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 없는 사회 (AI시대, 사회적 위기)

존중 없는 사회 (AI시대, 사회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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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왜 우리는 갈수록 외톨이가 되는가?
-세계적인 철학자 한병철이 진단하는 현대사회의 문명적 위기!

한병철은 존중이 사라진 현대사회를 시적 언어로 예리하게 파헤친다.
신자유주의적 능력주의는 교묘하게 감시하고 통제하는 체제로서, 타자를 경멸하고 자기마저 혐오하는 패배자를 양산해 내고 있다. 모든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존중은 돈과 권력을 위한 투쟁으로 변질되어 결국 사회 분열과 해체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는 존중, 자존감, 사회적 유대가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왜 존중 없는 사회가 ‘분자적 내전’ 상태에 빠지는지 보여준다.
이제 가치, 이상, 본보기의 수직적 질서는 무너지고 있다. 수평적 세계에서 모든 ‘우뚝한 것’은 잘려나간다. 사람들은 ‘자기실현’이라는 착각 아래 자발적으로 자기를 착취한다. 게다가 공동체의 안정과 신뢰를 보증하는 ‘권위’마저 무너지면서, 현대의 무수한 ‘자기 경영자’들은 극심한 불안과 방향 상실을 겪고 있다. 이러한 권위의 진공 상태는 포퓰리스트와 독재자의 출현을 자극하여, 사회를 더 극단으로 몰아넣고 있다. 또 디지털 시대의 알고리즘이 대중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체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한병철이 폭로하는 현실은 섬찟하다. 하지만 그는 존중에 기초하는 공존의 비전(‘우정의 정치학’)과 정중한 거리 두기(‘아름다운 형식’)에서 희망을 찾는다. 그에게 존중은 단순한 덕목이 아니라, 야만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고 피곤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저자

한병철

고려대학교에서금속공학을전공한뒤독일로건너가뮌헨대학교에서독문학과신학을,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철학을전공하고,1994년마르틴하이데거에대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2000년에는스위스바젤대학에서데리다에관한논문으로교수자격을취득했으며,독일카를스루에조형예술대학과베를린예술대학교수를지냈다.
『피로사회』가독일에서화제가되고,이어전유럽과한국에서커다란사회적반향을불러일으켜저자는현대사회를꿰뚫어보는문명비평가인동시에세계적인철학자로떠올랐다.2025년에는스페인의노벨상이라불리는〈아스투리아스공주상〉을받았다.
지은책으로는『피로사회』,『타자의추방』,『권력이란무엇인가』,『에로스의종말』,『하이데거입문』,『폭력의위상학』등여러권이있다.그는프리드리히니체,마르틴하이데거,미셸푸코,지그문트프로이트,한나아렌트,발터벤야민등여러사상을바탕으로동서양철학전통을융합하여,기술과신자유주의가인간삶에미치는다양한영향을탐구하는사상가로거듭나고있다.
신간『존중없는사회』는존중의토대가무너지고해체돼가는현대사회를분석한다.하지만그는존중에기초하는공존의비전(‘우정의정치학’)과정중한거리두기(‘아름다운가상’)에서희망을찾는다.그에게존중은단순한덕목이아니라,야만으로부터민주주의를지킬뿐아니라피곤한삶에서벗어나기위한필수조건이다.

목차

존중투쟁
타자에대한주의
정체성과타자성
수치심상실의시대
가치,이상그리고본보기

존경
공론장의퇴락
권위의위기
옮긴이의글|디지털시대의철학

출판사 서평

『존중없는사회』는우리모두잘아는분위기,그리고우리를하나의사회로유지시키는요소인[존중]에관한얇지만,밀도높은책이다.-발레리슈프링거(ValerieSpringer)

작지만내용적으로촘촘한책이며묵직한사유과정을담고있다.그래서종종여러곳에서이해하기가힘들다.(그럼에도그것때문에별하나를깎지는못하겠다!)이책에는현재폭발적으로증대하는비사회적인자극적문화와그원인에대한풍성한사유과정이들어있어서나로서는반드시구입을권하고싶은책이다.-발터(Walter,독일아마존독자)

급진적인휴머니스트이자
마술사를자처하는철학자의미학적글쓰기!

한병철교수의독특한문체는그의철학적주장과분리될수없는데,그독특한특징을『존중없는사회』에서다시한번확인할수있다.먼저하나하나가명언같은그의문장은아포리즘적서술로철학텍스트를마치시처럼읽을수있도록해준다.또한깊고심오한철학을압축해서밀도있게펼쳐내보이는고도의압축미가곳곳에서돋보인다.그리고무엇보다도강력한시각적,시적언어를들수있겠는데,“정보와데이터의매끄러운흐름은투명하다”,“세계는시뮬라크르로가득찬다.”등등시각적이고감각적인단어는우리를쉽게철학개념으로인도한다.그러면서도단문으로연결된그의글이독자를혼란과무질서로인도하지않는다.한문장한문장이제각기음색을내면서도,전체적으로는조화로운선율(세넷이말한‘음향공동체’)을만들어내고있다.

고등학생들도이해할수있는쉽고훌륭한번역!
-심오한철학을밀도있게풀어내는풍부한해설과각주를붙였다.

한병철교수의책은심오한철학을압축해서밀도있게펼쳐내기때문에감동적이긴하지만,때로난해해서읽기어렵다는분들이많다.사실철학적인예비지식을갖지못한사람이온전히이해하면서읽어나가기는어려운책이기도하다.그러나이책을출판하기에앞서서우리는중고생들까지쉽게읽힐수있도록하겠다는목표를세우고그방법을고민했다.그결과첫째로이취지에맞는훌륭한번역자를찾고,또철학핵심을독자들이온전히이해할수있도록해설을붙이고자했다.
정창호박사는원래학부에서영문학을전공한문학애호가일뿐만아니라고려대학교철학과에서헤겔철학으로박사학위를받아철학에도조예가깊다.이후독일로유학을가함부르크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을정도로동서양철학과문학에도해박한분이다.그러므로우리는정창호박사를모시고이런취지에맞게풍부한해설과주석을달아친절한책,깊이있는책이되도록했음을자부한다.하지만독자여러분은꼭논리적맥락을명확히하는데에만집착할필요는없다.왜냐면어려운내용이지만직관적으로전해지는그느낌을충분히공감하는분들도있고또기존독자들은이미그의철학적맥락을이해하고있는분들이기때문이다.

왜우리를스스로를끊임없이채찍질할까?

신자유주의성과사회에서인간의존엄은존재자체가가진가치가아니라,개인이이룬성과와돈,지위등의소유의대가로평가받는다.그러므로내가존중받기위해서는계속해서내능력과가치를입증해내야만한다.나아가존중과지위를얻기위해나는무한경쟁에내몰리고,그러면공공심과공동체의유대는파괴된다.따라서사람들은타인에게인정받지못할까봐항상불안해하며,주말과휴식시간조차반납하고스스로를채찍질한다.결국내가나를자발적으로착취하는동안,나자신을향한존중과타인을향한배려는설자리를잃게된다.

현대사회와디지털매체는,상호존중의토대를어떻게무너뜨리는가?

존롤스(JohnRawls)는『정의론』에서평등한기본권과공동체적유대를통해‘자기존경’이보장되는정의롭고질서정연한사회를제시했다.그러나신자유주의성과사회에서는인간존중이인간에게당연히부여되는도덕적권리가아니라개인이이룬성과와돈,권력등소유의결과물로전락한다.따라서사람들은존중과지위를얻기위해무한경쟁에몰입하여,공공심과유대는파괴되고사람들은뿔뿔이흩어져고립된다.이런승자독식체제아래에서패배자는구조적으로양산되며,모든계층은지위불안에시달린다.그리고여기서낙오된패배자들은무차별적인분노와폭력을분출하는‘분자적내전’(한스엔첸스베르거)에휩싸인다.이들은명확한적도목적도없기에폭력이불특정다수를향하거나자기자신(번아웃,자살)으로향하기도한다.소셜미디어또한존중을단순한관심끌기로변형시켜,사람들은항상서로비교평가하는동안에실존적위기와자존감붕괴를겪는다.
그러면대안은무엇일까?저자는리처드세넷의제안한재즈연주자들의협주를예로든다.음악가들의협주는상호존중에의존한다.그것은(‘음향공동체’)서로견제하는것이아니라,물질적대가를넘어서로를경청하고협력하는공공심을발휘할때가능하다.재즈는상호존중의방법론을보여준다.‘음향공동체’는존롤스가『정의론』에서제시한,“평등한기본권과공동체적유대를통해'자기존경'이보장되는정의롭고질서정연한사회”에근접한다.

증오와혐오등감정표출이솟구치는현대사회어떻게극복할것인가?
-미래의정치,우정의정치

효율과기능에만몰두하는현대사회는조심스러운‘거리두기’의능력인‘사려깊음’을상실했다.게다가소셜미디어와가속화된의사소통은사려깊음과‘존중’을몰아내고무례한직접성과격노같은감정표출이난무하는사회로만들었다.
오직‘단하나의적’과의투쟁을통해서만정체성이형성된다고보는칼슈미트의정체성정치로인해서,사회는나와다른견해를가진사람은즉시‘적’으로간주하기때문에민주적인대화와타협은불가능하게되었다.민주적인대화와타협이가능하려면,하버마스의견해처럼‘의견’과‘정체성’을분리해서논의해야한다.왜냐면의견차이를정체성에대한위협으로받아들이면왕왕정체성전쟁으로번지기때문이다.그러나불확실성과사회적위기속에사는현대인들은자기의견과정체성을동일시하기쉽다.게다가소셜미디어는‘정보버블’을형성해왜곡된가짜뉴스와맹목적도덕주의를부추기기때문에현대인은타인의목소리에귀를기울이기어렵다.
한편아감벤,하이데거,한나아렌트는참된우정이란,친구를나의분신이아닌독립된‘다른자기(heterosautos)’로인정하고거리를두며경청하는관계라했다.그리고우정을위해서는‘진정성’있지만무례한솔직함보다는,상대방을보호하고품격을지켜주는'예의와정중함'을되찾아야한다고보았다.결국존중은상대를'적'으로규정하고말살하려는극단적대립을멈추고,타인을나와다른독립된존재로인정하는'경청과배려'를회복해야가능하다.정치에서도인간은혼자로는결코완결될수없는‘함께-존재’이기때문에미래의정치는적대의정치가아니라타인의존재를경청하고함께나누는우정의정치,존중의정치로바뀌어야한다.

오늘날인플루언서와아이돌은본보기가아니라우상이다!

현대는수평적질서의시대다.가치,이상,도덕법칙등은물론높은이상(Kant의최고선)과같은수직적질서는우리삶에서점점더사라지고있다.오늘날디지털자본주의사회처럼높낮이가사라지고모든것이동등해지는수평적질서속에서는존중이사라지고‘보편적무관심’이삶을지배한다.그리고무엇보다도인간을포함한모든것은생산과소비의대상으로전락한다.이사회에서인플루언서와아이돌은‘본보기’가아니라‘우상’이다.현대의인플루언서는‘좋아요(Like)’에자신을파는광대이자찰나의이미지를소비시키는'상품'에불과하다.
수평적사회에선진보와미래에대한믿음도사라진다.왜냐면미래에대한기대가없기때문이다.그러므로삶은아무런목표없이사는생존게임이된다.또신자유주의는자유라는이름으로외부의강제를내면화된강제(성과)로바꾼다.여기서사람들은자기를실현한다는착각속에스스로를자발적으로착취한다.
여기에더해디지털문명은정보와데이터의투명성을초래하고,삶을삶답게하는불투명성과깊이를박탈한다.그리하여세계는저속하고포르노그래피적폭로와노출이지배한다.모든것이투명하고발가벗겨지면,가치와이상및본보기는사라질수밖에없다.

오늘날뻔뻔스럽고무례한행동들이잦은이유는?
-수치심상실의시대특징

수치심은도덕적감정으로,사회를결속시키고상호존중을가능하게만드는기반이다.
그러나가치와이상이붕괴된현대사회에서는타인을모욕하고말살하려는사적제재인‘수치심주기(Shaming)’가횡행하기때문에수치심은사회를통합하기는커녕해체하고있다.‘수치심주기’를당한사람들은절절한모욕감에대한반동으로‘수치심상실’의태도를취한다.
레온부름저에따르면,이러한몰염치와냉소주의는자신의상처를은폐하려는왜곡된방어기제에불과하다.그래서수치심상실은도덕성의붕괴,폭력성의증가로이어진다.
또한친절,신의,적절한거리두기같은부드러운감정은‘나약함’으로간주하여회피하는기형적인왜곡을보인다.성과사회의가중되는압박은사람들에게근원적수치감을끊임없이부추기며,이과정에서인정받지못했다는수치감은결국폭력으로분출된다.폭력은‘수치심’의가면이다.


디지털시대의공론장은어떻게존중의가치를무너뜨렸는가?

저자는디지털화가공론장을무너뜨리는과정을분석하기위해서18세기유럽으로거슬러올라간다.18세기공론장은개인의사적감정이나내면을드러내지않고,정형화된역할과가면을통해서자기를연출하는'극장'과같았다.그것은상대를속이기위한위선이아니었다.그것은서로의사적인영역을침범하지않도록보호해주는일종의안전장치로,낯선타인을인정하면서도안정적인거리감을유지하는의례적인정중함이었다.
그러나19세기이후에는규칙,가면,연극적거리를'위선'으로여기고,사적감정과내밀함을솔직하게털어놓는것을진정한미덕으로여기는친밀성과내면성의문화가들어서게되었다.우리는종종'솔직함'과'진정성'을미덕으로여기지만,저자는오늘날우리사회가잘못된'진정성숭배'에빠져있다고날카롭게지적한다.
내면의사적인감정과분노를있는그대로표출하는'솔직함'과‘진정성’은,역설적으로공적대화의무대를붕괴시키고[개인적]자아에갇혀버린나르시시즘을강화시켜,사회를혐오와몰염치가난무하는공간으로만들고말았다.게다가오늘날디지털공간은타인의'얼굴'과물리적거리를지워버려,상대를나와똑같은감정을가진인간이아닌화면속'유령'이나'데이터'로다룬다.그러니타인에대한최소한의'주의(Attention)'와배려가사라지게되고,익명성뒤에숨어좌표를찍어서욕설을퍼붓고,남의치부를폭로하며,자기의내밀한사생활을스스로노출하는현상을더욱더심화시겼다.
나아가디지털네트워크가이타주의와상호적인감정이입을이끌것이라던빌렘플루서의낙관적전망과달리,현대의디지털공간은나르시시즘,디지털부족주의,감정적폭발만횡행하는황량한장소가되었다.
이처럼감정에휘둘린솔직함은공론장을파괴시킨다.따라서니체와알랭은아름다운가상과정중함의몸짓을꾸준히위장하고연습하는것은,인간의조야한본성을선량하고문명화시킬수있다고보았다.이런의미에서개인의내면을가리는형식과의례적연극은거리두기를통해서존중과정중함의가치를회복시키는필요조건이라고할수있다.그래서세넷도적당한거리를유지하는정중함의의례(Ritual)야말로최고의존중형식이라고보았다.

익명의이름으로행해지는폭력!-디지털의사소통의특징

디지털의사소통은인터넷의부족화[에코챔버,필터버블]로인해서단지같은생각을하는사람들만만나고타인과의소통이뜸해지게마련이다.따라서타인의존재를잃어버릴뿐만아니라나르시시즘에빠지기쉽다.게다가소통은자주익명으로이루어지기때문에,타자가사라진자리에익명의폭력이쏟아진다.이때서로얼굴을보지않으니죄책감도없을뿐아니라집단의광기까지더해진다.한사람이돌을던지면,두번째사람이‘좋아요’를누르고,세번째사람은강도를더높인다.결국사회는싸움박질하는디지털부족들로쪼개져무존중을심화시키고,민주적인논의를불가능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