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갓집은 정말 좋아! (양장본 Hardcover)

외갓집은 정말 좋아! (양장본 Hardcover)

$12.63
Description
|여름방학엔 외갓집이지!|

방학만 되면 시골집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 있었다. 잘 익은 수박과 참외를 따 먹고, 냇가의 물고기를 잡거나, 돌로 징검다리를 놓으며 한 시절을 보내고 나면 아이들은 훌쩍 자라서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 시골집은 깊은 산골이기도 했고, 파도치는 바닷가이기도 했고, 때로는 작은 읍내이기도 했다. 아이들을 넉넉하게 품어 주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는 곳은 어디든지 고향 같았다.
그중에서도 외갓집은 더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따뜻함을 품고 있었다. ‘외갓집’이란 말에는 그리움이, 자글자글한 주름투성이 손으로 옥수수수염을 벗겨내던 외할머니의 애틋함이, 어린 시절의 엄마를 담뿍 감싼 포근함이 담겨 있다.
지금의 아이들은 방학이 되어도 그렇게 갈 곳이 없다. 농경 인구의 절대적인 숫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외갓집’이라는 말에 담긴 따뜻함은,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향한 호기심과 설렘은 여전하다. 그 아름다웠던 시간에 대한 감사를 담아 만든 그림책이다.

|바다 건너의 여름 이야기|

사카베 히토미 작가는 고등학생 때 한국으로 건너왔다. 한국 남자와 결혼하고 아이들 낳고 일을 하는 동안, 일본에 있는 친정집은 언제나 그립고 따뜻한 곳이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방학마다 외갓집에 갔다. 아이들은 바다 건너 외갓집에서 보내는 하루하루에 환호했고, 엄마에게 그 마음을 고스란히 전했다. 작가는 아이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었고, 그림과 함께 보니 저절로 그림책이 되었다. 따지고 보면 외갓집에서 보내는 시간도 ‘이곳’에서의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상이다. 그런데도 외갓집에서 먹고, 자고, 노는 시간은 어째서인지 더 신나고 비일상적이다. 그림책을 펼쳐보면 누구라도 그 까닭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 안의 그리운 공간을 불러오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저자

사카베히토미

어릴적그림책을즐겨보다가그림책작가가되었습니다.그림책작가가되기까지와그이후의삶에관한에세이《그렇게삶은차곡차곡》을쓰고그렸습니다.가나(?名)를소재로한문자그림책《히토미의수채화로만나는히라가나가타카나》,그림일기형식의육아에세이《아이와나》를지었습니다.그림을그린책으로는《책짓기》,《앞니가흔들흔들》,《내가엄마해야지》등이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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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시간이천천히흐르는그곳,친정집

친정집은나고야공항에서배를타고40여분을더가야하는곳에있다.파도에몸을맡기고샌드위치를먹으면서아이들과창밖을바라보며바다를건너간다.항구에도착하면선착장에서기다리던아빠가두팔벌려우리를맞아주신다.아이들이외할아버지에게안긴다.배에서내려선착장에발을딛는순간,소금기섞인바닷바람냄새가난다.그러면속으로생각한다.
‘이제,집에왔구나.’
(…)
나는바닷가에있는친정집이참좋다.일본에서의활동을생각하면고향이도쿄나오사카와같은큰도시면좋겠지만,그래도편안하고여유로운공기가흐르는나의친정미에현[三重?]이좋다.고향집은내마음의휴식처이자육체의안식처다.
공간과기억은강하게얽혀있다.같은음식이라도집에서먹는것과한국에가져와서먹는것은맛이다르다.평소에같은문화를함께공유하지못하는서운함은있지만그래도‘부모님이계시는고향’이라는것이따로있어서다행이라는생각이든다.고향집에서는나를증명할필요도,설명할필요도없다.그냥내가있을뿐이다.마당에인접한복도에떨어지는햇빛을속에그냥누워서아무생각없이있는것이허락되는곳.
고향에서는초등학교시절내가느꼈던바닷바람이지금도불고있다.집에만가면그시절내가했던생각들이그대로보존되어있기라도한것처럼새록새록옛기억들이떠오른다.군데군데변하기는했지만그래도크게변한것이없어서,고향집에만가면마치옛날그때로시간여행이라도하는것같다.
우리집내책상에는초등학교때쓰던그때그시절의물건들이거의그대로놓여있다.아이들이태어나고나서는여유가없어서고향집에가도내책상앞에앉을시간이많이없어졌지만,간혹2층방으로올라가서책상서랍을열어보기도한다.서랍속에서는추억을동반한수많은물건들이고개를든다.물건수만큼의추억들이되살아난다.
물건이가지고있는감수성이란참묘하다.학부시절서양화과졸업작품은고향집책상서랍속물건들을테마로했다.어릴적쓰던물건을진공상태로보존한채고스란히넣고다니다가자신이사는공간에그물건들을다시진열하는것으로‘자기공간’을만드는과정을설치작품으로만들었다.그렇지만당연히그렇게원래놓여있는공간에서떨어져나온물건들은내가고향집내책상에서그물건들을마주하는것과는감흥이전혀다르다.
J도외갓집에가는것을좋아한다.한국과일본에서접할수있는것들의차이를인식하고있어서라기보다는‘오지짱,오바짱이있는집’에가는것을좋아하는것이다.아침에오지짱과바다산책하는것도좋고,낮에오바짱과자전거를같이타는것도좋고,엄마랑걸어서근처공원에가서노는것도좋고,텔레비전에서<호빵맨>이일본말로나오는것도좋고,아침에버터바른토스트를먹는것이좋단다.매일저녁탕에물을받아서오바짱이랑같이목욕하는것도좋다.겨울에는두꺼운이불속에쏙들어가서잠자는것이좋고,여름에는마당에풀장을꺼내서밀짚모자를쓰고물놀이하는것이좋고,나비나잠자리를잡는것도좋다.낮동안실컷놀아서일본집에만가면일찍잠드는착한어린이가된다.
동일본대지진이후몇몇분들이우리고향집위치가지진해일위험에서안전하지않으니다른곳으로이사가라고권한다.맞는말일지모른다.부모님생각을하면이사를가시라고권하는것이맞겠지.그런데나는그곳이아닌다른곳이고향집이되는것은상상하기힘들다.
사카베히토미에세이,《그렇게삶은차곡차곡》,웃는돌고래,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