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로,주부로,공직자의아내로,세자녀의엄마로살아온삶의반추!
이책저자는경주의한명문가이자독립운동가집안의맏딸로태어나주부로50여년을살아왔다.경북여고를졸업하고,이화여대영어영문학과를졸업한후영어교사와외국계은행인B.O.A(아메리카은행)을다니다직업관료인남편을만나결혼해전업주부의길을걸어왔다.
‘그런전업주부가무슨할말이있어서책까지썼을까?’하고생각하는가?사실우리사회에서주부의일이값어치로매겨진것은그리얼마되지않는다.아직까지이력서경력란에한줄쓰는것도민망해하는게현실이다.시쳇말로사람들은주부의일을별것아닌것으로여긴다.하지만정작하루만손을놔도눈에보이는것이주부의일이다.든것은모르지만,난것은금세알아차릴수있는것이정작주부의일인것이다.
이책저자는주부로서그오랜세월동안한가정을책임지고,막중한책무를두어깨에짊어진채살아왔다.행정고시를패스하고관료의길을걸어온남편을내조하고,아이들을건사하며,가정경제를일으켜세우고,한가계의잡다한일들을처리하며그긴세월을하루도쉬지않고바삐머리와손과발을놀렸다.
그렇게살아오다보니인생의황혼기를맞았다.우리인생에서한낮의태양을바라보고있거나인생의봄여름을사는사람은그리급할게없다.그러나하루해가지는노을앞에서면생각이깊어진다.저자역시인생에서하루해가지는저녁노을을바라보는조급함으로,더정확히는땅거미가내려앉은11월의숲에선심경으로자신의발걸음을재촉하며이글을썼다.기억이더희미해지기전에자신을둘러싼가족사와자기가걸어온길을기록해야한다는의무감으로.
한여인의삶을넘어한가계의영욕까지볼수있는책!
이책에는일많은집안의맏딸로,공직자의아내로,세자녀의어머니이자50년전업주부로살아온저자의생애가녹아있다.내어머니의아련한모습도담겨있고,오늘을살고있는내모습도겹쳐보인다.한사람의생애에는개인의성장변천사는물론한시대의역사와한가문의흥망성쇠가들어있다.이책에서우리는일제강점기에대한민국우국충정지사들의소리없는족적과시대의변화와한가문의영욕을읽을수있다.
이책은또한대한민국근현대사에서여인들의부단한삶이가문과사회에어떻게공헌했는가를담담하게기술하고있다.평범함속에비범함을겸비한여인들의삶을통해현대인이자기를경영하는방법과개인의철학을반추해볼수있는자전적수필이다.특히1인가족시대를넘어핵개인화시대를향해가는지금,일문(一門)과일가(一家)의의미를되새기는계기가될,사람살이의그림이담겨있다.
살아온삶의이력을담은셀프인생보고서!
저자가이책을쓴동기는소박하다.그녀가쓴다음의머리글에서그동기를찾을수있다.
“이책은한편의인생보고서랄까.아니면인생결산서가될지도모르겠다.가끔내자손들에게삶의힌트나팁을줄수있기를바라는마음을담아나의실수든지혜든솔직히얘기하려고한다.내가진정으로바라는것은내자손들이한순간이라도나를기억해주고그들에게이해받기를원한다.그리고우리선조의족적이나가문의흥망성쇠뒤안길을전하는까닭은자손들이정체성을잊지않고조상의삶에서지혜를얻었으면하는바람때문이다.역사를모르는민족은미래가없다고하지않는가.가족사도마찬가지다.가문의내력을알지못하면후손으로서자존감을세워나가는길이좌표없는항해와같을것이다.(중략)후손중누군가는평범한나의삶에서오히려위로와용기를,생활의지혜를얻기바란다.”
할머니가말하듯후손들에게쓴책이지만,우리현대사와한가문,한가정의드러나지않은내밀한이야기를솔직하게담고있다.누가읽어도우리이야기네하는보편성을가지는이유가바로여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