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 독립선언 (일본어사전을 베낀 국어사전 바로잡기)

국어사전 독립선언 (일본어사전을 베낀 국어사전 바로잡기)

$20.72
Description
대한민국 ‘국어사전’ 이대로 괜찮은가?
국어사전의 기본과 기초에 대한 문제제기

세상의 언어는 다른 언어와 접촉하고 교류하는 과정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스며들기 마련이다. 우리말도 중국어의 영향은 물론이거니와 몽골이 지배하던 시기에는 많은 몽골어가 우리말 속으로 들어왔고, 일본말이 또한 그랬다. 불교 용어는 대부분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어를 중국 사람들이 한문으로 번역한 것을 그대로 들여왔다. 지금은 영어를 비롯한 서양 언어가 빠른 속도로 파고들어 우리의 언어생활을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분명 있지만 한편으로는 외국말이 들어와 우리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풍부하게 해주고 표현의 폭을 넓혀주는 장점도 있다.

우리말 속에 일본말이 많이 들어와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그 자체로는 큰 문제가 아니다. 우리말 속으로 들어와 우리 것이 되었다면 잘 쓰면 되고 아니면 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일본어에서 온 우리말 사전’처럼 일본에서 만든 말을 모아놓은 책도 있고,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언어순화운동을 펼쳐 일본말을 비롯한 낯선 외국말들을 고유어나 쉬운 말로 대체해온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국어사전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우리 국어사전이 일본어사전과 일본에서 펴낸 여러 사전들의 영향을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아니 영향을 받은 정도를 넘어서 우리는 거의 쓰지 않는 말인데 일본어사전이나 일본 백과사전에 올라 있는 것을 가져다 국어사전에 실은 경우도 있고, 일본과 우리가 같이 쓰는 말이지만 일본어사전의 풀이를 그대로 베끼다시피 한 경우도 많다. 일제 강점기 시기에 잠시 사용하기는 했지만 해방 이후로는 안 쓰는 말인데도 별다른 설명 없이 마치 지금도 사용하는 말인 듯이 실은 경우, 심지어는 그마저도 풀이를 잘못했거나 한자 표기를 다르게 한 경우도 많다.

신간 《국어사전 독립선언》에서는 아무도 쓰지 않는 일본 한자어가 국어사전에 들어와 있거나 일본의 역사와 문화, 법률 등에서 비롯한 말인데 그에 대한 설명이 없어 마치 우리 것인 양 오해할 수 있는 것들, 나아가 한자 표기나 풀이 자체가 틀린 것들, 일본어사전에 나온 풀이를 토씨만 바꿔서 그대로 실은 것 등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다. 이러한 현상은 기본을 생각하지 않는 편찬 태도에서 비롯한 참사라 하겠다. 어떤 말을 사용할 것인지 사용하지 않을 것인지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 하는 점은 더욱 중요하다.

국어사전은 백과사전이 아니며 특수용어를 다루는 분야별 전문사전도 아니다. 그러니 언중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우리 낱말(어휘) 중심으로 등재하고 우리말로 설명해야 한다. 국어사전에 올려야 할 낱말과 올리지 말아야 할 낱말을 정하는 기준이 시대와 편찬자의 시각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사용자(언중, 국민)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은 마련되어야 하고 또한 지켜져야 한다. 신간 《국어사전 독립선언》은 더 많은 사람이 우리말과 국어사전에 관심을 갖고 아껴서 우리 국어사전의 수준이 더 높아지기를 희망하는 책이다.
저자

박일환

1992년전태일문학상단편소설우수상을받고1997년에『내일을여는작가』에시추천을받아등단했다.시집『푸른삼각뿔』,『끊어진현』,『지는싸움』,『등뒤의시간』,동시집『엄마한테빗자루로맞은날』,청소년시집『학교는입이크다』,『만렙을찍을때까지』,장편소설『바다로간별들』을냈다.30년동안국어교사생활을하면서『진달래꽃에갇힌김소월구하기』,『청소년을위한시쓰기공부』,교육산문집『나는바보선생입니다』와교육시집『덮지못한출석부』등을썼고,시그네틱스노동자들의투쟁을기록한『빼앗긴노동,빼앗길수없는희망』과역사에발자취를남긴청소년들의이야기를다룬『위대하고아름다운십대이야기』를펴냈다.

우리말우리글에대한관심이커서『국어선생님,잠든우리말을깨우다』,『미주알고주알우리말속담』,『미친국어사전』,『국어사전혼내는책』,『국어사전에서캐낸술이야기』등을썼고,퇴직후에도집필과국어사전탐방을이어가고있다.

목차

책을펴내며ㆍ5

시작하는말ㆍ11

1.문화와예술용어
ㆍ낯선문학들ㆍ27
ㆍ기회시(機會詩)ㆍ35
ㆍ유탕문학(遊蕩文學)과저회취미(低徊趣味)ㆍ38
ㆍ청탑파와제비족ㆍ41
ㆍ공장가는어떤노래일까?ㆍ45
ㆍ몽롱체(朦朧體)라는예술용어ㆍ47
ㆍ기생학교의정체ㆍ50
ㆍ출판과인쇄용어ㆍ54
ㆍ조각관련용어들ㆍ59
ㆍ인명(人名)풀이ㆍ64
ㆍ그밖의말들ㆍ69

2.경제와노동용어
ㆍ경영관련용어ㆍ75
ㆍ이상한계약들ㆍ82
ㆍ수표와어음을가리키던말ㆍ85
ㆍ노동자들의투쟁ㆍ92
ㆍ노동조합과노동자ㆍ100

3.정치와법률용어
ㆍ사회왕제와사회국가ㆍ109
ㆍ국회와정치관련용어ㆍ112
ㆍ법률용어ㆍ122

4.교육과의학용어
ㆍ학교와교육ㆍ131
ㆍ온습회(溫習會)ㆍ137
ㆍ의학용어ㆍ139

5.종교와역사용어
ㆍ오중탑과오륜탑ㆍ147
ㆍ난탑장ㆍ150
ㆍ무연탑과공양탑ㆍ153
ㆍ승려에게내려주었다는직책ㆍ160
ㆍ초령목(招靈木)과공화회(供華會)ㆍ163
ㆍ일본불교의특성ㆍ168
ㆍ신판(神判)과탐탕(探湯)ㆍ174
ㆍ불로장생의꿈을담은문(門)ㆍ178
ㆍ요선(僚船)의정체ㆍ181
ㆍ그밖의말들ㆍ184

6.자연용어
ㆍ눈[雪]과관련한말들ㆍ189
ㆍ낯선선인장이름ㆍ193
ㆍ짐승에도음성(陰性)이있을까?ㆍ198
ㆍ그밖의말들ㆍ200

7.전문분야용어들
ㆍ공사용어ㆍ207
ㆍ교통용어ㆍ212
ㆍ농업용어ㆍ216
ㆍ체육용어ㆍ220
ㆍ군사용어ㆍ225
ㆍ그밖의전문용어ㆍ229

8.음식과일상생활용어
ㆍ술이름ㆍ235
ㆍ음식이름ㆍ241
ㆍ윤건(綸巾)과관건(綸巾)ㆍ247
ㆍ연리(戀里)와홍규(紅閨)ㆍ250
ㆍ그밖의말들ㆍ253

9.일본어사전풀이를그대로가져온말
ㆍ일본사전그대로ㆍ263

10.일제식민지시기에쓰던말
ㆍ복지와구호제도ㆍ271
ㆍ가계미가와협조회ㆍ277
ㆍ상우(賞遇)와자변(自辨)ㆍ280
ㆍ관리와관청ㆍ283
ㆍ그밖의말들ㆍ286

맺는말ㆍ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