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야생화

서울역 야생화

$18.00
Description
가장 낮은 곳에서 발견한 인간 존엄의 기록
_서울역 노숙인의 삶과 문학을 담다
『역전문학, 서울역 야생화』는 18년간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과정에서 노숙인들에게 글쓰기를 지도하며 ‘가난한 자의 문학’을 성찰한 기록이자 거리의 삶 속에서 피어난 ‘살아 있는 인간학’을 온몸으로 체득한 저자의 생생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넘어진 자가 바닥을 짚고 다시 일어서듯, 글쓰기는 그들에게 거울이자 희망이 되었다. “밥은 비통한 것이다”라는 고백에서 “나는 살아 있다”라는 선언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삶의 밑바닥에서 건져 올린 진실한 문장들에서 인간 존재의 가장 날것의 울음과 웃음을 마주한다.
이 책은 단순히 노숙인의 삶을 조명하는 것을 넘어 글쓰기를 통해 바닥난 자존감을 회복하고, 가족관계로부터 단절된 아픔을 치유하며, 마침내 ‘나는 누구인가’라는 존재론적 질문과 마주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서울역전(驛前)이라는 공간에서 인생역전(逆轉)의 꿈을 피우는 ‘서울역 야생화’들의 눈 시린 풍경을 만나보자.
저자

박경장

저자:박경장
서강대학교에서영문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명지대객원교수를지냈다.
현재는문학평론가로활동하며(노숙인을위한)성프란시스대학교수로재직하고있다.
지은책으로『사춘기를위한아름다운영미성장시』,『이야기고물상』,『BTS,인문학향연』,
『지리산에길을묻다』(공저),옮긴책으로『굿바이관타나모』,『마르크스가옳았던이유』등이있다.

목차

작가의말

1부밥은비통한것이다

1.밥은비통한것이다

2.눈사람

3.화해

4.잠자리

5.존재,참을수없는가벼움혹은무거움

6.와카레노타비(別れの旅に)

7.내가누군지말해주세요

8.침향(沈香)

9.조치문(弔齒文):슬픈치아이야기

10.정말변하나요?

11.여름이저무는소리

12.숙제귀신

13.수백과촌놈



2부서울역야생화

1.북어와가재미

2.쌍골병죽바람소릿길

3.서울역야생화

4.바늘귀

5.봄여름가을겨울그리고봄

6.거울속의나

7.리슨(Listen)!

8.웃음을가르치는노숙아저씨

9.선우사(膳友辭)

10.눈빛,눈빛들

11.인생은추억으로쪼그라든다

12.행간을써라

13.행복의무게

출판사 서평

공감의인문학,야생의문학
_‘죽은인문학’에서‘살아있는인간학’으로,진정한공감과연대

『역전문학,서울역야생화』는수많은이들의발걸음이무심히스쳐지나가는서울역.그번잡함아래우리가미처보지못했던삶의가장아픈민낯과그속에서피어난가장눈부신희망의이야기를담은책이다.노숙인을위한우리나라최초의인문학과정인성프란시스대학인문학과정을이끌어온저자는,지난18년간서울역거리에서,‘죽은인문학’이아닌‘살아있는인간학’을온몸으로체득하며그들의치유와회복의여정을함께했다.이책은단순한노숙인의삶에대한기록이아닌,‘집없는(houseless)’것을넘어‘가족,관계,정체성마저잃은(homeless)’이들이어떻게글쓰기를통해삶의나락에서다시일어서는가를생생하게증언한다.

저자는말한다.“나는그들에게지팡이가아니라거울을건네주었다.”글은그들의상처를드러내면서동시에스스로를비추는거울이되었고,마침내변화의첫걸음이되었다.삶의절망앞에서말할그누구조차없었던아픔을품고살아가던이들에게‘글쓰기’는잃어버린자신을마주하는유일한‘거울’이되었다.펜을든그들의손끝에서억압된분노와고통,그리고간절한생존의욕망이시와이야기가되어터져나왔다.“빗물반음식반그냥부어넣는것”과같은적나라한문장은독자의가슴에비수처럼꽂히며,인간존재의가장원초적인아픔을응시하게한다.

또한이책은‘관계’의소중함을다시금일깨운다.혈연으로맺어지지않았지만,서로의아픔에귀기울이고댓글을달며따뜻한‘가족’이되어가는‘물가족’들의이야기는진정한연대와공감의의미를보여준다.그들은날카롭게꿰뚫는‘바늘눈’이아닌,모든것을있는그대로수용하는‘바늘귀’같은따뜻한관계속에서구멍나고해진삶을한땀한땀기워나간다.

책은총2부로구성되어있다.1부‘밥은비통한것이다’에서는노숙인학생들이쓴글과그들의사연을통해‘가난한자의문학’을성찰한다.글쓰기가자신을비추는거울이되어단절된관계와무너진자존감을회복하는과정이생생하게담겨있다.그들이쓴문장은세련되지않았지만,그안에는삶의원초적인힘이있다.2부‘서울역야생화’는저자가거리의선생님들로부터배우고느낀깨달음을담은기록이다.2평남짓한쪽방에서도‘나만의특별한공간’을지켜내는삶의무게와,자살에대한진솔한대화속에서던지는‘존재의가벼움혹은무거움’에대한깊은물음은‘나는누구인가’성찰하게한다.

특히이책은2022년제70회서울시문화상(문학부문)을받은『거리에핀시한송이글한포기』에실린글들을바탕으로,그뒷이야기와해설을더해문학적가치와감동을동시에전한다.저자는말한다.“내가무너져한없이무너져/네높이가일어설수있다면/나는엎어진바닥이어도좋겠다”고.서울역이라는차가운공간에서피어난이들의‘야생화’같은삶은독자들에게삶의본질적인가치를묻고,절망속에서도희망을잃지않는인간의강인한존엄성을깨닫게한다.

『역전문학,서울역야생화』는독자들의시선을가장낮은곳으로이끌어그곳에서피어난가장눈부신‘인간’을마주하게하는,단한권의책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