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진폐 (장량 장편소설)

위조진폐 (장량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범죄스릴러라는 장르를 빌렸지만 돈, 부의 편재(기회의 분배), 꿈 등 세 가지 코드로 읽는 사회소설이다. 미모의 그래픽디자이너 은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아름다운 책’을 편집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변두리 그래픽디자인 학원 강사로 무료한 생활을 한다. 유일한 취미는 지폐수집. 은서가 지폐수집 중에 발견한 위조지폐를 둘러싼 가공할 음모와 반전. 장르소설이 주는 재미는 물론이고 저자가 소설을 빌어 까발리는 자본주의와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이돼 주인공과 함께 분노하게 된다.
저자

장량

저자장량은1989년영화진흥공사시나리오공모전당선.1990년스포츠서울신춘문예추리부문당선.장편소설《대통령의밀사》,《예술가의연인》,《핵심》,《사랑특급》,《자살궁전》등.

목차

프롤로그
환각
행사할목적
제보
국가비상대책회의
오월동주
기회
현명한선택
용의주도
발상의전환
악마의서약
두천재
기회의분배
아비규환
새로운인생
에필로그

저자후기

출판사 서평

마침내꿈은이루어졌다.
이루어진꿈이당신을망치지않기바란다.
그러나싸움도끝난것은아니다.

대천은지료통에능사의몸과머리를던져넣으며울부짖었다.
“잘가거라!그렇게도돈이좋더냐!그렇게도돈이좋더냐!그래!그렇게도좋아하던돈이되거라.돈에목숨을던졌으니돈으로만들어주마!돈으로만들어주마!”
대천이스위치를넣자지료통이부르르떨며칼날이돌기시작했다.통속의재료를가루가되도록갈아부수고화공약품으로분자단위까지녹이는고해공정이시작된것이다.100톤의지료를종이로만들어돈을찍는일은가혹한중노동이다.비록각종자동화기계가일손을덜어준다고해도,잠시도눈을뗄수없는일이다.
대천은함께일하면서은서를재발견했다.부지런할뿐아니라,눈썰미가남다르고손도빨라서두번가르칠것이없었다.컴퓨터의자동화프로그램을실행시키는일이대부분이라서기계조작도금방대천을따라잡았다.은서는사흘도되기전에대천의두몫을해내며대천을가혹하게독려하고앞장서일을끌어나갔다.은서의맹활약으로지폐제작은순조롭게진행되었다.마침내,지료통이비워지던날.제본이끝난《기회의분배》창간호도공장으로납품되었다.-본문에서

전대미문의국가비상사태가발생했다!
은행ATM을통과한슈퍼원이나타나한국은행이발칵뒤집혔다.제보자는아마추어지폐수집가인미모의그래픽디자이너정은서.의미있는기호나번호를모으는지폐수집은허영도범죄도아닌남다른취미일뿐이지만수집가들사이에서10년경력의은서는중견의관록을자랑한다.

AA0101010A
A자가세개인트리플이며,가운데1을중심으로좌우로대칭되는양날개이며,0과1이반복되는지그재그였다.특이번호중에서도특별한,이른바슈퍼래더시리얼넘버SuperLadderSerialNumber인것이다.-33쪽

은서는ATM에서뽑은이지폐를자랑으로수집가동호회카페에올리려다가가우스라는회원이똑같은지폐사진을올려놓은것을보고경악한다.은서가가우스를직접찾아가확인했지만영락없는진폐였다.이른바슈퍼노트!가우스도ATM에서뽑았다.둘중하나는위조지폐일것.은서는오로지이아름다운지폐예술가를보고싶다는마음으로한국은행에제보했고곧경찰,검찰,국정원관계자가참가한국가비상대책위원회가구성되어범인검거에나섰다.진척이없자은서는극비라는대책위서약을무시하고익명으로방송국에사건을제보한다.범인은기다렸다는듯자수해수감되고교도소에서엄청난모의가시작된다.범인은의외의인물이었다.CIA의음모로‘폭망’한원단생산업자와야쿠자조직의비호아래슈퍼엔을경험한인쇄업자의운명적만남.이야기는충격과반전,공포로이어진다.

인간과돈이맺은악마의서약
돈은3000년전지금의터키서부지중해연안리디아왕국에서생겨났다.돈이생기자가장먼저시장이나타났고,사창굴이생겼으며주사위가발명돼도박판이벌어졌다.돈의태생적운명이다.돈과인류는초기사회현상그대로진화해왔다.돈이악마의금전인까닭이다.
책은돈의위력과위악을등장인물의대사를통해생생하게보여주면서자본주의를성토한다.그렇다고비현실적으로‘자본주의타도’를외치는것은아니다.벼랑끝까지밀려난사람들이자본주의를어떻게조롱하며맞서는지를‘소설’의힘으로통쾌하게보여주는것.

부의편재가가져온기회의편재
부익부빈익빈현상은날로가속화하고빈자에대한부자의오만과무례는더이상참을수없는지경에이르렀다.이책이주는강렬한메시지는바로‘기회의분배’.
이책은애초부의편재에대한비판으로기획되었을것이다.부의편재는기회의편재를초래하고사회는불평등을가속화한다.불평등이심화되면자포자기로이어지고범죄혹은복수를꿈꾸게된다.출발선에서보지도못하고사회의천덕꾸러기로전락하는젊은이들,그들의분노를귀담아듣지않으면한국사회도위험하다.
기회는누구에게나공평하게주어져야한다.개인이할일이아니다.사회가국가가책임져야한다.그렇지않으면소설속상황이현실이될지모른다.

이루어진꿈이당신을망쳐서는안된다.
누구나꿈을꾼다.무엇인가이루려고한다.인생은꿈을이루기위해노력하는과정이겠지만꿈을이루는사람은많지않다.부자에대해서만말하자면부자의꿈을이룬사람은만족하지못한다.더큰부자가되려고애쓰다가돈의노예가되고만다.혹은사치와허영을즐기다가비참한신세가되기도한다.
당신이꿈을이루기바란다.그러나이루어진당신의꿈이당신을망치지않기바란다.이소설이당신의인생에던지는가장중요한화두다.

[책속으로추가]

“돈과폭력은그렇다쳐도,죄와벌도힘이됩니까?”
“큰죄지은놈,큰벌받은놈이대우받는곳이여기뿐일까?”
“몇사람을죽이면살인자지만,수천수만명을죽이면영웅이되고,다죽이면신이되고,몇사람홀린놈은사기꾼이고,수만명홀린사람은교주,수천만국민을홀린사람은대통령이라는말입니까?”-166쪽

“선견지명있는사람들이야.국제저작권협약에서명하기전에쓸만한책들을다번역출판해서학생들과학자들이쉽게볼수있도록국가적으로대비한거지.저작권협약은소급적용되지않으니까.그에비하면우리나라는완전무방비로저작권협약에서명해서저작권때문에학술서적이나현대문학작품은출판하기어렵게되어버렸잖아.”-215쪽

“솔직하게말할게요.추하게되어도좋고,돌아서서총맞고죽어도좋으니까제발돈좀많아봤으면좋겠어요.은서씨,멍청한놈잡아오랬더니가난한놈잡아왔다는옛말이있습니다.가난한놈은억울해도항거하는힘이없다는말이죠.배고픈사람은절대자유로운사람이아닙니다.밥을벌기위해자유를내놓을수밖에없지요.굶지않으려고굽실거리며사람대접못받는노비에게행복이란게있을수있겠어요?돈이없으면사람노릇도못하고목숨도부지하지못합니다.짐승처럼살다가죽는데인간다운삶이어디있겠습니까?”-234쪽

“웃기네.요즘일억은껌값이라고.껌값!일억으로어떻게인생을역전시킨다는거야?십억이전세금인세상에.”
“놀고먹으라고돈벼락때리는복권이아니야!일억을종잣돈으로스스로인생을역전시키라는거야!현금일억이껌값?흥!너는일억원짜리껌사서씹나본데,고위경찰이니까그럴수도있겠다만,현금일억이면대한민국국민구십퍼센트에게는꿈같은돈이야!대다수봉급생활자나자영업자가굶어가며십년을모아도못모을돈이라고!일억이면대학졸업할수도있고,아파트십년월세낼수도있고,작은가게보증금할수도있고,푸드트럭사서창업하기에도충분한돈이야!또발명품특허등록해시제품만들수도있고카메라들고세계일주해다큐영화만들수도있고,화가,작가,음악가,운동선수지망생들몇년동안은밥벌이신경안쓰고오로지꿈에만전념할수있는돈이기도하지.축산,농업종사자는말그대로종자값하겠고.그뿐이겠어?고시든,공무원시험이든합격할때까지공부할수있고.”-270쪽

지로가말을마치기도전에,총소리가연발로울렸다.참수된능사를안고누워있던김경위가지로와기장에게총을쏜것이었다.총을맞은지로와기장이비틀거리다지료통으로굴러떨어졌다.대천과산호가지료통으로뛰어갔으나,두사람을삼킨백톤의지료죽은파문조차없었다.-30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