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

아시아태평양전쟁에 동원된 조선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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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해마다 8월이 되면 일본 언론은 전쟁(제2차세계대전 특히 아시아태평양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과 특집 기사를 빠트리지 않는다. 원폭 피해자도 있고 공습 피해자도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피해를 당한 이들이다. 총 한 자루 쥐지 않았던 민간인들이다. 가슴 아픈 사연이다.

그러나 그들이 무슨 까닭으로 그토록 무참한 피해를 입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대체로 침묵한다. 미군의 전격 공습과 원자폭탄의 가공할 살상력 그리고 무참한 피해만 조명한다. 대규모 공습과 원자폭탄의 가공할 포연에 가려진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 및 침략지의 민간인 학살과 강제동원에 대해서는 입을 닫는다. 전쟁에 패한 나라이자 인류 최초로 핵폭탄 피폭경험을 한 피해자성 부각에는 열심이지만, 가해자로서 피해자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고 사과하고 반성하는 데에는 관심이 적다.

이 책은, 제국주의 일본이 저지른 침략전쟁(청일전쟁 이후 아시아태평양전쟁까지) 기간 동안 조선의 인민들이 당한 고통, 그 중에서도 사회의 최약자층인 미성년자들의 피해 사례와 증언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한 맺힌 호소이자 피 맺힌 절규이다.
선정내역
- 2019 올해의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저자

정혜경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식민지시기재일조선인의역사를주제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1995년부터구술사OralHistory를시작했고,1999년부터기록학AchivalScience분야도공부했다.일제강제동원진상규명정부기관인‘국무총리소속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및국외강제동원희생자등지원위원회’에서11년간조사과장으로일하며,수천명의피해자를만나고그들의경험과마주했다.
현재ARGO인문사회연구소와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연구위원으로있으면서역사문화콘텐츠를통한역사대중화에관심을가진이들과매달활기찬놀이터(역사문화콘텐츠공간)를열고있으며,여전히많은이들과함께일본이남긴아시아태평양지역의전쟁유적을찾고있다.
《일제강점기조선인강제동원연표》(도서출판선인,2018),《우리지역의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활용?안과사례》(도서출판선인,2018),《일제강제동원?름을기억하라》(사계절,2017),《터널의끝을향해》(도서출판선인,2017),《화태에서온편지1》(도서출판선인,2014),《우리마을속의아시아태평양전쟁유적?주광역시》(도서출판선인,2014),《조선청년이여황국신민이되어라》(서해문집,2011),《일본제국과조선인노무자공출》(도서출판선인,2011)등저서14권(단독)과논문40여편을발표했다.

목차

프롤로그.6

제1장.천국의섬으로떠난아이들

.남양섬은유토피아라더니.17
.가족과함께떠난천국의섬.32
.사탕수수농장의어린이일꾼.38
.군부대에서,비행장공사장에서.46
.전투중에목숨을잃고폭격속에가족을잃고.53
.천국의섬은없었다.58

이민인가강제동원인가.29
남양농업이민을주관한국책기업들.30

제2장.군수공장의아이들

.소년이라도벗어날수없는군수공장.65
.소년항공병대신비행기공장에간소년.95
.군수공장의소녀들.105
.봄날에집떠난아이들은어떻게되었을까.122
.죽거나미쳐야벗어나는방적공장.130

군수회사지정.94
히로시마에떨어진원자폭탄.119
피폭자건강수첩.120
실만들기에서군복만들기까지.128

제3장.특공정신으로응모하라

.소녀들이여!특공정신으로제로센을만들라!.151
.그곳은학교가아니라군수공장이었다.166
.세상을향한외침.185

여성을동원하기위한법령과결정,지시.156

제4장.나이는어려도엄연한소년채탄부

.아이도여성도모두탄광부로만드는법.225
.우리가바로일본의소년광부요!.245
.화태의소년광부.269
.조선의어린이광부.284

탄광과광산은무슨일을하는곳인가.241
하시마탄광.265

제5장.공사판의어린아이들

.어린이가가야했던토건공사장.303
.조선방방곡곡공사장에동원된아이들.314

제6장.징용을거부한아이들

.소년형무소의탄생.337
.나도모르게소년수가되었다.342
.방공호를만들고,멀리흥남비료공장까지.351

에필로그:살아남았기에.358
부록.참고문헌.364

출판사 서평

징용,징병등강제동원피해는어른들만의고통이아니었다

“어느날,일본에서발표할논문을작성하려고통계를확인하다가놀라서한동안먹먹한적이있었다.위원회가강제동원피해자로판정한218,639건가운데최저연령사망자가만아홉살소녀였기때문이다.일본홋카이도北海道미쓰이三井광산㈜소속신비바이新美唄광업소에서일했다.믿을수없었다.실제로아홉살소녀인지확인해볼필요가있었다.당시에는아동의출생신고를뒤늦게하는경우가많았기때문이다.그런데이소녀는확인이어려웠다.
그다음으로어린사망자는열한살소녀였다.이번에는호적나이가아니라가족에게확인한실제연령이었다.1933년생으로1945년6월,부산에있는조선방직(주)부산공장에서사망한소녀.기숙사사감이병원의사망증명서를근거로사망신고를했다.열살에노무자가된소녀였다.사망원인을알아보려했지만알수없었다.”

가족들도기억하지못하는어린아동의강제동원은한두건이아니었다.셀수없이많았다.열네살미만도많았고,열여덟살미만미성년자는엄청나게많았다.사연도놀라웠다.수족이절단되고눈이먼소녀도있었다.그리고아이들의사망률은너무높았다.너무어렸기에스스로지키지못한목숨이었다.전쟁에동원된어린이는소녀들만이아니었다.조선의한탄광에서사고로사망한소년은고작열네살이었다.일본의군수공장에서일하던열두살소년은헌병대에끌려가지않으려고스스로제손가락을물어뜯었다.목숨을건진것으로만족하고사는어린이경험자는적지않았다.지금세상에살아남아자신의경험을이야기할수있는생존자는모두어린시절에동원되었던이들이다.
다들다행이라한다.엄혹한시절을견디고살아났으니얼마나다행이냐고.그러나정말다행일수있을까.산목숨이죽은목숨보다행복하다고,살아서다행이라고여길여유도없이살았던이들이다.해방후이들에게는엄혹했던어린시절보다더힘든세상이기다리고있었다.

근로정신대피해자들은열두살에비행기공장에일하러갔다는이유로평생을죄인처럼살아야했다.정부에피해사실을신고한후가족들에게알려져낭패를당한할머니도있다.팔순을바라보는나이였지만남편은,‘가증스럽게평생을속이고살았다’며일생을함께한아내를내쫓았다.군위안부와정신대,근로보국대같은강제동원노무피해자를구분하지못하는무지탓이다.공부를하고기술을배울시기에공사장을떠돌다보니지금도남의집일이나하며산다는부안의한노인은,‘TV에서돈잘쓰는사람을보면죽여버리고싶다’고할정도로세상에대한원망이가득했다.그저어른들이시키는대로했을뿐이다.노동현장에서겪은무시무시한성폭력후유증으로고통받던소녀에게삶은의미가없었다.소녀는결국자살로생을마감했다.이들이대체무슨잘못을저질렀는가.

1941년근로보국대동원연령은남녀14세이상,1941년노무조정령에서는만14세이상,1944년국민근로보국협력령규정에서도만14세이상이었다.그러다가점차낮아져서1945년4월패전에임박해서마련한국민근로동원령시행규칙은남녀12세이상으로규정했다.1944년11월여자정신근로령규정은12세이상이지만여성만해당했다.
그렇다면열살소녀는일본이만든법어디에해당했을까.어디에도해당하지않았다.법대로했다면서당국스스로법을어긴것이다.물론일본이제정한법을지켰다고해서책임이없어지는것도아니다.미성년노동은국제기준을어기는일이었다.당시일본은국제노동기구(ILO)에가입해있었고,1919년부터1945년까지ILO협약에비준했다.일본이비준한협약가운데ILO가정한미성년노동제한규정은1937년에도15세미만이었고,이후에노동제한연령은더욱높아졌다.

2011년5월,일본고베神戶에서열린‘강제동원진상규명전국연구집회’에서발표한강제동원사망자현황논문에대해일본연구자들은‘놀라운일’이라고표현했다.‘일본은공장법이있어서어린애들은동원하지않았는데,이런사례는처음접한다.’고했다.그렇다.일본은공장법을지킨나라였다.1802년영국에서제정해여러나라에확산한공장법은여성과아동의노동시간규제를핵심내용으로했다.일본의공장법은1911년에제정해1916년에시행했으나조선에는적용하지않았다.1923년개정한공장법에는14세미만아동노동금지조항이들어있었다.일본본토에서일본인유소녀동원사례를찾을수없는이유다.그러나공장법을지켰다던일본본토에서도조선의소녀들은강제동원현장을벗어날수없었다.모순이다.

이책은일본이저지른아시아태평양전쟁이조선의어린이가동원된전쟁이기도했다는점을독자들과나누려는책이다.그간만났던이들과자료가이이야기의기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