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의 자서전 (시가 있는 이야기 | 김성민 시집)

병사의 자서전 (시가 있는 이야기 | 김성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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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특별기고-김성민 자유북한방송 이사장 時
한 줌의 생명이 다해 가는 지금,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이사장은 시집(詩集) 출간을 앞두고 있다. 김 이사장은 몇 날 며칠 동안 시상(詩想)이 떠오르지 않을 때, 아직 살아 있다는 안도감과 함께 무기력함을 느꼈다고 했다. 북한군 대위 출신으로 1995년에 탈북한 그는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을 지냈고, 2004년 4월부터 북한 주민들에게 자본주의 사상을 전파하는 대북(對北) 방송인 자유북한방송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는 2017년에 폐암 4기, 뇌종양으로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고 호전됐다가 지난해부터 병세가 악화됐다. 암이 간으로 전이돼 ‘6개월 남았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고, 최근 병원으로부터 더 이상의 치료가 무의미하다는 사실상의 사망 선고를 받고 병원 치료를 중단했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그는 그동안 쓴 시와 글을 묶어 출간을 준비 중이다. ‘자유의 아이콘’이 마지막 순간에 세상에 남기고 싶은 무엇일까.”-월간조선 2025. 7월호 중에서
〈월간조선〉은 이 안타까운 기사와 함께 시인의 영혼을 쥐어짠 듯한 시 13편을 함께 수록하고 있다.

《병사의 자서전-시가 있는 이야기》
이 시집에 실린 82편의 시편들은 시인의 유년과 북한에서의 군단 예술선전대, 탈북, 대한민국에서의 시간들을 관통한다.
시인은 16세에 군에 입대하여 군생활 중 짬짬이 인민군 신문사에 기고한 시가 주목을 받아 군단 선전대로 옮겨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낸다. 군단 선전대에서 ‘병사의 자서전’, ‘중대의 기타수’라는 제목으로 쓴 가사가 군무축전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김형직사범대학을 거쳐 군단 예술대 대위까지 진급을 한다.
시인의 아버지 김순석(金淳石)은 북한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시인이었다. 해방 후 함경북도 작가동맹 지부장을 역임한 그는 북한 최고 권위의 문학잡지에 여러 편의 시를 실었고, 이것이 인정받으면서 평양작가실 작가로 발탁되었다. 6·25전쟁 중에는 중군작가로 참전했고 전후엔 잡지 ‘조선문학’ 편집부장, 조선작가동맹 시분과위원장 등을 지냈다(동아일보 2023. 12. 27 주성하 기자). 시인은 아버지 김순석 시인을 기리는 ‘시인 김순석’과 김순석 시인의 묘비에 새겨진 ‘풀이 푸른 나의 무덤은’도 함께 수록했다.
또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보좌하며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으로 일할 때 황장엽 비서가 보내준 시편을 ‘스승의 시’로 수록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저자

김성민

저자:김성민
1962년자강도
평양련광고등중학교졸업(1973~1978)
김형직사범대학교어문학부졸업(1988~1992)
중앙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학과(석)졸업(2002~2005)
명지대학교대학원북한학과(박)수료(2009~2011)

북한군제212군부대예술선전대작가/대위(1992~1996)
탈북,대한민국입국(1996~1999)
백두한라회회장역임(2000~2003)
탈북자동지회회장역임(2003~2004)
‘자유문학’으로등단(2007.4)
북한민주화위원회1부위원장역임(2006~2010)
대북단파라디오방송국자유북한방송대표(2004~)

수상
국경없는기자회로부터‘올해의매체상’수상(2008.10)
대만민주주의기금으로부터‘아시아민주인권상’수상(2009.11)
국민훈장동백장수훈(2024.07)

저서
북한에서온내친구/(주)우리교육/공저(2002.11)
10년후북한/인간사랑/공저(2006.6)
고향의노래는늘슬픈가/다시/(시집)(2006.11)
정체성찾기의시론(석사논문)(2005.3)

목차


1부구술이누나

고백
별하나나하나
구술이누나
어느날
아카시아
아큐정전
샛별
그리움
미워하며떠났던당신입니다
아빠생각
달걀밥
탈북,그리고운명
고운세상
청류벽(淸流壁)
천구백구십사년칠월팔일새벽두시태양은떨어지고우레울었다
몹쓸행군
병사(兵士)의자서전
아픈이별

꽃씨
달을보며

2부한음절단어에서파생되는연상어

시내야
쌀에대하여
기억하기
그별자리보며울던건내가아닌너였어
망각(忘却)
미련한자의생각은죄
경계
시인김순석
한음절단어에서파생되는연상어

3부그늘속행복

우리집금붕어,네가흙난주였다는걸남조선에와서야알았어
일기쓰기
자화상
자화상2
자화상3
자화상4
고향의거리
민들레
엄마생각
눈이온다
탈북의의미
개명
쏜,살
좋은아침

아웃사이더

사람이왔다
신세계
동작대교위에서
촌놈
비원
엘리베이터
봄,그리고여름
숫자의의미
굴뚝연가
그여름을내가살았다
김사장,홍사장,독고사장의거짓말
인간의증명
신들메
서울의눈(雪)
꽃의언어
넌나에게
자기소개서
극과극
스승의시
어느탈북자의기도
끝눈
시(時)의생리

4부뿌리는보이지않는다

자유
공백
인생커피
어둠깊어가는창가에서
그리고내일
소감,동백장
어둠을가르는전파
수잔숄티
니가타의바다
빵도우유도
영웅놀이
비장한최후
풀이푸른나의무덤은

출판사 서평

《병사의자서전-시가있는이야기》
이시집에실린82편의시편들은시인의유년과북한에서의군단예술선전대,탈북,대한민국에서의시간들을관통한다.
시인은16세에군에입대하여군생활중짬짬이인민군신문사에기고한시가주목을받아군단선전대로옮겨가눈에띄는성과를낸다.군단선전대에서‘병사의자서전’,‘중대의기타수’라는제목으로쓴가사가군무축전에오르면서주목을받았다.이후김형직사범대학을거쳐군단예술대대위까지진급을한다.
시인의아버지김순석(金淳石)은북한문학사에이름을남긴시인이었다.해방후함경북도작가동맹지부장을역임한그는북한최고권위의문학잡지에여러편의시를실었고,이것이인정받으면서평양작가실작가로발탁되었다.6·25전쟁중에는중군작가로참전했고전후엔잡지‘조선문학’편집부장,조선작가동맹시분과위원장등을지냈다(동아일보2023.12.27주성하기자).시인은아버지김순석시인을기리는‘시인김순석’과김순석시인의묘비에새겨진‘풀이푸른나의무덤은’도함께수록했다.
또황장엽전노동당비서를보좌하며탈북자동지회사무국장으로일할때황장엽비서가보내준시편을‘스승의시’로수록하고있는것도눈에띈다.

책속에서

<고백>
떠나던/나를위해
아무도울어준이없었습니다.
하지만그곳은/내나서
첫걸음익힌곳/못다한나의사랑일지모릅니다.-p.11

<미워하며떠났던당신입니다>
화분에담긴꽃한촉이/시들어갈무렵,놓아버린뒤로
잊을만하면다시생각나는당신은,/사랑인가요미련인가요
더이상당신에게미련이없다면서/뒤도안보고떠났던내가
지금도당신을그리는이유는,/설움베어문불효때문인가요-p.25

<병사(兵士)의자서전>
산에살다고향으로돌아온인민군병사(兵土)가있었습니다.누구를찾느냐고묻는경비실노인네앞에서머리만긁적거리던스물일곱살의제대군인청년입니다./
4층7호를찾아왔는데요./거기누가사는데?/
귀뿌리가빨개진전사는고개를숙인채돌아섭니다.그가바친석삼년군사복무기간에고향집이모래성처럼소멸하였다는걸모르지않았던젊은이입니다./
아버님과어머님은돌아가시고누이들은뿔뿔이흩어져가고,유년의웃음과꿈마저사라져버린스물세평적은집은얼굴도모르는심아무개의차지가되어버렸습니다./
첫글을익히던조그마한칠판과그곁에놓여있던댑싸리빗자루,위험하리만치가냘픈어머니의허리는그집베란다에늘걸려있었습니다.순이야,순자야,/
얘,진이야!/
그어머니만날듯싶어추억의모란봉을오르고오르는데,아무도만날수없던고향의산.그기슭에서푸드덕,꿩한마리가솟구쳐올랐습니다.-p.38

<꿈>
어젯밤바람이거셌습니다.
(아닙니다.내마음엔
바람불지않은날없습니다)
영문도모르는고통에꿈틀거리다가
갈가리찢어진나무를움켜잡았습니다
(속살이허옇게드러난나무의깊숙한곳에서
보기에도끔찍한액체가뚝뚝떨어졌습니다)
만질수없는심연(深淵)의늪을헤매고또헤맸습니다.
(남이볼까봐입술을깨어물고삼키는눈물은
어제도오늘도그리움의바다로흘러갑니다)
길은있어도못가는내고향,전할길없는내노래
아픈그길을,어젯밤꿈에나홀로걸었습니다.-p.41

<자기소개서>
평양에서17년
황해도,군인으로19년
탈북후,중국에서3년
그리곤26년간서울에서살았습니다./
그러고보니
나는서울사람이외다.-p.104

<스승의시>
지루한밤가고
아침은온것같건만
다가오는저구름은무엇일까.
영원한밤길안내하려는사자(死者)가아닐까.
이세상하직할때가온것같다.
영이별의시각이온것같다.
값없이흘러간시절과헤어짐은아까울것없건만
밝은앞날보려는미련한마음달랠길없어
사랑하는사람들은어떻게하고가나?
걸머지고걸어온보따리는누구에게맡기고가나?
정든산천과갈라진겨레도눈물을재촉하네.
때는이미늦었건만
삶을안겨준거룩한뜻정성다해받들고갈뿐.

한때고황장엽전노동당비서를모시고일한바있습니다.어느날그분께서친필로쓰신시한편을제게주시면서이렇게말씀하셨습니다.“평생에시라는걸처음써봤는데….북에서도남에서도시를배운사람이니한번다듬어봐요.”어리석게도저는속으로,이렇게말씀드렸습니다.“선생님이건시라고말씀드리기어렵습니다”그리곤선생님께서돌아가실때까지손댈생각조차하지않았습니다.이후선생님께서돌아가시고,시를본주변사람들이눈시울붉힐때저도눈물을흘렸습니다.참,그날선생님께선이런말씀도남기셨습니다.“내가남조선에와서제일좋아한사람이김동길,조갑제,이동복선생이야.대한민국을제일로사랑하는신념있는원로들이지.내가없더라도아버지처럼잘모시라고”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시를남기셨고가장큰안목을지닌그분의뜻을지금도헤아릴길이없습니다.-p.107

<풀이푸른나의무덤은>
풀이푸른나의작은무덤은
차림새없는내일생의시집
해마다풀이돋고그늘짙듯이
내노래오래오래살아가리라.
*북한시인김순석의묘비에새겨진글-p.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