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역인문학의 시선 : 해역 위의 언어 풍경 -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기획도서 4

해역인문학의 시선 : 해역 위의 언어 풍경 -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기획도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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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 인간과 바다의 본질을 탐구하다

해역인문학은 바다와 육지 그리고 힌터랜드(배후지)를 중심으로 문화, 언어, 물질의 교류를 탐구하는 학문 분야다. 바다는 단순한 물리적 경계를 넘어서 사람과 물자 그리고 문화가 오가는 통로로 기능해 왔다. 해역인문학은 바다의 이러한 기능에 집중하여 인간 사회가 해역을 매개로 다른 문화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분석한다. 그중 『해역인문학의 시선』은 해역을 통한 언어의 이동과 언어문화의 역동성에 주목하였다. 저자는 기록과 일상 자료를 통해 해역언어학을 구체적으로 탐구하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해역인문학의 발전 가능성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해역은 시대에 따라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얻는 장소에서, 군사적 전략지로 변모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글로벌 교역망의 중요한 축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적 협력의 장소로 재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해역은 단순한 지리적 개념을 넘어서 시간과 시대를 투영하는 복합적 장소이다. 양민호 저자는 변화무쌍한 해역의 시공간적 특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인문학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 어촌에서 관찰되는 해역 언어 현장을 분석하다

식물, 언어, 기술 등 다양한 문화 요소가 해양을 통해 전래되었다. 중남미에서 유래한 작물이 유럽을 거쳐 아시아에 전해진 것은 해양 교류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작물 중 일부는 아시아 각국의 식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문화적 특성에 따라 명칭이 변형되거나 새로운 의미를 획득했다. 예를 들어 고구마는 중남미, 쓰시마섬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고구마는 ‘감저(甘藷)’로 불리다가 ‘감자’와의 동음 충돌로 인해 고구마로 바뀌었는데 고구마라는 명칭은 일본어 방언 ‘고코이모(コウコウイモ, 효행고구마)’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후 고구마는 한국 내에서 다양하게 변형되었다. 경상도에서는 ‘고마’나 ‘참감자’, 전라도에서는 ‘고매’ 또는 ‘감자 고마’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2부에서는 이러한 언어 변이형을 통해 물질문화의 확산과정을 살펴본다. 이는 언어와 문화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 동북아해역을 둘러싼 지역과 도시의 언어문화

3부에서는 동북아해역을 둘러싼 지역과 언어문화, 특히 개항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해역 도시 간의 문화를 비교한다. 개항장은 외국인의 왕래와 무역을 위해 개방된 항구로 근대 문명의 유입 통로이자 반식민지적 지배의 거점으로 작용했다. 한국에서는 부산, 인천, 군산, 중국에서는 상하이, 샤먼, 한커우, 광저우, 옌타이, 주룽, 일본에서는 고베, 니가타, 하코다테가 이에 해당한다. 각 개항장은 교역의 중심지를 넘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고 있다.
이 중 인천은 판잣집과 오두막이 줄지어 있던 작은 도시였으나 개항과 함께 급속히 발전하여 다양한 문물과 문화를 흡수했다. 현재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불호텔은 조선 최초의 서양식 호텔로, 인천이 서양과의 해상 무역과 교류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천의 차이나타운 역시 개항과 함께 청나라 조계지가 설치되며 형성된 것으로 화교들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력을 나타내는 장소이다. 중국 샤먼에도 개항의 영향을 받은 이색적인 건축물이 있다. 사면은 동남아시아와 유럽의 영향을 받아 다문화 도시로 성장했다. 푸젠성의 토루는 독특한 건축양식을 보여주는데 이는 문화적 교류와 상호작용의 상징이다. 이와 같은 비교는 동북아해역에서의 언어와 문화의 교류를 이해하고 그 특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저자는 언어경관(Linguistic Landscape) 분석법을 사용하여 바다와 육지에서 이루어지는 언어문화의 변화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해역 위에서 일어나는 언어와 문화 변화의 독특성을 살피고 나아가 미래 해역 언어 생태계까지 예측한다.

▶해역인문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위해

끝으로 4부에서는 수년간 축적된 해양지수 조사를 바탕으로 해역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민의 시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해역인문학의 미래를 조망한다. 분석에 사용된 부경해양지수는 국민의 해양 인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로, 해양 문화에 대한 인식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중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간과 바다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나아가 바다가 제공하는 혜택을 지속 가능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해역인문학의 시선』은 바다와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삶과 언어 그리고 기층문화를 통해 해역인문학이 얼마나 풍부한 이야기와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바다에는 단순한 자연환경 이상의 무한한 인간적 유대와 교류, 문화적 역동성이 숨겨져 있다. 해역인문학은 단순한 학문적 연구를 넘어서 해역을 배경으로 한 인간 사회의 문화적 회복과 지역사회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자

양민호

저자:양민호
1972년출생.전주대학교일어교육과졸업후,동국대학교대학원석사,도쿄(東京)외국어대학석사과정을거쳐도호쿠(東北)대학문학연구과박사과정을졸업하였다.저서로는일본에서출판된『일본어변이론의현재』(공저,2024),『일본어어휘로의어프로치』(공저,2015),『외래어연구의신전개』(공저,2012)가있다.국내에서는『바다를건넌물건들I,II』(공저,2022,2023),『바다를건넌사람들I』(공저,2021),『동북아해역과인문학』(공저,2020),『동북아해역과인문네트워크』(공저,2019),『소통과불통의한일간커뮤니케이션』(공저,2018)등이있다.그리고역서로는『경제언어학-언어,방언,경어』(공역,2015)이있다.현재국립부경대학교인문사회과학연구소HK조교수(일본어학,사회언어학,언어지리학전공)로재직중이고,국립국어원공공용어번역표준화위원회일본어자문위원,한국방언학회연구이사이며,부산교통방송(TBN)부산사투리‘배아봅시데이’코너에도출연하고있다.

목차


책을펴내며

서장|해역인문학의시작

1부이론으로서해역인문학
1장해역언어학의개념과정의
2장해역인문학의학문적자리매김

2부자료로서해역인문학
3장기록속에서본해역언어의흔적
4장현장에서의해역언어
5장해역을따라흐르는사투리
6장전쟁속에서피어난음식문화:장소성과시대성의융합
7장물고기이름을통해본해역언어학

3부문화로서해역인문학
8장동북아해역과언어문화
9장해역위의언어풍경:변천과현재

4부해역인문학의미래
10장의식조사를통해본해역인문학의현재와미래가능성
11장지속가능한해역인문학의발전전략

종장|해역인문학의미래를향한제언

저자후기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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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어촌에서관찰되는해역언어현장을분석하다

식물,언어,기술등다양한문화요소가해양을통해전래되었다.중남미에서유래한작물이유럽을거쳐아시아에전해진것은해양교류의대표적인사례이다.이러한작물중일부는아시아각국의식문화에중요한영향을미쳤으며문화적특성에따라명칭이변형되거나새로운의미를획득했다.예를들어고구마는중남미,쓰시마섬을거쳐한국에들어왔다.고구마는‘감저(甘藷)’로불리다가‘감자’와의동음충돌로인해고구마로바뀌었는데고구마라는명칭은일본어방언‘고코이모(コウコウイモ,효행고구마)’에서비롯된것이다.이후고구마는한국내에서다양하게변형되었다.경상도에서는‘고마’나‘참감자’,전라도에서는‘고매’또는‘감자고마’라는이름을사용한다.2부에서는이러한언어변이형을통해물질문화의확산과정을살펴본다.이는언어와문화의상호작용을분석하는데중요한단서를제공한다.

동북아해역을둘러싼지역과도시의언어문화

3부에서는동북아해역을둘러싼지역과언어문화,특히개항장으로서중요한역할을했던해역도시간의문화를비교한다.개항장은외국인의왕래와무역을위해개방된항구로근대문명의유입통로이자반식민지적지배의거점으로작용했다.한국에서는부산,인천,군산,중국에서는상하이,샤먼,한커우,광저우,옌타이,주룽,일본에서는고베,니가타,하코다테가이에해당한다.각개항장은교역의중심지를넘어그속에서살아가는사람들의삶과문화를담고있다.

이중인천은판잣집과오두막이줄지어있던작은도시였으나개항과함께급속히발전하여다양한문물과문화를흡수했다.현재전시관으로활용되고있는대불호텔은조선최초의서양식호텔로,인천이서양과의해상무역과교류의중심지로자리잡았음을상징적으로보여준다.인천의차이나타운역시개항과함께청나라조계지가설치되며형성된것으로화교들이지역경제에미친영향력을나타내는장소이다.중국샤먼에도개항의영향을받은이색적인건축물이있다.사면은동남아시아와유럽의영향을받아다문화도시로성장했다.푸젠성의토루는독특한건축양식을보여주는데이는문화적교류와상호작용의상징이다.이와같은비교는동북아해역에서의언어와문화의교류를이해하고그특징을파악하는데도움을준다.

또한저자는언어경관(LinguisticLandscape)분석법을사용하여바다와육지에서이루어지는언어문화의변화를분석한다.이를통해해역위에서일어나는언어와문화변화의독특성을살피고나아가미래해역언어생태계까지예측한다.

해역인문학의지속가능한발전가능성을위해

끝으로4부에서는수년간축적된해양지수조사를바탕으로해역을바라보는대한민국국민의시각을객관적으로분석하고해역인문학의미래를조망한다.분석에사용된부경해양지수는국민의해양인식을종합적으로평가하는지표로,해양문화에대한인식을체계적으로분석하는중요도구로활용되고있다.저자는이를통해인간과바다의관계를재정립하고나아가바다가제공하는혜택을지속가능하게누릴수있는방법을모색한다.

『해역인문학의시선』은바다와그주변에서벌어지는인간의삶과언어그리고기층문화를통해해역인문학이얼마나풍부한이야기와통찰을제공할수있는지보여준다.바다에는단순한자연환경이상의무한한인간적유대와교류,문화적역동성이숨겨져있다.해역인문학은단순한학문적연구를넘어서해역을배경으로한인간사회의문화적회복과지역사회활성화에마중물역할을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