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디탄

나와 디탄

$15.00
Description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고 싶어 글을 쓴다.”
중국의 가장 아름다운 현대산문으로 꼽히는 〈나와 디탄〉
중국의 국민작가, 《현 위의 인생》의 원작자
사철생(스테셩)의 대표 산문집, 한국어판 출간

중국의 소설가이자 산문가, 희곡작가인 사철생(스테셩)은 첸카이거 감독의 수작 〈현 위의 인생〉의 원작자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루쉰문학상, 라오셔문학상 등 유수 문학상을 수상했고, 중국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그는 작품 다수가 중국 교과서에 수록된 국민작가이기도 하다.
20세에 하반신 마비로 평생 휠체어에 의존한 삶을 살았던 사철생의 대표작 〈나와 디탄〉은 그 시절 갑작스럽게 닥친 불행에 절망한 청년의 좌절과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자전적 산문이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절에 맞닥뜨린 불행에 갈 곳도, 할 일도 잃어버린 그는 무작정 아침마다 휠체어를 밀고 디탄 공원을 찾아 구석자리에서 온종일 죽음을 생각한다. 날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만 생각하던 그에게 디탄은 은신처가 되어주고 고민과 성찰의 시간을 내어준다. 〈나와 디탄〉은 그렇게 온 마음으로 죽음을 생각했던 그가 삶의 목적과 방향을 찾기까지, 15년간의 풍경을 담은 사색의 기록이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사철생

史?生(스테셩)1951∼2010
중국의소설가이자산문가,희곡작가.
베이징칭화대학부속중학교졸업후문화대혁명당시진행된하방운동(농민에게혁명사상을배운다는명목으로도시청년을농촌이나산촌벽지로보내육체노동을시킨사회운동)에따라산시성옌안의척박한산촌에서‘생산대’생활을하였다.이때의가혹한노동으로척추통증과하지마비증세가나타나20세에하반신마비로휠체어생활을하게된다.
1979년에첫번째소설《법학교수와그부인》을발표했고,소설《현위의인생》은첸카이거감독의영화화로전세계에널리알려졌다.이후발표한많은작품은루쉰문학상및라오셔문학상등중국의유수문학상을수상했고,세계적으로도영어,불어,일어로번역돼출간되었다.중국중학교교과서에수록된〈가을날의그리움〉,고등학교교과서에실린〈나와디탄〉을비롯한그의산문집은중국청소년필독도서에선정되었다.베이징시작가협회,중국장애인협회이사로활동했고,중국의국민작가로불리며중국문학의새로운지평을열었다고평가받는그는2010년뇌출혈로세상을떠났다.작고후,중국정부는그의작품과문학세계를알리기위해세계적인소개와홍보작업에전폭적인지원을아끼지않고있다.

수상약력
2009년정박문학예술성취상
2005년제3회루쉰문학상
2002년라오셔문학상
1998년제1회루쉰문학상
1997년상하이시장편소설상
1988년작가평론상
1984년전국우수단편소설상,연도작가문학상
1983년청년문학상,전국우수단편소설상

목차

나와디탄
스물한살,그해
자귀나무
가을날의그리움
담장아래서의단상
황토땅에울려퍼지던사랑노래
나의몽상
기억과인상
:조용히오고,조용히가고/사라진종소리/나의유치원/둘째외할머니/공백의사람/고향/사찰에대한회상/해당나무
복잡함이필요한이유
디탄을그리워하다
후기_휠체어에앉아길을묻다

출판사 서평

■“디탄은내게생명이자계절이자벗이자모든것이었다”

저자는울분을쏟아낼장소를찾아디탄을찾아들어간다.디탄공원은넋이나간가련한영혼을위해모든것을준비해놓고,공원가득퍼진고요한햇빛속에혼자만의시간과자신의그림자를볼수있게해주었다.그곳은불운한현실을벗어날수있는또다른세계였다.

내가들어갈수없는전각과오를수없는제단외에,나는디탄의모든나무아래를지나갔고,거의모든잔디밭에내휠체어바퀴자국을남겼다.어느계절이든,어떤날씨든,어느시간이든나는그곳에있었다.가자마자바로돌아온날도있었고,공원의모든곳이달빛으로빛날때까지머문날도있었다.-11쪽

이렇게공원에서침잠의시간을보내는사이,그는어느덧죽음을기다리는것보다(어차피죽음은급하게바란다고이루어질수도없거니와,반드시오게되는기념일아닌가)어떻게살것인가를고민하기에이른다.15년간묵묵히그를품고지지해준공원의풍경은장엄하다.우울할때도기쁠때도여전히고요하게서있던검푸른측백나무들,폭풍우지난후퍼지는진흙냄새,가을의바람과서리와낙엽들은저자의세포에각각의감정과함의를새겨놓았다.그긴시간동안의계절과풍경을함께하며저자는비로소절망에서벗어나기시작한다.그리고작가로서의소명과욕망을깨닫기에이른다.

그때갑자기깨달았다.아.나는살아있기때문에어쩔수없이글을써야하는구나.아니면계속살고싶어어쩔수없이글을쓴다고도할수있겠다.(……)나는계속쓸까?아마도그럴것이다.정말어쩔수없이쓰는것인가?사람은누구나생존을위해무언가기댈이유를찾는다.이제더이상소재의고갈을걱정하지않느냐고묻는다면,모르겠다.다만살아가는문제는죽기전에는결코끝나지않는다고생각한다.-43∼44쪽

끝이안보일것같던고뇌의터널을관통해작품을써내기시작한그에게,공원은이제‘혼자너무오래놀았다’는자각의순간을가져다준다.저자는공원에앉아,오랜세월동안공원의신이건넨말을되새겨본다.
‘얘야,이건정말별거아니란다.이건그저너의죄업이고또행복일뿐이란다.’

저자는이후여러작품에서도디탄에대한기억과감상,그리움을표현하고있다.그의기억과인상속에디탄은여러변주의형태로나타나그의삶과깊숙이관계를맺고있음을보여준다.〈나와디탄〉은불행으로어쩔줄몰라하던한영혼에게생명의시작점이되어준곳,디탄을향한헌사다.

예전에이공원을떠나면나는무엇을떠올리게될까,생각해본적이있다.사방을둘러싼그담장을가장그리워하게될줄은그때는생각도못했다.-113쪽

헤아릴수없는그날들,그세월동안디탄은분명기억할것이다.휠체어를밀고매번그곳으로들어와,도망이라도온듯이조용한곳을찾아와몸을의탁하던한남자를.-241쪽

장자가나비의꿈을꾼것처럼,그때디탄에서보낸시간에가끔의문이든다.나는디탄에있었나?아니면디탄이내안에있었나?지금나는허공에그어진경계선을본다.그리움을안고그선을넘어들어가면,넘기만하면깨끗하고순수한기운이훅하고들어올것같다.나는이제디탄에없다.디탄이내안에있다.-249쪽

■디탄의사람들,그리고어머니

디탄에서의15년.절망과분노,회한에서마침내희망의끈을붙잡기까지저자는혼자가아니었다.공원을오가던숱한사람들은알게모르게저자와그시절을함께하며위로와격려를건네고삶의의지를북돋워준동반자이기도했다.
15년을한결같이같은시각같은코스를산책하던부부,이른아침마다공원을찾아노래연습을하던청년,원하는새를잡기위해몇년간그물을던지며기다리던남자,출퇴근길애틋한마음으로눈에담았던중년의커리어우먼,장애를가진동생을알뜰히챙기던어린오빠도공원이선사한인연들이다.반정부인사로낙인찍혀고단한삶을살던친구는저자의은둔기간동안함께공원을달리며서로에게“살아보자”는다짐과당부를주고받는다.
그리고가장잊을수없는사람,어머니.자기불행에짓눌려주변을돌아볼여유라곤없던스무살아들의울분을고스란히받아내야했던어머니는매일집을나가디탄을찾아헤매는아들의뒤를몰래따랐다.공원어딘가에안전하게있는모습을확인한뒤에야천천히사라지는어머니의뒷모습을아들또한지켜본다.하지만예상치못하게너무일찍세상을떠나버린어머니는결국디탄에가슴아픈발자국을남겨놓았다.

바람에낙엽이떨어지던10월의어느날,나는공원에서책을읽다가산책하는두노인의이야기를들었다.
“이공원이이렇게넓은줄미처몰랐어.”
나는책을내려놓고생각했다.이넓은공원에서어머니는아들을찾으려고이숱한길을얼마나초조하게걸었을까?그오랜시간이흐르고서야처음깨달았다.공원곳곳에는내휠체어바퀴자국뿐아니라,휠체어가지나간자리마다어머니의발자취도함께남아있음을.-20∼21쪽

■장애를극복한문학적성취,그성찰의기록

이책에는대표작〈나와디탄〉외에16편의에세이가함께실려있다.
잠깐의치료를견디면곧건장한몸으로나올수있으리라믿었던병원을결국친구들손에들려나오게된당시를기록한〈스물한살,그해〉,교과서수록작으로불과4쪽의짧은이야기속에어머니와의마지막장면을담아깊은울림을준〈가을날의그리움〉을비롯한각각의작품들에는어린시절을거쳐장년에이르기까지만난사람과사건을통해성찰한삶의희로애락이아름답게펼쳐진다.때로는자연의풍경에빗대어,때로는가족들의기억과회상에기대어묘사되는삶의장면에서,그시절뿐만아니라현재지금을사는우리역시공감하고위로받는공통분모를발견한다.
신체장애를글쓰기로극복해보려매진했던사철생은한탄과연민을넘어문학적성취로서인간존재의보편성과당위성을증명해보였다.60세,길지않은삶을마감한그가남긴다수의걸작중에서선별한이책의에세이들은그일면을확인할수있는귀중한자료다.최선을다해이야기꾼으로서의소명을수행한작가의지난한삶은그덕분에아름다운창작물로우리의현재를위무하고있다.

내몸은이미오래전에침대에고정되고휠체어에고정돼있지만내마음은언제나밤이면야행을나간다.밤이면불구의몸에서벗어나고,대낮의마법을벗어나고,현실을떠나속세의소란함이잠시멈춘밤의세계를여행한다.모든꿈꾸는자들의말을듣고,속세의역할을벗어던진떠도는영혼들이밤의하늘과광야에서또다른연극을하는것을지켜본다.-148쪽