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조선과 유구 관계사 (시를 통해 조선과 유구의 관계를 바라보다)

시로 읽는 조선과 유구 관계사 (시를 통해 조선과 유구의 관계를 바라보다)

$28.00
Description
가깝고도 멀었던,
조선과 유구의 관계를 시로 읽다
『시로 읽는 조선과 유구 관계사』는 『조선왕조실록』과 『한국문집총간』, 『연행록』 그리고 유구 문인 채대정의 문집 『민산유초(閩山游草)』 등에 흩어져 있는 조선과 유구 문인의 시를 한데 모아 묻혀 있던 양국의 관계사를 발굴한다. 저자는 문헌에 산재해 있는 한시 73수를 수집, 번역하여 작시 배경을 고찰하고 이를 통해 기존의 역사 인식과는 다른 시각에서 양국의 교류와 인식 및 관계를 파악했다.
현재의 오키나와, 예전 류큐왕국으로 불린 독립국 유구는 19세기 말에 망국의 운명을 맞아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동아시아의 왕성한 무역국이었던 유구와 교류한 우리 조상들의 기록은 남아 있다. ‘가깝고도 먼 관계’였던 조선과 유구는 함께 동아시아로 묶이고, 한자문화권 안에 속하며 중국에 조공하던 나라라는 공통점으로 통한다. 이 책은 시를 통해 고려 혹은 그 이전부터 이어져 온 조선과 유구의 교류사를 톺아보고 나아가 당시 동아시아의 정세와 문화를 읽어낸다. 지금껏 유구는 하나의 독립된 역사로 인식되지 못한 채 일본사의 부속적인 맥락에서 취급되었다. 따라서 조선과 유구의 관계사, 특히 한문학적 교류에 대한 연구는 동아시아 문명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동아시아 문화 형성에 대한 양국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저자

이성혜

李聖惠

부산대학교한문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연구초기에조선후기서화가의삶과예술에골몰하여『조선의화가조희룡』(한길아트,2005)을출간하였다.이후이들조선후기서화가들이중세가해체된근대전환기에어떻게자신의존재를입증하며경제적문제를해결했는지에대한연구로『한국근대서화의생산과유통』(해피북미디어,2014)을발간하였다.최근에는유구(琉球)에대한연구에몰두하고있다.지금은일본오키나와현이지만100여년전에는독립왕국이었던유구는동아시아의과거와현재를이해하기위한중요한조각이지만,그동안소외되었던부분이기도하다.이연구에대한결과물로『유구한시선(琉球漢詩選)』(소명출판,2019)과『유구한문학(琉球漢文學)』(산지니,2022세종도서)을출간하였다.

목차

책머리에:조선과유구-가깝고도멀었던관계

제1부조선문인,유구를노래하다
유구를노래하다詠流求이숭인
이예장군이유구국으로사신간다는시에차운함次李藝將軍使琉球國詩韻성석린
앵무鸚鵡김종직
유구사신이연적을상락군에게선물하였는데,그만듦새가매우정교하였다.상락군이나에게대신시를지어사례하게하였다琉球使以水滴餉上洛君,其制甚巧.上洛令余,代作以謝김종직
진양목백과통판이봉명루에술자리를마련하고,나에게‘유구사신이안개비속에서소를치다’라는제목으로시를요구하였다晉陽牧伯通判,設酌鳳鳴樓,仍令琉球牛牧煙雨中以索詩유호인
푸른소라술잔에대한노래靑螺杯歌정두경
관찰공의유구대철도를노래함觀察公琉球大鐵刀歌권헌
표류한유구국사람들이우리사신을따라중국으로가서본국에돌아가기를원한다는말을들었다聞琉球國漂人來,願隨使臣入中原,還國윤기
유구로사신가는한림이정원에게삼가드림奉贈李翰林鼎元琉球奉使之行서형수
묵장이중한이유구로사신가는그림에쓰다題李墨莊中翰琉球奉使圖박제가
유구관琉球舘조수삼
죽지사,유구竹枝詞,流求조수삼
유구국琉球國이유원
유구태자의시琉球太子詩이유원
들으니유구왕이일본도쿄에억류되어있어그의신하가상해에가서군사를요청하느라해를넘기도록돌아가지못하고있다한다聞琉球王在日本東京,其臣赴滬乞師,經年不返김윤식

제2부조선문인과유구사신,조선에서만나다
유구국사신인스님을보내면서드림贈送琉球國使僧이석형
유구국사신인스님을보내는시권에씀題琉球國使僧送行詩卷신숙주
동자단의시東自端詩유구사신동자단
유구국사신동자단시에차운하고아울러짧은서문을붙임次琉球國使東自端詩幷小序신숙주
유구국사신동조상인을보내다送琉球國使同照上人서거정
유구국부사동조상인을보내다送琉球國副使東照上人서거정
유구국사신자단상인의시운에따라화답함奉和琉球國使自端上人詩韻이승소
유구국사신승려가읊은팔영시에차운함琉球國使臣僧八詠次韻정수강
유구사신경종이김승경에게준시敬宗贈升卿詩유구사신경종
부산포에나가서유구사신을위로했는데,이날큰비가내렸다往釜山浦,宣慰琉球使臣,是日大雨성현

제3부조선사신과유구사신,북경에서만나다
유구사신이소라껍데기세개를보냈는데,작은것은배와같고검은점이무늬를이루었으며매우광채가났다.쪼개어술잔을만들었다琉球使,餉海螺三枚,小如梨子,黑點成文,甚光潤.剖作酒杯소세양
유구국사신장사채규에게삼가드림奉贈琉球國使臣蔡長史奎이안눌
유구국사신에게드림贈琉球國使臣이정형
유구국사신에게드림.근체시14수贈琉球國使臣.近體十四首이수광
조선대사에게전별의뜻으로공경히답하여올림奉酬贐敬朝鮮台使채견
204삼가조선대사에게전별의뜻으로드림肅勤申贐朝鮮台使마성기
유구사신이시와칼과부채를줌에감사하며謝琉球使臣贈詩及刀扇이수광
유구국사신마승련,임국용이청봉의일로와서순풍청에머물다가왔기에관사에서만났는데,단정하고준수하여사랑스러웠다.다만문장을짓지못해한스러웠다
琉球國使臣馬勝連,林國用,以請封事,來寓巡風廳.因來見館中.端秀可愛,但恨不文耳이민성
유구사신채전에게주다贈琉球使臣蔡廛김상헌
유구국사람琉球國人조상경
유구국채세창드림琉球國蔡世昌具유구문인채세창
이선생의부채선물에감사하며아울러운에화답하여가르침을구함謝李先生惠扇倂和尊韻求敎유구문인채세창
고려사람이백상에게드림酬高麗李伯祥유구문인정효덕
유구정생이보내준시에차운하여부채에써서사람을시켜전해주다琉球鄭生寄來韻書諸扇伻而傳之이의봉
유구·흉노·월남사신이어깨를나란히하며琉球單越可差肩김진수
가을날고려공사박규수,강문형,성이호가지나가다들렀으므로7언율시2수를지음
秋日高麗貢使朴珪壽姜文馨成彝鎬過訪因成七律二首유구문인임세공
조선국진사이민구가준시의운자로화답함和答朝鮮國進士李敏球見贈韻유구문인채대정
이공이오래된역참에서즉석으로경치를읊은운에화답함和李公古驛卽景韻유구문인채대정
이공이보내준운자로화답함1和答李公書贈韻유구문인채대정
이공이보내준운자로화답함2和答李公見贈韻유구문인채대정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교류속에피어난아름다운명문들

조선과유구의관계는『조선왕조실록』과『연행록』,개인문집등비교적풍부한문헌이존재하지만관련연구는미진하다.특히이책에서주목하는한문학분야는지금껏학계의주목을받지못한분야이다.하지만역사속에묻혀만있기에는당대조선과유구지식인들의시는너무나아름답고역동적이다.

진실로어찌품은뜻아니라면/험한곳을한가로이유람가듯하리.
옳은일보면마음과뜻굳세지고/곤궁함에슬퍼하여눈물흘리네.
물의신이먼저북을치면/바람신은배를보내지.
착한집안자식은음덕이있기에/눈썹사이누런달무리가떴네.
_「이예장군이유구국으로사신간다는시에차운함」,성석린지음

이예장군이바닷길이험하여모두꺼리는유구행을수락한것은평소왜적의노략질에대한분개와그로인한백성들의고충을해결해야한다는뜻이있었기때문일것이다.이시는깊은충정심과백성을사랑하는마음,‘누런달무리’를통해기쁨을상징하는방식이돋보인다.
각시에대한출전명기,용어설명,작시배경및해설을아우르는본문의친절한구성방식은조선과유구의역사,그리고한시에대한배경지식이부족한독자도당대양국의대화를쉽게이해할수있도록돕는다.

▶조선문인과유구문인의인연,문학으로승화하다

만리에서교분맺어의기가투합하니/두나라사람이머리맞대양춘을노래하네.(중략)
역앞에서수레덮개기울이며이별한후에/태학[橋門]에서마음내달리지않은날없다네.
_「고려사람이백상에게드림」,유구문인정효덕

우리만남은전생의인연덕분이니
기이한얘기지금모두들을만하구려.
_「유구국사신에게드림.근체시14수」,이수광지음中제7수

유구문인정효덕은조선문인이의봉과북경에서만난인연으로함께머리를맞대어시를짓고봄을노래했던일을시로남겼다.이수광은유구사신과의만남을전생의인연으로묘사하면서친근감을나타내었다.문학은작품그자체로당시사람들의정서와정감을발견하고이해하는도구이며,당대의모습과관계를담고있는중요한역사자료이다.이런점에서문학작품은미시사(微視史)의중요한사료이자이른바‘소문자역사’의기록이된다.
조선문인과유구문인들은험한바닷길을넘어서로만났고,시를주고받았다.시에담긴감정과사상은단순한문학적표현을넘어양국의외교관계를반영하고있다.저자는이를통해시대적분위기와인물들의내면세계나아가당시의사회적,정치적맥락을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