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맑은 호숫가에서 시심에 젖어 사는 물망초, 우리 문우들은 이인환 시인을 그렇게 부른다. 닉네임 ‘물망초’는 요즘 이인환 시인의 대변자가 되고 있는 듯하다. 그 어떤 문명의 황사가 침범하지 못하는 시인의 내면, 그곳에서 열정의 시심이 자라고 있고, 거기서 시꽃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게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이인환 시인이 한실문예창작 포시런 문학회를 찾아온 첫날, 세상은 이미 아름다운 시꽃들을 마음의 동산에 꽃피워 놓고 있었다. 지난 2년여 동안 그 시꽃들은 온갖 비바람, 눈보라에도 끄떡하지 않고 피어나, 지금 이처럼 영근 시의 열매들을 싱그럽게 맺어 놓았다. 특히 이인환 시인의 시적 성장은 아프리카tv “낭만대통령의 문학 토크”를 통해 더욱 빛을 발했다. 매주 쉬지 않고 발표하는 열정, 시와 시조, 두 장르로 오가며 펼치는 도전 정신은 날이 갈수록 튼실한 시 창작의 탑을 쌓아놓았다. 특히 7.5조 시의 개척은 주목할 만했다. 매끄러운 리듬은 마치 김소월의 시를 만난 듯한 반가움까지 선물해 주었다.
이인환 시인의 시를 맛보고 감상하고 감싸 안은 독자들은 행복하다. 좋은 시를 만나 인사하고 안부를 묻고 얼싸안고 감동 받는 모습처럼 좋은 인간의 모습도 드물 테니까. 시와 인간은 아주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이다. 시는 인간의 존재 이유를 떠받쳐 주는 발판 중 하나이다. 시를 모르고, 시를 외면하고, 시 창작하지 않고 살아가는 인생을 결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시가 주는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인생은 서글플 테니까.
이제 우리는 이인환 제1시집의 아름다운 시 세계를 산책하여 얻은 상큼함 못지않게 이인환 제2시집의 출간을 벌써부터 기대해 본다. 그 역시 아름답고 가치 있고 의미 깊을 테니까.
〈이인환시인의 시집 출간을 축하하며〉 中에서
- 한실 문예창작 지도 교수 박덕은
■ 평론
이인환 시인의 시집 ‘그리움 머문 자리’에 대하여
맑은 호숫가에서 시심에 젖어 사는 물망초, 우리 문우들은 이인환 시인을 그렇게 부른다. 닉네임 ‘물망초’는 요즘 이인환 시인의 대변자가 되고 있는 듯하다. 그 어떤 문명의 황사가 침범하지 못하는 시인의 내면, 그곳에서 열정의 시심이 자라고 있고, 거기서 시꽃이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게 신비스럽기까지 하다.
이인환 시인이 한실문예창작 포시런 문학회를 찾아온 첫날, 세상은 이미 아름다운 시꽃들을 마음의 동산에 꽃피워 놓고 있었다. 지난 2년여 동안 그 시꽃들은 온갖 비바람, 눈보라에도 끄떡하지 않고 피어나, 지금 이처럼 영근 시의 열매들을 싱그럽게 맺어 놓았다. 특히 이인환 시인의 시적 성장은 아프리카tv “낭만대통령의 문학 토크”를 통해 더욱 빛을 발했다. 매주 쉬지 않고 발표하는 열정, 시와 시조, 두 장르로 오가며 펼치는 도전 정신은 날이 갈수록 튼실한 시 창작의 탑을 쌓아놓았다. 특히 7.5조 시의 개척은 주목할 만했다. 매끄러운 리듬은 마치 김소월의 시를 만난 듯한 반가움까지 선물해 주었다.
이인환 시인의 시적 성장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우선 그녀의 초기 시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그리하여 그녀가 추구하는 향그런 시 세계를 맛보며 행복한 시간을 잠시 갖도록 하자.
산자락향 품은 오솔길
휘몰아친 비바람 눈물 되어
우산 속 눈망울에 물안개 피네
허기진 숨결 목이 메어
토해내는 그리움
사랑한 적 없었다
주문처럼 되뇌이면 잊혀지려나.
- [어느 겨울날]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사랑하는 이를 가슴에 안고 산자락향 품은 오솔길을 걷고 있다. 휘몰아치는 비바람 속을 우산을 쓰고 걷고 있다. 눈물이 흐르고, 눈망울에는 물안개가 피어 시야가 흐려지고 있다.
무엇 때문일까. 허기진 숨결은 목이 메어 그리움을 토해내고 있다. 시적 화자는 지금 그리움에 몹시 힘겨워하고 있다. 입술로는 ‘사랑한 적 없었다’고 중얼거리지만, 그렇게 되뇌인다 해서 잊혀질 것 같지 않은 그리움, 이 때문에 더욱 힘들어한다. 잊혀지길 바라지만, 잊고 싶지 않은 님,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처지,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현실을 인정하지만,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님, 그 님에 대한 안타까운 사랑 고백이 절절절 흐르고 있다.
겉과는 달리, 시적 화자의 내면은 ‘사랑하고 싶다. 미치도록 사랑하고 싶다’가 줄줄줄 강물처럼 흐르고 있다. 이 애틋함을 어찌할 것인가. 독자의 마음까지 함께 아려온다. 과연 이 시적 화자의 사랑은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님을 만나 사랑을 확인할 그날이 과연 올 것인가. 이러한 의미를 담기 위해 후각 이미지(산자락향)과 청각 이미지(휘몰아친 비바람, 허기진 숨결, 목이 메어, 주문처럼, 되뇌이면), 시각 이미지(오솔길, 우산 속, 눈망울, 물안개)의 조화로움, 추상(그리움, 사랑, 주문, 잊혀지려나)와 구상(산자락, 오솔길, 비바람, 눈물, 숨결, 토해내는, 되뇌이면)의 입체화 등이 이 시의 시적 화자의 안쓰러움을 더욱 선명히 드러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붉은 정 물들이고파
낭떠러지에 부딪혀
하얗게 울부짖는
서러운 음률
바위와 물풀에 휘감겨 돌며
새소리 바람소리 불러 모아
손길 잡고 흘러내리네
가슴속 새긴 님 오는 그날까지
장미꽃 열정의 계절에도
쏟아지는
애틋한 숨결소리
창공에서 내려준 물기둥 잡고
활짝 핀 무지개 자락에 안겨
눈부시게 빛나네
사무친 꽃향기 스미는
찬란한 봄날
안타까운 기다림의 물결 타고서.
- [폭포] 전문
이 시에서 시적 화자는 폭포에 눈길을 고정시켜 놓고 있다. 어쩜 시적 화자 자신이 폭포가 되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폭포를 통해 자신의 하소연을 표출하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서러운 음률인 폭포는 붉은 정 물들이고 싶어서 낭떠러지에 부딪혀 하얗게 울부짖는다. 때로는 바위와 물풀에 휘감겨 돌며, 때로는 새소리 바람소리 불러 모아 손길 잡고서, 장미꽃 열정의 계절에도 애틋한 숨결소리 쏟아내며 흐르고 있다. 때로는 창공에서 내려준 물기둥 잡고 활짝 핀 무지개 자락에 안겨 눈부시게 빛나며 떨어지고 있다. 사무친 꽃향기가 스미는 찬란한 봄날에는 안타까운 기다림의 물결을 타고서 달려가고 있다. 언제까지? 가슴속 새긴 님 오는 그날까지.
우와! 단순해 보이는 폭포가 이 시 속에서 다채로운 이미지로 다가와 독자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이미지 구현이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아름답다 못하여 눈물겹도록 애틋하다. 힘차게 쏟아 내리는 폭포를 다루면서도, 시적 화자의 안타깝고 애틋한 가슴이 잘 표현되어 있다.
사랑하지만, 열정 다해 사랑의 품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실현되지 못하는 사랑, 그래서 그리움만으로 살아가야 하는 시적 화자의 내면을 싱그러운 폭포의 이미지(하얗게 울부짖는 서러운 음률, 새소리 바람소리 불러 모아, 손길 잡고 흘러내리네, 쏟아지는 애틋한 숨결소리, 활짝 핀 무지개 자락에 안겨, 눈부시게 빛나네, 안타까운 기다림의 물결 타고서)를 동원하여 선명히 그려내는 데 성공하고 있다.
매우 아름다운 이미지 구현을 여기서 만나게 되어 독자는 기쁘다. 뿐만 아니라, 시의 참맛이 느껴져 독자의 감성은 더욱 행복에 젖게 된다.
계절 따라 형형색색
가슴에 담아
연분홍 봄바람으로
꽃피우는 곳
출렁이는 물결 위에
드러낸 속살
깔깔대는 수줍음이
강물처럼 흐르는 곳
스산한 가을바람 위에
덧칠하는 숨결소리 가빠지면
낭만이 별빛으로 찬란히 쏟아지는 곳
소복이 눈 덮인 달밤
하얀 그리움이
부엉이로 울부짖는 곳
숙박 예정일도 없이
여장 풀고 외로이 머무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곳.
- [호숫가 예쁜 집]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호숫가 예쁜 집으로 여행 떠나고 싶어한다. 숙박 예정일도 없이 여장 풀고 머물 수 있는 곳, 그러나 동행하는 이가 없어 외로이, 그래서 슬프도록 아름다운 곳에서 한동안 지내고 싶어한다. 연분홍 봄바람으로 꽃피어나고, 깔깔대는 수줍음이 강물처럼 흐르고, 낭만이 별빛처럼 찬란히 쏟아지고, 겨울 달밤에 하얀 그리움이 부엉이로 울부짖는 그런 곳에서, 혼자서 조용히 며칠 동안 머물러 있고 싶어한다.
왜 그럴까. 왜 집을 떠나 그런 외딴곳에 여장을 풀고 싶어할까. 도대체 이 시적 화자에게는 어떤 마음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걸까. 왜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는 걸까. 무슨 변화가 가슴에 일고 있는 걸까.
아마도 내면에 파도처럼 일고 있는 열정, 거기서 비롯된 사랑, 이룰 수 없는 운명이 낳은 그리움, 이 감성들을 정리하고 싶은 건 아닐까. 어찌하여 그런 감성들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걸까.
이 미묘한 감성들을 담아내는 표현 기법이 감탄을 자아낸다. ‘연분홍 봄바람으로 꽃피우는’, ‘깔깔대는 수줍음이 강물처럼 흐르는’, ‘가을바람 위에 덧칠하는 숨결소리 가빠지면’, ‘낭만이 별빛으로 찬란히 쏟아지는’, ‘하얀 그리움이 부엉이로 울부짖는’ 등의 표현에서 보이는 이미지 구현이 예사롭지 않다.
세월의 나이가 지긋한 이인환 시인의 손끝에서 이런 세련된 이미지들이 이처럼 싱그럽게 쏟아져 나오다니, 어찌 놀라워하지 않겠는가.
한겨울밤못다 한 사랑의 눈물창가에수줍은 듯 내려앉는다견딜 수 없는 그리움에너무 보고 싶어함께 느끼고 싶어그 창에 얼굴 묻고하염없이 운다아픈 눈물까지 얼어붙어 고백이 더욱 애절하다이대로 영원히멈추어다오봄은 다시 오지 말아라.
- [성에] 전문
이 시에서의 시적 화자는 못다 한 사랑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것도 한겨울밤에. 그 눈물이 창가에 수줍은 듯 내려앉는다. 견딜 수 없는 그리움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너무 보고 싶고 함께 느끼고 싶다. 그 창에 얼굴 묻고 하염없이 울고 있다. 흐르는 아픈 눈물은 얼어붙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