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전쟁 (우리는 왜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사는가?)

가치 전쟁 (우리는 왜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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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유가 자유를 억압하고, 평등이 혐오를 부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촛불 이후 4년, 정의와 공정의 가치가 금세라도 실현될 것 같았던 우리 사회가 정작 마주친 것은 한 치의 타협도 없는 가치들의 싸움이었다. 계급, 세대, 성별 등 저마다 다른 기준으로 나만의 공정을 주장하느라 지금 우리 사회는 호된 몸살을 앓고 있다. 생각의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할수록 갈등이 심해지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차이가 존중되는 사회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게 대접받을 권리를 주장한다. 하지만 오늘의 갈등과 혐오는 오히려 평등과 다양성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하는지도 모른다. 모두 똑같은데 내 몫만 없다는 인식이 그 몫을 더 배당받은 이에 대한 질시와 혐오로 표출되기 때문이다. 목표는 ‘모두가 평등한 사회’였지만, 결과는 ‘모두가 불행한 사회’가 되어버린 셈이다.

이 책 『가치 전쟁』은 민주 사회가 자주 봉착하는 이런 역설적 상황을 우리 현실에 대입해 이해하고자 하는 책이다. 그간 기술철학이나 학문이론 등의 주제에 천착해온 숙명여대 박승억 교수가 이번에는 ‘다양성 사회에서의 자유와 평등’이라는, 오래됐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를 살펴본다. 홉스와 로크에서부터 롤스와 샌델에 이르기까지 앞선 사회사상가들의 논의를 통해 우리의 사회적 삶을 설득력 있게 분석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한다.
저자

박승억

성균관대학교철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에서현상학과학문이론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독일트리어대학교박사후연구원과청주대학교교수를거쳐현재숙명여자대학교기초교양대학교수로재직하고있다.‘철학연구회논문상’과한국연구재단의‘창의연구논문상’등을수상했다.현실사회문제들에대한철학적해법,첨단기술과인문학의관계등에관심을두고연구중이다.그동안펴낸책으로는『이솝우화로읽는철학이야기』,『학문의진화』,『렌즈와컴퍼스』등과여러편의공동저작이있다.

목차

머리말

1장다양성사회에서살아가기
그가갑자기퇴사한이유
재스민혁명에대한회상
경쟁하는가치들
가장공평한방법
다양성사회에서평등의대가

2장가치전쟁
왜‘가치전쟁’인가?
평등의역설
관용의사회에서갈등의사회로
분류의정치학과혐오
과열된경쟁,혐오의앰프
세대갈등에관한아주직관적인오해
세대갈등의새로운양상들
연대의이중성
부역자의식이라는부산물
차라리무관심,아니면혐오?
불안,무기력증의원인

3장세가지딜레마
선택할수없는문제들
자유인가평등인가
개인인가공동체인가
현재인가미래인가
입체적시선으로보기
자연상태와사회계약
딜레마는어떻게시작되었는가?
자유의이중성
대가없는해방은없다
개인주의,그오랜투쟁의역사
‘자유’라는이름의종교
20세기에대한회고,그리고데자뷔
반성적평형-역사의변주로부터얻는지혜
당면한위기-전체주의의망령과이기주의
시민개인으로부터시작하기

4장강요된본성
개인주의인가,이기주의인가
강요된본성
이기주의대이타주의논쟁에붙여
과학은답을주지않는다
과학교양서의잠재적위험
오언이실패할수밖에없었던이유
밀레니얼세대의현명함

5장사잇길을찾아서
스미스대폴라니
자유주의와공동체주의
사잇길은있는가?
문제는‘균형’이다-이론적지식과정치적지혜사이
정치의회복과무임승차문제
‘얌체’를없애는합리적방법은가능한가?
자율성이라는이념
성숙한시민들을만들수있다면
새로운공동체적규범을찾아서

6장선량한시민들의세상
절차적민주주의보다는삶으로서의민주주의
착하기만해서도문제
선량한시민들의건강한개인주의
상식적가치와직관에기대어

맺음말:지금보다는더나은세상

출판사 서평

■자유가자유를억압하고,평등이혐오를부른다

도대체무슨일이있었던것일까?촛불이후4년,정의와공정의가치가금세라도실현될것같았던우리사회가정작마주친것은한치의타협도없는가치들의싸움이었다.계급,세대,성별등저마다다른기준으로나만의공정을주장하느라지금우리사회는호된몸살을앓고있다.생각의차이와다양성을인정할수록갈등이심해지는이상황을어떻게이해해야할까?차이가존중되는사회에서는모두가평등하게대접받을권리를주장한다.하지만오늘의갈등과혐오는오히려평등과다양성에대한믿음에서출발하는지도모른다.모두똑같은데내몫만없다는인식이그몫을더배당받은이에대한질시와혐오로표출되기때문이다.목표는‘모두가평등한사회’였지만,결과는‘모두가불행한사회’가되어버린셈이다.

이책『가치전쟁』은민주사회가자주봉착하는이런역설적상황을우리현실에대입해이해하고자하는책이다.그간기술철학이나학문이론등의주제에천착해온숙명여대박승억교수가이번에는‘다양성사회에서의자유와평등’이라는,오래됐지만가장중요한문제를살펴본다.홉스와로크에서부터롤스와샌델에이르기까지앞선사회사상가들의논의를통해우리의사회적삶을설득력있게분석하고해결의실마리를제시한다.

■“행복한가정은모두엇비슷하고,불행한가정은제각기불행하다”

톨스토이의『안나카레니나』의첫구절은현실사회를설명하는데도적절하다.좋은사회는구성원이함께만족감을누리지만,불행한사회는개개인이제각기‘피해자’라고느끼기때문이다.개인의자유와평등이보장된민주사회일수록이런불만의가능성이크다.19세기미국을관찰한토크빌은“모두가평등하다는조건이신분과계급같은가장큰차이를없애기때문에사람들은아주작은차이에도첨예한반응을하게된다”고분석한바있다.차이에대한민감한인식이억울함을낳고,억울함이혐오를부르는것이다(89쪽).

나아가모두가평등하다는조건은능력주의의근거로도이용된다.이론적평등과달리현실에엄존하는불평등을설명하는길은능력의차이밖에없기때문이다.능력에따른차별을‘공정’이라착각하는것도이때문이다.『가치전쟁』은바로이런역설들에서출발하는책이다.저자는현대의자유주의적‘평등’사회가겪는이런병리적상황에착상하여,현재한국사회가겪는문제를‘가치의대립’이라는구도를통해들여다보고자한다.

■왜‘가치전쟁’인가?-사회적갈등의여러양상들

개개인의자유가중요한가,평등이중요한가?출발조건이중요한가,절차가중요한가?현세대의행복인가,미래세대의희망인가?우리사회의흔한대립을보노라면중요하게짚이는지점이하나있다.현실자체보다는현실을바라보는사람들의현실인식에갈등의원인이있다는것이다.(29쪽)그래서저자는“가치전쟁의형식은이론적갈등이고,그것이일어나는이유는우리모두가적어도이론상으로는평등하기때문”(47-48쪽)이라고말한다.

그렇다면전례없는가치전쟁이하필지금벌어지고있는것은무엇때문인가?저자는악셀호네트(22쪽)와웬디브라운(73쪽)의말을빌려,신자유주의적풍조가사회변혁보다는고립된개인들간의경쟁으로관심의초점을옮겼기때문이라고진단한다.자유대평등,개인대공동체,현재대미래와같은오랜딜레마가여전히문제인데,이런상반된가치들의균형을찾기보다는제로섬게임으로대립의양상이펼쳐지고있다는것이다.이같은현실분석은3장‘세가지딜레마’에서흥미롭게제시되고있다.

■반성적평형-역사의변주로부터얻는지혜

사회적딜레마라고는하지만저자는그것의가장핵심적인내용을‘개인대공동체’또는‘이기주의대이타주의’로요약하고있다(187쪽).개인이중시되고상대주의가지배하는포스트모던상황에서개인의자유는그어느때보다첨예하게공동체적이익과대립하고있다.개인주의는확실히시민의자율성이라는측면에서현대민주주의의기초원리가운데하나이다.그러나오늘날개인주의는속류진화론등의과학적주장을등에업고(199쪽)‘본성’이라는이름으로이기주의를정당화하는논리로변한것도사실이다.서로경쟁하는개인들의이기심이사회를발전시킨다는오랜믿음과,공동체의안녕이개인의자유도보장할것이라는주장이여전히대립하고있는것이다.저자는존롤스의‘반성적평형’이라는개념을소개함으로써이러한대립이균형을찾아가는과정으로오늘의갈등상황을이해할것을제안하고있다(155쪽).

개인의욕망들을인정하면서도상호배려라는사회적윤리를동시에충족시킬수있는방법은그간여러사회이론가들에의해제시된바있다.이책은인간의이기적본성에대한믿음을반박한로버트오언의실험(202쪽)을비롯하여,존롤스,매킨타이어,마이클샌델등의주요이론가들과아미타이에치오니,필립페팃등의새로운주장까지낱낱이소개하면서이문제에접근한다.그리고우리만의친근한어휘로서‘얌체없는사회’라는최소규정으로이문제를해결해보고자한다(245쪽).

■‘바람직한시민’이란누구인가?-최소주의적해법

지금까지의사회이론들이개인의이기심과공동체이익사이의가치전쟁에대하여만족스런해법을제시하지못한것은‘계산적합리성’이라는사고방식에묶여있기때문인지도모른다(247-248쪽).각자의이익추구를전제하고공정한분배방식을찾는사고법으로는‘헌신’‘양보’‘최선의노력’과같은시민적미덕을계산할수없기때문이다.따라서저자는합리성과구별되는의미의‘직관’을통해시민개인들의바람직한특성을정의해볼수있다고제안한다.‘얌체’가되기싫어하는사람들,불공정한사회에내가가담한게아닌가하는‘부역자의식’에시달리는사람들,이타주의를실천하지는못해도최소한이기적행위가무엇인지는아는사람들이그들이다.저자는한마디로‘선량한(착한)시민’이라부를수있는이런사람들에게서해결의실마리를찾고자한다.

자칫순진하게보일수도있는이런해법을저자가제시하는근거는‘판단중지’와‘본질직관’이라는능력이우리에게있다고믿기때문이다(286-287쪽).현상학의창시자에드문트후설이제시한이개념들은,우리가당연하게여기는자유나이기심과같은가치들을당연하지않은것으로생각해보는사고능력(판단중지)과,늘변화하는현실속에서도변치않는본질을가려낼줄아는직관능력(본질직관)을가리킨다.당연한것에대한회의적태도와상식가운데서도변치않는가치를직관적으로가려내는능력은시민누구나가질수있는최소한의자질이다.저자는‘최대주의’로는풀리지않는사회적갈등을‘최소주의’로풀수있다는데주안점을두고이책을썼다고고백한다.우리가바라마지않는‘숙의민주주의’나‘민주적시민의탄생’도이로부터가능하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