.과학자들은매년이목록에새로운항목들을추가한다.근단은이러한정보들을분석하여,식물의각부분이요구하는사항들을종합적으로검토하고식물전체의입장에서뿌리를뻗을방향을최종결
정한다.이러한의사결정과정은자동반응과는차원이다르다.한마디로말해서,각각의근단은데이터처리센터(DPC)다.하지만각각의DPC는개별적으로작동하지않고수백만개의다른DPC들과연결되어거대한네트워크를형성한다.
-208~209p‘5장.지능을가진생명체,식물’중
식물은중앙통제기능을수행하는하나의인지기관(뇌)대신,일종의분산지능을진화시켰다.분산지능은무리지어사는생물들의전형적인특징이다.여러마리의생물들이모여무리를형성하면,개별생물들에게존재하지않던창발행동emergentbehavior이나타난다.과학자들은최근생물의창발행동을체계적으로관찰하고분석하여흥미로운결과를얻었다.
심지어인간의경우에도집단을형성하면창발행동의역학관계를나타내는것으로입증되었다.그고전적사례는,대형극장에모인수천명의관객들이박수를칠때나타나는현상이다.최근의연구에의하면,처음에는중구난방으로박수를치던관객들이몇초후부터점차박자
를맞춰나가다가,종국에는행동을통일한다고한다.
-215~216p‘5장.지능을가진생명체,식물’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