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에 (이양자 시집)

지금 여기에 (이양자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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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양자 시인은 우리 주변에 늘어서 있는 평이한 시어들을 가져와, 그것들로 우아한 시의 탑을 쌓고 있다.
어떤 사물과 상황과 풍경을 자기만의 시야로 새롭게 해석하고, 그것을 찰나 예술로 승화시켜 놓고 있다. 그 과정에서 되도록 장황한 설명은 피하고, 아주 간결한 메타포와 직유와 상징을 사용하거나 이미지 구현을 통해 선명한 그림을 그려, 감미로운 시의 향기를 전하고 있다. 마치 인간의 굳어져 딱딱한 마음에 이슬과 별빛을 뿌려 주는 듯,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감성 속으로 소롯이 파고들고 있다. 그리하여, 인간이 간직한 초심 속으로, 즉 순수
와 진실 속으로 다시 회귀하도록 이끌고 있다.

- 〈이양자 시인의 첫 시집 출간을 축하하며〉 中에서
- 한실 문예창작 지도 교수 박덕은
저자

이양자

전남장흥출생
[문학공간]시부문신인상수상
[동산문학]수필부문신인상수상
훈민정음백일장수상
광주문인협회백일장수상
예술교육문화상수상
삼행시문학상은상수상
한실문예창작회원
탐스런문학회회원

출판사 서평

이양자시인의첫시집출간을축하하며


이양자시인의첫시집출간을축하하며


이양자시인은전남장흥에서태어났다.
자녀들이모두결혼하여?각자의인생길로나섰을무렵,갑자기남편을잃었다.그슬픔이그녀로하여금시를쓰게했다고한다.아릿한고통을이겨내기위해,스스로변화를위해새출발의신호탄으로?쓰기시작한시창작이차츰알뜰한결실을맺어갔다.
2017년6월28일에첫시[고향]을발표한이래,?토실토실한열매100여편의시를세상에내놓게된것이다.
월간지[문학공간]시부문신인문학상에당선되었고,계간지[동산문학]수필부문신인문학상에도당선되어,이양자시인은문단에정식으로데뷔하였다.이후?성실히작가의길을걸어갔다.
그러던?중?훈민정음백일장수상,광주문인협회백일장수상,예술교육문화상을수상했으며2020년6월에는삼행시문학상은상을수상하기도했다.
이양자시인과필자는한실문예창작문학동아리에서만나,3년이라는?시간동안1주일에한번씩시창작에대한토론과실제교정훈련을통해착실히문장력을길러왔다.
이양자시인은현재한실문예창작회원,광주수필회원,탐스런문학회회장등으로활약하고있다.
이양자시인의인품은맏며느리같이늘넉넉하다.오랫동안시부모님을모셨던그품으로,다른시인들이가지고온?개개인의고민거리를온화한표정으로상담해주기도하고,모임이나만남의분위기를따스하게이끌어간다.그러면서도?만년소녀같은?마음가짐으로수줍게살아간다.
늘겸손하고?소박한살림꾼으로,안정감있는삶을꾸려나가고있다.모든게적절히잘갖춰져있어,수많은나날이흘러가도전혀흔들림이없다.?그토록따스하고정많고성실한시인의손에서이토록향긋한시들이쏟아져나왔으니,참경이롭기그지없다.
자그럼,지금부터이양자시인의시세계에빠져보도록하자.?

조그마한꽃들이
송이송이모여
살포시자리한
탐스런꽃봉오리

서로서로의지하여
수채화한아름바구니에
싱그러운함박웃음넘친다

보면볼수록영롱한파스텔
이내떠오르는그윽한얼굴
아기자기꽃망울터뜨려
아름다운자태뽐내고있다

널쭉한이파리두텁고윤이나
한눈에볼수있는톱니바퀴가장자리
꽉차오른분위기는
섬세하고그윽한장식품인듯
녹아있는어울림인듯
?
화사한불빛으로
독특한멋끌어낸
저마다고운빛깔
답답함에지친일상
한박자쉬어갈여유도선물하고

따스하고소담스레
알록달록뜰에피어
아늑한마음평온히달래준다.
???????????????-[수국]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어느문학동아리의정경을그려내고있다.그문학동아리에서는조그마한꽃들이송이송이모여자리한채탐스런꽃봉오리를머금고있다.이를내려다보고있는시적화자는그들의환한웃음에눈길을준다.수채화바구니에한아름담긴싱그러운함박웃음이넘쳐나고있다.홀로외로워떨고있지않고,서로의지하면서살아가는모습,끝까지웃음을잃지않은모습이아름답다.볼수록영롱한파스텔빛,이내떠오르는그윽한얼굴처럼아기자기하게꽃망울터뜨려놓고,아름다운자태를뽐내고있는수국,두텁고윤이나는이파리,그가장자리톱니바퀴모양,이모든게어우러져섬세하고그윽한장식품인양앉아있다.
이거야말로녹아있는어울림,즉디코럼이아닐까.어쩌면이양자시인이궁극적으로바라는것은모든것들의어울림,즉디코럼의세계가아닐까싶다.

한여름내내뙤약볕에서일하는
씨앗아기많이품은
아리따운새댁

울퉁불퉁깊은주름새기는줄도모르고
중심무너지지않게받쳐준다

가을향기머금을때까지
달지도강하지도않는노랑꽃
밤길밝히고있다

숨막힌삼복더위견뎌낸
기다림들이처서넘은입동까지
건너간다

풍요롭고여유로워
펑퍼짐한품

호박죽에찹쌀가루걸죽하게끓인
깊은맛
그속에어머니의사랑담겨있다

달콤한맛과향이몽골몽골솟아나
희미해진옛모습아련히떠오른다.
?????????????-[늙은호박]전문
?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늙은호박을애정어린시선으로바라보고있다.호박은한여름내내뙤약볕에서일하는씨앗아기많이품은아리따운새댁이라고메타포로묘사하고있다.아주절묘한표현이다.
호박은울퉁불퉁깊은주름새기는줄도모르고지내며,가을향기머금을때까지노랑꽃으로밤길밝히면서,삼복더위뿐만아니라?처서넘은입동까지잘견뎌낸다.그러다가풍요롭고여유로운품을지니게된다.나중에는찹쌀가루와만난걸죽한죽으로태어나어머니의사랑을대신한다.
그달콤한맛과향이향수에젖게하고,동시에어머니를떠올려더욱그립게한다.늙은호박을매개체로향수와어머니의사랑을이끌어내는시적형상화솜씨가아주세련되어있어눈길을끈다.
숨어서울던
좁은길조심스레걷다가
절벽타고
낭떠러지향해
가파르게퍼붓는다

시원스레떨어지는
서럽고차가운물
덩어리진슬픔이
거칠게쏟아진다

기댈데없는우뚝솟은
달빛도콸콸콸
내려친다

바위타고오르는
소나무의질긴생명처럼
세차게퍼지며비우는
물보라

내려놓고비우기위해
가슴에앉은오래묵은때
싹씻어내린다.
????????????-[폭포]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폭포에눈길을고정시킨다.
원래그물줄기는숨어서울던좁은길을조심스레걸어오다,절벽을만나낭떠러지를향해가파르게퍼붓는존재가되었다.떨어질때는서럽고차가운물이되어떨어진다.덩어리진슬픔도거칠게쏟아진다.그와동시에기댈데없는달빛도콸콸콸내리꽂힌다.바위타고오르는소나무의질긴생명처럼세차게퍼지며내리다가,이번에는비우기를몸소실천한다.가슴에앉은오래묵은때도싹씻어내리며,이윽고내려놓고비우는삶의의미를깨닫고체득한다.
시는결국사물의새로운해석을통해,한단계성숙의단계로나아가는건아닐까.이시는이에대해명쾌한답을해주고있다.??
저녁하늘로퍼지며
활활타오르는
주황빛불꽃
?
기약도없는
그리움의발걸음
마냥붙잡으며
담장서성이는
시린가슴
?
강물도굽이굽이
헤어지다다시만나는데
발돋움해보아도바람만불어
오늘도말없이임향한다
?
칠흑같은어둠에도
보고픔에사무치다
꽃송이째뚝
?
돌담너머
안타까이기다리는
가슴앓이
침묵속에불타는
단하나의사랑.
??????????-[능소화2]?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능소화를예찬하고있다.저녁하늘인데도아랑곳하지않고?퍼지며활활타오르는주황빛불꽃능소화,기약도없지만그리움의발걸음마냥붙잡으며담장위를서성이는시린가슴능소화,애끓은심정으로발돋움해보지만애꿎은바람만불어올지라도말없이임을향하는능소화,그러던어느날칠흑같은어둠속에서보고픔에사무쳐꽃송이째뚝떨어져버리고마는능소화,그건돌담너머안타까이님을기다리는가슴앓이였다.바로침묵속에불타고있는시적화자의단하나의사랑이었다.
능소화를관찰하면서,그모습과시적화자의사랑을우연인듯연결시키는솜씨가탁월하다.시인이독자에게선물하는이공감대,이공감력,이삭막한시대에꼭필요한요소가아닐까.

벗기고또벗겨도나오는
영원한생명

만져질듯오붓한
하얀속살

시골마당작은공간에도
돌담휘어지는당찬향

감칠맛나는
영양만점발란스

동글납작
맛좋은소박한채소

질병예방에다살도빼는
만능활력소

사각사각달달하고부드러워
가까이하고픈보랏빛친구

어른아이모두를위한
마음의고향.
??????????-[양파]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양파에대한예찬을줄기차게펼치고있다.벗기고또벗겨도나오는영원한생명이양파라고전제한뒤,만져질듯오붓한하얀속살과시골마당작은공간에서도돌담휘어지는당찬향에찬사를보낸다.게다가감칠맛나는영양도갖추고있고,동글납작맛도좋고,질병예방에다살도빼는만능활력소라추켜세운뒤,사각사각달달하고부드러워가까이하고픈보랏빛친구라고말하면서,어른아이모두를위한마음의고향이라는극찬의말로끝맺음을한다.
어쩌면각박한사회에꼭필요한사람,그가바로양파같은사람이아닐까라는화두를던져놓은듯하다.이시를읽고가슴속이찔리는이들이많을듯하다.선굵게이끌고가는메타포도힘이있어좋아보인다.

처음다짐한마음
가장순수한봄햇살

비어있는그곳에
몸도맘도파릇파릇

무얼담을까
무얼심을까

열정도있고
호수처럼맑은
땀방울도있다

시간지나
살포시
바람이새어나간다

무시로
왔다갔다
휘청거릴즈음

정신차려
만져보고되새겨보고

첫마음저울에달아
틈새줄인다

퇴색되지않는열심
단단히가다듬어

성큼성큼
걸어가자.?
???????-[초심]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초심의세계를다시정리하면서흐트러진마음을다잡고있다.누구나무슨일을할때초심이있다.처음다짐한마음,그것은마치가장순수한봄햇살같다.비어있어,몸도맘도파릇파릇하다.하지만,살다보면변질이된다.자꾸담고심고하다보면,차츰변할수있다.열정과호수처럼맑은땀방울로초심을지키려애쓰지만,바람이새어나가고휘청거리다보면,방향이틀어질수있다.정신차려만져보고되새겨보고,또첫마음을검토하여벌어진틈새를줄여보고,열심을가다듬어성큼성큼걸어가면서,초심을유지하고자애를쓴다.
건강한세상살이,성공하는삶,후회하지않은인생을위해,새겨두고픈초심의세계를서두르지않고차분하게그려놓고있다.시의길은이처럼우리의초심이흐트러지지않도록,마음의깃발을세워주고,비틀어지고틈새가생긴인생길을추스려주는역할을하고있지않나생각해본다.

연일계속되는
무서운놈

더위먹은
노을빛고독

빠른속도로
한해한해가다르다

몇년사이점점벌어지는
하늘의저장창고

차곡히쌓인
한줄기불꽃.
????????-[폭염]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폭염에대해관찰하며걱정하고있다.연일계속되니무섭다.노을빛고독도더위를먹었다.한해한해폭염의강도가다르다.점점벌어지는하늘의저장창고,차곡히쌓인불꽃들이지상에내려와괴롭히고있다.무서운놈이다.고독마저더위먹게하는존재,이지상에서사람을지속적으로괴롭히는존재,무섭고두렵고성가신존재다.어찌폭염만그러겠는가.가식도그렇고,허위도그렇고,불의도그렇다.
시는이렇듯사람에게두려운존재,무서운존재,성가신존재를파헤쳐고발하고밝혀내고추방하는일을지속적으로해야한다는메시지를이시는담고있다.

햇살엷게내리는
언덕빼기
애수짙은가녀린몸매

오롯이핀고운맵시는
정갈한가을여인

진한차향으로유혹하듯
은은히맴도는화사함

지칠줄모르는
청초한사랑
잠잠히기다린다.
??????????-[코스모스]전문
이시에서의시적화자는코스모스를가을여인과오버랩시켜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