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생각하고 철학이 뒤섞다 (사진 찍는 인문학자와 철학하는 시인이 마주친 모두스 | Paperback)

사진으로 생각하고 철학이 뒤섞다 (사진 찍는 인문학자와 철학하는 시인이 마주친 모두스 | Paperback)

$16.00
Description
부산외국어대학교 이광수 교수와 철학하는 뱃사람 최희철 시인은 사진을 두고 자유로운 사유의 세계를 펼치는 사진 놀이를 해왔다. 그 첫 결과물이 2016년 출간된 『사진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였다. 이 책은 모든 것을 보여주지만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않는 사진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담고 있다. 사진 찍는 인문학자와 철학하는 시인이 펼치는 사유의 향연이 강물처럼 쉬지 않고 흘러넘친다. 기억이라는 주제를 통해 존재의 조건을 살피고, 무한히 열려 있는 세상의 뒤섞임을 살핀다. 이를 통해 존재란 열려 있는 뒤섞임의 연속이라는 영원을 탐사한다.
저자

이광수

저자이광수는부산외국어대교수.역사학자(인도사)이자사진비평가이다.
시민운동가로서‘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공동의장,‘만원의연대’운영위원장을맡았고,민주노동당,진보신당,정의당등진보정당당원으로활동해왔다.인도근대사연구중사진도중요한사료가될수있다는사실을알고서는본격적으로사진이론을공부하여사진비평의길로들어섰다.저술로는인도사에관한것으로『슬픈붓다』,『역사는핵무기보다무섭다』등의지은책이있고,『침묵의이면에감추어진역사』,『성스러운암소신화』등의옮긴책이있다.사진에관한책으로『사진인문학』,『붓다와카메라』,『사진이묻고철학이답하다』(최희철과공저)등의지은책과『사진으로제국찍기』의옮긴책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_사진,아무것도말할수없지만모든것을읽어낼수있는(이광수)

제1부기억,존재의문법
1기억,존재가영원을얻는방식
2재현은그저재현으로
3끈으로연결된세계
4거짓은존재의조건
5편견이라는이름의고통
6사진은시의옹이를담아낼수있을까?
7사진과관계와잡종
8존재의문법을묻다
9내재적관계의평등
10인간은궁둥이로선다
11진실을모사하는기억
12진화와변화그리고삶의평형
13발칙한혀
14양적사소함은기억을공격한다
15자연과양태가뒤엉키는세계혹은찰나

제2부뒤섞임,혼돈의풍경
16엄마와딸은동시에태어난다
17정도의세계와강도의세계
18하찮은희생물에누가신성을부여하는가
19우주,‘좋아요’속에서차고넘치는세계
20텅빈타자성의의미
21중도,치우치지않는실재적구별의길
22무한히열린세계연기緣起
23섹스라는이데올로기의찌꺼기
24여자는보되사람은보지않는다
25반성은누구의몫인가
26예리함은칼,풀잎,종이에도있다
27‘떡’치는풍경
28귀신이아니라내가중요하다
29내안의동물을만나러가는길
30소망,기원,그리고욕망

제3부신,강에는영원이흐른다
31평등,신의조건
32신과인간,실체와양태
33실재적구별의실재,양태적차원의실재
34국가는어떻게생명을도륙하는가
35신,양태가아니면서양태인
36양태는실체에서나온다
37잡다의세계에서하나의세계로
38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
39인간과자연은둘이아닌데
40평정한바다는없다
41현실정치와현상계
42차이가바글바글하는세상
43지금현재를만드는질서
44꼬뮨적삶의가능성
45강에는영원이흐른다

나가는글_실체와양태,그액체성의변주(최희철)

출판사 서평

인문학자이광수교수와시인최희철의인문학컬래버레이션!
“사진,시처럼철학처럼읽다”

아무것도말할수없지만,모든것을읽어낼수있는것,그것이사진이다.말하려하는사람과읽는사람이서로다른생각을갖는것은너무나자연스러운일이다.흑과백으로보여주는잔혹과야수성,그것이바로사진으로보여주려는사진가가갖는세계의총체성개념이다.……사진가는사진을찍으면서인문학자로서이세상에대해생각하고,시인은그사진을보고서이세계를해석하는것이다.그리고둘의생각은교유하면서뒤섞인다.이책은사진을놓고하되,사진에관하지않은세계에대한생각과해석과뒤섞음이다.
이광수(사진가,인문학자)

많이알아야한다고함은자신의내부와외부가열려있어경계가없음을알고있어야한다는말이다.세상에는자신과접속할무한하게많은타자(他者)들이널려있기때문이다.자신이나자신의것으로서아닌오직‘타자일뿐인타자들’말이다.사진가의사진을만나생각이뒤섞이는것도그런것아닐까.이러한접속이또다른곳으로흩어지면서또다른접속들을불러일으키는것도상상할수있을것이다.그게바로우리가살고있는이세계즉현장이고어장이니까말이다.그모든것들은‘표현들’의힘이다.
최희철(시인)

삶은혼돈,혼돈이낳은뒤섞임의풍경이다!
사진을놓고하되,사진에관하지않은세계에대한생각과해석

사진찍는인문학자와철학하는시인이만난다면어떤풍경이그려질까?부산외국어대학교이광수교수와철학하는뱃사람최희철시인은사진을두고자유로운사유의세계를펼치는사진놀이를해왔다.그첫결과물이2016년출간된『사진이묻고철학이답하다』였다.
한해가지난2017년,둘은다시만나사진과시와철학과삶을놓고이야기를펼쳤다.그사이사진가는인도를두번다녀왔고,시인은태평양을두번횡단했다.이번에사진가와시인을묶은이야기의고리는스피노자의모두스modus(양태)개념이다.양태는실체가드러나는방식,실체가변화하는방식,실체가표현되는부분을말한다.사진가가찍은사진은정적이지만마냥정적이지않다.정지된사진속에천변만화하는세상의풍경을오롯이담아내기란애초에불가능한일인지도모른다.그화면속에보이는것은실체이고,그실체뒤에숨은것은양태이다.정지된것같지만그안에는무수한이야기가흐르고있다.시인은그사진뒤에숨은삶의양태를추적한다.
이책『사진으로생각하고철학이뒤섞다』는모든것을보여주지만아무것도이야기하지않는사진에대한인문학적성찰이다.사진찍는인문학자와철학하는시인이펼치는사유의향연이강물처럼쉬지않고흘러넘친다.기억이라는주제를통해존재의조건을살피고,무한히열려있는세상의뒤섞임을살핀다.이를통해존재란열려있는뒤섞임의연속이라는영원을탐사한다.수천만신들이사는나라인도에서사진가의렌즈에비친언어와그사진에서시인이포착한풍경은신성과세속의뒤섞임이다.

인도를다녀온사진가와태평양을떠돌다온시인,
사진을펼쳐놓고기억과존재의양태에대해이야기하다.

카메라를들고떠나는여행을이광수교수는눈과결별하는일이라고했다.감각의관성에길들여진시선이아닌카메라에비친세상은세계를바라보는일에뜻하지않은재미를준다.카메라는분명시각에들어오는세상을포착한것인데,화면에드러났을때는예기치않은세상이펼쳐진다.그안에서사진가는세상의숨겨진온갖이미지를바라본다.사진속에서생각들은소용돌이치면서다른생각들을불러온다.그생각들이우연과만나며생각은겹겹이주름진파노라마필름이된다.눈과카메라와사진이미지라는세개의차원이만들어내는것은결국생각의향연이다
인도를다녀온사진과이광수교수는그곳에서무슬림남녀한쌍의모습을보았다.나이든남자는하얀옷을휘감았고,그옆의여자는온몸을새카만부르카로감추었다.여자에대해알수있는것은없었다.사진가의생각은의복의차별에서시작해꼬리에꼬리를물고인간과역사,문명과종교에까지뻗어나갔다.그에게사진은생각의도구였다.그리고사진에서시작되어연쇄적으로파생되는생각의고리를철학하는시인최희철과나누었다.
시인은사진가가찍어낸세상에대한생각으로세계를해석했다.시인은사진을보면서생각나는이세계에대한존재론을설파한다.이번에는스피노자의모두스modus(양태)의개념으로풀었다.양태는실체의표현부분으로,비록찰나적으로사라지지만이미엄청난실체와다른양태들과의내재적관계속에서생성된다.스피노자는양태의원인이신이라고보았다.하지만신역시양태를통해변화한다.이는신역시불변한것은아니라는뜻이다.이런논리에따르면신이따로있고양태가따로있는게아니라,양태를포함한그모두가‘신’이다.양태와신은내재적관계인것이다.
사진가의사진속에서시인은사진들이고체가아니라액체성의세계를느꼈다.고체가딱딱함이라면액체는작동의극치를보여주는춤이다.스피노자의실체역시액체와같다고해야할것이다.그것은‘실체와양태’의관계때문에가능하다.액체성의세계는고정된형태가없고언제나흘러가고변화한다.무수한접힘과펼쳐짐속에서무한하게확장한다.시인이사진가의사진을만나생각이뒤섞이는것도그런것이다.그게바로우리가살고있는이세계즉현장이고어장이니까말이다.그모든것들은‘표현들’의힘이다.

기억,양태가존재하는법

인간의기억은완전할까?하루전출근길버스옆자리에앉아있던사람을나는기억할까?혹그자리에사람이있었는지없었는지조차기억나지않는더오래된날들은어떨까?내가기억하지않는것은존재한적이없는것이다.마찬가지로내가인식하지않는것은존재하지않는것이다.이런오만한생각이라니,그럼내기억이그수많은존재들이존재하는조건이된다는말인가?
안타깝게도기억은존재의조건이다.기억되지못하는것은그존재성을잃고만다.내가누군가를기억한다면,내가무언가를기억한다면,그또는그것은내기억과함께영원의존재성을획득하게된다.영원,죽음이삶의경계를무너뜨리는순간.세상에존재하느냐마느냐와관계없이내기억에존재한다면그것은존재하는것이다.그것이존재의문법이고기억이지닌영원성이다.
사진은나름의방식으로순간을기억한다.시각은다른모든감각들이특수하게표현된방식이다.사진은그런시각의순간을포착하여가두어놓는다.그것은시인의가슴속옹이를담아내기도하고,세상의무수한관계와혼종되기도한다.
대화의첫번째자리에서,인도를다녀온사진가와태평양을떠돌다온시인은사진을펼쳐놓고기억과존재의양태에대해이야기한다.그들은각자자신이가진도구로기억속에서양태가존재하는문법을탐구한다.스피노자는‘실체와양태’를나누었다.양태,즉실체의표현부분인모두스는찰나적으로사라지지만,다른수많은양태들과의내재적관계속에서생성되고존재한다.
‘양태의존재성’이라는연약한체계에‘영원’을부여하는방식은각자가가진도구만큼이나다르다.사진가는눈앞에펼쳐진장면을사진에담는다.이때사진은기억의도구가된다.시인은이사진에포착된모습에서의미를끌어낸다.이때사진은존재의도구가된다.기억된다는것은존재의양태가영원한생명을얻는방법이다.그래서사진은,존재가기억되는문법,양태의영원을담보하는조건이된다.

뒤섞임,혼돈의풍경

두개의세계가있다.하나는정도精度의세계이고,다른하나는강도强度의세계이다.정도의세계는양적인세계이고,강도의세계는질적인세계이다.양적인세계와질적인세계는온전히분리되는세계가아니다.둘은서로뒤섞이고뒤엉켜있다.삶과죽음이뒤섞여있고,빛과어둠이뒤섞여있다.신성과속성이뒤섞여있고,미와추가뒤섞여있다.양과음이뒤섞여있고,남성과여성이뒤섞여있다.
섹스를사람들은‘떡을친다’고표현한다.이표현의절묘함은남녀의성기(굳이남녀일필요도없고,굳이성기끼리일필요도없다)가부딪치는현상을에둘러말하는데있지않다.무언가분리할수없는상태를우리는흔히떡이라고한다.술을마셔‘떡이되었다’는것은감각의흐름이뒤섞여있다는것이다.이감각과저감각이뒤섞여분리될수없이엉켜있다는것이다.떡이다.혼돈이다.서로다른것들이어떤인연으로꽉붙들려서한데엉켜있다.나누려해도나누어지지않는다.
삶과죽음은뒤섞일수있을까?신성과속성은뒤섞일수있을까?암컷과수컷은뒤섞일수있을까?떡이될수있을까?그리하여‘하나’가될수있을까?나와남이없는세계,빛과어둠이따로나뉘지않은세계.장작과불은뒤섞여장작불이된다.장작따로,불따로분리될수없다.그것은장작불이아니다.엄마와딸도마찬가지다.엄마가없다면딸이존재할수없다.딸이없다면엄마는이미엄마가아니다.뒤섞임은서로의필요에서이루어진다.조상은후손에,후손은조상에존재를기댄다.남자는여자에,여자는남자에존재를기댄다.존재들이서로기대고사는곳,혼돈에서세계는시작된다.
사진가와시인의두번째이야기는혼돈이낳은뒤섞임의풍경이다.세계를두개의서로다른요소로나누려했던노력은오래전부터있어왔다.빛과어둠이그랬고,남자와여자가그랬고,물질과정신이그랬다.하지만결국남은것은그자체로는무엇도존재할수없다는사실이었다.세상은무한히열린연기의세계이고,그세계는온갖것들이뒤엉켜‘떡’이되어있다.이혼돈의풍경에서사진가와시인이본것은단조로운불쾌함이아니라화려한변주,다양함의아름다움일것이다.

신,강에는영원이흐른다

세상밖을떠돌아다니는힌두사회의유랑자사두,그는삶과죽음의집착에서벗어나깨달음을위해삶에매진한다.온몸에죽음을상징하는화장터의횟가루를뒤집어쓴채세상의모든것을버려낸그들은뒤섞임을벗어나분리된영원을꿈꾸는것일까?
세상은무수한속성으로이루어져있다.이속성들은서로구분되며영향을미칠수도있다고생각하지만그것은오류다.그속성들은이미서로뒤섞여있어하나이다.모든것에모든것의속성이있다.각각에담긴‘본성’이라는것은결국하나다.그래서정신과육체는평등하다.서로다른속성인듯같은속성을공유한다.정신은사유속성이고,육체는연장속성일뿐이다.
인도로떠난사진가는곳곳에서성스러움을발견한다.수천만의잡다한신이있는인도,그곳에서사진가는신성과속성이결코구분된것이아님을발견한다.정신의세계와육체의세계가다르지않듯삶의세계와신의세계는다르지않았다.단지드러나는것,즉양태만이달랐을뿐이다.드러나보이는것이든가려져보이지않는것이든결국함께존재한다.
갠지스강은인도인에게그자체로어머니다.알몸의아기가어머니의품에안기는게부끄러운일이아니듯,알몸으로강의품에안기는것을그들은부끄러워하지않는다.그강에게다산과풍요를기원하고자신의죄를정화한다.강에는빛을포함해모든것이녹아있다.어떤더러움이든죄든강은유유히흐르면서모든것을흩뜨려버린다.흐르는물,단한번도물이아니어본적이없는흐르는물,그것이강이다.
인도로떠는사진가와시인의여행은강물에이르러막을내린다.인도의수많은신은결국강에서태어나강으로떠나는것이아닌가싶다.강은모든것을받아들인다.그속성에는한계가없고,고정된형태가없다.그것은끊임없이변화하고흐른다.모두스,양태다.그모습그대로다른판단은필요없다.그때그때의모습대로고유한꼴을따라흐를뿐이다.그안에는세상온갖소원과욕망과신성이우글거린다.수천만개의다름이,그만큼의양태가강을따라바글거린다.그리고그강은그만큼의기억과존재를품에안고흐른다.
강물속에담긴수많은존재는각각의‘차이’를품고있다.이차이는반복된다.방금전과지금,어제와오늘,수천년전과지금이모두다르다.이차이는반복된다.윤회다.하지만똑같은삶을그대로반복하지않는다.반복되는것은역시오직차이뿐이다.렌즈에비친언어,사진에포착된풍경속인도는수많은차이가만들어내는수천만다른모습의신들이있는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