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여행에 대한 고마운 기록

사랑과 여행에 대한 고마운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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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이자 수필가인 저자의 일상과 여행에 대한 수필을 엮은 선집이다. 평범한 일상의 생각들을 가다듬어 보듬은 일기, 누군가에 보내는 정성스러운 편지 같은 이야기들이 담겼다. 노년의 작가가 따뜻하고 고마웠던 추억들을 매만지며 무심하게 드러내는 성찰과 여행에서의 새로운 발견과 마음에 담은 경이와 기쁨이 잔잔하게 전해진다. 여전히 사랑 앞에서 겸허한 노 작가의 여행과 일상의 기록은 담백하고 정갈하여 그만큼 단순하고 깊다.
저자

배인환

裵仁煥

1940년충남금산출생
1963년성균관대학교영문학과를졸업
2002년대전오정중학교교장으로정년퇴임
1984년《현대시학》으로등단
한국시인협회,대전문인협회,공간시낭독회상임시인,
대전시인협회,대전수필문학회회원이며,
문학동인‘전원에서’회장이다.
성균문학상본상(2000)과대전시인상(2017)을수상하였다.
시집으로
《길잡이》(1987),《외눈안경알》(1991),《가장밝은시간》(2000),《라라는블라디보스토크로떠나고》(2003),《만재도시편》(2005),《꽃다지와느티나무》(2009),《꽃잎이진다》(2017)
영역시선집으로《PoemsofIn-HwanBae》(2006)
수필집으로
《하늘에서숲에비를뿌리듯》(1992),《네잎》(2004,공저),김구용평전《완화초당의그리움》(2005),《아버지의원두막과어머니의유품》(2007),《부처님마음》(2014),《시인의수필과에스프리》(2018),《한말글사랑과영화감상》(2020),《여행일기》4권(2015),《82일간유럽여행일기》(2017),《세계위인의생가를찾아서》1권북중남미편(2018),《세계위인의생가를찾아서》2권유럽편(2021),《짧지만긴사연》(2022)을상재하였다.

목차


서문

1부여행수필

1.물푸레나무의열매가꽃처럼아름다운
애팔래치아산맥의죽은전나무/클링먼스돔카페/미시시피강/베니스에도착했을때/키웨스트가는길/쿠바의아바나/옐로스톤국립공원/미국서남부의암각화/투손의사막박물관/세계의암각화/애스펀또는퀘이킹애스펀/후버댐오픈/산타로사의유적/여행을마치고미국을떠나는날

2.신전은필연이었다
멕시코여행을마치고/국립인류학박물관/커피를맛보다/유카리나무/파우브라질/우주의신비/나스카지상화/타티오간헐천군/아마존강의원류/16개월북중남미장기여행을마치며/귀국

3.미술관은방문하는도시마다
밀라노의이양실조각가/물레방아의추억/상추쌈/풀재배/킨데르데이크의풍차/피카소이해/모차르트주위의여자들/유럽의가로수/다양한가로수/16억5천만배/13억의위력/프라하에서느낌/82일간의유럽일주여행

4.사랑의기적
소라의칠순/터키여행/산도기/진안마이산여행/북중남미여행일기를내며/북중남미여행일기4권출판기념회

2부일상수필

1.노년의로맨스
책처분/소라의탄생지탐방/지하철의경로석/오피스텔의장독대/바람꽃출사/환화록/KTX18호차/아줌마의팔뚝/나의건강비법-무건강법이곧건강법/제6회연사회사진전시회를마치고/팔순을바라보면서/자갈역사/미선나무속앓이/노년의로맨스

2.보고픈사람들에게
가을화가님1/가을화가님2/맹숙영시인/맹숙영시인님/K형께1/K형께2/이명환수필가에게/변사백님

3.미루나무의추억
화가에게영감을준한편의시/도강언과카사그란데유적/새소리/미루나무의추억/어도비/충청북도농요채보/국기게양/블루도그카페

4.천년송의뿌리
천년송의뿌리/금돌산성/삼년산성/온달산성/우포늪과줄

5.님들을떠나보내며
구용의뉴트로무위이화/논강김영배선생추모글/화날때도부처같은조일남시인/조일남시인의유고집을내도록도우며/조일남시인의일기/하늘에가신홍선생님/바람을만지작거리는시인/변재열시인을떠나보내며/수연박희진선생영결식

출판사 서평

노작가의글을읽는일은과거와미래와의대화가된다

평범한일상을기록하고특별했던여행을평이하게기록하는일은쓰는이에겐물론읽는이에게도고마운일이다.하루하루를살아가며느꼈던소소한감흥,새로운배움에서얻었던신선한충격,누군가와함께했던기쁜시간,그사람을잃고저며오던슬픔,그리고또다시누군가를만나채워지는소중한추억.모든순간에함께해주었던이들에대한고마움.이처럼평범한기록들을천천히따라가다보면자연스레자신을돌아보고있는자신을발견할수있다.

“그러나그것은여행안내서수준일것이다.그런책보다는수준높은책을쓰고싶었다.이왕에쓴다면.”-‘북중남미여행일기를내며’중에서

노년의작가가사랑하는사람과함께한여행추억들이꾸밈없이담겼다.“아무도읽어주지않아도혹시내손자와손녀는읽어줄까.이렇게생각하니마음이편하고쓸의욕이생겼다.”이런시작이바로담백한글의원천이자힘이다.사랑하는사람을위해편안한마음으로차곡차곡쌓아올린여행기속엔정갈한매력들이빛난다.계획했던대로흘러가지않는여행지에서의고충,여행을통해서만얻을수있을새로운발견,시인의눈으로바라본벅차오르는풍경들,숨기지도더하거나빼지도않은솔직한감상이유별나지않게낯선방의익숙한사물들처럼다가온다.

“내노년의로맨스를기록해놓기로했다.이것은자랑하기위해서하는것은절대아니다.기록은때로는가치가있기때문이다.”-‘노년의로맨스’중에서

슬펐던순간을억지로숨기지않고,기뻤던순간을구태여과장하지않은기록이라면저자를넘어여러사람의것이될만하다.글이담백하고충실하면다른이들에게도말을걸고질문을만들어낸다.평범하다고생각했던하루하루의감상들,바쁜일상에어느새잊어버렸던기억들,우리가가슴에머금고있던눈물과웃음의다채로운순간들,그순간을다시금떠올리며자신의언어로기록하는것은아름답고고귀한것이다.그것을공들여작가들은쓰고우리는먼발치에서또읽기도하고밑줄도친다.작가의추억은우리들의추억들을북돋운다.

평범한일상의생각들을가다듬어보듬은일기같은,누군가에보내는정성스러운편지같은이야기들.노년의작가가따뜻하고고마웠던추억들을매만지며무심하게드러내는성찰.사랑하는이와함께한여행에서의새로운발견과마음에담은경이와기쁨.노작가의여행과일상의기록은담백하다.그리하여천천히단순한마음으로읽을만하다.

책속에서

유적지를떠나다시이동했다.고원에는암각화는없었다.넓은바위가나타났다.소라는내무릎을베고그바위에누워티없이맑은사막의가을하늘을쳐다봤다.사막에는많은종류의자잘한야생화가지천으로피었다.그녀는경치좋은곳에가면이렇게누워서하늘을바라보기를좋아했다.그럴때마다나는기사가되어그녀를잘보호했다.
---「미국서남부의암각화」중에서

그러나이렇게큰우주를보다니!그시간은내생애최고의순간이었다.살아서우주를본다는것은전율이었다.전에도없었고이후에도없을것이다.쏟아지는별을원없이보고라세레나로돌아온것은자정무렵이었다.마음이우주만큼넓어졌다.
---「우주의신비」중에서

버리는것이미덕인세상,버릴때도돈을내야하는세상에우리는살고있다.장독대에먼지가뽀얗게묻어있다.독과항아리를베란다에가져다놓고한번도닦은일이없었다.10여년의먼지가쌓여있다.
---「오피스텔의장독대」중에서

노년에해야할가장중요한일은욕심을버리는것이란다.오래살고싶은욕심부터버려야할것같다.그리고정리할것부터정리해야겠다.무엇보다도써놓은시나부랭이나글을정리해야겠다.
---「팔순을바라보면서」중에서

나는조그마한여관에여장을풀고저녁식사를한후반딧불을구경하러밖으로나갔다.산중이라차가운기온이서늘했다.휘영청밝은달에구절초향기가서늘한바람에묻어왔고가을풀벌레들이구슬프게울고있었다.
---「온달산성」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