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봄은 맛있었다

그곳 봄은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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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최세환 수필집『그 곳 봄은 맛있었다』. 최세환 작가의 수필은 서술로만 치우치기 쉬운 수필 현장에서, 상당 부문 서술 위에 묘사를 접목시키거나 강화하여 읽는 독자들의 입맛을 만족시켜 주고 있다. 그런데다, 아이러니와 패러독스와 해학을 적절히 활용하여 작품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아이러니를 통해 사건의 의미를 뒤집어 버리는 효과를 얻고 있고, 패러독스를 통해 모순된 구조가 오히려 더 감동을 주고 있고, 해학을 통해 시종일관 웃음 속으로 몰아가 서먹서먹한 관계의 벽을 순식간에 허물어 버리고 있다. 또한, 긴장을 깔아놓아 끝까지 읽게 만드는 기법도 활용하고 있다. 일단 궁금하게 하여 다음 페이지로 눈길을 유도한 다음 독자가 마음 열고 다가서면 감동과 의미를 재빨리 심어 버리는 기법, 이렇듯 아주 세련된 기법이 쓰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감칠맛 나는 묘사를 서술 속에 끼워 놓아, 수필 문장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최세환

저자최세환은
광주출생
현재신한ENG이사

[문학공간]수필부문신인문학상수상
매일시니어문학상수상
직지문학상대상수상
뇌연구원문학상장원수상
곡성작은도서관백일장수상
한실문예창작회원
한꿈문학회회원
덕스런문학회회원
탐스런문학회회장

목차

최세환수필집출간을축하하며-박덕은…4
작가의말…8

누름돌…16
난참바보처럼살았군요…22
은행잎에묻혀숨고싶다…28
미네르바의부엉이…33
비오는날의만남…39
헬스장의단상…46
도둑놈…50
시간의새…58
꿀단지…64
김가네김밥의인연…70
사랑하는사람아…76
험한세상의다리가되어…82
오두방정…89
순덕이누님…96
황토무시…103
통명산자드락의행복한둥지…110
그곳봄은맛있었다…117
보리피리…126
유도의여백…133
자유의종은울렸다…142
산까치우는봄의길목에서…155
여름밤에일어난일…161
똑같네…168
밤낚시…174
복동이…179
보고싶다…185
목소리…193
너,거기서뭐하냐…199
그랑께어째서…206
홍대리…212
아름다운만남…219
작은여행길법성포…225
진도오일장…230
보름녀…238
위대한천재,직지…247
바람피운감나무숲속의텃…253밭
단상…260
개망초꽃밭속으로의귀국…263
목사님입니까?…270
개코…276

출판사 서평

최세환수필집출간을축하하며
바보같은사람,시암골최세환작가!
누군가이렇게말하고싶으리라.그만큼그는지구인은아닌듯하다!
처음그와의만남은어느조그만마을도서관이었다.우리는한실문예창작이라는문학동아리를만들어,장애인센터의구석에마련된도서관에서시,수필,동화등을공부하고있었다.그때전화가왔다.누구소개로우리문학동아리에와보고싶다는것이었다.자세한안내를했지만전화만길어져,결국문우한사람이건물밖으로나가모셔오게되었다.
최세환수필가의첫인상?한마디로무뚝뚝한사나이그자체였다.함께한첫문학수업내내굳은표정을좀처럼풀지않았다.긴장된시간이었다.그러던그가변하기시작했다.따스하고깊이있는수필가로서빛을발하더니,시,시조,동시,가사문학,동화,소설까지영역을넓혀무지개빛발같은작품들을마구쏟아냈다.그것도오래도록문장훈련을받아온작가인양멋진작품들을매번손에들고왔다.
한실문예창작반에입문한지얼마지나지않아,그는《매일시니어문학상》수상을시작으로,《직지문학상》대상,《뇌연구원문학상》장원,《곡성작은도서관백일장》,《수필부문신인문학상》등을연달아수상하였다.
주위의부러움을한몸에받으며,요즘도성실과노력과정성을다해집필하고있다.최근에는가사문학에도손을대어수준높은작품을쓰고있다.그저력에우리모두깜짝놀라지않을수없었다.
그의닉네임은‘시암골’이다.토속적이면서흙내음이물씬풍기는이닉네임에서그의인간성을엿볼수있다.마치막걸리같이텁텁하면서도구수한맛이있는사람,날이갈수록매력이넘치는사람,삼국지에나오는관우같은사람,전쟁터에나가면맨앞에서서깃발들고질주할것같은사람,찬찬히바라보면장군같은품위가발견되는사람,이사람이바로‘시암골’,최세환수필가이다.
우리가주목하는점은그의문장력이다.서술과묘사와대화가골고루배치되어야하는수필에서,그는아주정교한문장을선보이고있다.특히,서술로만치우치기쉬운수필현장에서,상당부문서술위에묘사를접목시키거나강화하여읽는독자들의입맛을만족시켜주고있다.그런데다,아이러니와패러독스와해학을적절히활용하여작품에활기를불어넣어주고있다.아이러니를통해사건의의미를뒤집어버리는효과를얻고있고,패러독스를통해모순된구조가오히려더감동을주고있고,해학을통해시종일관웃음속으로몰아가서먹서먹한관계의벽을순식간에허물어버리고있다.또한,긴장을깔아놓아끝까지읽게만드는기법도활용하고있다.일단궁금하게하여다음페이지로눈길을유도한다음독자가마음열고다가서면감동과의미를재빨리심어버리는기법,이렇듯아주세련된기법이쓰이고있다.무엇보다도감칠맛나는묘사를서술속에끼워놓아,수필문장을배우고자하는이들의모델을제시하고있다.
수필이너무서술로만치우칠때맛이없다.그렇다고대화로만이어져도싱겁다.묘사만으로이어져도지루할수있다.그런데최세환수필의문장은격이다르다.한문장한문장소홀함이없다.처음부터끝까지격조높은문장과위트와해학과긴장으로독자의마음을쥐락펴락이끌어가고있다.
운문에서도남다른재능을발휘하고있는최세환작가!우리모두가좋아하고,부러워하고,또닮고싶은작가임에틀림없다.부디건강하게오래오래살면서,이땅에독자들이영원히사랑하고아껴줄명편들을많이남겨주기를바란다.
문학도들에게문장훈련을시킬때,최세환수필집으로하도록권하고싶다.
최세환작가의세계는이제출발이다.그도착점이어디일지는모르겠다.머지않아우리모두기억하는좋은작가,알찬작가,배우고싶은작가,계속노력하는작가,자랑하고픈작가로알려지게될것같은최세환수필가!그와수시로만나밝게인사하며장난치며깔깔대며지내는것만으로도우리는마냥행복하다.
이멋진작가가매주박덕은문학관,박덕은미술관에와서문학을토론하고같이식사하고함께자연과시심을노래하니,어찌행복하지않겠는가.이행복이깨어나훌쩍달아나지않고천년만년우리곁에알콩달콩남아주기를바랄뿐이다.

-해바라기들이아기자기하게피어있는박덕은문학관에서
한실문예창작지도교수박덕은

■작가의말
달러스로가는길옆좌석엔착한사위가말없이앉아있었다.영주권을포기하고4년여의미국생활을청산하고귀국길에올랐다.
헉헉거린휴스턴의뜨거운호흡을담고나는15시간을넘은여행을했다.15시간의여행은나에게불가능한일이었다.공항장해와통증때문에좌석에앉아있을수없었다.기도하며비행기의좁은통로를긴시간걸어다녔다.비행기는몹시도추워겨울옷을걸친땅인천국제공항에나를내려놨다.내가귀빠진날이었다.
2년동안복용해왔던수면제를먹지않고잠들수있을까?불면의날이끝날수있을까?한국을밟던순간나는이런어처구니없는생각을했다.
마중나온친구가불편해진나의몸뚱이를보고착잡한표정으로눈시울을붉혔다.훗날친구는말했다.그때내모습은몹시절망적이었다고.
친구의사랑을흠뻑느끼며아무생각없이서울에서보름동안보냈다.물론수면제를끊을수는없었다.그리고는남쪽광주,내고향에왔다.

나의내면을파먹고있는병을알기위해서울에있는병원을노크했으나예약날짜를잡기어려웠다.3개월여의기다림끝에겨우예약날짜를받았다.나의예상대로결과가나왔다.파킨슨병이라고했다.슬프기도하고서럽기도했을마음이마실나갔는지덤덤하기만했다.
어두운방,불을켜고주춤거린내육신을이불위에던졌다.눈물이주르륵흘렀다.
많이울었다.현대의학으로고칠수없다는병이내몸에아무런허락도없이떡버티고자리잡고있다니!

내수필집이세상에부끄러운낯을내놓았다.기적같은일이나에게일어난것이다.나의삶은자랑할것없는아련한칠십평생의삶이었다.
여기에올라온이야기들은나의교만,아픔,슬픔,괴로움,사랑등등부끄러우면부끄러운대로슬프면슬픈대로발가벗고있다.
나의수필집을보고고개를갸우뚱하며설마설마입맛다시는사람들이더러있을것이다.내가글쓰는작가가됐다는것을어찌믿을것인가.나는내가경험했던이야기들을나의세계에서내눈과마음으로글을쓰고있을뿐이다.

나는지금내안의'다른나'때문에지난날의모든사회생활속에서맺었던인간관계를단절한채살아가고있다.
나는지금하루하루변해가는내몸을날카롭게주시하며통증과경직을내려치며책상에앉아이글을쓰고있다.간혹내가무엇을하고있는가?현재내가하고있는일이올바른길인가?이런생각들이몰려들때면나는한없는나락으로떨어지곤한다.나를숨기기위해서내가사랑하고의지했던선배,친구,동료들을외면하고4년여를숨어살고있다.2년여의문우들과의만남에서도나의병을숨기며생활했다.

깊은밤나의몸속에있는사람다운것들이어디론가빨려들어가버려내가아닌내가부스러지며운다.그러나분명히울고있는자는나다.내의지로어떤것도할수없는자괴감으로팔다리가꺾인풍뎅이가되어뱅글뱅글돌뿐이다.
나는내안에서성장하면서휘몰아치던이야기들의얼굴을쓰기시작했다.그것은사랑이었다.늙고병든후에우리의삶자체가사랑인것을알게됐다.사랑은선택의문제가아니다.행복은그것을실천함에있다는것이다.
언제까지글을더쓸수있을지나도모르겠다.하지만,나는내가살아있는동안계속글을쓸것이다.내모습은분명히혐오스럽게변할것이며내의지로그어떤것도할수없는시간이반드시올것이다.그러기에지금의모든것이나에게소중하다.
나는모든것을할수없으나무엇이든할수있길바란다.하지만,이고통을피할생각은추호도없다.이고통은나에게희망을주고있다.
나는파킨슨병환자다.
하늘에감사드린다.
글쓰는은혜를주셨다는것을늙고병든후에알게하심을…….
내안의이야기가이렇듯하얀종이위에웃고누워있다.
예쁘고기쁘다.

이수필집이세상에나오기까지병든늙은이를격려하고채찍질하며사랑으로이끌어주고,무더위속에서교정까지맡아수고해주신한실문예창작지도교수낭만대통령박덕은박사님께진심으로감사드린다.또한교정을봐주고조언을아끼지않은운거이호준시인님과토끼마녀정은희동화작가님께도고마움을바친다.
아정김영순시인님과야나유양업시인님을비롯한탐스런문학회문우들,옥구슬황귀옥시인님과동그라미전지현시인님을비롯한온스런문학회와덕스런문학회문우들께도감사드린다.이외에도한실문예창작문우님들과나를한실문예창작수업에참가토록길을안내해주신새아씨김정순시인님,나의귀국소식을들뜬마음으로듣고찾아와준멋쟁이정찬선,오정우교수,그리고친구창남을비롯한친구들의고마움과감사함을어떻게갚아야하나.큰숙제다.

처음탐스런문학회를찾던한시간여,전화걸고전화받고,포기하고돌아서는순간반가운웃음이서있었다.나를안내했다.글쓰기의기본을몰라교수님을난감하게했다.그때진실로반가워한웃음은땡감먹은나에게된장국을주었다.염치없이맛있게먹었다.글의된장국을맛있게끓이는법을가르쳐준치우신명희시인님께도깊은감사를드린다.
또한,사단법인파킨슨행복쉼터이사장님께도감사드린다.
끝으로,내가족에게이기쁨과행복을살포시바친다.

수필가최세환

책속으로추가
아버지를따라여름방학과겨울방학때는꼭나의탯자리백부님댁에갔다.자자일촌인고향,내또래는모두가형과동생들이었다.
겨울방학때는뒷산에서관솔꺾어불피우며고구마구워먹고검정칠해진입주둥이를보고서로웃고이집저집이내집인양두루치며먹고잤다.
통무시로담근살얼음낀싱건지의맛은나에게밥먹을시간을기다리게했다.
여름방학때는형들따라남의동네참외,수박서리하는재미에빠졌다.수박서리를형들과나갔다.큰수박덩이를찾기위해더듬고한참을기어갔다.
어둠속에서담뱃불이크게일어서며쇠꼬챙이를끌며떨리는목소리로질문을던졌다.
“누구요?”
“서리꾼이오.”
도적놈이그렇게말할순없질않는가.삼십육계도망쳤다.하필쫓겨도망을간것이울퉁불퉁고랑을쳐무시씨를파종해놓은밭이었다.도망가다높은턱에걸려넘어지고일어나도망가다또턱에걸려넘어지고쫓고쫓기는심야의소동에무시밭만엉망진창이돼버렸다.
다음날이른아침잠결에된불맞은벅구가펄쩍뛰며깨갱거리듯친척의숨넘어간소리가들렸다.
“성님,환장하겄소.뭔염병할새끼들이달밤에무시밭에서춤을췄을까라,엉망진창돼부렀소.미쳐불겄소.올무시농사포기해불라요.”
그날밤도망가는서리꾼이나,?는자나,씨품고있는친척무시밭은재수에옴붙은밤이었다.
《황토무시》중에서

어젯밤시위에서도공수부대의무자비한진압과폭력에시민들이흩어지면서도망쳤다.충장로쪽으로전일빌딩골목쪽으로나는금남로대로변쪽으로뛰고또뛰기시작했다.
마지막발악인듯공수부대가착검한채곤봉을휘두르면서무차별두들기며쫓아왔다.
“옴에,얼릉피하쇼잉,잽히면죽은께.저것들이우리군인들맞소?우리가빨갱이요.뭔죄를졌소.미쳐불겄소.하여간멀리도망칩시다.”
우두둑우박떨어지는군화발소리와시민들의허겁지겁흩어지는소리를들으며금남로거리를나는뛰었다.
‘아따메죽겄는거.죽일놈들,죽일놈들.’
입안에서맴도는분노와차오르는숨을헐떡거리면서뛰고뛰었다.평소에운동을하지않은것을얼마나후회하며도망을갔는지모른다.
유동삼거리까지도망쳤다.걸어서양동시장쪽으로갔는데시민들이무슨종이쪽지를주워보면서웅성거렸다.
늦은밤희미한백열등에비친파출소는무당굿판이끝나고휑하니비어있는흉가같았다.거기에는누군가에의해서파헤쳐진무덤같이,흩어진비밀들이발가벗은몸을감추지못하고흩날리고있었다.주민들의사찰기록이깨알같이적혀있었다.
우리가항거하고있는독재정권은시민들의알몸들을속속들이내다보고있었다.
“와,이새끼들,인자본께우리를깨할닥베께놓고염병지랄을했구만잉.완마,웃겨분세상을우리가살았네그려.”
여기저기서사찰기록물을보면서군부독재의믿기질않는실상에욕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