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했던 혀끝의 기억 | 반양장)

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했던 혀끝의 기억 | 반양장)

$19.20
Description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 작가이자, 한일 양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재일교포 소설가 후카자와 우시오의 첫 에세이다. 여성, 재일동포, 가족이라는 소재를 주로 다뤄온 그녀는 이 책에서도 끼니와 식구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이 책은 한국 출판사가 기획하고, 올봄에 일본에서 먼저 출간되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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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후카자와우시오

저자:후카자와우시오
1966년도쿄에서태어났다.일본에서가장주목받는재일교포소설가로손꼽히고있다.2012년소설〈가나에아줌마〉로‘여성에의한,여성을위한R-18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수상작을포함한연작단편집《인연을맺는사람》을비롯해《버젓한아버지에게》,《푸름과붉음》,《바다를안고달에잠들다》같은재일코리안가족이품은‘답없는질문’과마주한작품들,현대여성의가치관을파고드는작품을연달아발표했다.그밖에도《그림자의형태》,《유방의나라에서》,《나의물을찾아서》등의소설을썼다.
《자두꽃은져도》는조선왕조의마지막황태자이은과결혼한황태자비이방자의운명을날실로하여,다이쇼시대부터전후시대까지한일관계의복잡한측면을묘사한작품으로일본독서계의큰반향을일으켰다.
youtubecom/@ushio-fukazawa

역자:김현숙
대학에서일본어를전공하고일본어잡지를만들었다.이후도쿄에서3년간주재원생활을하며그동안피상적으로알고있던일본문화와일본인,일본사회,재일교포에대한인식을실체적으로깊이있게통찰할수있었다.책관련일과도서번역을하며열심히살아가고있다.

목차


추천의글|한국어판서문|사랑스러운김치|커피를마실때|스시를생각한다|컵라면을먹다|술과함께노래하다|아아,프라이드치킨|고기를같이먹는사람|보쌈을앞에두고|베이글에크림치즈를듬뿍바르고|수제초콜릿|다이어트와함께한긴여정1|다이어트와함께한긴여정2|호텔에서마시는애프터눈티1|호텔에서마시는애프터눈티2|샌드위치를한손에들고|마지막엔누룽지나오차즈케로

출판사 서평

우리를만드는것은팔할이음식이다

이책의추천사를쓴소설가김민정은“서정주시인은‘나를키운것은팔할이바람’이라고했지만,실상인간사의대부분을차지하는것은음식이고음식이사람을키운다”고말했다.
일본에서재일교포로서살아가며그사실에의식적으로거리를두고싶어하던젊은시절의작가에게,한국음식은도저히피할수없는자신의정체성을알려주는강력한매체였다.
후카자와우시오작가는전형적인한국인의삶의방식을강요하던부모님이이끄는가정에서“한국인이라면당연히김치를좋아해야지!”라든가“일본에서살면스시를좋아하는게당연하지!”하는스테레오타입의강요에넌더리를내며성장한다.
‘그냥나는나면안되는건가?’하는의문과반항속에사춘기를보내고,연애를하고,재일동포사회에서는당연한선을봐서결혼을했다.엄연한차별이존재하던일본에서한국인으로살아가는것이어떤것인지를,그녀의중요한인생단계마다함께하며그녀의인생이되었던음식들을통해들려준다.

한국인으로서의정체성을늘확인받게했던김치의존재감,심장병을앓던그녀의어린언니가마지막으로먹었던스시에대한고통스러운기억,엄격하고규율을중시했던가정속에서금지되어‘어른의맛’으로선망했던커피와의첫만남의순간!언니의죽음과연결된또하나의음식,컵라면에대한추억들은강한압박을주는재일동포가정에서자라나며느낀반항심과혼란,언니의죽음에대한추억이깊숙이스며들어외면하고싶은음식들에대한회고가있다.

평생다이어트를하며고생했던저자가떠올리는에피소드들은우리를분개하게한다.처음만난일본인남자친구가아이스커피를마신후얼음을씹어먹는우시오에게“얼음을씹어먹다니,너참별난애구나”라며“나는밀크티같은걸먹는애가좋거든”이라고말하고다시는만날수없었다는장면이나학교동아리선배가“50킬로그램이상나가는여자는여자가아니다”라고단언하던모습,자기만의니쿠자가(고기감자조림)와카레맛을맞춰요리하라는남자친구들을향해“도대체왜일본에서태어나고자란수많은남성들은니쿠자가와카레를여성을판단하는지표로삼는경향이있었던것일까?-189p)”라는의문등에서는당시일본에서도당연시되었던곡해된여성의역할과조건에부응하고자부단히애썼던작가의헌신적인연애에대한부작용들이드러난다.

치킨이라고하면무조건‘켄터키프라이드치킨’인일본에서치킨을먹으며지옥같은중학교입시를준비하던날들,지독한압박속에서고등학생때처음술을마셨지만‘내출신을들켜선안돼’라는정신으로술에대해각별히조심했던그녀의사회생활,조국의민주화를위해일본에서김대중씨를지원해온아버지가고급야키니쿠가게에서만나늘술잔을기울였던상대가알고보니그를미행했던대사관직원이었음을알려주는‘고기를같이먹는사람들’에대한에피소드도뭉클한감동을준다.
두개의문화속에서지독하게지켜내려한한국음식에대한추억

일본에서는‘먹는다는것은바로산다는것!’이라는격언이있다.
작가의가정에서는한일문화가버무려져,음식도평생한일음식을오가며살아왔다.자신의가족만이아니라평생을일본에뿌리를내려살아오면서도지독할만큼고집스레한국음식과문화를고집했던친지들의이야기가그들이일본에서먹어온한국음식속에담겨,이책에소개되고있다.

재일한국인1세인아버지는일본에서한국의독재정권에반대하며갖은고초를겪었지만,자신의가정에서는정통적인가부장적규율을가정에서강요하는확고부동한‘독재자’의위치에있었다.평생정통한국식밥상을꼬박받으며93세가되셨고,늘혼자서독상을받았으며아이들이김치를먹지않으면밥상을걷어차고해외에나갈때도반드시캐리어에김치를싸가는사람이었다.

재일한국인2세로,올해87세가되신어머니는평생남들에게‘한국인’임을들키지않기위해최선의노력을하지만집에서는늘한식을고집하는남편을위해고생을해야했다.집에서는그녀가밖에서마늘냄새를들키지않기위해특별히고안한‘마늘을적게넣어샐러드처럼먹는김치’를개발하고,식구들이아플때마다끓여먹이는몸에좋은곰탕을만들기위해한국식재료를파는,집에서멀리떨어진히가시우에노까지꼬리뼈를사러다니곤했다.지금은한류의영향으로김치를비롯한한국음식을어디서나인기리에판매하고있어마음놓고마늘을많이넣은김치를먹을수있고,쉽게꼬리뼈를살수있는세상이되었다고흐뭇해한다.

소학교교사출신인외할아버지는집에서도〈고향의봄〉등을연주하고,취하면언제나금속젓가락을두드리며〈아리랑〉을불렀다.작가에게도언제나같이부를것을권했지만,그때마다응하지않았던작가는그순간을크게후회한다.일본어를잘하지못해늘말수가적고노래라곤아이들이부르는〈비둘기구구〉밖에할줄몰랐던,《성경》으로일본어를배워가타카나밖에쓰지못하던외할머니를비웃었던어린시절의자신을뉘우치며늘자신의소설속에일본에서이방인으로살았던친지들을등장시킨다.

식사를같이하는사이,‘식구(食口)’가된다는즐거움을아는행복이란

작가는‘식구’라는한국어를좋아한다고한다.이에세이로독자들과식구가되고싶다는그녀는한국어판서문에서“한국과일본사이에놓인처지로,사이에놓여있다는이유로재일코리안은일상적으로먹는식사조차도갈등으로이어지게된다.이에세이에소개된음식과추억은예전의내가가졌던아픔과기쁨이며한국과일본,다른나라에갔을때조차국가나민족에휘둘려왔던흔적이다”라고밝혔다.

그렇게긴장과갈등이일상이던재일동포로서의삶을치열하게살아온작가는깨달음을얻었다.무엇이나를규정하게하든‘나는인간으로서의그냥나’이며‘두문화를모두즐기는나’라는것,그리고이제는상대와즐겁게커피를마시는시간,다소호화스러운티룸에서따뜻한스콘과함께홍차를마시는시간,맛있는초콜릿과베이글,자신이개발한방식으로치즈를올려먹는김치한조각의맛에기분좋아지는나를기꺼이반기게되었다는것이다.
자신을억누르는온갖종류의차별과갈등,혼란을겪어내고이제차분한마음으로‘현재를즐기는나’를만든‘인생의모든순간을함께한음식의힘’을느끼게하는에세이다.

저자의말

음식에관한에세이를쓰기로결정했을때,실은좀더가벼운내용으로쓸생각이었다.한국에서일본음식의인기가높다고해서일본음식에관련된가벼운느낌의에피소드나재일요리,일본에서인기있는한국요리에대해서쓸생각이었다.
그런데일단쓰기시작하자그렇게되지가않았다.첫장으로김치를고른것이계기가된것인지도모른다.김치는나의정체성에깊이관련된음식이다.
지금까지내가먹어온것들을쓴다는것은내인생자체를뒤돌아보는과정으로이어졌다.실로‘먹는다는것은살아가는일’이기때문이다.
독재국가에반대해언제붙잡힐지모르는공포속에서살았던아버지는정작자신의가정에서는독재자처럼살아왔다.그런아버지밑에서나는숱한억압을받으며살아왔다.그일부분을이에세이의에피소드들에도녹여냈다.
나와가족은그런상황을극복하고지금은온화한관계를쌓고있다.
이에세이를읽으며지금힘든상황속에있는사람들이조금이라도편안해졌으면좋겠다.
그리고한국의독자여러분들도재일코리안이일상에서겪는고민을이해해주셨으면좋겠다.늘이리저리흔들리고확고한귀속의식을갖지못하는것이얼마나자기긍정감을낮추는일인지를알아주셨으면좋겠다.
〈한국어판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