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리즈기획의도및소개
“역사가들에게1차사료는화학자들에게분자가갖는의미와같다.
화학자들이분자들을결합시켜물질의성질을탐구하듯이,역사가는사료를이용하여과거를탐구한다.”
과거의독자들은역사가가사료(史料)를바탕으로해석하여기술한‘2차적인것’을주로읽고만족했다.그러나최근들어역사가가사용한사료에직접접근하여역사가의의도를파악함으로써역사를더욱생동감있게읽으려는독자들이늘고있다.또한많은번역서나저서의뿌리가되고역사공부의기초가되는사료를잘이해하고이용할줄아는것이역사연구자의기본소양이라고할수있으며,아울러학생들이창의와융합을구호로내건교육목표에도달하려면자료연구와발표를통해과감하고적극적으로수업에참여해야한다.이같은깊이있는연구와자기주도적인수업이이루어지려면많은자료가필요함에도현실의여건은그렇지못하다.반대로인터넷에서무책임하게뿌려지는무료정보들은연구자들의창의성을죽이고교육자들의신뢰를떨어뜨린다.
국내최초출간서양사사료집
이런현실을조금이라도개선하기위해서는전공연구자들이직접정선하고집필한사료집이필수적이다.서양에서는이런작업이다채롭게수행되어많은사료집이간행되어있고,국내에서도몇권의사료집이간행되었지만한국사분야에국한되어있다.여러언어로작성된서양의역사사료는언어와내용의장벽때문에전문역사연구자가아니면쉽게접근할수없다는현실적인어려움이있었다.그렇다고서양의사료집을그대로번역해서쓸수는없다.우리의환경과교육목표에맞게재구성하고적절하게해석하고알맞은설명을붙여자료로제시하는작업이꼭필요한것이다.이에사료를모으고선별하고,전거와설명을붙이는철저한작업을통해1권《고대편》에이어2권《중세편》이출간되었고,‘근대편’과‘현대편’도연이어출간될예정이다.고대부터20세기까지의서양사를다룬《사료로읽는서양사》시리즈는심도있는역사공부를원하는독자들에게는좋은참고서가될것이다.
생생하고비판적인역사사고를위한첫걸음
근래에역사사실이무엇인가에관한논의가보여주고있는것처럼,사료를어떻게볼것인가가역사내용은물론이고역사의식을좌우한다고할수있다.그동안우리의역사학계는우선사실을알아야한다는교양차원에급급한탓인지,많은번역서나저서가간행되었어도그뿌리가되는사료에관해서는문제를제기하지못한채유명세에편승하여그대로수용되어온경향이있다.따라서저술들의기반이되는사료를제시하고그사료에따라독자들에게판단할수있는기회를제공하는점도이시리즈의의의라할수있다.또한사료를읽고이해하는역사공부는무엇보다도탐구의욕을불러일으킨다.사료를읽다보면예상치못한정보를접할수도있고,역사가뜻하지않은방향으로흘러가는현상을보면서수학이나과학에서얻는것과는또다른호기심이생겨나기때문이다.이시리즈는이같은관심과흥미를불러일으키기위해서만들어졌다고도말할수있다.독자들은역사가사료로이루어졌음을깨닫고,이사료를어떻게다루어야하는지도함께체득하여역사사고를경험할수있을것이다.그런점에서여기에제시된사료들은일반인들의지적관심도높여줄것이며,역사가주는깨달음과성찰의자료로기능할것이라고자신한다.
사료와사료해석을중심으로하는서양사통사
이책을반드시처음부터차례대로읽을필요는없다.개략적인서양사를읽고자하는독자는각장의본문만으로도충분히서양사의흐름을파악할수있을것이다.좀더깊이있는연구를하고자하는독자라면‘자료읽기’를읽으면되고,필요한경우에는참고문헌과출전을통해더많은자료를찾아볼수있을것이다.
흔히떠올리는문헌뿐아니라설교,유언장,서한,비문,공문서등다양하고광범위한사료를제시하고있는《사료로읽는서양사》시리즈는,깊고생생한서양사독서를원하는독자들에게서양사연구를위한자료에는어떤것들이있는지,이자료들을어떤자세로대해야하는지알려주는길잡이가될것이며,나아가학생들의수업자료로활용한다면현재의서양사교육을한차원높이끌어올릴것으로전망한다.
2.《사료로읽는서양사.2:중세편》의주요내용
게르만족의이동에서르네상스의태동까지,
서양중세사를한권에담아내다
1부중세전기의사회와정치그리고주변
중세는게르만이라고불리는새로운민족이주도권을행사했다.로마제국에들어올당시게르만족은인구면에서소수였지만새로운정치체제를탄생시켰다.이들이넘어야할난관은매우컸는데,특히종교와정치의역할에관한합의는유럽의운명을좌우할터였다.비잔티움제국은로마제국의직접적인계승자였고,이슬람은고대그리스의유산에이집트와페르시아의전통을더해독자적인문명을발전시키며그리스도교세계를일거에휩쓸고있었다.그리고후진사회였던유럽은비잔티움과이슬람의선진문명을받아들이며성장해나갔다.
2부봉건제도와농업
정권을잡은권력자들은마땅히과거로마제국과같은중앙집권화된체제를꿈꾸기마련이지만,이는쉽게이루기어려운과제이다.중앙집권화이전까지질서를유지하고사회를지탱하는원리는봉건제였다.1천년에걸쳐작동한봉건제의원리와구체적인작동방식은무엇이었을까.가족제도와봉토제도,주종제도그리고봉건제를가능하게하고결국해체에기르게한농업제도의실태와발전과정을살펴본다.
3부봉건국가의발전과유형
중세의대표적인국가인프랑스는봉건분열을극복하고절대왕정에이르렀고,반면애초부터왕에게권한이집중된집권적인국가였던잉글랜드는프랑스의영향에놓이면서봉건국가로발전한다.그러나잉글랜드는프랑스와달리귀족의승리,나아가의회제도의확립이라는길로나아간다.한편완전한봉건분열의상태에있던독일은,분열상태를타파하려고했으나중세내내그꿈을이루지못하고영방고권상태로나아간다.
4부가톨릭교회
바티칸은중세에는이탈리아중부를지배하는현실적인국가였고,교황청은봉건국가들에비해일찍이근대국가로서의체제를갖추었다.그렇지만군사력이없는상태에서미약한권력으로세속에대해자신의독립성을지킨다는과제는용이한문제가아니었다.이런상태가낳은갈등과타협은곧유럽역사의주요서사가되었다.또한십자군전쟁,교회의타락과개혁운동,왕권과의대립,이단의성행등다양한도전과변화속에서정통성과독립성을지키기위해노력한다.문화적인측면에서는,가톨릭교회의노력으로신앙이보급되면서서유럽사회에보편주의가확립되었다.즉단일한신앙,단일한성서,단일한문자가확립되었으며,이것이서양문명의기초를이루었다.
5부중세문화의성숙과이행
중세는후기로넘어가면서유럽은다양한변화를겪는데,그중농업과도시의발전,경제부흥,대학의탄생그리고새로운예술양식의등장이두드러진특징이다.그러나흑사병의창궐은전유럽을몰살의위기로몰아갔다.전염병이휩쓸고간뒤유럽은다시부흥을맞이했고,르네상스와근대주의라는새로운전환기를맞이한다.
책속으로추가
수녀원창설운동은여성의지위향상과관련이깊다.대개900년경부터왕과제후의누이,미망인,딸이혼인하지않고수녀가되는경우가많았다.이러한경우에자신과더불어토지및귀금속을지니고수녀원에들어가생활하다가수녀원장이되거나,수녀원을창설하고선행으로사회적명성을떨치는경우가있었다.헌신,약간의학문,규율을갖춘종교적훈련에귀족적취미를결합한것이수녀원운동의면모라고볼수있다.그렇지만그렇게수동적인평가를벗어날때가이르렀다.2011년수녀힐데가르트를조명한독일영화<비전>이제작되어우리나라에‘위대한계시’라는제목으로소개되었으며,그에관한연구도활발하다.그는다방면에천재적인재능을발휘하여최초의오페라를만들고작곡도하였을뿐아니라,천체에관한이해에서도뛰어난재능을보였다.|자료06|이러한여성의의식을볼수있는것이유언장이다.이를통해재산에관련된중세시기인간관계를살펴볼수있다.|자료07|―8장155쪽(본문)
자료06중세의수녀가설교하다_힐데가르트,《신의작품에관한책》
‘신의작품에관한책’의서언이시작된다.
놀랍고도참된환상들이있었고그로인해내가5년동안고생한바있었는데,그것들이지난후인6년째되는해에무어라말할수없는빛으로이루어진참된환상이아주무식한사람인나에게다양한습속들을제시해주었다.그것은첫해에는별난환상들로이루어졌으며,내가65세되었을때신비하고도강한환상을나는보았으므로모든것들을전하고자한다.……7년동안나는그렇게큰환상이어떤것인지를쓰느라고거의기진했다.따라서주님이육신을입으신1163년에……하늘로부터소리가만들어졌다.(……)―8장162쪽(자료읽기)
자료07중세여인의유언장_조엘T.로젠탈편집,《중세의1차사료이해하기》,2012,pp.60~61
유언녀:아나스타수,니콜라우스카라벨로의미망인
장소:베네치아관할크레타
일시:1328년7월30일
영원한신의이름으로아멘.……크레타섬칸디아에서.인생이끝날시간은아무에게도알려진바없고우리가죽음을피할수없다는것을안다는사실보다더확실한것이없으니,우리모두는우리가가진지상의물건들을조심스럽게처분해야만한다.그리하여나아나스타수는니콜라우스가라벨로의미망인이며칸디아의주민으로서,몸과마음이건강하나유언을하지않은채죽을까하여나의잘정돈된재산을남겨주기위해서기인안드레아데벨라모레를나에게로불러서그로하여금나의유언장을작성하게한다.나는내유언의집행인으로서로렌초세크레토와나의사랑하는조카로사세크레토의아들인요한네스세크레토그리고나의사랑하는여조카아니차폰타렐라를지명하노니,두사람은칸디아주민이라서내가죽은후나의소원을이행할것이다.첫째,내영혼을위해50이페르페라를남기노니,이는빚으로감옥에갇힌자들에게줄것이로되,5나6이페르페라를각수감자에게줄것이다.(……)
나는앞에언급한유산들이내가죽은후9일내에분배될것을요구하고명한다.나도내마사리아Massaria(가재도구)전부,즉홑이불,린넨,큰솥,그리고금과은으로만든것또는돈을제외하고,내집에있는다른것들은내조카들인요한네스세크레토와마르쿠스세크레토사이에공평히나누어질것을요구한다.……[죽은후에그를대신해서행동할권한을그의집행인들에게주고,이유언이마지막임을정한다.]
……나니콜라우스데알렉산드리오,증인으로서,이것을[십자를그어]서명하였다.
……나요한네스알렉산드로,증인으로서,이것을[역시십자를그어]서명하였다.
[공증인서명]나안드레아스데벨라모레,이[문서를]마감하고공증하였다.―8장164쪽(자료읽기)
힐데가르트의저작들:힐데가르트(1098~1179)는귀족가문출신으로,보덴베르크의베네딕투스수도회수녀원에서교육받고수녀원장이되었다.유년시절부터환상을본그녀는43세때그사실을알리고기록으로남길것이허락된다.세권의책《스키비아스》(1141~1152),《책임있는인간》(1163~1173),《신의작품에관한책》(1163~1173)을남겼다.―8장167쪽(출전)
중세의유언장:이러한유언장이활용되는것은13세기이후이다.교회법학자와정부당국은법적으로독립적인사람들이유언을남길수있게하였는데,일반화된것은14~15세기다.유언장을통해서개인유언자의내적인욕구를드러낼수있을뿐아니라,유언자와그가족그리고친지간의관계가드러나기도한다.특히시대적인맥락속에서읽는것이중요하다.―8장167쪽(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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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보면주군과봉신의관계는쌍무적계약관계였다.쌍무적계약관계를체결한다는것은,계약당사자가자유로운인물이고전사로서같은신분에처한사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