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양어장 가는 길(큰글씨책) (미시적 사건으로서의 1986-1990년 북태평양어장)

북양어장 가는 길(큰글씨책) (미시적 사건으로서의 1986-1990년 북태평양어장)

$25.00
Description
청년 시절 미국 알래스카와 가까운 북태평양어장에서 항해사로 근무했던 최희철 시인의 바다살이에 대한 수필집. 혹한의 공해에서 원양어업에 종사했던 시인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이로서 바다와 그곳의 역동적인 생명들에 대해 서술한다. 저자가 몸의 기억을 되살려 집필하였다는 이 책은 학술서, 기행문, 순수문학으로 나뉘는 기존의 어업관련 서적 사이에서 당사자의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거대한 북태평양어장에서의 4년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을 '미시적 사건'으로 다룬다는 것은 바다살이의 "낡은 비늘들 속에서 어린 비늘들의 꿈틀대는 '운동성'을 목격하는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수산업 종사자에게는 동료의 눈으로 바다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해양산업 연구자나 바다에 대한 꿈을 품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바다살이의 고충과 즐거움을 생생하게 전하는 책이다.
저자

최희철

1961년부산에서출생하여부산수산대학(현부경대)어업학과를졸업하였다.1984년부터약7년간원양어선및상선항해사로근무한바있다.1982년향파문학상,2005년인터넷문학상시부문에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하였으며2013년부산일보해양문학상을수상하였다.2011년시집『영화처럼』을발간하였으며현재는문학동인‘잡어’에서활동중이다.

목차

머리말

1부
인간의욕망이확장되는곳·원양어업
바다에서의노동조건·어장과수산회사들
선원과선용품·출항준비
육지의불빛과작별하며·출항
북양어장가는길·항해
자연이준인내와호흡·어업시작
그물과벌이는사투·중층트롤어업
처리실풍경·명란해체작업
물고기잡는배와구매하는배·합작사업
오랫동안바다에머문다는것·올림픽시스템과장기조업

2부
또다른선원,옵서버와대리인
파도에몸을맡기는피항
바다위에서펼쳐지는혹한노동
목숨을담보로벌이는전재작업
감기처럼퍼지는선원들의놀이
인간의힘을벗어나는그물사고들
혁신과혼란을가져다준소나
관행의악순환당직
마린보이를꿈꾸는특례보충역
그때그삶의작은비늘들
그리운,그리고다시북태평양

출판사 서평

▶북태평양어장의항해사였던시인,
바다살이의비늘들을들추다

청년시절미국알래스카와가까운북태평양어장에서항해사로근무했던최희철시인의바다살이에대한수필집.혹한의공해空海에서원양어업에종사했던시인은바다를삶의터전으로삼았던이로서바다와그곳의역동적인생명들에대해서술한다.저자가“몸의기억을되살려”집필하였다는이책은학술서,기행문,순수문학으로나뉘는기존의어업관련서적사이에서당사자의기록으로서의가치를지닌다.
거대한북태평양어장에서의4년이라는짧지않은기간을‘미시적사건’으로다룬다는것은바다살이의“낡은비늘들속에서어린비늘들의꿈틀대는‘운동성’을목격하는것”이라저자는말한다.수산업종사자에게는동료의눈으로바다를다시바라보는계기를제공하고,해양산업연구자나바다에대한꿈을품고있는독자들에게는바다살이의고충과즐거움을생생하게전하는책이다.

▶공해는텅빈바다가아니고,선원은단순한‘바다사나이’가아니다
흔히‘바다’를떠올릴때탁트인망망대해를상상하기마련이지만,지은이가그리는북태평양어장은나름의질서가촘촘히짜여있는곳이다.항해사로서저자는야간조업중에는다른배에달린불빛의위치나숫자만으로배의종류나이름까지파악해야했고,국제어장의다른어선들과보이스통신으로소통하며배의예망코스를정했다.어군을찾고무사히투망하는것도어렵지만,그물을끌고다니다다른어선의것과그물이엉키는사고를겪기도한다.자신의예망코스를절대변경하지않으려는북양어장의‘무법자’폴란드어선,힘좋은‘독고다이’일본어선,그리고심지어같은회사배와도엉켜서일어난3연속그물사고에대한에피소드는어선간의보이스통신대화도포함되어있어특히흥미진진하다.
명란철이되면하루16시간노동도감내해야했던선원들이지만그들의삶에서고기잡이가전부인것은아니다.휴식시간에계산기로수입을거듭계산해보며미래를꿈꾸기도하고다른선원들과의놀이겸경쟁으로,육지에서자신을기다리는이들을위한기념품으로작은모형배를만들기도한다.이밖에도저자는선원들간의우정과갈등을묘사하며터프한‘바다사나이’라는선원의단편적이미지를넘어서서보다심층적으로그들의삶을이해할수있도록한다.

▶배의‘태풍-되기’,인간이운명을긍정하는방법
어군탐지의정확성을높인소나,특수그물등과학적장비의발달로고기잡이가이전보다수월해졌다고하지만,여전히바다는인간에게호락호락하지않다.대양에서눈보라와파도를만날때배가앞으로나아가는방법중하나는엔진을최소한으로쓰며어느정도파도에몸을맡기는것이다.저자는이를배의‘태풍-되기’라고부르며,두려움에상황을탈출하려하기보다이렇게“운명에몸을던지”기를권유한다.운명을긍정하는일은운명에굴복하는것이아니라는중요한메시지를저자는바다에서발견한다.

▶시인특유의감수성으로바다의삶의결들을포착한다
시인이살아낸바다에는잡어雜魚와우주가공존한다.명태를잡다보면돈이되지않는잡어도그물에걸리는데,미처버려지지않고어창안에“뒹구”는잡어를먹은일을회고한다.“슬픔은모두왜그렇게/차갑고,딱딱한지…//잡어를먹는놈들은/모두잡놈들이다.”하지만‘잡놈’의바다위생활을그는“오랜우주여행”에빗대기도한다.그에게바다란고된노동의현장일뿐만아니라“빛의산란과함께내가,아니우리가그동안어획해왔던온갖생명들,명태,가자미,대구,도미,갈치,문어,갑오징어그리고버려졌던몸뚱이와영혼으로서의잡어(雜魚)들,바다와섬들,그런것들이한바탕어울려(...)무한하게열려있는우주”이다.그래서저자는북태평양이그립다고말하는것일지도모른다.“생명은자기방식대로주변을물들여나가면서극한의자유를획득하려”한다고말하는저자스스로가자유를찾아나간방식을이책에서읽어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